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나도 잘 모르지만 알아볼 수는 있어. 이따가 바로 수도로 돌아가서 아빠한테 물어볼게. 아빠가 나보다 더 많이 아니까.”손이림이 위로하며 말했다.“넌 도망쳐 나왔잖아? 네가 돌아가면 너더러 하찬림과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거 아니겠지?”임찬혁은 그녀가 약간 걱정됐다.“아닐거야! 엄마가 이틀 전에 나한테 돌아오라고 전화 걸었어. 하찬림과 결혼하는 걸 강요하지 않겠다고도 했고. 우리 부모님, 날 무척 사랑하시니까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하진 않을 거야.”“그러니까 안심해. 내가 이번에 돌아가서 당시 임씨 가문에서 벌어졌던 일을 더 잘 알아볼게.”손이림이 가슴을 치며 말했다.“그래. 고마워, 이림아.”임찬혁은 약간 감동을 받았다.“어머, 무슨 고맙다는 말까지 해? 네 일이 내 일인걸!” “정 고마우면 나한테 장가 오면 되겠네!”손이림은 우스꽝스럽게 혀를 내밀었다.“어?”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와 슬픔에 잠겨있던 임찬혁은 갑작스러운 손이림의 농담에 멍해졌다. “헤헤, 농담!”“네가 원한다고 해도 나는 원하지 않는걸. 나는 그렇게 가벼운 사람이 아니니까!”손이림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사실 그녀가 이런 농담을 한 것도 전부 임찬혁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커피를 마신 후, 손이림은 수도로 돌아가 모두 갔고, 임찬혁은 중화원 호텔로 돌아갔다.한편, 유효진이 호텔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여보!”임찬혁을 보자마자 유효진은 그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그녀도 오늘 원래 윤씨 가문에 가고싶었지만 가도 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호텔에서 가만히 임찬혁의 소식을 기다렸다.오늘 일어난 일들을 그녀도 이미 모두 알았기 때문에 지금은 완전히 안심한 상태였다.“괜찮아요, 여보. 다 지나갔으니까.”임찬혁이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유효진을 위로했다.“저랑 경주로 돌아가요. 연우도 당신을 무척 보고 싶어 해요.”유효진이 말했다.“그래요.” 임찬혁 역시 연우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기에 바로 허락했다. ‘어디까지 수련했을려나?’
“허허. 이제는 가족 같아요?”“하지만 당신들 눈에는 이익 밖에 없잖아요. 혈육의 정 같은게 어디있다고 그래요?”유효진은 싸늘한 표정으로 비꼬면서 말했다.“내가 이미 사과했잖니? 어떻게 이렇게 무정할 수가 있어? 어차피 나와 너의 아버지 지분도 많지 않으니, 우리에게 돌려주렴.”이향이 계속 말했다.용운 그룹 대표가 직접 임찬혁을 도와 윤씨 가문과 맞선 걸 보면 앞으로 용운 그룹과 낙안 그룹이 한 배에 탔다는 걸 보여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현재 용운 그룹은 천남성 전체에서 가장 강력한 회사이기 때문에 유효진 쪽도 함께 이름을 날릴 게 분명했다. 그들이 전에 했던 행동은 정말 어리석었다는 거다.“효진아, 네 엄마를 탓하지 마라.”유진안도 옆에서 함께 사정했다.“됐어요. 그만하세요!”“설진이의 지분은 남겨놓을 테지만 당신들은 생각도 하지 말아요.”“당신들에게 매달 생활비를 챙겨주긴 할게요. 하지만 앞으로 영원히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요.” 유효진이 단호하게 말했다.이향은 무척 괴로웠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효진아, 우리는?”유진하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번졌다.“우리는 그 주식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니?”“모두 한 식구잖니. 너도 어차피 괜찮으니까 그 주식들을 우리에게 돌려주렴.”유진하, 유청미, 유청호 일가족은 모두 기대에 찬 눈길로 유효진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원래 주식 가지고 후반생을 부유하게 보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주식을 모두 잃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당신들은 이미 저와 선을 그었기 때문에 저희는 더 이상 친척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들의 주식은 제가 이미 인수했어요. 돈도 보냈고요. 그런데 돌려받으려고요? 꿈 깨요.”유효진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말했다. “언니, 용운 그룹의 그 프로젝트를 돌려주실 수 있어요? 저는 정말 이 그 프로젝트가 필요해요!”이수지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 놓치면 없어.”유효진은 이수지를 한 눈도 보지 않았다.“자, 모두
