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가 떠나고 멀지 않은 곳에서 오정범이 모습을 나타냈다. 박 씨 부부도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다가왔다.“대표님, 왜 저희한테 사모님을 구해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오정범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떠나는 것도 좋아요. 내가 김 씨 가문을 완전히 해결하기 전까지 나의 신분을 모르는 것도 좋은 일이에요.”김예훈이 말했다.“네, 그러고 알아봐달라고 한 사람들 모두 도착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표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사람들을 통제하는 권력도 저의 손에 있습니다. 도련님..”김예훈이 말했다.“사소한 일은 알아서 맡아주세요. 저의 지시를 기다리시고요.”오정범은 마음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주인님이 자신을 신임했기 때문이다.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옆으로 섰다.10여 분이 지나고 도적 구자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말했다."예훈 도련님, 방금 들은 소식입니다.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그 시각, 복 씨 가문.복률의 선두하에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기대에 가득 찬 표정들이었다.관을 선물로 보낸 사건은 무엇보다 재수 없는 일이어서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복률은 여전히 조선시대 복장 차림을 했다. 왼쪽 손에 끼워진 옥 반지가 조금씩 움직였다.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한참 후, 복현이 다가와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세자,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세자의 말 한마디면 저희는 바로 버르장머리 없는 데릴사위를 해결할 준비가 되었습니다.""그래."복률은 백운산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이른 아침 사람을 시켜 김 씨 가문의 움직임을 살펴보라고도 했다.하지만 김 씨 가문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김 씨 가문에서 이번만큼 가만히 있을 것이다."그래. 내 뜻대로 하고 싶어. 끼어들면 나의 목적이 어떻게 이뤄지겠어?"복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
복률의 다른 이름은 복세자, 자연스럽게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성남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이일도와 비기지 못하지만 복 씨 가문은 돈이 많고 실력이 강대하다.복현은 복률의 명을 받고 이일도를 모시러 가자 흔쾌히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이일도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세자, 약속대로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왔으니 성남시의 땅은 저에게 파셔야 합니다.”“네, 시세에 제일 최저가로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잘해봅시다.”복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가격이 잘나가는 땅이지만 이일도에게 선물로 주면 어떠한가?복 씨 가문이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면 이일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복률의 말은 들은 이일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아요!”복률이 하는 말의 뜻을 빨리 알아차린 이일도였다. 선물로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그 대가로 오늘 복 씨 가문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다 당연히 개의치 않았다.한참 후, 새로운 세단에서 중년의 여자가 내렸다.“성남시의 유흥업소를 쥐락펴락하는 홍자 언니, 성남시에서 실력이 어마어마해..”“이 분은 마약 장사만 하는 아기 귀신, 부하를 많이 두지 않지만 모두 목숨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야...”“이 분은 도박...”“이분은...” 복 씨 가문의 일로 이일도는 충분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성남시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다소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복률은 아예 앞으로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복 씨 가문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조직폭력배와 인사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번 일로 복 씨 가문에서 전화위복으로 큰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기회를 잡아 자신의 발아래에 둔다면 복 씨 가문은 성남시의 유일한 로열패밀리로 남을지도 모른다. 김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데릴사위를 찾으러 가는 길이 너무나도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이었다...“여러분, 오늘 저 복률이 부탁한
백운산의 백운 별원.김집사가 오랜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김병욱한테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그 사람과 만났나?"김병욱은 머리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네. 그 사람이 제주도에서 일어난 영상으로 복률을 괴롭히고 있답니다.""그리고?""복 씨 가문에서 깡패들을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이일도의 힘도 빌렸다고 합니다. 성남시에 있는 깡패가 절반이나...."순간, 바둑을 쥔 김병욱의 왼쪽 손이 멈칫하다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률이 지금 사람을 시켜 나를 감시하고 있겠지. 내가 움직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야...""아무 사람이나 보내. 만약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지면 나한테 제일 먼저 보고해.""하지만....”김집사가 머뭇거렸다."그 애가 갔나?"김병욱이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네. 