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오정범은 김예훈한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저한테 연락하라고 한 사람들과는 이미 다 연락했습니다! 대표님의 명이라고 전하자 바로 사람들을 준비시켜 통제권을 저한테 넘겨주었습니다.”“수고했어요. 전화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김예훈이 말했다. 김예훈은 고량주 한 병을 들고 가서 박문호의 묘에 뿌렸다.“이 사람은…”“박문호라고, 내 대학교 때 친구였어...” 김예훈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자신이 복 씨 가문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는 것일까?그래서 친구를 보러 이곳으로 온 것일까?생각을 하던 정민아는 한숨을 쉬었고 이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김예훈과 같이 정 씨 일가를 떠날 때,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예훈을 따르기로 마음 먹었었다. 이제는 그와 함께 죽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복 씨 가문에서 아마 김예훈을 제압하려고 손을 쓰고 있을 것이다. 설마 그날이 오늘인가?정민아는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폭스바겐 한 대가 다가왔고 차에서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이 내렸다.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왜 여기로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생각을 바꾸고 자신의 편에 서려고 하는 것인가?뜻밖에도 두 사람은 말도 없이 정민아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놀란 정민아가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뭐 하는 거예요?“방금 소식 들었어! 저 찌질한 인간이 글쎄 편지를 써서 복세자를 도발했다고 해! 오늘 복세자와 죽기 살기로 맞장을 뜰 거라고 했어!”“이 쓸모없는 인간이 죽겠다고 하는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넌 절대 같이 죽으면 안 돼!”“넌 우리 딸이야, 우리랑 같이 가!”정군은 소리를 질렀다. 며칠 동안 정군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적어도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해 들었다.임은숙은 정민아를 꽉 잡고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했다. 정민아는 그제야 김예훈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부모님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를
정민아가 떠나고 멀지 않은 곳에서 오정범이 모습을 나타냈다. 박 씨 부부도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다가왔다.“대표님, 왜 저희한테 사모님을 구해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오정범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떠나는 것도 좋아요. 내가 김 씨 가문을 완전히 해결하기 전까지 나의 신분을 모르는 것도 좋은 일이에요.”김예훈이 말했다.“네, 그러고 알아봐달라고 한 사람들 모두 도착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표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사람들을 통제하는 권력도 저의 손에 있습니다. 도련님..”김예훈이 말했다.“사소한 일은 알아서 맡아주세요. 저의 지시를 기다리시고요.”오정범은 마음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주인님이 자신을 신임했기 때문이다.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옆으로 섰다.10여 분이 지나고 도적 구자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말했다."예훈 도련님, 방금 들은 소식입니다.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그 시각, 복 씨 가문.복률의 선두하에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기대에 가득 찬 표정들이었다.관을 선물로 보낸 사건은 무엇보다 재수 없는 일이어서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복률은 여전히 조선시대 복장 차림을 했다. 왼쪽 손에 끼워진 옥 반지가 조금씩 움직였다.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한참 후, 복현이 다가와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세자,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세자의 말 한마디면 저희는 바로 버르장머리 없는 데릴사위를 해결할 준비가 되었습니다.""그래."복률은 백운산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이른 아침 사람을 시켜 김 씨 가문의 움직임을 살펴보라고도 했다.하지만 김 씨 가문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김 씨 가문에서 이번만큼 가만히 있을 것이다."그래. 내 뜻대로 하고 싶어. 끼어들면 나의 목적이 어떻게 이뤄지겠어?"복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
복률의 다른 이름은 복세자, 자연스럽게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성남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이일도와 비기지 못하지만 복 씨 가문은 돈이 많고 실력이 강대하다.복현은 복률의 명을 받고 이일도를 모시러 가자 흔쾌히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이일도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세자, 약속대로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왔으니 성남시의 땅은 저에게 파셔야 합니다.”“네, 시세에 제일 최저가로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잘해봅시다.”복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가격이 잘나가는 땅이지만 이일도에게 선물로 주면 어떠한가?복 씨 가문이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면 이일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복률의 말은 들은 이일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아요!”복률이 하는 말의 뜻을 빨리 알아차린 이일도였다. 선물로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그 대가로 오늘 복 씨 가문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다 당연히 개의치 않았다.한참 후, 새로운 세단에서 중년의 여자가 내렸다.“성남시의 유흥업소를 쥐락펴락하는 홍자 언니, 성남시에서 실력이 어마어마해..”“이 분은 마약 장사만 하는 아기 귀신, 부하를 많이 두지 않지만 모두 목숨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야...”“이 분은 도박...”“이분은...” 복 씨 가문의 일로 이일도는 충분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성남시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다소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복률은 아예 앞으로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복 씨 가문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조직폭력배와 인사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번 일로 복 씨 가문에서 전화위복으로 큰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기회를 잡아 자신의 발아래에 둔다면 복 씨 가문은 성남시의 유일한 로열패밀리로 남을지도 모른다. 김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데릴사위를 찾으러 가는 길이 너무나도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이었다...“여러분, 오늘 저 복률이 부탁한
