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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Author: 낭아감자
사람들이 웅성거릴 때 입구에서 제복 차림의 위엄 넘치는 남자 몇 명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선두에는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지위가 꽤 높은 사람처럼 기품이 흘러넘쳤다.

그는 바로 임무경의 아들이자 정민아의 사촌 오빠 임영운이다. 현재 성남시 경찰서의 소대장급 형사로서 현지에서 꽤 권력이 있는 편이다.

곧이어 임영운은 신이 나서 한 무리 사람을 데리고 들어섰다.

“할머니, 아빠, 제가 대신 소개해드릴게요. 이분은 성남시 경찰서 2인자인 형사 부반장 임성휘이고, 이분은 성남시 경찰서 3인자인 형사 부반장 방시운입니다.”

이내 성남시 경찰서 고위 간부 7~8명을 소개했는데, 다들 임영운보다 직급이 한 두 단계 높았다.

하지만 성남시 경찰서 형사 반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연회장을 찾은 간부들은 임영운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었다.

이때, 그들은 임영운의 안내에 따라 잇달아 선물 박스를 건네주며 축하 인사를 올렸다.

“어르신,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고 만수무강하세요.”

“환영합니다, 여러분. 못난 저희 아들을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임무경이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고, 임옥희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임영운이 경찰서 고위 간부를 이렇게나 많이 데려올 수 있다는 건 고작 성남시라고 해도 인간관계가 꽤 나쁘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내 임옥희는 임영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영운아, 너 때문에 우리 집이 체면이 서는구나. 앞으로 임씨 가문의 미래는 모두 네 손에 달려있어.”

“어르신, 회장님. 이 자리를 빌려 영운을 제대로 칭찬해줘야 할 것 같아요. 능력이 정말 출중해서 저희 반장님이 내년에 형사 부반장 자리에 추천해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때가 되면 우리 경찰서의 4인자가 되어 저희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죠. 임씨 가문에 곧 인재가 넘쳐나게 생겼어요!”

