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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한 참이 지나서야 정군은 비틀거리며 똑바로 서서 임은숙을 끌어안았다.

“여보, 울지 마. 아직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잖아. 혹시라도 좋은 물건일 수 있지 않을까?”

“좋은 물건이라고? 어떻게 좋은 물건일 수가 있겠어?”

임은숙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차라리 옥이나 골동품이면 좋겠는데, 만약 진짜 별 보잘것없는 물건이라면...”

이를 언급하자 임은숙은 자칫 까무러칠 지경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모처럼 임옥희와 사이좋게 지낼 기회가 생겼는데, 쓰레기 같은 김예훈 때문에 다시 한번 놓치게 된다면 정말 제 명에 못 살 듯싶었다.

생신연이 곧 시작될 예정이지만, 임옥희의 생신연에 참석하기로 한 거물급 손님들은 아직 대부분 도착하지 않았다.

이들은 거의 경기도와 성남시 기관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다.

임무경은 경기도의 3인자이자 기관에서 비교적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 거물 중 다수는 실권을 장악하고 있기에 권력만 놓고 보면 그와 비등비등했다.

상대방이 그의 체면을 생각해서 찾아온 이상 임무경은 직접 손님을 맞이해야만 했다.

심지어 임옥희마저 경기도 1인자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임씨 가문 자손들도 뒤를 따랐고, 임은유가 억지로 끌고 간 바람에 정민아 일가도 합류하게 되었다.

이때, 임은숙 일행을 발견한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수군거렸다.

“저들은 어느 집안의 사람인데, 임씨 가문과 나란히 서 있는 거예요?”

“비록 제일 뒤에 서 있지만, 아마도 임씨 가문의 친척이 아닐까요?”

“임씨 가문 사위 집안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임씨 가문이 잘 나가기 전에 임무경 큰 여동생과 결혼했는데, 보아하니 의지하려고 찾아온 듯싶네요. 이제 출세할 일밖에 더 있겠어요?”

“흥, 과연 그럴까요? 요즘은 가난하면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거 몰라요?”

“능력 있는 집안이면 몰라도 염치없이 빌붙는다 한들 무슨 좋은 결말이 있겠어요?”

열띤 의논이 이어지는 와중에 저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정 씨 일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착잡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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