아가씨께서 어제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오늘 그곳으로 간 것...""마음대로 하라고 해..."김병욱은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잠깐뿐이었지만 방의 온도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김집사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거렸다.한참 후 김병욱이 말했다."나가 봐.""네..."김집사가 방을 나서고 싸늘했던 김병욱의 얼굴이 더욱 사나워졌다.팍! 하는 소리와 함께 바둑판에 놓인 바둑이 땅에 떨어져 소리를 냈다.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그 사람이 더 좋다는 거야? 마음껏 보게 해줄 게!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봐!""아직도 3년 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의 발자국 소리 하나면 성남시가 들썩거릴 것 같아?""김청미, 너는 나를 너무 많이 실망시켰어...".....그 시각, 정 씨 가문의 저택정 씨 가문에서도 소식을 듣고 모두가 몸을 떨었다."성남시의 두목 이일도가 직접 나섰다면서. 성남시의 깡패 절반이나 넘어갔대. 너무 무서워..."정지용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경험이 많은 정 씨 어르신은 그
"너 못 나가! 오늘 김예훈이 맞아 죽어도 너는 절대 못 나가!"정군과 임은숙이 정민아를 뚫어지게 감시하며 틈을 주지 않았다.집에서 유일하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것은 정소현, 그가 형부에게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녀의 문자를 볼 시간이 없었다. 그녀의 작은 이술이 삐죽 튀어나왔다.......박문호의 묘지 앞. 김예훈이 직접 향에 불을 붙이고 향로에 꽂았다.오정범과 다른 사람들도 존중의 의미로 그와 같은 행동을 했다.그 모습을 본 박도윤 부부가 격동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여 말했다."예훈아, 그만하자!""복 씨 가문이 강해도 너무 강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야. 진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아들을 하나 잃었으니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김예훈이 싱긋 웃으며 박도윤 부부를 위로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복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오정범과 도적 구자도 김예훈을 따라 위로의 말을 전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그 어떤 강한 사람이 와도 저희 도련님 앞에서 얌전히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말을 하는 중에 차의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긴 세단 여러 대가 줄을 지어 나타났다.저택의 마당이 넓지 않았다면 차 여러 대가 주차할 공간은 없었을 것이다.박도윤은 눈앞에 놓인 수백 대의 차를 보고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모두 사람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승합 차들이었다.안에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제일 선두에 있는 고급 외제차에서 복 씨 가문의 사람이 천천히 내렸다.복률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어깨를 펴고 눈을 부라렸다!그들은 오늘 김예훈 데릴사위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에 세력이 제일 강한 복 씨 가문의 힘과 세력을 자랑해야 했다.동시에 김예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과 김 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고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고 한다!세상에서 자신들이 제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김예훈과 같은 데릴 사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김예훈
도적 구자와 그들이 겁에 질렸다고 해서 김예훈이 겁에 질린 것은 아니다.김예훈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눈앞의 사람들로 인해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다.그 모습을 본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너 아직도 네가 어떤 상황을 직면할지 잘 모르나 봐!”복현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모든 눈길이 자신에게 집중되었음에도 김예훈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웃어! 너 아직도 웃음이 나와?”“너의 옆에 있는 그 사람들도 이일도 앞에서는 똘마니일 뿐이야!”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이 아직도 뭐가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았다.이일도의 뒤에서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여러 명의 남자가 식칼을 들고 나타났다.“이... 이 사람은 이일도의 오른팔 조나단! 모두 사람을 죽이는 일에 있어서 거침없는 사람들이야!”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공살철.성남시 소식통인 그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조나단 이외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어마어마했다. 홍자 언니의 부하까지 합치면 천 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듯했다.천여 명의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실로 어마어마했다.같은 길을 걷고 있는 윤 씨 가문과 선우가문도 이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성남시에서 이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가문은 김 씨 가문 밖에 없을 것이다.복 씨 가문에서도 이런 장면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복 씨 가문은 자신만만하게 가문 경호원과 사이가 좋은 조직폭력배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복 씨 가문의 사람들만 하여도 500명 가까이 되었다. 거기에 이일도와 그의 부하들을 합치면 2000명은 족히 될 것이다.압도적인 광경에 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을 것 같았다. 누군가는 다리를 바르르 떨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싸움을 하지?박도윤 부부도 깜짝 놀랐다.까마득하게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을 본 이일도가 말했다.“복세자, 작은 일에 너
