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 가문이 멸문할 당시 원래는 대부분이 도망갈 수 있었지만 다들 남아서 끝까지 적들과 싸웠어. 방영웅이 태여난지 한달 된 아들을 데리고 도망갈 수 있도록 엄호하기 위해서.”“네가 바로 그 임씨 가문의 외동아들이냐?”손석구는 실눈을 뜨고 임찬혁을 살펴보았다.“그렇습니다.”손석구가 한 과거를 이야기를 들으며 임찬혁은 눈시울을 붉혔다.그의 목숨은 대부분의 임씨 가문의 사람들의 목숨과 맞바꾼 것이었기 때문에.“네가 내 병을 치료해줬으니 말해줄게. 너희 가문은 하씨 가문, 옹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 힘을 합쳐 멸문시킨 거였다.”“넌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이미 돌아왔으니 어쩌겠니.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해. 그리고 그 세 가문에게 붙어라. 그것만이 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복수 따위는 꿈도 꾸지마. 진짜 죽을 수 있으니까.”손석구가 진지하게 말했다.“사실을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도 생각이 따로 있습니다. 그들이 왜 저희 가문을 해치려 했던 건지는 알고 계십니까?”임찬혁이 계속 물었다.“너희 가문에서 대대로 지켜온 보물지도를 위해서야. 그 지도에는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어.”“하지만 그들은 보물지도를 얻은 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조각이 부족한 것 같아. 보물지도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각각 세 가문의 손에 들어갔다.”“... 그랬군요.”임찬혁은 마침내 모든 것을 깨달았다.“방금 돌아와서 할 일이 없겠는데 블랙카드도 원하지 않으니 너에게 술집을 선물할 게. 알아서 잘 경영해 봐.”“술집 이름은 붉은 장미고, 사람 시켜서 모든 걸 정리해놓을 테니까 너는 그때 가서 바로 일하기만 하면 돼.”“하지만 오늘 말해준 거 전부 내가 알려줬다고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이 일에 휘말리게 될 테니까.”손석구는 말을 마친 후 임찬혁을 내보내려고 했다.“알겠습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이림이를 만나고 싶어요.”임찬혁은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만약 술집이 있다면
육성재의 말을 들은 임찬혁은 옷을 걷어 상대방에게 보여주었다. 그의 뒤에는 정말 암홍색의 모반이 있었다.“정말 너구나, 찬혁아!”“아직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하늘에 있는 형님도 이 소식을 들으신다면 마음을 놓으실 거야.”모반을 확인한 후 육성재는 너무 흥분해서 눈물을 글썽였다.“삼촌, 저를 대신해서 임씨 가문 사람들의 후사를 처리해 주신 것, 정말 감사해요.”임찬혁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는 상대방이 감정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아냈다.“나와 형님은 대방에게 목숨도 맡길 수 있는 사이다. 그러니 이런 작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다만 내가 힘이 약해서 임씨 가문의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게 원통스럽구나.”육성재의 눈에는 분노가 어렸다.하지만 상대는 자산이 몇 조가 되는 명문가이고, 자신은 그저 조금 사는 가문에 불과하기 때문에 복수를 하고 싶어도 뭘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제가 돌아왔으니 복수는 제게 맡기세요.”임찬혁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찬혁아, 적이 너무 강하니 복수는 천천히 해야 해.”육성재는 한숨을 쉬었다.사실 그는 임찬혁이 이번 생에는 복수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다.그 세 가문이 오랫동안 존재해왔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임씨 가문이 사라진 지금, 임찬혁은 상대방을 흔들 자격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저, 가문 사람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싶어요.”임찬혁이 말했다.“그래. 지금 가자.”육성재가 특별히 준비한 마오타이주와 구매한 제사 음식들을 들고 그들은 함께 산소로 갔다. 그곳에는 수십 개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모두 임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아버지 그리고 여러분, 제가 돌아왔습니다!”“임씨 가문의 복수를 제가 반드시 해내겠습니다.”...제사를 마친 후 그들은 다시 함께 육씨 가문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찬혁아, 충분한 준비 없이 경솔하게 복수를 시작해서는 안돼. 난 지금 네게 가장 중요한 일이 임씨 가문의 핏줄을 잇는 거라고 생각해.”돌아가는 길에 육성재가 의미심장하게 말