“나를 하씨 가문에 보내겠대. 하찬림이 돌아오면 결혼식 올리래.”휴대폰 너머에서 손이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너한테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었잖아?”그녀의 말을 들읔 임찬혁은 벌떡 일어섰다.“모두 거짓말이었어. 나를 속이기 위해서 한 말이었던 거야.” 손이림은 매우 슬프게 울었다.“급해하지 마. 내가 구하러 갈게!”임찬혁은 지금 진정할 수가 없었다.손이림은 그를 도와 임씨 가문의 일을 알아보기 위해서 돌아갔던 거였고 전에 그도 그녀를 도와 하씨 가문과의 결혼을 물리기로 했었으니까 이 일은 반드시 그가 관여해야만 했다.전화를 끊고 임찬혁은 지금 상황을 유효진에게 간단히 이야기해줬다. 그의 출생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당장 수도로 가려고 했다.“내일 아침에 다시 가요. 아마 늦지는 않을 거예요. 오늘 저녁에 비행기 티켓이 없어요. 내일 아침 티켓으로 예약해 줄게요.”유효진이 말했다.임찬혁이 손이림을 구하러 간다고 해도 유효진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이림은 임찬혁을 도와 당시의 그 일을 조사하기 위해 돌아간 거였으니까.다만 그녀는 임찬혁에게 이런 원한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알겠어요. 이 일들은 어머니한테 말하지 마요. 걱정 시키고 싶지 않으니까요.” 유효진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걸 보며 임찬혁은 매우 마음이 놓였다.“알겠어요. 꼭 조심해야 해요, 알겠죠? 저 임신했어요. 이번 달에 그게 오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 검사한 결과 정말 임신했더군요.”“저와 뱃속의 아기 모두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게요.”유효진이 다정하게 말했다.“네? 그럼 일할 수 있겠어요? 정 안 되면 출근하지 말고 회사 관리할 사람 한 명 찾아요.”임찬혁이 흥분해서 말했다.“당분간은 필요 없어요. 제가 설진이를 키워서 저를 도와 회사를 관리하게 할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은 상관하지 말고 안심하고 당신 일을 해요.”“저도 이림이가 당신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요. 당신에게는 원수가 있고 저는 당신의 복수를 조금
손씨 가문의 별장에 내부는 매우 화려했는데 마치 궁전에 온 것 같았다. 집 안에는 작은 다리가 놓여있었고 그 아래에선 물이 흘렀다. 용 조각상과 봉황 그림까지, 집안에는 없는게 없었다. 넓은 정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으며 호화로운 가마 한 대가 놓여있었다.그는 한눈에 손이림을 찾았다.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묶여 있었다. 얼굴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는데 딱 봐도 억지로 강요 당한 것 같았다.“이림아!”임찬혁이 소리쳤다.“임찬혁? 살려줘!”손이림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임찬혁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내가 풀어줄게!”임찬혁은 앞으로 걸어갔지만 두걸음도 가지 못하고 경호원들에 의해 저지되었다.“우리 손씨 가문 집에서 감히 방자하게 굴다니!”50대의 점잖고 위엄 있는 남자가 목청껏 소리쳤다.그는 강한 포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화를 내도 위엄을 잃지는 않았다. 만약 겁이 많은 사람이 그의 시선을 계속 받는다면 아마 온몸을 떨리라. 이 사람이 바로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석구였다.“아버지, 저는 임찬혁과 결혼할 거예요. 하찬림과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요!”손이림이 울면서 말했다.“방자하구나. 방금 감옥에서 나온 쓸모없는 놈이 무슨 자격으로 너와 결혼한다는 거냐? 네가 만약 기어코 저 놈에게 시집가겠다면 난 오늘 반드시 저 놈을 죽일 거다. 믿든 안 믿든 네 마음대로 해!”손석구의 눈빛에는 살기가 어렸다.손이림은 깜짝 놀랐다. 약간 겁에 질린 후에야 그녀는 임찬혁이 지금 위험에 처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집에는 고수들이 매우 많았다. 만약 아버지가 정말 임찬혁을 죽이려고 한다면, 상대방은 정말 살아서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찬혁아, 너 가. 내 일은 상관하지 말고!”손이림은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말했다.“안심해. 내가 너를 도와 이 결혼을 물리겠다고 말했잖아. 난 한 번 내뱉은 말은 절대 무르지 않아.”손석구의 압박 속에서도 임찬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손석구를 열 받게 만
