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2화

유문석은 자기가 나설 때가 됐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가격표를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 비싸지도 않네, 뭘. 아내가 좋아하는 거라면 별도 따줘야지.”

이아영은 그를 껴안으며 볼에 뽀뽀했다.

“사랑해, 여보. 이런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

정민아는 두 사람의 발연기를 보며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김예훈은 매장 통째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이까짓 샤넬 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기 괜찮네. 마음에 들어?”

김예훈이 정민아 곁으로 다가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그를 보며 정민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김예훈은 도대체 무슨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고개만 끄덕인다면 김예훈은 매장 전체를 살 게 분명했다.

“민아 언니 마음에 들면 사주려고요? 배보다 배꼽이 크네요.”

이아영은 김예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김예훈은 그녀를 무시하고 정민아한테로 눈길을 돌렸다. 그녀가 마음에 든다면 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차피 얼마 후 청혼할 것이니 이걸 선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정민아는 백운산 프로젝트 때문에 워낙 골치가 아파 매장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여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관심 없어.”

“민아 언니, 예훈 씨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 거야. 내가 보기엔 여기 있는 백 하나도 살 수 없는걸? 어차피 왔으니까 하나 골라. 우리 남편이 사면 그만이니까.”

이아영이 그녀를 유혹했다.

“아니야, 집에 많아. 아직 다 써보지도 못했는걸.”

정민아는 솔직하게 답했다.

“칫!”

이아영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돈이 없다고 하면 그만이지. 왜 저런 소리를 해?’

하지만 그녀는 바로 표정을 숨기고 웃으며 말했다.

“언니, 남편이 사줄 수 없다는 거 알아. 그러지 말고 하나 골라. 우리 남편이 살 거라니까?”

이렇게 말을 했지만 아까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백 하나에 몇백만 원을 호가했으니 말이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