“네?”임찬혁과 육소연은 동시에 눈을 크게 떴다.“난 싫어! 저 사람 궁상맞은 꼴 좀 봐. 나랑 어울린다고 생각해?”“이번에 돌아온 건 우리 집에 붙어서 놀고 먹기 위함인 게 분명해. 분수가 있지.”육소연은 온몸으로 임찬혁을 거부했다.임찬혁을 보는 눈빛에도 혐오감이 가득했다.‘저 남자는 이미 명문가 사람이 아니잖아.’‘이런 가난뱅이랑 결혼하라니.’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철썩!이 말을 들은 육성재는 바로 육소연의 뺨을 때렸다.“이 녀석이! 내가 널 정말 오냐오냐 해줬구나. 만약 그때 네 도언 삼촌이 우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 가문이 오늘 같았을 것 같아?”“만약 네가 시집가지 않겠다면 우린 오늘부터 연 끊자!”육소연이 임찬혁을 이렇게 말하는 걸 들은 육성재는 바로 화를 내며 강한 태도로 나갔다. 방금 전의 자상함과 친근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육소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뺨을 가리고 놀라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당신, 왜 그래요? 소연이 말도 맞잖아요. 어떻게 당신들 간의 은혜를 애 평생 행복으로 갚으라고 할 수가 있어요?”“소연이 학교에서 예쁘기로 소문났던 거 알죠? 우리 애를 좋아하는 재벌 2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소연이는 행복할 미래를 맞이할 자격이 있어요.”하미현은 마음이 아파서 육소연의 볼을 쓰다듬은 후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찬혁아, 지금 네 명의로 무슨 자산이 있니?”하미현이 물었다.임찬혁은 고개를 저었다.지금 그의 명의로 된 자산은 바로 용운 그룹이다.나머지는 모두 유효진의 명의로 되어 있지만, 용운 그룹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는 없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그럼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하미현은 잠시 경멸 어린 시선으로 임찬혁을 봤지만 곧 도리를 따지며 말했다.“지금은 자유결혼이 대세야. 네가 만약 소연이를 좋아한다면, 소연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행동해 봐.”“너희들의 혼사가 예전에 정해졌다고 해도 소연이가 동의하
육성재가 싸늘하게 말했다.“나 이미 친구랑 약속했단 말이야! 나더러 지금 약속을 파토내라는 거야?”육소연은 화가 나서 또 울먹거렸다.“삼촌, 소연이 그냥 보내세요. 저희는 다음에도 만날 수 있잖아요.”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찬혁이 네가 소연이와 함께 가거라. 이참에 쟤 친구들과 안면도 트고. 어차피 둘이 결혼할 거니까 소연이 인맥들도 알아두는 게 좋아.”육성재가 온화한 표정으로 임찬혁에게 말했다.“내 친구들은 모두 명문가의 자제들이야.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붉은 장미 술집인데, 1인당 소비가 마음대로 몇 백이거든? 창피를 당해도 괜찮다면 어디 한 번 따라오던가.”육소연은 경멸 어린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뭐 데리고 가서 우리 사이의 차이를 알게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창피 당하긴. 찬혁이는 옛 세가의 도련님이었어. 네 친구들보다 더 귀한 존재였다고.”육성재는 육소연을 타이른 뒤 카드 한 장을 꺼내 임찬혁에게 건네주었다.“찬혁아, 소연이랑 같이 가렴. 이 카드의 돈은 네가 마음대로 써. 오늘 네가 계산하고, 겸사겸사 나 대신 소연이 좀 신경 써줘. 애가 매번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와서 마음이 썩 놓이지 않았거든.”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임찬혁이 그곳의 부잣집 도련님들 앞에서 체면을 세웠으면 했기 때문이다.한편, 임찬혁은 조금 놀란 상태였다.‘붉은 장미 술집이라고?’‘거긴 손석구 아저씨가 준 술집이잖아?’“괜찮아요, 삼촌. 저도 돈 있는 걸요.”임찬혁은 육성재가 내민 카드를 다시 돌려줬다.붉은 장미 술집이 자신의 명의로 됐으니 들려서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쳇! 그까짓 체면 세우느라 개고생 하겠네.”임찬혁이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을 본 육소연은 바로 비웃었다. 그녀는 임찬혁이 돈은 없으면서 체면은 세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아빠가 떠먹여주기까지 했는데도 받아먹지 못하다니. 멍청하고 허영심이 장난 아니네.’ 설사 임찬혁이 예전엔 명문가
