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이내 깜짝 놀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임옥희는 손에 든 지팡이로 김예훈의 등을 후려쳤다.그러고 나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은 모름지기 제 분수를 알라고 했다. 본인이 어느 정도인지 속으로 뻔하지 않아?”곧이어 그녀는 정군과 임은숙 앞에서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데릴사위 교육 똑바로 해. 아무 데서나 입을 놀려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만약 어떻게 가르칠지 모르겠다면 저놈을 데리고 나가! 생일은 잔칫날이지 망나니가 함부로 날뛰는 곳이 아니야!”따끔한 호통에 정군과 임은숙은 화들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면서 고개를 떨군 채 감히 대꾸조차 못 했다.심지어 임은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다름 아닌 자기 친정집에서 그것도 성공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날을 밤낮으로 그리워하지 않았냐는 말이다.다만 돌아오고 나니 이런 수모와 굴욕을 당할 줄은 몰랐다.임은숙은 당장이라도 목을 매달고 싶었다.이렇게 창피한데, 앞으로 임씨 가문 사람 앞에서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이 모든 건 김예훈 저 못난 놈의 탓이다!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해서 그를 벙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한편, 정군은 화가 나서 치를 떨며 당장이라도 김예훈의 싸대기를 날리고 싶었다.하지만 임옥희의 앞에서 당사자가 가만히 있는 이상 그는 감히 손을 댈 용기조차 없었다.물론 정민아도 실망이 극에 달했다.시간이 흘러도 김예훈은 허풍 떠는 습관을 고치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졌다.옛날부터 내내 본인이 총사령관이라는 둥, 김세자라는 둥 소리를 해서 이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재차 경고한 적이 있었다.일단 소문이 퍼지면 큰일이 날 게 분명했으니까. 심지어 이로 인해 정 씨 일가가 망할지도 모른다.그런데 자신의 충고는 귓등으로 듣고 점점 심해질 줄이야! 기관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런 말을 하다니!임씨 가문을 챙겨준다고? 무려 경기도 일류 가문인 임씨 가문을? 심지어 임무경은 경기도 3인자이지 않냐는 말이다.고작 김예훈 같은 사람이 임무경을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 있을까?그동안 정 씨 일가에서 충분히 굴욕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한평생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맞닥뜨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심지어 정군마저 이를 악물었다.그들은 오늘 임씨 가문에게 빌붙으려고 연회장까지 찾아왔다. 비록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성과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지금은 웃음거리가 된 신세를 제외하고 한 게 뭐가 있냐는 말이다.“얼른 들어가지 않고 뭐해요? 집안 망신을 다 시켰는데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이때, 임영운이 불쑥 말했다.“본인들이 쪽팔리는 건 그렇다 쳐도, 설마 우리 아빠와 할머니까지 망신당하게 놔두실 생각인가요? 고모와 고모부가 아무렇지 않다고 해서 저희마저 체면을 잃을 이유는 없잖아요.”임영운은 한스러운 마음에 거듭 충고했다.정군과 임은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빠른 걸음으로 홀 안으로 들어섰다.정민아와 정소현이 따라 서려는 순간 임씨 가문 사람이 그들을 막아섰다.“너희 둘은 남아서 저놈을 쫓아내!”임씨 가문 사람이 김예훈을 가리키며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김예훈이 대답하려는 찰나 정민아가 곧 울음을 터뜨릴 표정으로 애원했다.“제발 부탁인데 그 입 좀 다물면 안 될까? 그냥 따라와, 아니면 당장 폭발할 것 같으니까!”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홀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이내 손님들이 착석하기 시작했다.원래 정민아 일가의 자리는 임옥희가 앉은 테이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이런 사달이 난 이후로 제일 뒤편에 임시로 마련한 공간으로 옮겨졌다.그들에게 앞자리를 내어주느니 차라리 비워두려는 것이었다.갑자기 자리를 옮겼다는 건 임옥희가 원래 정민아 일가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으나 이제 완전히 단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왜냐하면 신분이 중요한 사람만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법이니까.좌석만 놓고 보면 정군 일가족은 별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했다.