경찰서의 1인자 형사 반장은 내부에서 모든 걸 주관한다. 한마디로 형사 부반장을 임명하는 일은 형사 반장의 마음에 달렸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형사 부반장이 된다는 건 임영운보다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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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임씨 가문에서 임은숙과 정군의 지위가 제일 낮은 건 사실이다.임무경은 당연히 예외였다. 경기도 3인자로서 지위는 물론 권력도 어마무시했으니까.아들인 임영운은 곧 성남시 경찰서 형사 부반장이 될 사람으로 나이도 어리고 유망했다.그리고 임은유와 여문성을 놓고 보면, 개인사업자인 임은유는 비록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연 매출이 몇십억은 훌쩍 넘었다.반면 여문성은 성남은행의 부행장으로 지위가 꽤 높은 편에 속했기에 매년 부탁하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이런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정군과 임은숙은 전혀 볼품없고, 심지어 웃음거리 신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나마 정민아 덕분에 애써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결국 김예훈과 결혼한 탓에 정민아의 위상마저 깎이게 생겼다.한편 정군과 임은숙은 수치스러움에 낯뜨거울 지경이었다.이때, 밖에서 또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이내 중년 남자 몇 명이 성큼성큼 걸어왔는데, 그중 선두에 있는 사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회장님, 초대장 없이 불쑥 찾아와서 양해 부탁드립니다.”“저 사람은 성남시 2인자 왕태호 아닌가요?”“그리고 성남시 경찰서 1인자인 이도운도 계시네요.”“저분은 경기도 경찰청 2인자 문준남 아니세요?”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세 사람은 하나같이 성남시, 심지어 경기도를 통틀어 어느 정도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었다.특히 문준남은 경찰계에서 방대한 인맥을 자랑하고 후배가 많은 것으로 소문났다.비록 내년에 퇴직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는 실세라고 할 수 있다.세 사람의 등장은 임씨 가문이 함부로 넘보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어르신, 복 많이 받으세요!”문준남을 포함한 사람이 잇달아 인사를 건넸다.다만 지위가 높은 자일수록 아무리 생신을 축하하러 왔다고 하지만 체통 지켜야 하기 마련이므로 남들처럼 아부하려고 굽신거릴 수는 없었다.임옥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문준남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녀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걸려 있었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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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내가 떠들썩하더니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바빴다.임영운의 신분만 하더라도 보통이 아닌데, 그가 언급한 뛰어난 인재는 얼마나 더 잘나가겠냐는 말이다.누군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임씨 가문 젊은 세대 중에서 제일 성공한 사람이 임영운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능력이 뛰어난 매제가 대체 웬 말이에요?”“하긴, 어찌 됐든 임씨 가문의 외손녀인데 설마 보통 남자와 결혼했겠어요? 적어도 키 크고 잘생기고 돈 많은 사람이겠죠.”이내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김예훈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면서 말했다.“이분은... 이분의 분위기는 정말...”인파 속에서 죽상이 된 얼굴로 서 있던 정 씨 일가 사람은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눈이 마주치자 너나 할 것 없이 피식하고 실소를 터뜨렸다.정가을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임씨 가문에서 왜 정민아 가족을 높이 평가하는지 알 것 같아요. 아무래도 김예훈이 잘나가는 사람이라고 허풍 떨었나 봐요. 물론 임씨 가문에서 철석같이 믿을 줄은 몰랐죠. 지금 공개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하겠죠?”정지용도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쓰레기는 쓰레기일 뿐, 어디 가나 망신당하기 마련이에요.”정동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만 웃어. 어쨌거나 우리 정 씨 일가 사람이기도 한데, 다른 사람이 눈치라도 채면 어떡하려고? 이따가 모른 척하고 있어.”정동철은 정민아 가족이 자칫 망신이라도 당할까 봐 선을 그었다.물론 임영운도 없는 소리를 한 건 아니었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정민아는 전설 속 김세자의 여자라고 했다.따라서 임영운은 무의식적으로 정민아의 남편이 곧 김세자라고 여겼다.임영운의 직감은 정확했고, 헛발을 짚었다고는 할 수 없다.왜냐하면 김세자가 바로 김예훈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모르고 있을 뿐이다.이때, 정군과 임은숙은 임영운이 김예훈을 언급하자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둘은 차마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김예훈을 뒤로 끌어내려고 했다.현장에 사람도 많은데,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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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 있을까?그동안 정 씨 일가에서 충분히 굴욕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한평생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맞닥뜨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심지어 정군마저 이를 악물었다.그들은 오늘 임씨 가문에게 빌붙으려고 연회장까지 찾아왔다. 비록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성과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지금은 웃음거리가 된 신세를 제외하고 한 게 뭐가 있냐는 말이다.“얼른 들어가지 않고 뭐해요? 집안 망신을 다 시켰는데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이때, 임영운이 불쑥 말했다.“본인들이 쪽팔리는 건 그렇다 쳐도, 설마 우리 아빠와 할머니까지 망신당하게 놔두실 생각인가요? 고모와 고모부가 아무렇지 않다고 해서 저희마저 체면을 잃을 이유는 없잖아요.”임영운은 한스러운 마음에 거듭 충고했다.정군과 임은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빠른 걸음으로 홀 안으로 들어섰다.정민아와 정소현이 따라 서려는 순간 임씨 가문 사람이 그들을 막아섰다.“너희 둘은 남아서 저놈을 쫓아내!”임씨 가문 사람이 김예훈을 가리키며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김예훈이 대답하려는 찰나 정민아가 곧 울음을 터뜨릴 표정으로 애원했다.“제발 부탁인데 그 입 좀 다물면 안 될까? 그냥 따라와, 아니면 당장 폭발할 것 같으니까!”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홀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이내 손님들이 착석하기 시작했다.원래 정민아 일가의 자리는 임옥희가 앉은 테이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이런 사달이 난 이후로 제일 뒤편에 임시로 마련한 공간으로 옮겨졌다.그들에게 앞자리를 내어주느니 차라리 비워두려는 것이었다.갑자기 자리를 옮겼다는 건 임옥희가 원래 정민아 일가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으나 이제 완전히 단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왜냐하면 신분이 중요한 사람만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법이니까.좌석만 놓고 보면 정군 일가족은 별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했다.오직 정소현만 임은유에게 끌려가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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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무렵 진주 호텔.이름은 호텔이라고 해도 사실 진주에서 유일한 숙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례식장이었다.독채 별장도 있어 전문 고위층들이 사용하고 있었다.타케이는 부검 결과가 나오자마자 이곳 어딘가 구석에 옮겨졌다.한적한 이곳 환경은 너무나도 쾌적했다.타케이 시신이 옮겨지고 나서 타케이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나오키와 그의 아들딸 외에도 타케이 가문의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찾아왔다.타케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으면 절대 가만있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였다.저녁 7시.검은색 벤츠 마이바흐 차량이 소리 없이 이곳에 도착하게 되었다.차 문이 열리고, 홍성파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뒤이어 얼굴이 다소 수척해 보이는 젊은 여성이 따라서 차에서 내렸다.하루 종일 취조받긴 했지만,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변호사들이 보증 서준 덕분에 바로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여전히 예쁜 그녀는 바로 홍성파 우두머리의 큰 따님인 진세은이였다.경찰서에서 풀려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타케이에게 향을 올리는 것이다.전체 장례식장에 은은한 향이 퍼지고, 진세은은 영정 앞에 국화꽃을 내려놓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앞으로 다가가 90도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세이이치로 씨,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개를 숙이는데 가슴골이 훤히 보였다.본능적으로 그녀를 힐끔 쳐다본 세이이치로는 눈빛이 흔들렸다.진세은의 신분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그저 가볍게 눈인사할 뿐이다.“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진세은은 이상함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말했다.“세이이치로 씨, 저의 아버지께서 직접 타케이 도련님께 향을 올리려고 했는데 범인을 찾기 전까지는 차마 찾아뵐 수 없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진주 경찰서 서열 1위 님 찾으러 가셨어요. 어떻게든 제대로 된 설명을 해드릴 거예요. 저희 진주에도 법도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야죠. 그리고 저희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일본 손님을 잘 돌보지 못한 것은 저희 홍성파의 책