육소연은 득의양양하게 임찬혁을 한 눈 보았다. 그녀가 좋다고 하는 남자들은 아주 많았고 모두 가정형편이 평범하지는 않았다.임찬혁과 그녀가 부모님끼리 정한 혼사가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을 모두의 공격 대상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그리고 지금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 그녀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다.“쳇!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봉건사회처럼 행동하고 있어?”바로 어떤 사람이 거만하게 말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육소연의 친구로서 그들은 임찬혁이 육소연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오기 전에 임찬혁이 말했어. 오늘 자기가 쏘겠다고. 그렇지?”육소연은 약간 비웃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임찬혁은 카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돈이 별로 없을 거고 그럼 한턱 쏘지도 못할 거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건 상대방이 당황해하며 떠나게 하기 위함이었다.“맞아. 오늘은 내가 쏠게.” 하지만 뜻밖에도 임찬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오늘 적어도 천만 원은 나올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키가 크고 포스 있는 남자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의 이름은 옹성우로, 육소연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며 같이 노는 사람들 중 돈이 제일 많았다.“마음껏 먹고 재미있게 놀아. 계산은 나한테 맡기고.”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발언에 모두 놀라했다.임찬혁의 옷차림을 보면 전혀 돈 있는 사람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육소연도 그가 지방에서 왔다고 했으니 돈이 많을 리가 없었다.천만 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설마 이렇게 많은 부잣집 사람들 앞이라 일부러 허세를 부리는 건가?“지금 이렇게 허세 부리다가 소연이가 뒷처리 하게 만들지만 마.”육소연의 절친, 배수지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녀도 만만치 않은 미녀로, 가정형편이 평범하지 않았다.“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을 잘 아는 거야. 섞일 수 없는 무리에 굳이 섞이려고 하지 않는게 좋아. 억지로 섞이려고 하다간 망
옹성우는 잠시 움찔했다. 임찬혁이 자신의 음모를 간파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그럼 이렇게 하자. 오늘 얼마가 나오든 우리가 더치페이 하는 거야. 이래도 계산하지 않겠다면 뭐 어쩔 수 없고.”옹성우는 임찬혁을 도발했다.“그래, 그럼.”임찬혁이 대답했다.이 술집은 지금 그의 것이기 때문에 더치페이를 한다면 돈이 얼마가 나오든 그는 상관이 없었다.생각을 마친 그는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문자를 보내는 번호는 손석구가 그에게 준 것으로, 이 술집 책임자의 연락처였다.그는 상대방에게 술의 이윤율이 얼마냐고 물었고, 상대방은 빠르게 60% 라고 대답했다.즉, 백만 원짜리 술의 원가가 40만 원 정도라는 거다.옹성우한테 500만 원만 받더라도, 그는 100만 원을 벌 수 있었다. 이건 절대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지금 자리에 있는 모두가 네 말 들었어. 난 결코 강요한 적이 없어. 하지만 네가 만약 돈을 못낼 시에는 바로 소연이 눈앞에서 꺼져.”옹성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의 진짜 목적을 말했다. “그래.” 임찬혁은 거절하지 않았다. 자신이 질 수도 없을 뿐더러 육소연에게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재밌는 구경이라도 하는 것처럼 웃었다. 그들은 임찬혁이 틀림없이 비참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육소연 역시 한쪽에서 냉담하게 방관했다.옹성우의 고백에 대답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임찬혁은 아니라는 거다. 옹성우의 계획은 임찬혁을 난감하게 만들어서 쫓아내는 것이니 이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었다.“웨이터, 여기 술!” 옹성우는 즉시 웨이터를 불러 천만 원 상당의 술을 시켰다.그가 이번에 시킨 건 모두 좋은 술로, 세 병에 천만 원이었다.붉은 장미는 수도 최고의 술집으로, 아무리 비싼 술이라도 다 있었다. 돈을 낼 수만 있다면 하룻밤에 몇 억을 소비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모두 2천만 원 정도 시켰어. 더치페이 하기로 했으니까 넌 천만 원 정도 내면 돼.”단비우는 술을 들고 사람들에게