“빨리 무릎을 꿇어!”“미쳤어? 미천한 실력으로 감히 우리 형님 앞에서 고개를 쳐들어?”“주제도 모르는 놈들!”홍자 언니, 아기 귀신이 말했다.그들의 눈에 도적 구자와 오정범 공상철은 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잠깐 시선을 맞추고 이일도를 보며 말했다.“일도 형님, 형님은 성남시의 제일 큰 형님입니다. 저희도 형님을 많이 존경합니다!”“하지만 저희는 오늘 다른 주인을 모셨습니다. 그러니 제대로 붙어봅시다!”“네! 오늘이 바로 그날인 것 같습니다!”“그래, 모두 저 데릴사위를 따르겠다는 게로구나!”이일도가 말했다.“나 진짜 모르겠어. 도대체 얼마나 좋기에 너희들이 목숨까지 내던지는지!”공상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형님,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제가 기회를 드리겠습니다!”“형님도 제가 어떤 놈인지 알 겁니다!”“제가 아무 사람이나 모시는 것을 보셨습니까?”“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광경을 맞닥뜨릴지 영원히 모르실 겁니다!”“하하하하하하...”공상철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배를 끌어안고 웃음을 터뜨렸다.“공상철, 네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다고 해서 여기서 이러면 안 돼!”“내가 미리 알아보았지. 그저 데릴사위였어!”“그리고, 다른 사람의 신분을 대신하는 아주 하찮은 사람이지.”“너희들 설마 진짜 귀인의 줄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이일도가 연신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공상철의 말을 그들에게 아주 우스운 유머가 되었다.“하하하하하...”하지만 이번엔 공상철과 도적 구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 모습을 이일도가 아주 이상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너희들은 아무것도 몰라! 이 사람의 신분은 당신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라고!”“그의 존재는 당신들이 우러러보아야 되는 그런 존재야!”공상철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말은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김예훈의 상황은 일찌감치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 씨 가문에서 쫓겨난 데릴사위.며칠 만에 좋은 동아줄을
“맞아! 너 같은 놈이 무슨 자격이 있어 형님과 대화를 해?”“데릴사위 주제에 거들먹거리지 마!”“빨리 무릎을 꿇고 빌어! 그러면 목숨을 살려둘게!”한무리의 사람들이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데릴사위가 너무 주제를 몰라!이런 사람은 차라리 죽여버리는 것이 좋겠어. 김예훈이 싱긋 웃으며 복률을 쳐다보고 말했다.“복 씨 가문, 성남시에서 로열 패밀리에 속하지. 과거 로열패밀리에서 실력도 중위권이었는데...”“하지만 요즘 다들 복 씨 가문이 성남시에서 서열 1위라고 했어!”“나도 복 씨 가문이 퍼뜨린 소문이거나 다른 배후를 등에 업었다고 생각했어..”“이제 보니 복 씨 가문 실력이 대단하네. 인맥이든 재력이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하네!”김예훈의 얼굴에 탄복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복 씨 가문은 김병욱의 충실한 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로열패밀리는 어쩔 수 없는 로열패밀리다. 실력이 꽤나 대단했다.복률, 자신을 세자라고 부르는 그에게도 조금 실력이 있는 것 같다.“하하, 어때? 이제 우리 복 씨 가문이 대단해 보여?”“김예훈, 데릴사위인 네가 감히 우리 복 씨 가문을 무시해?”“내가 말해줄게! 지금 네가 무릎을 꿇는다면 기회는 있을 것이야!”“실력도 없으면서 우리 복 씨 가문에 도전장을 내밀어? 친구가 죽었을 뿐이야, 왜 너도 따라 죽으려고 그래?”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 말했다.김예훈은 자신을 원숭이처럼 구경하는 사람들을 훑어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너희들에게 3일의 시간을 줬어. 너희들이 어떤 준비를 하던 나는 전혀 무섭지가 않아...”“복 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 멍청했던가? 너희들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어?”“바로 내가 어떤 용기로 너희들한테 도전장을 내밀었을까?”“너와 박문호는 친구 사이였지. 예전의 박문호는 그 사람의 대리인이야!”“소문에 그 사람이 지금 성남시에 돌아왔다고 했지.”“이기회에 친구라는 명목으로 라인을 타려는 거야?”“데릴사위 이제 보니 아무것도 아니네!”“너의 와이프가 그 사람
그 순간, 복률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처음부터 그는 김예훈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했다.데릴사위가 날뛰는 것이 정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였다.자신의 부인과 권력을 바꾼 걸까?공상철과 도적 구자, 오정범이 우리 복 씨 가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그의 용기는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성남시에서 잘나가는 조직폭력배는 이미 모두 현장에 있다!그런 사람들한테 둘러싸이고도 이 데릴사위는 왜 아직도 기가 죽지 않는 것일까?즉, 그는 충분히 대적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그 힘이 어디서 온 것일까?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그럴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복률은 잘 알고 있다.오정범에게 다른 변수가?한 사람이 변수가 생겼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결국, 복률의 시선은 김예훈을 지나쳐 그의 등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정했다.4명의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얼굴은 확인할 방법이 없었으나 그들이 김예훈을 대하는 태도가 정중하다는 것은 알아차릴 수 있다. 그들은 주위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설마 저 사람들이 김예훈이 숨겨놓은 고수?아무리 실력이 대단한 4명이라고 하여도 몇천 명을 쓰러뜨릴 수는 없다.복률은 아직도 생각에 잠겼다.생각을 오래 하지 않는 복현이 김예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말했다.“이 멍청한 자식! 아내와 이혼하라는 내 말을 듣지 그랬어!”“결국, 권력을 손에 쥐고 아내는 뺏겼잖아!”“너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살아남을 자격이 없어!”김예훈이 복현을 무표정으로 쳐다보았다.사실, 어느 남자나 자신의 아내를 뺏겼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소문의 주인공 김세자가 자신의 경쟁 대상이라니...... 이런 소문을 듣고 김예훈을 화를 내려고 하여도 낼 수 없었다. 소문 자체가 너무 우스웠기 때문이다.복현이 계속하여 말했다.“사실, 너는 내가 진짜 정민아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생각해?”“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
