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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그러나 정민아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었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비록 정씨 가족들이 가여워 보였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정씨 가문에서 쫓겨나던 일은 기억하고 있었던 임은숙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정말 얼굴이 얼마나 두꺼운 거죠? 진짜 양심이 없어도 정도껏 해야죠! 어제 아침 우리한테 했던 말 기억해요? 제가 대신 기억나게 해드릴까요? 하루 만에 말을 바꾸면 우리도 모른 척할 줄 알았어요? 정말 역겹네요!”

정씨 가족은 말문이 턱 막히며 표정이 하나같이 어두워졌다.

어제 억지로 정민아에게 집에서 나가겠다는 계약서에 사인하게 만들때 통쾌했던 만큼 지금은 속이 타들어갔다.

결국 정동철이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정군아, 은숙아. 이 늙은이가 부탁하마! 너희들은 대인배니까 우리 같은 소인의 잘못을 그냥 넘겨줄 수 있잖아. 예전엔 내가 눈이 멀었던 거야. 이제 누가 진짜 중요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어. 네 가족이 다시 돌아온다면 민아가 모든 사업을 책임질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줄게. 그리고 너희도 이 쓰레기 같은 사위를 쫓아내고 싶잖아. 만약 김세자의 장인, 장모가 될 수 있다면 성남에서 너희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정군과 임은숙은 첫마디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정동철의 성격이라면 거짓말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한마디에 두 사람은 마음이 흔들렸다. 어젯밤에도 이 일 때문에 딸과 다퉜으니 말이다.

“김세자와 결혼하는 건 우리 부모님이 결정할 수 없어요.”

정민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방금까지 정씨 어르신이 가여워 보였지만 그의 말에 다시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그리고 제가 김세자와 결혼한다고 해도 정씨 가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저희는 죽을 때까지 정씨 가문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용서해줄 거야? 네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 가족끼리 이게 다 무슨 일이냐. 대체 어떻게 해야 돌아올 거야?”

정지용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전에 했던 모든 일, 다 사과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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