  • 지존 사위   제2531화

    “그래서 바로 총독님께 문자를 보냈죠. 총독님 같은 분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를 리가 없잖아요. 의사 선생님인 척 문을 두드릴 때부터 살인범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절대 경계를 늦추지 않았었죠. 그 뒤로 일어난 일은 다 아시잖아요.”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당신을 어떻게 해보려던 것이 아니라 당신이 너무 어리석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알았어요?”“너...”루미코는 직접 짠 계획이 처음부터 김예훈에게 간파당했다는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까 했던 모든 일은 그저 미친 광대나 다름없었다.“이런 제기랄!”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무시당해도 고개 숙일 생각이 없었다.이때 그녀가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김예훈, 내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나까지 죽이려고? 우리 타케이 가문에서는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능력 있으면 나를 죽여보든가! 아니면 천군만마를 이끌고 너를 죽이러 다시 올 거야. 타케이 가문은 죽을지언정 절대 모욕당할 순 없어! 와봐! 나를 죽여보라고!”김예훈은 루미코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나를 자극해서 너를 없애게 하려는 거야? 아쉽게도 난 너를 죽일 생각 없어. 타케이 가문에서 이유없이 나를 죽이겠다고 소리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한번 들어봐야 하지 않겠어?”이때 김예훈의 손짓 하나에 동하임이 수갑을 꺼내 루미코의 손발에 직접 채웠다.그러고는 루미코가 출혈 과다로 사망할까 봐 개인 의사를 불러 그녀의 상처를 봉합시켰다.“아무 이유없이 너를 죽이려고 한다고?”루미코는 얼굴에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김예훈, 내 동생을 죽였으면서 왜 억울한 척이야.”“누가 그래? 타케이가 내 손을 더럽힐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김예훈은 한껏 싫증난 얼굴이었다.“그리고 난 진주의 ‘착한 시민’이라고. 모욕죄로 배상해야 한다는 거 몰라?”루미코는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이때 동하임이 담담하게 말했다.“부검 결과에 의하면 당신 동생은 아침 7시에 살해되었어요. 그 시각 김 도련님은 저랑 함께 동