류서우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항복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더 대단한 사람을 불러와 집법 부대와 맞설 줄 알았는데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집법 부대가 이 상황을 휘어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나오키의 목숨을 살려서 이 증인들을 데리고 간다면 어떻게든 김예훈을 죽여버릴 방법이 많았다.그런데 김예훈이 이 증인들을 직접 황천길로 보내버릴 줄 몰랐다.증인이 없으면 김예훈의 죄를 증명할 수 없고, 또 그를 감옥에 보낼 수도 없으며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핑계도 없었다.김예훈의 이 한 수에 현장에 있던 용문당 집법 부대 자제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이 순간 바람이 불어오자, 류서우를 포함한 사람들은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김예훈의 실력을 봐서는 이들을 죽이려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진세은, 타케이 일가가 지은 죄가 두려워 알아서 복부를 찌른 모습을 보았지? 나의 증인이 되어줄 건가?”진세은은 힘겹게 침을 삼키며 웃고 있는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증인 할게.”“타케이 가문은 홍성파에서 직접 초대한 귀한 손님인데... 홍성파의 귀한 따님께서 타케이 가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면 그 죄목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거지?”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류서우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문당 회장이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집법 부대 제자보다는 위치가 높은 거 아니겠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하실 건데요?”“어떻게 할 거냐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용문당 집법 부대 사람들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이따 시체를 잘 치우고 바닥을 깨끗이 닦으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게. 이깟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교훈을 주기 위해 손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손쓰지 않게 해주길 바라.”김예훈이 태연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던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류서우의 편파적인 말투를 들은 나오키가 말했다.“류서우 씨, 제가 증언해 드릴게요. 저 자식이 바로 제 아들딸을 죽이고 한일 관계를 파괴한 놈이에요. 그리고 여기 쓰러져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다 저 자식이 죽였어요. 살인마나 다름없는데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저런 사람이 죽지 않으면 한일 관계도 다시 호전될 수 없다고요.”나오키는 일본의 신성한 사무라이 정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어쩌면 비열한 것이 본모습이라 사무라이 정신은 그저 보여주기식일지도 몰랐다.남들이 믿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절대 믿지 않는 그런 거짓말처럼 말이다.나오키의 진심 어린 호소에 류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나오키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법 부대에서는 법에 따라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 자기 사람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용문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류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 회장님, 정말로 반항할 준비가 되셨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다.“반항? 만약 시비를 가리지 않고,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해 악당을 도와주는 것이 집법 부대의 스타일이라면 반드시 반항해야 하겠는데?”“이런 젠장! 어디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예요! 용문당 집법 부대를 모욕한 죄로 더 큰 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류서우는 뒷짐을 쥔채 거만하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아셔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규칙이든 법도든 하나도 빠짐없이 위반했다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아요?”‘하찮은 회장 주제에 공손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류서우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의 회장들은 류서우를 보면 바로 굽신거렸는데 처음 보는 태도에 더욱 분노를 샀다.이 순간, 류서우는 허리춤에서 활을 꺼내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면서 차갑게 말했다.“손 머리 위로, 무릎 꿇으세요!”“정말 구제 불능이네.”