“허허, 원호 씨가 이미 마음이 충분히 넓었잖아요. 아주버님한테 이렇게 오랫동안 회장을 맡겨왔는 걸요. 이젠 우리 지영이가 회장 할 때도 됐잖아요. 무슨 좋은 일이든 아주버님 댁에서 이득을 보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박영화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지금 모두 계시니까 이참에 선거 하시죠”“지영이가 회장이 되는 것에 찬성하시는 분 손 들어주세요.”박영화가 말을 하면서 손을 들자 다른 친척들이 서로를 쳐다본 후 대부분이 모두 손을 들었다.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은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육지영을 지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전에 말을 맞춘 게 분명했다.“누가 회장직을 맡을지는 누가 능력이 좋은지, 우리 가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지 봐야 해요.”육성재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그는 회사를 육지영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회사를 관리할 재능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능력을 겨루자고요? 그럼 겨뤄요.”박영화는 팔짱을 끼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수도에서 가장 핫한 프로젝트는 바로 청화궁 보수예요.”“이 프로젝트는 서씨 가문이 하고 있고요. 소연이와 지영이 중 서씨 가문 손에서 청화궁 프로젝트를 가지는 사람이 차기 회장을 맡는 걸로 하죠.”박영화가 말을 마치자마자 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의 표정이 재차 변했다.청화궁은 고대 황제가 살던 곳으로, 원래 용국의 국왕이 살았었는데, 국왕이 새로운 궁전을 지은 후부터 청화궁은 경매에 부쳐져 마지막에 대용문파의 손에 들어갔었다.최근 대용문파가 신임 지존을 위한 거처라며 서씨 가문에게 청화궁을 맡겨 다시 개축한 사실이 수도에 알려졌다.그러나 서씨 가문은 수도 7대 명문 중의 하나로, 그들은 서씨 가문과 아무런 친분이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상대방의 손에서 프로젝트를 받을 수 있겠는가?“제수씨, 만약 청화궁의 프로젝트를 받을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긴 합니다만 대용문파는 이미 그 공사를 전부 서씨 가문에 맡겼고, 서씨 가문과는 아무런 인연
청화궁이 그에게 준비해준 숙소인 이상 청룡에게 전화를 걸어 서씨 가문더러 육소연에게 프로젝트를 한 개 주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비록 육소연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육성재가 괜찮은 사람이고 육지영이 윗 사람을 존경할 줄도 모르는 태도가 보기 싫기도 했기 때문에 그는 바로 나섰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우리는 이 내기 안 할 거야.”하미현이 즉시 거절했다.그녀는 임찬혁이 허풍을 떨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조차도 서씨 가문 앞에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데, 빈털터리인 임찬혁이라고 뭘 할 수 있겠나?만약 이 내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다시 대표의 자리를 다툴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만약 내기에 응한 후 진다면 정말 아무런 구실도 없이 두 손으로 그룹을 상대방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은 장기적으로 의논해야 해. 큰소리치지 마. 네 주제를 모르는 거야?”육소연도 그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바로 거절했다.“어머, 내기에 응하지 않는 걸 보면 걸리는 게 있나봐?”육지영이 하찮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은 밝아. 네가 만약 내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회장이 누가 될 건지는 뻔한 일 아니겠어?”“내일 나는 서씨 가문에 가서 계약을 체결할 거야. 그럼 내가 바로 육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 될 거야.”육지영이 턱을 들고 계속 말했다.“만약 소연이가 감히 지영이와 경쟁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두 지영이가 회장이 되는 걸 지지할 거야.”“이건 큰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 너희 가족 때문에 우리 모두의 앞날을 그르쳐서는 안 되지.”“그래, 만약 소연이가 내기에 응한다면 기대해볼 수는 있어. 하지만 만약 응하지 않는다면 회장은 지영이가 될 수밖에.”모두들 떠들어대며 육소연에게 거절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그래요. 한 번 해 볼게요...”어쩔 수 없이 육소연은 내기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응하지 않는다면 일말의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 “찬혁아... 네가 정말 우리를 도와 프로젝트를 받을 수