  • 지존 사위   제2530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난처하게 하지 않을거니까요. 김현민 도련님께서 이미 경고했거든요. 비록 김예훈이 동씨 가문과 손잡았다고 해도 김현민 도련님을 봐서라도 인질로만 삼았지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따르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니면 그 아름다운 얼굴에 상처를 낼지도 모르겠거든요.”루미코는 검을 꺼내 동하임을 먼저 제압한 후 김예훈을 협박하려고 했다.슉!바로 이때, 갑자기 타케이 시체 밑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칼로 루미코 복부를 찔렀다.“풉!”미처 예상하지 못한 루미코는 피를 뿜어내며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영안실에 동하임 외로 또 다른 인물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결국 그녀는 후회할 시간도, 질문할 시간도 없이 뒤돌아 영안실을 떠나려 했다.쨕!루미코가 영안실을 벗어난 순간, 누군가 나타나 그녀의 뺨을 때렸다.순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루미코는 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다시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속에 어마어마한 힘이 휘몰아쳐 힘없이 무너져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문밖에서 김예훈이 무표정으로 걸어들어와 루미코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루미코 씨? 쯧쯧. 타케이 가문에 그렇게 인력이 부족해요? 사람을 죽이려고 해도 직접 나서야 하는 거예요? 돈 없으면 말씀하시지. 제가 대신 돈을 들여서 킬러 몇 명을 고용해 드릴 수 있었는데. 타케이 가문이 돈이 아까워서 킬러도 고용하지 못한다고 하면 체면이 구겨지지 않을까요?”김예훈이 앞으로 다가가 상대방의 마스크를 벗겨내자, 타케이와 닮은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내가 하임 씨를 인질로 삼을 줄 어떻게 알았던 거야?”루미코는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원망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루미코는 자신이 왜 노출되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특히 아까 그 칼 한 방에 전투력을 잃어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김예훈은 그녀의 원망 가득한 표정을 보면서 말했다.“일할

  • 지존 사위   제2529화

    동하임이 본능적으로 말했다.“의사 선생님, 이분은 제 친구인데 좀 양해해주시면 안 될까요?”“양해요? 양해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의사 선생님은 동하임의 명찰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말했다.“동하임 씨였네요. 그런데 아무리 동하임 씨라고 해도 규칙을 어길 수는 없어요. 그런데 이분을 들이는 거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밖에 나가서 먼저 등록하고 기록을 남겨야 들어올 수 있는 거예요.”김예훈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먼저 등록하러 다녀올게요. 등록실이 어디죠?”의사 선생님은 직접 밖으로 나가 등록실 방향으로 안내했다..“저쪽에 보시면 등록실이 있을 거예요. 송학민이라고 등록을 도와주시는 분이 계실 거예요.”“감사해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텅 빈 복도를 걸어갔다.의사 선생님은 김예훈의 모습이 사라져서야 두 명의 경찰한테 시선을 돌렸다.“어머!”그녀는 갑자기 발목을 접질렸는지 비명을 질렀다.경찰들은 본능적으로 하얗고 가느다란 발목을 쳐다보게 되었다.샤샤샥!두 명의 경찰이 시선을 돌린 순간, 그녀가 휘두른 소매에서 하얀 연기가 퍼져 나왔다.두 경찰은 그대로 휘청거리면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다시 시체를 확인하려던 동하임은 이 소리에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결국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누구야. 아무런 원한도 없는 모르는 사이인 것 같은데 뭐 하려는 거야. 누가 보냈어.”동하임은 본능적으로 허리춤에 있는 총을 꺼내려 했지만 방호복을 입고있는 관계로 재빨리 빼낼 수 없었다.그러자 정체 모를 그녀가 문을 잠그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총독님 딸을 제가 뭘 어떻게 하겠어요. 당신이 죽어버리면 저도 곤란할 수밖에 없어요. 그냥 잘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뿐이에요. 원망하려면 제 동생을 죽인 김예훈을 원망하세요.”“동생?”멈칫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눈앞에 있는 시체를 한번 쳐다보았다.“타케이 누나라고?”상대방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맞아요. 타케이