오직 정소현만 임은유에게 끌려가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얼른 앞으로 가자, 곧 우리 차례야.”정군과 임은숙은 체면 불고하고 제일 앞줄로 걸어 나가 반전의 순간이 다가오길 고대했다.심지어 임옥희가 그들이 준비한 선물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다음으로 500년의 역사를 지닌 청화 도자기 한 쌍입니다. 이는 송나라 후기 도요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소장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만약 한 쌍을 모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죠.”MC가 계속해서 다음 생일 선물을 소개했다.이때, 임은유와 여문성이 일어나 동시에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어르신, 복 많이 받으시고 만수무강하세요.”순간, 주름이 자글자글한 임옥희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녀는 MC한테 청화 도자기를 가져다 달라고 손짓하더니 한참을 살펴보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은유야, 애썼구나.”“별말씀을요, 엄마의 마음에만 드신다면 저희가 가진 걸 다 내놓아도 좋아요!”임은유가 웃으면서 말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내는 온통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모든 선물을 통틀어 이처럼 귀한 물건은 없을 것이다.반면, 임은숙과 정군은 어안이 벙벙했다.왜냐하면 아까만 해도 일말의 희망이 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임옥희는 골동품을 가장 좋아했기에 김예훈이 준비한 선물이 골동품이라는 정소현의 말을 믿고 어르신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그러나 임은유의 귀한 청화 도자기에 비하면 그들이 준비한 선물은 축에도 못 낄 가능성이 99%였다.정소현이 설명하기를 선물 박스가 고작 손바닥만 한 크기라고 했는데, 그 안에 어찌 귀중한 물건이 들어가겠냐는 말이다.이때, 서로 눈이 마주친 정군과 임은숙은 텔레파시가 통한 듯 올라가서 선물을 다시 가져오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MC가 마이크를 쥐고 말했다.“자, 그리고 다음 선물은 정군과 임은숙 가족이 준비한 선물인데... 응?”두 사람의 이름을 발견한 MC는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그러고는 무의식중으로 객석에 있는 정군과 임은숙을 힐끗 쳐다보았다.MC의
“이...!”임옥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정민아 일가는 대체 무슨 뜻이냐는 말이다. 곰팡이가 핀 진흙 덩어리를 선물로 보내다니? 죽지도 않은 늙은이라고 비꼬는 건가?“언니, 만약 엄마한테 선물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데... 요즘 돈이 딸려요? 차라리 과일이라도 보내지, 저런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어요?”임은유도 어이가 없었다.사실 그녀는 언니를 대신하여 변명해주고 싶었지만, 화가 나서 부르르 떨고 있는 임옥희 앞에서 감히 끼어들 수가 없었다.한편, 임은숙은 그냥 벽에 머리를 박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차라리 가까이 오지나 말 걸, 기껏 앞줄에 가서 모두의 주목을 받는 존재가 되었더니 이까짓 물건을 선물한 신세로 전락하다니.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다. 친정뿐만 아니라 성남시, 심지어 경기도를 통틀어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였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참석하지도 않았을 텐데.이게 다 김예훈 탓이었다. 어쩌면 시키는 일마다 망쳐버린단 말이지? 고작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것조차 이 모양이라니!임은숙은 당장이라도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폭소를 터뜨리는 사람들 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정 씨 일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웃기 바빴다.쓰레기는 쓰레기일 뿐, 어딜 가든 변함이 없었다.임씨 가문이라는 재벌가에 빌붙으려는 욕심은 단지 헛된 망상에 불과했다.정지용은 이따가 정동철을 꼬드겨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된 정민아 일가를 쫓아낼까 하는 고민도 했다.이런 망신스러운 짓을 저지르고도 과연 성남시에 남아 고개를 쳐들고 살 수 있을까? 차라리 일찌감치 꺼지는 게 낫지 않겠는가!이때 임영운이 벌떡 일어섰다.그를 발견한 MC는 선물을 들고 말했다.“임씨 가문의 큰 손자 임영운 씨는 본 제이드 한 개를 선물했습니다. 이는 유서 깊은 물건으로 아주 특별한 옥석인데, 나이 드신 분들이 장기간 착용하면 류머티즘과 편두통을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임영운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항상