상대방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육소연은 흥분해서 톤까지 높아졌다. ‘만약 옹성옥이 도와준다면 이 일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야.’...육씨 가문에서 나온 임찬혁이 청룡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말하자 상대방은 즉시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참, 백호와 현무는 모레 쯤 수도로 돌아올 겁니다. 그때 제가 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청룡이 이어 말했다.“그래.”이 말을 들은 임찬혁의 눈에는 빛이 어렸다. 그는 코 앞으로 다가온 용무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옹씨 가문을 없애 아래에 있는 임씨 가문의 망령들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싶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붉은 장미 술집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아침, 그는 다시 육씨 가문에 찾아갔다.오늘 육씨 가문은 매우 떠들썩했고 육지영 일가는 매우 흥분해 보였다. 서양 그룹의 프로젝트팀 부매니저인 육지영의 남자친구가 이미 그녀와 함께 청화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만약 프로젝트를 얻지 못한다면 그룹의 다음 대표를 정말 육지영에게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에.“임찬혁 네가 정말 올 줄은 몰랐네.”“오늘 어떻게 육소연을 도와서 서씨 가문의 프로젝트를 따낼 건지 두고보겠어.”육지영은 기분이 좋아서 임찬혁을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며 말했으나 임찬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장 육성재의 차에 올라 함께 서씨 가문으로 갔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육소연과 육지영 일가를 포함해 친척들까지 전부 따라갔다.오늘은 육씨 가문에게 있어서 좋은 날이니까.육지영과 육소연 중에 누가 서씨 가문의 계약을 따내든 모두 큰 경사였다.그들은 곧바로 서양 그룹 본사로 이동해 수십 층 높이의 건물 밖에 차를 세웠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나와 육지영과 다정하게 포옹했다.“이 사람 이름은 장건우고, 프로젝트팀 부매니저예요... 제 남자친구이기도 하고요.”육지영은 수줍어하며 장건우를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줬다.“안녕하
“지영이꺼 한 건 밖에 없어요. 서양 그룹의 계약은 극히 드문 일이에요. 저조차도 큰 대가를 치러서야 지영이를 도와 계약을 따냈는 걸요. 그러니 다른 사람은 더욱 불가능할 겁니다.”장건우가 자랑하듯이 말했다.“정말 잘 됐네.”박영화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그들이 계약을 따냈음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육소연이 계약을 따지 못했음을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 이번 내기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확실해졌네.’“안심해. 회장 자리는 틀림없이 내 거니까 걱정하지 마.”육지영은 육소연을 바라보며 비꼬았다.“내가 말했었지? 임찬혁 같은 쓰레기한테 희망을 거는 건 멍청한 행위라고.”“차라리 패배를 인정하고 그룹을 내 손에 맡기는 게 어때? 체면상 좀 더 낫잖아. 이제 어떻게 이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건지 지켜볼게.”육지영은 비웃음이 어린 표정을 지으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육소연은 어두워진 낯빛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너무 난감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외모든 능력이든 그녀는 모두 육지영보다 한 수 위였다.어디든 둘이 같이 가기만 하면 꽃과 박수갈채는 모두 그녀의 것이었단 말이다.하지만 이번에 육지영에게 눌릴 줄이야.상대방의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며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억지로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육성재와 하미현도 얼굴이 모두 굳었다.그러나 다른 친척들은 모두 육지영의 곁을 에워싸서 정성스럽게 차를 따라주며 관심을 기울였다.“우리는... 이만 가자.”이 모습을 본 육성재는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원래는 임찬혁에 대해 일말의 환상을 갖고있었지만 계약이 한 건 밖에 없으며 그것이 육지영에게 속한 거라는 걸 알았으니 이만 떠나려고 했다. 