김예훈은 한숨을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랜드크루저가 마당을 뚫고 들어온 순간, 누군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스무 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만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그중 앞장선 사마은 키가 거의 1미터 70이 넘는 긴 생머리 미녀였다.그림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있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왼손에 태블릿을 쥐고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무단으로 부산을 떠나 진주에 와서 살인 방화를 저지르다뇨! 저 류서우는 정말 회장님께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 발로 찾아왔으니 절대 이만 갈 생각하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무기를 내려놓고 무릎부터 꿇으세요. 그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요.”김예훈은 이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누구야?”“용문당 집법 부대인데요?”아주 깔끔한 대답이었다.“저희 당주님께서는 회장님이 부산 용문당의 안위를 무시하고 일본 손님을 도발했다는 신고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진주에까지 와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진주 기관은 당신 같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저희 용문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요!”“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용문당 4대 장로님이 지켜주는 집법 부대? 글쎄 왜 이렇게 거만하게 행동하는가 했네.”김예훈은 용인주의 체면을 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아니면 당주를 하라고 해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도 해도 그의 앞에서 잘난 척할 자격이 없었다.“마침 잘 왔어. 내가 이따 나오키를 죽이면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현장 정리 잘해. 아무리 그래도 진주 호텔인데 사람이 죽으면 너무 불길하잖아.”김예훈을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나오키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결국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목적이었다.“김 회장님!”류서우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다.“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저희 집법 부대는 당주님과 회장님을
퍽!바닥에 세게 부딪힌 나오키는 힘겹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체내에서 알 수 없는 힘이 휘몰아쳐 결국 피를 토해냈다.그는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이 순간 그는 대결로 모든 생명력과 잠재력을 소진했는지 아까보다도 더 늙고 초췌해 보였다. 나오키는 창백한 얼굴로 저항하지도 않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은 채 서서히 무릎을 꿇었다. 오른손에는 여전히 검을 쥐고 있었다.아직 죽지 않았지만, 곧 죽음이 다가올 운명이었다.김예훈의 손에 목숨이 잡혀있었기에 그가 원한다면 뺨 한 대로 바로 목숨을 끝내버릴 수 있었다.“안 돼!”이 모습에 일본 고수들은 마음속 신이 무너진 것처럼 통곡했다.여전히 표정이 덤덤한 김예훈의 모습에 일본 남녀들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손에 쥐고 있던 검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진세은 역시 의심할 여지 없이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정신마저 혼미해졌다.김예훈이 나오키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거로 생각지도 못했다.몇 명의 아름다운 일본 여성들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막고 있었다. 무슨 소리라도 냈다간 함께 김예훈의 손에 죽을까 봐 겁이 났다.“네가 졌어.”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이미 말했잖아. 알아서 목숨을 내놓으면 체면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왜 내 말을 안 믿는 거야. 그런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퍽!김예훈은 단검을 나오키 앞에 떨어뜨리더니 피식 웃었다.“일본 사무라이들이 전장에 나가서 지면 알아서 목숨을 끊는다고 들었어. 그리고 항상 두 자루의 검을 가지고 다닌다지? 장검은 적을 죽이는 데 쓰이고, 단검은 자결하는 데 쓰인다고 들었어. 단검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내가 직접 빌려줄게. 네가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 정신을 보여줄지 너무나도 궁금해.”이 말에 열몇 명의 일본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들은 그제야 김예훈이 전혀 용서할 마음 없이 뿌리까지 뽑아버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런 제기랄! 끝까지 해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환각이 나타난 것처럼 나오키의 뒤에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귀신이 나타나 검을 들고 내리치는 것 같았다.이런 한방에 마음이 약하나 자는 바로 무너지기 일쑤였다.밖에서 그 기운을 느낀 진세은은 힘이 풀려 오줌을 지릴 뻔했다.쨍!이 순간,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나타나 나오키의 검을 막았다.쨍!김예훈은 멈추지 않고 뒤로 날아가 발이 바닥에 떨어질 때 뒤로 세 발짝 물러서 나오키의 검에 담긴 기운을 물리쳤다.“흥미롭군. 이제 막 무신 급에 접어든 실력이 아니야.”김예훈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음양술로 이 실력에 도달할 수 있는 거 보면 일본 국방부의 그 몇몇 무신들도 너의 상대가 안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죽고 싶어서 억지로 장병급에서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무신 급으로 거듭난 거야? 이 대결이 끝나면 육체가 무너지고, 사람 전체가 망가질 텐데?”김예훈은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었다.