그런 김예훈을 보자 옆에 있던 정민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경고했다.“김예훈, 또 뭐 하려고? 그걸 뚫어지라 쳐다본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갑자기 꽃으로 변하기라도 한대?”김예훈이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뭘 알아? 이건 선우건이 사부님께서 준 물건이라고, 분명 가치가 어마어마할 텐데...”그의 말에 정민아는 피식 웃었다. 선우건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김예훈이 아무리 감정에 능해서 그분의 눈에 들었다고 해도 무려 선우건이가 준 물건이라고? 대체 누굴 속이려고 드는 거지?한편, 생일 선물은 여전히 홀 안으로 계속 전달되고 있었다.문준남 일행도 선물을 준비했다. 물론 그렇게 비싼 물건들은 아니었고, 대부분 흔하게 볼 수 있는 서예나 그림 같은 것이었다.다만 어디까지나 기관에 속하는 사람들인지라 생신연에 참석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선물과 다름없기에 임옥희는 좋은 물건을 받을 거라는 기대를 일찌감치 버렸다.MC도 눈치 빠르게 그들이 준비한 선물을 한껏 과장해서 추켜세웠다.마지막으로 임무경이 손에 선물 박스를 들고 앞으로 걸어 나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가 꿈속에도 그리는 물건이 있다는 걸 알고 미리 준비했어요.”임옥희는 선물 박스를 건네받아 열어보았고, 안에는 은은한 향을 풍기는 거무스름한 단약이 들어 있었다.“이건... 설마 선우 가문의 폐 회복 단약이니?!”임옥희는 경악한 표정으로 말했다.“맞아요. 이게 바로 선우 가문의 폐 회복 단약이죠.”임무경이 설명을 보탰다.“모두가 알다시피 선우 가문은 수십 년 전에 우연히 고대 유물을 입수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를 통해 처방전과 오래된 알약 몇 개를 얻었는데, 다름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폐 회복 단약이죠. 많은 연구 끝에 이 알약을 복용하면 폐를 맑게 하고 습기를 제거하며 간을 해독해주고 시력을 회복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죠. 게다가 약효가 기가 막혀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직빵이죠. 하지만 폐 회복 단약에 필요한 원재료가 너무 귀한 탓에 선우 가문에서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그에게 쏠렸고, 김예훈은 또다시 주목을 한 몸에 받는 대상이 되었다.이때 그는 MC가 바닥에 버린 진흙 덩어리를 가리키며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혐오스럽다는 티를 팍팍 냈다.데릴사위 주제에 어찌 이처럼 뻔뻔하단 말인가? 이 타이밍에서 감히 무슨 소리를 내뱉는 거지?분명 쓸데없는 물건을 선물이랍시고 줬으면서 임무경이 폐 회복 단약을 언급하자 저 진흙 덩어리가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이라고 우겨대다니?이는 무려 경기도 일류 가문인 선우 가문 회장 선우건이가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다!당시 경기도 국방부 1인자가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도 결국은 손에 넣지 못했다.그런 분이 김예훈 같은 데릴사위에게 줬다고? 대체 왜? 김예훈이 쓰레기 같은 자식이라서?“김예훈! 지금 뭐 하는 거야? 제발 가만히 있어!”정민아는 다급한 나머지 발만 동동 굴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우냐는 말이다.자신들이 아직 덜 비참한 상황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건가?더 이상 망신당하면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다들 입 다물어!”이때, 임옥희가 버럭 화를 냈다.정민아는 깜짝 놀라 입맛 벙긋했고, 정군과 임은숙마저 벌벌 떨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엄마, 설마 저 데릴사위의 말을 믿는 건 아니시죠?”임무경은 불쾌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한정판 폐 회복 단약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김예훈이 감히 본인이 준비한 진흙 덩어리가 오리지널이라고 우기다니! 어찌 체면이 서겠냐는 말이다.임옥희는 순간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본인이 선물한 쓰레기가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이라고 하잖아. 그렇다면 기회를 줄 테니까 어디 한번 증명해 보던가?”“맞습니다! 저 데릴사위가 어떻게 증명하는지 두고 봅시다.”손님들이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사실 임옥희는 김예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속셈이었다.지금 이 타이밍에서 김예훈이 해야 할 일은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녀의 용서를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은 하나같이 김예훈의 싸대기를 후려갈기고 싶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역겨운 짓을 한단 말인가? 다분히 고의적인 게 확실했다.반면, 정군과 임은숙은 테이블 밑으로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이렇게 창피할 수가! 