승부가 이미 정해진 판에 남아있어도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육소연과 하미현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먼저 가지 마세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잖아요.”임찬혁은 육성재를 붙잡았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계약서가 없었다.“왜 그래, 건우야? 계약서는?”육지영은 장건우의 낌새가 이상한 걸 보고는 재빨리 물었다.“이따가 매니저님이 직접 와서 계약 하실 거야.”장건우는 임찬혁을 한 눈 본 뒤 낮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러나 확실히 두 건의 계약서가 있더라. 한 건은 지영이 네 거고 다른 한 건은 육소연 씨 거야.”“잘못 본 거 아니야? 저 사람들이 어떻게 서양 그룹과 계약 할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육지영은 좀 급해졌다.만약 그들이 모두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이번 내기는 비기는 것이 아닌가?“반복해서 확인했으니까 틀림없어.”장건우의 표정도 좀 굳어져있었다.‘뭐라고?!’장건우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육지영이 계약을 따낸 것은 남자친구가 프로젝트팀 부매니저기 때문이라고 하자. 그럼 육소연은 어떻게 따낸 것인가?‘설마 임찬혁이 서씨 가문과 정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하지만 임찬혁이 만약 그런 능력이 있다면 왜 육씨 가문에 빌붙어 살려고 하는 거지?’육지영의 눈동자에는 놀라움이 어렸다.‘설마 내가 임찬혁을 잘못 본 거야?’“고맙다, 찬혁아!”육성재는 웃음을 띠고 다정하게 임찬혁의 어깨를 두드렸다.방금 임찬혁이 그들도 무조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말이 정말로 이루어졌다. 비록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의 공로이므로 감사인사는 필수였다.“천만에요, 삼촌.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닌걸요.”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도 계약이 있고, 우리도 있으니 비긴 셈이에요.”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은 하미현은 전의 의기소침했던 모습을 버리고 환한 얼굴로 박영화에게 말했다.방금 상대방의 득의양양한 모습이 얼마나 눈꼴 사나웠는지 모른다. 그녀는 이제야 조금 속이 시원했다.육지영의 남자친구가 서양 그룹의 프로젝트팀 부매니저기 때문에 이 일로 그들을 누를 수 있었던 거였다.다른 일은 그들이 상대방에게 눌릴까 봐 무서워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이...”
말을 마친 장건우는 몸을 돌려 떠났다.이 장면을 본 육소연, 육성재와 하미현은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육지영이 자신들 앞에서 대놓고 이런 뻔뻔한 짓을 할 줄은 몰랐기에.“육지영, 너 너무 파렴치한 거 아니야?”“우리 둘은 가문의 내부 경쟁에 속해. 그런데 장건우더러 나의 계약을 무효로 만들라고 해? 우리 둘 다 손해보는 거 몰라?”화가 난 육소연은 육지영을 가리키며 질책했다.두 건의 계약을 따냈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번 기회에 큰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디. 그러나 지금은 한 건의 계약이 취소된 이상 이건 육씨 가문에게 있어서 큰 손해일 수밖에 없었다.육성재와 하미현도 분노한 표정으로 육지영을 노려보았다.그러나 가문의 친척들은 모두 이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했다. 지금 육지영이 우세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녀가 회장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설령 상대방의 행위가 좀 지나쳤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육소연을 도와 말 할 생각이 없었다.“왜 나한테 소리를 질러? 능력이 있으면 네가 가서 네 계약을 지키던지!”육지영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나는 너만 이기면 돼. 다른 걸 내가 굳이 신경 써야 돼?”“네가 정말 우리 가문을 위한다면 회장 자리 경쟁에서 물러나던가.”육소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결연히 말했다.“그래, 내가 물러날게!”어차피 오늘 이 판을 이길 수 없으니, 차라리 경쟁에서 물러나는 것이 나았다. 그러면 적어도 어렵게 얻은 이 계약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지금 물러나도 늦었어. 혹시 알아? 네가 후에 가서 말을 바꿀지. 난 절대로 너한테 아무 기회도 주지 않을 거야.”육소연이 자존심을 굽히는 모습을 보고 육지영은 득의양양하게 크게 웃기 시작했다.“너!”육소연응 화가 나서 숨을 크게 쉬며 몸을 떨었지만 상대방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아주버님, 소연이더러 지영이와 능력을 겨루라고 하셨잖아요? 보셨어요? 이게 능력이에요!”박영화는 팔짱을 끼고 매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지영이 말 한마디면