“하찬림은 전회 전국 용무 대회 랭킹 1위이고, 출신이 고귀한 용국 제일의 엄친아야.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와 결혼하고 싶어하는지 알아?”“결혼은 서로 걸맞는 집안끼리 해야 하는 거야. 이림이가 하찬림과 결혼하는 게 행복하지 않으면 너와 결혼해야 행복하다는 거냐?”손석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면서 경멸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하는 걸로 하죠. 당신의 병은 제가 치료할 거고 당신에게 이림이와 하찬림의 결혼을 취소시킬 것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잠시 이림이를 하씨 가문에 보내지만 말아주세요.”임찬혁은 한숨을 쉬었다.손씨 가문에서는 괜찮겠지만 만약 정말로 하씨 가문에 보내진다면 매일 무시 당하며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녀가 거기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 정말 예상할 수가 없었다.“저도 이번 용무 대회에 참가할 겁니다. 만약 제가 하찬림을 이긴다면, 그가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되겠죠. 그때 다시 이 결혼을 취소하는 건 어떠신가요?”임찬혁이 담담하게 손석구를 바라보았다.“넌 네가 하찬림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손석구는 마치 엄청난 농담을 들은 것 같았다.“너는 지금 헛된 꿈을 꾸는 거야. 대회에서 하찬림의 손에 죽게 될 수도 있어!”손석구는 임찬혁을 하찮은 걸 보는 것처럼 바라보았다. “만약 제가 죽게 된다면, 그것 또한 자업자득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아무도 당신이 이림이를 하씨 가문에 시집보내는 것을 막지 않을 테죠. 당신에게 있어서는 좋은 일이 아닙니까?”임찬혁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그래. 약속할게.” “네가 어디에서 이런 자신감이 났는지는 모르겠다만 너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손석구는 잠시 생각하다가 곧 받아들였다.임찬혁이 하찬림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임찬혁이 그를 정말 치료할 수 있는지 두고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지금 치료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이림이를 풀어주세요.”임찬혁은 손이림이
“임씨 가문이 멸문할 당시 원래는 대부분이 도망갈 수 있었지만 다들 남아서 끝까지 적들과 싸웠어. 방영웅이 태여난지 한달 된 아들을 데리고 도망갈 수 있도록 엄호하기 위해서.”“네가 바로 그 임씨 가문의 외동아들이냐?”손석구는 실눈을 뜨고 임찬혁을 살펴보았다.“그렇습니다.”손석구가 한 과거를 이야기를 들으며 임찬혁은 눈시울을 붉혔다.그의 목숨은 대부분의 임씨 가문의 사람들의 목숨과 맞바꾼 것이었기 때문에.“네가 내 병을 치료해줬으니 말해줄게. 너희 가문은 하씨 가문, 옹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 힘을 합쳐 멸문시킨 거였다.”“넌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이미 돌아왔으니 어쩌겠니.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해. 그리고 그 세 가문에게 붙어라. 그것만이 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복수 따위는 꿈도 꾸지마. 진짜 죽을 수 있으니까.”손석구가 진지하게 말했다.“사실을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도 생각이 따로 있습니다. 그들이 왜 저희 가문을 해치려 했던 건지는 알고 계십니까?”임찬혁이 계속 물었다.“너희 가문에서 대대로 지켜온 보물지도를 위해서야. 그 지도에는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어.”“하지만 그들은 보물지도를 얻은 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조각이 부족한 것 같아. 보물지도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각각 세 가문의 손에 들어갔다.”“... 그랬군요.”임찬혁은 마침내 모든 것을 깨달았다.“방금 돌아와서 할 일이 없겠는데 블랙카드도 원하지 않으니 너에게 술집을 선물할 게. 알아서 잘 경영해 봐.”“술집 이름은 붉은 장미고, 사람 시켜서 모든 걸 정리해놓을 테니까 너는 그때 가서 바로 일하기만 하면 돼.”“하지만 오늘 말해준 거 전부 내가 알려줬다고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이 일에 휘말리게 될 테니까.”손석구는 말을 마친 후 임찬혁을 내보내려고 했다.“알겠습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이림이를 만나고 싶어요.”임찬혁은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만약 술집이 있다면