“너한테 그렇게 많은 돈이 있긴 해? 나는 돈 없어.”육소연은 조금도 사정없이 꾸짖었다. 그녀는 임찬혁이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부러 이런다고 생각했다.만약 임찬혁에게 천만 원이 있다면 그건 납득할수 있었다. 지금 어느 가정이든 집을 팔기만 하면 천만 원을 모으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하지만 50억은 다르다.임찬혁에게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다면 충분히 아주 윤택하게 살수 있으며 자신의 집에 와 놀고 먹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여기는 붉은 장미 술집이야. 네가 만약 마지막에 돈을 내지 못한다면 큰일 날 거라고.”옹성우도 위협했다.“네게 그렇게 많은 돈이 없다면 이쯤하자. 내가 봐줄게.”임찬혁이 옹성우를 비웃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수치를 주려고 했던 이상 그도 봐줄 생각이 없었다.이에 옹성우는 표정이 썩어버렸다.‘감히 내 앞에서 돈 자랑을 해?’이건 반대가 된 꼴이 아닌가.임찬혁이 시골 사람이라고 싫어했던 건 그였다.그러니 진짜로 돈 자랑을 하는 것 또한 마땅히 그가 되어야 했다.사람들에게 가난하다고 놀림을 받는 사람은 임찬혁이 되어야 하고.만약 오늘 임찬혁한테 진다면 앞으로 나와 놀 필요도, 육소연 앞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도 없을 것이다.“내가 그렇게 많은 돈이 없다고?”옹성우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끝까지 해보자. 하지만 너한테 50억이 있어? 마지막에 돈 없어서 비웃음 당하지 말고 먼저 가서 50억 내. 나도 지금 바로 가서 50억 상당의 술 살 테니까.”옹성우는 손을 흔들며 매우 호탕하게 말했다.“그래.”임찬혁은 망설임 없이 바로 일어나서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찬혁은 다시 돌아와 영수증을 테이블 위에 던졌다.영수증에는 이미 50억을 지불했다고 쓰여있었다. 곧이어 룸 문이 열리더니 웨이터들이 50병의 와인을 싣고 들어왔다. 50병 전부 1억 원씩 되는 술이었다.모두들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임찬혁에게 정말 50억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촌
그러나 사람들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치켜세운 이상 만약 돈이 없다고 한다면 그가 세웠던 이미지는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그리고 그도 임찬혁이 더 이상 돈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 한 번 더 안 할 이유가 있어?”“네가 가서 계산하면 내가 할게. 내가 너한테 질리가?”옹성우는 가슴을 펴고 강하게 말했다.“웨이터, 50병 더!”임찬혁은 주머니에서 영수증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 영수증 내역을 본 순간 사람들은 모두 그대로 굳어졌다. 이 영수증 위에도 50억 원을 지불했다고 쓰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럼 임찬혁은 방금 전에 100원을 한 번에 낸 거야?’ 이 술집의 새 사장으로서 임찬혁은 그냥 싸인만 해도 된다는 걸 그들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영수증 2장은 물론 20장이라도 그는 꺼낼 수 있었다.육소연 역시 숨을 참았다. ‘100억원 상당의 술을 사다니.’그녀의 집이라고 해도 이렇게 호탕하지는 못할 것이다.곧 웨이터들이 또 50병의 술을 밀고 올라왔다.임찬혁은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옹성우를 바라보았다.“이제 네 차례야.”옹성우의 속눈썹이 작게 떨렸다. 그는 지금 너무 괴로웠다.그는 그 50억이 임찬혁의 한계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100억을 한번에 지불할 줄이야.’굵은 땀방울이 그의 이마에서 흘러내렸다.그와 평소에 알고지내던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이 룸 안에 있었다. 만약 오늘 임찬혁에게 진다면 정말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그리고 육소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육소연과 혼사가 정해진 상대에게 이대로 질 수는 없었다. 이건 남자로서의 존엄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또 50억 원어치의 술을 시켰다.“옹성우 도련님 대박! 너무 멋있다!”“역시 단비우 도련님은 호탕하시다니까.”“이 100억은 옹성우 도련님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바닥에 물 뿌린 거랑 다름이 없단 말이야.” 사람들의 아부에도 옹성우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을 치켜세우는 말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싶은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