만약 임찬혁이 정말 서양 그룹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전화 하지 않고 모두를 피하려 하는 걸까?그러니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만약 그들이 대단한 인맥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알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체면이 설 테니까. “하하하. 아직도 저 쓰레기한테 환상을 가지고 있나 봐요? 건우보다 저 쓰레기가 대단할 것 같아요?”임찬혁의 뒷모습을 보면서 육지영이 비웃으며 말했다.“저 녀석은 틀림없이 방법이 없어서 오줌을 싸는 걸 핑계로 도망치려고 하는 걸 거야. 화장실에 가서 전화하겠다고 사람들을 속이다니, 웃기는 것도 아니고.”“운이 좋아서 서양 그룹과 계약을 했을 뿐이니 진정한 실력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지. 이제 더 이상 허풍을 떨지 못하겠으니까 도망친 거 아니야?”“육소연의 가장 큰 잘못은 바로 임찬혁한테 희망을 걸었다는 거야. 정말 멍청해.”...다른 사람들은 모두 크게 웃으며 경멸 어린 말투로 임찬혁을 비웃었다. 그들은 임찬혁이 방법이 없어서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도망간 거라고 생각했다.“아이고. 내가 진작에 말했지? 걔는 믿을 수 없다고.”하미현은 콧방귀를 뀌며 화가 나서 크게 숨을 쉬었다.육소연의 눈에도 짙은 실망감이 어렸다.사실 방금 전에 임찬혁의 인상이 많이 개변됐었다. 그가 그렇게까지 쓸모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라고 느꼈기 때문에.그러나 지금 상대방의 행위를 보아 그는 일이 벌어지면 도망가는 사람이란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찬혁이를 원망하지 마. 우리를 도와 계약을 구한 것도 이미 매우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테니까. 육지영의 수단이 너무 비열할 뿐이야.”육성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앞에 있는 사람은 30대 여자로,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는데, 매우 똑부러져 보였다. 그녀의 뒤에는 장건우가 함께 따라들어왔다.“해냈어...”들어오자마자 장건우는 슬그머니 육지영에게 OK의 손짓을 해보였다. 이는 육소연의 계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분명히 장건우가 자신의 자리를 이용해서 육소연의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했고 지금도 확실히 한 건의 계약만 남아있는 상태다.그런데 이 계약이 육지영의 것이 아닌 육소연의 것이라니?설마 정말 임찬혁이 전화를 해서 그런 건가?“매니저님...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 게, 육소연의 계약은 이미 취소 되었고, 지금 육씨 가문에는 제 계약 한 건만 남아있어요.”육지영은 놀라서 멍해졌다. 그녀는 이것이 사실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박영화와 육원호의 얼굴에도 공포심이 가득했다.그들은 방금 전 육성재의 앞에서 온갖 위세를 떨쳤었다. 만약 계약이 정말 육소연의 것이라면 그건 정말 재난과도 같은 일이었다.육씨 가문의 친척들은 지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한편 육소연, 하미현, 육성재는 깜짝 놀란 얼굴로 정연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지금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서양 그룹이 누구랑 계약했는지 저보다 더 잘 아신다는 얘긴가요?”정연은 육지영을 차갑게 힐끗 보았고, 상대방은 놀라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매니저님, 육소연 씨의 계약건은 이미 기각되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장건우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다. 만약 이 일을 망친다면 육지영 앞에서 체면이 완전히 깎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방금 서 회장님이 직접 나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육씨 가문과 계약을 한 건만 체결하라고 하셨고, 육소연 씨와 하라고 하셨어요. 무슨 이의 있나요?”“아니... 아닙니다.”정연의 날카로운 말투에 장건우는 더 이상 아무런 반대도 하지 못하고 얼른 계약서를 가지러 갔다.이건 회장이 직접 내린 명령이니까.아무리 불가사의해도 그는 감히 더 이상 묻지 못했다.육지영, 육원호와 박영화는 마치 세상을 잃은 것처럼 얼굴이 굳어졌다.‘우린 망했어.’‘서양 그룹의 회장이 직접 나설 줄이야.’지금 그들은 도저히 이 판을 뒤집을 수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