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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다들 눈이 멀었어요? 이렇게 귀한 제품이 바꿔치기 당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이아영은 도도한 걸음걸이로 매장으로 들어서자 큰소리로 외쳤다.

몇몇 점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곧바로 점장이 다가와서 물었다.

“손님,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네요.”

“이해가 안 가다니? 저기 좀 보세요. 저 사람이 가방을 사고 실제로는 뭘 들고 나갔는지!”

이아영은 등 뒤의 김예훈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점장은 오리무중한 표정으로 이아영을 바라보더니 김예훈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저분께서 이 가방을 산 게 맞는데요?”

점장의 공손한 태도는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

방금 훔쳐본 김예훈의 잔액이 대체 0이 몇 개 있는지 아직도 가늠이 안 갔다.

“그럴 리가! 두 눈 크게 뜨고 똑똑히 확인해봐요! 저런 인간이 어떻게 이 가방을 살 수 있단 말이죠?”

이아영은 점점 조바심이 났다. 어디까지나 김예훈을 망신시키기 위해서였지, 스스로 체면 깎이려고 찾아온 건 아니었다.

“손님, 예의 좀 지켜주시겠어요? 그리고 저분께서 구매한 가방이 확실해요. 영수증도 있으니까 잘 보세요!”

점장은 불쾌한 티를 팍팍 났다.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봤어도 이렇게 막무가내인 적은 처음이었다.

남이 무엇을 사든 본인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제정신이 아닌 듯싶었다.

이아영은 그 말을 듣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뒤적거리며 영수증을 꺼내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영수증에는 금액이 찍혀 있었고, 정확하게 3억 5150만 원이었다.

그렇다면 이 가방을 진짜 김예훈이 돈 주고 샀단 말인가? 이럴 수가?!

고작 쓰레기 같은 녀석한테 무슨 돈이 이렇게 많지?

이아영은 무의식중에 정민아를 바라보았다. 설마 김예훈이 그녀의 카드를 긁었나?

“언니 진짜 대단하구나. 고작 체면치레를 위해 이런 짓까지 서슴없이 해? 언니를 너무 얕잡아 봤나 봐.”

이아영이 냉소를 지었다.

“내가 왜?”

정민아는 어리둥절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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