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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송준이 떠난 후에야 정민아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좋은 사람을 만났네요. 저분이 화를 내지 않은 게 다행이에요.”

이아영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이를 꽉 깨물었다.

“언니, 우리 남편이 송준이랑 친구가 아니라고 해도 언니 남편보다 백배, 아니 천 배는 나아!”

“그래? 하지만 우리 남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그건...”

이아영은 화가 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때, 임은숙이 나서서 분위기를 풀었다.

“됐어, 가족끼리 왜 이러는 거야? 남들이 보면 웃어.”

정민아는 입을 다물었다. 임은숙은 이아영 편이었다.

‘모두 같은 편이었네.’

하지만 김예훈은 화를 내지 않고 임은숙과 장미순을 보기만 했다. 이건 그한테 게임에 불과했다. 이 게임이 어떻게 끝날지 그도 궁금했다.

이들은 샤넬 매장에서 나온 후 다른 매장으로 향했다.

“잠시만요, 제가 뭘 두고 온 것 같아요.”

김예훈이 갑자기 말했다. 그는 재빨리 샤넬 매장으로 달려갔다.

“아마 백 사러 간 것 같네요. 뭐, 세일 백이나 사러 간 거겠죠.”

이아영은 득의양양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김예훈이 아내 카드로 백 사는 광경을 상상하며 피식 웃었다.

정민아는 김예훈의 뒷모습을 보며 의아함이 들었다.

‘진짜 백 사러 간 건 아니겠지?’

김예훈이 또다시 예전처럼 매장 전체를 살까 봐 걱정되었다.

“방금 저 백 포장해주세요.”

김예훈은 샤넬 매장으로 들어오자마자 블랙 카드를 내밀며 말했다.

그제야 직원들은 송준이 왜 그렇게 예의를 갖췄는지 알게 되었다. 김예훈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잠시 후, 김예훈은 백 포장을 들고 매장을 나섰다.

“진짜 산 거예요? 얼마짜리에요? 20만 원?”

이아영이 조롱하듯 웃었다.

김예훈은 아무 말도 없이 정민아 곁으로 다가가 포장을 쥐여줬다.

“여보, 수고했어.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

“그래.”

정민아는 남편이 주는 선물이라면 모두 마음에 들어 했다.

“언니, 그래도 어떤 백인지 한번 열어봐.”

이아영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집에 가서 볼게.”

정민아가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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