그는 이러한 기이한 수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음양술, 주술 등을 이용하여 강제로 실력을 높이는 것은 자기 잠재력을 이미 소진하는 것과 같았다.특히 한 번에 큰 범위를 돌파하면 소진력은 더욱 무서웠다.나오키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대결이 끝나면 육체가 완전히 무너져서 병신이 될 수도 있었다.“김예훈, 너를 죽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어.”나오키는 차가운 표정으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다시 검을 들고 앞으로 나갔다.샤샥!나오키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또 한 번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완전히 방어를 포기한 상태라 오히려 빈틈을 드러내며 검을 휘둘렀다.샤샥!김예훈이 무심하게 휘두른 검은 정확히 나오키의 검에 부딪혔다.나오키는 부들부들 떨면서 어쩔 수 없이 뒤로 대여섯 발짝 물러났다.이순간 나오키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렇게까지 큰 대가를 치렀는데 맞은편의 김예훈이 이 정도로 쉽게 공격을 피해버릴 줄 몰랐다.이것으로
나오키는 김예훈의 폭넓은 지식에 놀라긴 했지만 더 이상 쓸데없는 말 하지 않고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나머지 열몇 명의 일본 고수들은 소리를 지르며 추문성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은 진세은이 방금 바닥에 떨어뜨린 총을 집어 들고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퍽! 퍽! 퍽!여러 일본 고수가 피바다에 쓰러졌지만 다른 일본 고수들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돌진해 왔다.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진세은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전혀 움직일 수 없어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이 시각, 김예훈과 나오키는 정면으로 승부를 겨루고 있었다.샤샥!나오키가 은빛 광채를 띠는 검을 앞으로 내리치길래 김예훈은 검으로 그의 천둥 같은 일격을 막아냈다.쨍!두 검이 부딪히는 순간 고막이 터질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나오키는 숨을 가쁘게 쉬면서 연신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김예훈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오키를 바라보았다.“무신 급이네.”김예훈은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나오키가 종이 인형을 사용해서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어 무신 급이 될 줄 몰랐다.비록 오래 지속될 수도 없고, 그에 따른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무신 급은 엄연히 장병급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다.예를 들어 오정범과 추문성이 젊은 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긴 하지만 김예훈의 지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돌파구를 찾아 무신이 되는 것은 불가능했다.나오키가 이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일본의 음양술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한 이유를 알수 있었다.김예훈이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나오키는 이미 무표정으로 칼을 들고 다시 접근했다.일본 검도를 수련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나오키는 김예훈과 같은 상대를 상대할 때 그 어떠한 허세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매번 검을 내리칠 때마다 온갖 힘을 다해 휘둘렀다.쨍! 쨍! 쨍!무표정을 한 김예훈
어쨌든 나오키도 전설적인 인물로서 많은 풍파와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다.하지만 자기가 직접 상속자로 지정한 아들이 눈앞에서 죽임을 당하자, 품위를 지키던 모습은 사라지고 극도의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세이이치로와 마찬가지로 신분을 밝혔는데도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며 자기 아들을 죽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순간 나오키는 분노로 들끓기 시작하면서 김예훈을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어했다.열몇 명의 일본 남녀들이 짐승처럼 포효하면서 검을 꺼내 언제든지 덮칠 준비가 되어있었다.오직 김예훈만은 무덤덤하게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추문성은 진작에 당도를 들고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진세은은 부들부들 떨면서 장례식장에서 빠져나갔고, 더 이상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었다.따라서 홍성파 정예 부하들도 얼굴이 창백해진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그 순간, 진세은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마치 느끼지 못한 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이런 미친놈은 절대 건드리면 안 돼.”진세은은 차라리 진주 감옥에 있었으면 했다.평생 감옥에 갇히더라도 이 장면을 겪고 싶지 않았다.“이런 제기랄! 감히 내 앞에서 내 아들을 죽여? 죽여버릴 거야! 너의 온 가족도! 너의 조상님들도 모조리 무덤에서 파내서 뼈를 부숴버릴 거라고!”나오키는 검을 꺼내 앞으로 돌진했다.김예훈 역시 무심하게 검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은 부모님의 잘못이야. 네 아들이 오늘날 이 지경에 이른 것도 네가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일본인이 대한민국에 왔으면 고개를 숙이고 다녔어야 한다고 진작에 말해줬어야지. 네가 불만이 많다는 거 알아. 그렇다면 내가 공정하게 대결할 기회를 줄게. 하지만 너는 분명히 내 상대가 아니야. 그러니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좋을 거야. 나이를 잔뜩 처먹고 지는 것도 쪽팔리잖아.”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검을 들었다.쌍방의 원한은 이미 죽고 못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마냥 좋은 사람이 되기 싫은 김예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