이미 지나간 일이라 그나마 기억 속에 잊힐 뻔했는데, 저 원수 같은 놈이 글쎄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바로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이라고 떠벌리지 않겠는가!지나친 허풍 때문에 화를 부르는 게 두렵지도 않나?정군은 당장이라도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이때, 정지용이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제가 정 씨 일가를 대신하여 말씀드리자면 김예훈이 우리 정 씨 일가의 데릴사위는 맞지만, 그가 저지른 만행은 저희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정 씨 일가 사람마저 이런 소리를 하자 다른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역겨운 알약이 절대로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일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이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회장님, 이런 사람을 아직도 봐주시는 겁니까? 얼른 쫓아내세요.”“맞아요, 마음먹고 엿 먹이려는 게 분명해요!”“이런 사람은 수준 높은 자리에 참석할 자격조차 없어요.”임영운은 참다못해 제일 먼저 앞으로 나섰다.“할머니, 제가 대신 화장실에 버려줄게요. 괜히 악취 때문에 식사하는 사람만 불쾌하지 않게.”“잠깐!”이때 임옥희가 불쑥 끼어들었다.곧이어 그녀는 더러움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알약을 집어 들고는 코에 댄 채 한동안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그러고 나서 노안 안경을 쓰더니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했다.현재 임옥희의 모습은 마치 손안의 알약을 실수로 망가뜨릴까 봐 신중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입가에 차츰 미소가 번졌고, 심지어 이는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순간 사람들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설마 이 알약은 보통 물건이 아니란 말인가?족히 몇 분 동안 들여다본 임옥희는 벌떡 일어나 부들부들 떨며 땅바닥에 버려진 선물 박스를 집어 들고 마치 보물을 다루듯 알약을 원래 위치에 놓았다.
임영운은 그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 나지막이 말했다.“할머니, 설마 이게 그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이예요?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 단약은 선우 마스터 님의 목숨과도 같은 약인데, 절대 데릴 사위에 지나지 않는 놈에게 넘길 리가 없어요!”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며 한마디씩 거들기 바빴다.“큰 어르신, 요즘에 사기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절대로 그런 놈한테 속으면 안 돼요!”“그래요! 이건 다른 것도 아니고 약이에요! 병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요!”“큰 어르신, 이놈이 이렇게 귀한 약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임무경은 그 누구보다 심각했다.“엄마, 선우건이 마스터의 손에 있는 그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은 경기도 군대의 우두머리도 넘보지 못하는 귀한 약이에요. 그런데 그걸 남도 아닌 데릴 사위한테 줬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놈 말에 속으면 안 돼요!”그는 늙은 어머니가 데릴 사위의 말을 믿고 아무 약이나 먹었다가 괜히 몸에 탈이라도 날까 봐 걱정이 앞섰다.이에 임옥희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아들을 꾸짖듯 말했다.“네가 이 단약을 구할 수 없다고 다른 사람도 못 구할 것 같아? 이 단약은 내가 선우 가문의 연회에서 열 번이나 넘게 봤어! 심지어 몇 번이고 만져도 봤어! 그 단약을 본 사람으로써 이 단약이 바로 선우건이가 목숨처럼 아끼던 단약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왜 여기에 나타난 건지 모르겠지만 이 단약은 진짜야!”큰 어르신의 말에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들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김예훈을 쳐다봤다.선우건이가 목숨처럼 아끼던 단약을 왜 김예훈이 갖고 있는 것인가? 도저히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큰 어르신은 선물 박스를 꼭 껴안은 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이때, 임영운이 큰 어르신 가까이 다가가더니 순식간에 선물 박스를 빼앗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큰 어르신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영운아, 뭐 하는 거야!”임무경도 깜짝 놀랐다.“야, 이게 무슨 짓이야!”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