육성재의 말을 들은 임찬혁은 옷을 걷어 상대방에게 보여주었다. 그의 뒤에는 정말 암홍색의 모반이 있었다.“정말 너구나, 찬혁아!”“아직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하늘에 있는 형님도 이 소식을 들으신다면 마음을 놓으실 거야.”모반을 확인한 후 육성재는 너무 흥분해서 눈물을 글썽였다.“삼촌, 저를 대신해서 임씨 가문 사람들의 후사를 처리해 주신 것, 정말 감사해요.”임찬혁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는 상대방이 감정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아냈다.“나와 형님은 대방에게 목숨도 맡길 수 있는 사이다. 그러니 이런 작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다만 내가 힘이 약해서 임씨 가문의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게 원통스럽구나.”육성재의 눈에는 분노가 어렸다.하지만 상대는 자산이 몇 조가 되는 명문가이고, 자신은 그저 조금 사는 가문에 불과하기 때문에 복수를 하고 싶어도 뭘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제가 돌아왔으니 복수는 제게 맡기세요.”임찬혁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찬혁아, 적이 너무 강하니 복수는 천천히 해야 해.”육성재는 한숨을 쉬었다.사실 그는 임찬혁이 이번 생에는 복수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다.그 세 가문이 오랫동안 존재해왔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임씨 가문이 사라진 지금, 임찬혁은 상대방을 흔들 자격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저, 가문 사람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싶어요.”임찬혁이 말했다.“그래. 지금 가자.”육성재가 특별히 준비한 마오타이주와 구매한 제사 음식들을 들고 그들은 함께 산소로 갔다. 그곳에는 수십 개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모두 임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아버지 그리고 여러분, 제가 돌아왔습니다!”“임씨 가문의 복수를 제가 반드시 해내겠습니다.”...제사를 마친 후 그들은 다시 함께 육씨 가문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찬혁아, 충분한 준비 없이 경솔하게 복수를 시작해서는 안돼. 난 지금 네게 가장 중요한 일이 임씨 가문의 핏줄을 잇는 거라고 생각해.”돌아가는 길에 육성재가 의미심장하게 말
“네?”임찬혁과 육소연은 동시에 눈을 크게 떴다.“난 싫어! 저 사람 궁상맞은 꼴 좀 봐. 나랑 어울린다고 생각해?”“이번에 돌아온 건 우리 집에 붙어서 놀고 먹기 위함인 게 분명해. 분수가 있지.”육소연은 온몸으로 임찬혁을 거부했다.임찬혁을 보는 눈빛에도 혐오감이 가득했다.‘저 남자는 이미 명문가 사람이 아니잖아.’‘이런 가난뱅이랑 결혼하라니.’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철썩!이 말을 들은 육성재는 바로 육소연의 뺨을 때렸다.“이 녀석이! 내가 널 정말 오냐오냐 해줬구나. 만약 그때 네 도언 삼촌이 우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 가문이 오늘 같았을 것 같아?”“만약 네가 시집가지 않겠다면 우린 오늘부터 연 끊자!”육소연이 임찬혁을 이렇게 말하는 걸 들은 육성재는 바로 화를 내며 강한 태도로 나갔다. 방금 전의 자상함과 친근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육소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뺨을 가리고 놀라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당신, 왜 그래요? 소연이 말도 맞잖아요. 어떻게 당신들 간의 은혜를 애 평생 행복으로 갚으라고 할 수가 있어요?”“소연이 학교에서 예쁘기로 소문났던 거 알죠? 우리 애를 좋아하는 재벌 2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소연이는 행복할 미래를 맞이할 자격이 있어요.”하미현은 마음이 아파서 육소연의 볼을 쓰다듬은 후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찬혁아, 지금 네 명의로 무슨 자산이 있니?”하미현이 물었다.임찬혁은 고개를 저었다.지금 그의 명의로 된 자산은 바로 용운 그룹이다.나머지는 모두 유효진의 명의로 되어 있지만, 용운 그룹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는 없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그럼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하미현은 잠시 경멸 어린 시선으로 임찬혁을 봤지만 곧 도리를 따지며 말했다.“지금은 자유결혼이 대세야. 네가 만약 소연이를 좋아한다면, 소연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행동해 봐.”“너희들의 혼사가 예전에 정해졌다고 해도 소연이가 동의하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