  • 지존 사위   제2528화

    뚜뚜뚜.김예훈은 걸어가면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복도 끝에 있는 영안실 입구에는 경찰 두명이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이들은 김예훈을 보자마자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로 안으로 모셨다.동하임은 흰색 의료용 장갑을 끼고 짧은 머리를 묶어 이국적인 매력을 지닌 목을 드러냈다.김예훈이 서서히 다가갔을 때, 그녀는 타케이 목에 나 있는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너무나도 집중한 나머지 하얀 가슴골이 드러난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의사 가운을 입고 있다고 해도 날씬한 몸매는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김예훈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가가 말했다.“하임 씨, 검시관 일까지 해버리면 그분들이 뭐 해 먹고 살겠어요?”동작을 멈춘 동하임은 눈빛 하나로 무한한 매력을 발산했다.“검시관 결과는 이미 나왔어요. 현장 증거도 모두 수집 완료한 상태고요. 그 증거들 모두 김 도련님이 살인자라고 말해주고 있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더니 말했다.“그런데 저는 살인을 저지를 시간이 없었잖아요. 어젯밤 내내 구룡성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었잖아요. CCTV가 증거로 될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동씨 가문 별장에 같이 있었잖아요. 하임 씨가 증인이 될수 있는 거잖아요. 범죄를 저지를 시간이 없는데 저를 살인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거 아니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타케이의 창백한 얼굴과 아직 가시지 않은 놀라운 표정을 발견했다.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아마도 타케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동하임은 경직된 어깨를 움켜잡으면서 김예훈의 생각을 읽었는지 말했다.“사실 누가 범인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증거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것으로 김 도련님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문제는 이 쓸모없는 증거들이 일본인에게는 확실한 증거가 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사카모토 류이치마저 죽였잖아요. 여러 가지 관계로 경찰이 죄를 묻지 않았지만, 일본인에게는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잖아요

  • 지존 사위   제2527화

    하지만 아무리 지위가 높다고 해도 배시시 웃으면서 일어나 말할 뿐이다.“김현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특별 경로를 통해 일본 야마구치파에 소식을 전했거든요. 야마구치파 장로님인 나오키가 오늘 저녁 진주에 도착한다고 해요. 아들딸 세이이치로와 루미코도 동행한다고 하네요. 가족인 타케이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김현민이 가식적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에요? 직접 진실을 파헤쳐야 하다뇨. 정말 일본인 친구들한테 미안하네요. 지훈 씨, 저를 대신해 일본 손님들을 잘 대접해 주세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드리고요. 물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거 아시죠?”남지훈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남씨 가문은 밀수로 일어난 가문이잖아요. 아무도 추적할 수 없을 거예요.”김현민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김병욱을 힐끔 쳐다보았다.“병욱아, 정말 김예훈이 타케이 도련님을 죽인 게 확실해?”김병욱이 피식 웃었다.“그럼요. 병원 CCTV에 김예훈 모습이 찍혔고, 현장에 남겨진 당도 위에 그의 반쪽 지문이 남아있거든요. 비록 확실한 증거가 아니라 평생 콩밥을 먹일 순 없겠지만 일본인이 복수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을까요?”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증거는 증거야. 확실한 증거든 아니든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본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뿐이야. 그들이 어떻게 선택할지는 그들의 문제라고. 아, 또 한 가지 일이 있어.”김현민이 곽영현을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곽씨 가문에 믿을만한 변호사가 몇 명 있잖아요. 진세은 씨를 구해내죠? 일본 손님을 대접하는데 진세은 씨가 없어서 되겠어요?”곽영현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말했다.“네.”김현민은 또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저희는 진주·밀양의 고위층을 대표하기도 하고 공평 공정을 대표하기도 하는 거예요. 기관에서 공평 공정하게 처리 못 하는데

