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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너!”

정씨 가족은 김예훈의 말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정지용은 김예훈한테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우리가 다 팔아버렸다고 해도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 데릴사위 주제에 어딜 끼어드냐는 말이에요! 우리 가문 등골이나 빨아먹는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이곳에 나타난 거죠?”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마치 가문에 패기 있는 사람은 역시나 정지용이라는 듯이바라보고 있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

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칫! 날 비웃으러 온 건가? 꿈도 꾸지 마요! 난 절대 무릎 꿇지 않아요! 내가 형부랑 같은 쓰레기인 줄 알아요? 내가 당신처럼 별것 아닌 것에 굽신거리는 사람처럼 보여요? 당신이 어떻게 날 비웃을 자격이 있죠? ”

정씨 어르신은 버럭버럭 화내는 정지용을 흐뭇하게 쳐다봤다. 정씨 가문에서 가장 패기 있는 사람이 바로 정지용이다.

이제 가문의 밑바닥이 다 드러나버렸으나 정지용은 여전히 당당해보였으니까.

바로 그때, 별장 입구로 렉서스 지프차들이 일렬로 들어섰고 그 뒤로 송준이 사람들을 거느리고 정씨 별장 입구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한껏 엄숙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송준이 김예훈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송준이 나타나자 정씨 가문은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어제 의식에 참여했으니 당연히 송준을 알아보았다. 지금 정씨 가족을 향해 인사하는 송준을 보더니 서로 시선을 맞추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CY그룹 부대표인 그는 CY 그룹에서 높디높은 위치에 자리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허리 숙여 인사를 하다니, 설마 정민아가 어젯밤에 생각을 바꾸기라도 한 것인가? 아니면 김세자가 어젯밤에 갑자기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 건가? 정민아와 결혼할 수 없다면 정씨 가문의 아무하고나 결혼해도 된다고?

이런 기상천외한 생각이 들자 정씨 가문의 몇몇 젊은 여자들이 빠르게 화장을 고치기시작했다.

비록 그 가능성이 만분의 일밖에 없다고 해도 그녀들은 그 희망에 목을 맬 것이다.

왜냐하면 신분 상승의 고속도로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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