  • 지존 사위   제2526화

    동하임은 남윤지의 도발을 무시한 채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여유작작 차를 마시고 있는 김현민을 쳐다보았다.“김현민 도련님한테서 듣고 싶은 대답이 있어서 찾아왔어요.”“하임 씨, 저를 다시 경찰서에 데려가서 조사할 예정이에요? 어젯밤 이미 충분히 잘 답변해 드린 것 같은데요? 저는 그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고요. 그리고 저는 진주의 치안을 생각해서 쌍방의 모순을 중재했을 뿐인데 ‘착한 시민’ 상을 안 줄지언정 정한테 누명을 씌울 건 아니죠?”김현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확고한 말투였다.동하임은 평소였다면 이런 분노가 섞인 말투를 들었을 때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깊이 숨을 마시고는 천천히 말했다.“김현민 도련님,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왜 타케이를 죽이고 김예훈한테 누명을 씌웠느냐예요.”“타케이가 죽었어요?”놀란 표정을 보면 전혀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았다.“어젯밤 안동 김씨 가문의 명의를 에드워드 병원으로 보내드렸잖아요. 그런데 왜 죽어요?”동하임은 김현민을 자세히 쳐다보면서 잠시 후 입을 열었다.“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살해당했다고요. 죽은 사람은 그 어떤 의사도 살릴 수 없어요.”퍽!“이럴 수가!”김현민은 갑자기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던졌다.“내가 타케이 도련님을 구하려고 얼마나 힘들게 의사와 간호사를 동원했는데. 그런데 죽었다고요? 하임 씨,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서 일본대사관에 알려야 해요. 아니면 위에 항의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분노로 가득찬 김현민은 결코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법을 지키는 정의로운 사람처럼 보였다.동하임은 한참동안 그를 바라보다 뒤돌아 문을 열고 나가려던 순간,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김현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사건은 제가 직접 범인을 찾아낼 것입니다. 나쁜 사람을 절대 놓치지 않겠지만 절대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 결과가 나오자마자 알려드릴게요. 도련님께서는 결과를 기다리고 계시면 돼요.

  • 지존 사위   제2525화

    동씨 가문 자제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말했다.“네. 살해된 것도 모자라 목구멍에 칼자국이 있었어요. 초보적으로는 당도로 인해 생긴 상처라고 보고요. 다른 단서는 추가적인 수색이 필요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모든 단서와 어젯밤 사건을 놓고 보면 알게모르게 김예훈 씨를 범인으로 몰고 있어요.”동태원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나설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빨리 움직일 줄 몰랐다.이제 막 ‘착한 시민’ 상은 수여하려던 찰나에 안동 김씨 가문이 김예훈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울 줄 몰랐다.안동 김씨 가문과 김현민에 대해 잘 알고있는 동태원은 이들이 나서는 순간 절대적인 치명타를 입게 될 거일 것도 잘 알고 있었다.타에이의 죽음은 김예훈이 진범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동태원이 직접 나서서 해명한다고 해도 범인임을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할 것이 틀림없었다.동태원은 태양혈을 문지르며 동하임에게 시선을 돌렸다.“김현민한테 가봐.”“왜요?”동하임은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동씨 가문의 입장을 알려줘야지.”동태원은 한숨을 내쉬며 별장 밖에 있는 남태평양 바다를 쳐다보았다.지평선 끝에 먹구름이 가득한 것이 곧 폭풍우가 진주를 휘몰아칠 것만 같았다.그런데 이 폭풍우가 지나면 진주에 남게 될 자가 과연 누구일지 아무도 몰랐다....퍽!오후 3시. 동하임은 비를 뚫고 빅토리아 항구에 있는 고급 사무실 문을 열었다.동하림은 프론트 데스크 여직원을 무시한 채 성큼성큼 넓은 회의실로 향했다.이곳은 안동 김씨 가문의 건물이자 김현민의 사무실이기도 했다.이 순간 사무실 안에는 김현민 외에도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층이 앉아있었다.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김병욱,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곽영현 및 나머지 두 명, 진주 잡지사 아들, 일본의 귀족 등등...이들은 저마다 진주·밀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 어느 누가 밖에 나가서 발을 구른다고 해도 진주가 휘청거릴 정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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