백운산의 백운 별원.김집사가 오랜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김병욱한테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그 사람과 만났나?"김병욱은 머리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네. 그 사람이 제주도에서 일어난 영상으로 복률을 괴롭히고 있답니다.""그리고?""복 씨 가문에서 깡패들을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이일도의 힘도 빌렸다고 합니다. 성남시에 있는 깡패가 절반이나...."순간, 바둑을 쥔 김병욱의 왼쪽 손이 멈칫하다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률이 지금 사람을 시켜 나를 감시하고 있겠지. 내가 움직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야...""아무 사람이나 보내. 만약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지면 나한테 제일 먼저 보고해.""하지만....”김집사가 머뭇거렸다."그 애가 갔나?"김병욱이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네. 아가씨께서 어제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오늘 그곳으로 간 것...""마음대로 하라고 해..."김병욱은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잠깐뿐이었지만 방의 온도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김집사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거렸다.한참 후 김병욱이 말했다."나가 봐.""네..."김집사가 방을 나서고 싸늘했던 김병욱의 얼굴이 더욱 사나워졌다.팍! 하는 소리와 함께 바둑판에 놓인 바둑이 땅에 떨어져 소리를 냈다.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그 사람이 더 좋다는 거야? 마음껏 보게 해줄 게!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봐!""아직도 3년 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의 발자국 소리 하나면 성남시가 들썩거릴 것 같아?""김청미, 너는 나를 너무 많이 실망시켰어...".....그 시각, 정 씨 가문의 저택정 씨 가문에서도 소식을 듣고 모두가 몸을 떨었다."성남시의 두목 이일도가 직접 나섰다면서. 성남시의 깡패 절반이나 넘어갔대. 너무 무서워..."정지용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경험이 많은 정 씨 어르신은 그
"너 못 나가! 오늘 김예훈이 맞아 죽어도 너는 절대 못 나가!"정군과 임은숙이 정민아를 뚫어지게 감시하며 틈을 주지 않았다.집에서 유일하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것은 정소현, 그가 형부에게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녀의 문자를 볼 시간이 없었다. 그녀의 작은 이술이 삐죽 튀어나왔다.......박문호의 묘지 앞. 김예훈이 직접 향에 불을 붙이고 향로에 꽂았다.오정범과 다른 사람들도 존중의 의미로 그와 같은 행동을 했다.그 모습을 본 박도윤 부부가 격동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여 말했다."예훈아, 그만하자!""복 씨 가문이 강해도 너무 강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야. 진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아들을 하나 잃었으니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김예훈이 싱긋 웃으며 박도윤 부부를 위로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복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오정범과 도적 구자도 김예훈을 따라 위로의 말을 전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그 어떤 강한 사람이 와도 저희 도련님 앞에서 얌전히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말을 하는 중에 차의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긴 세단 여러 대가 줄을 지어 나타났다.저택의 마당이 넓지 않았다면 차 여러 대가 주차할 공간은 없었을 것이다.박도윤은 눈앞에 놓인 수백 대의 차를 보고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모두 사람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승합 차들이었다.안에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제일 선두에 있는 고급 외제차에서 복 씨 가문의 사람이 천천히 내렸다.복률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어깨를 펴고 눈을 부라렸다!그들은 오늘 김예훈 데릴사위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에 세력이 제일 강한 복 씨 가문의 힘과 세력을 자랑해야 했다.동시에 김예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과 김 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고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고 한다!세상에서 자신들이 제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김예훈과 같은 데릴 사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김예훈
도적 구자와 그들이 겁에 질렸다고 해서 김예훈이 겁에 질린 것은 아니다.김예훈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눈앞의 사람들로 인해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다.그 모습을 본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너 아직도 네가 어떤 상황을 직면할지 잘 모르나 봐!”복현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모든 눈길이 자신에게 집중되었음에도 김예훈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웃어! 너 아직도 웃음이 나와?”“너의 옆에 있는 그 사람들도 이일도 앞에서는 똘마니일 뿐이야!”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이 아직도 뭐가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았다.이일도의 뒤에서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여러 명의 남자가 식칼을 들고 나타났다.“이... 이 사람은 이일도의 오른팔 조나단! 모두 사람을 죽이는 일에 있어서 거침없는 사람들이야!”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공살철.성남시 소식통인 그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조나단 이외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어마어마했다. 홍자 언니의 부하까지 합치면 천 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듯했다.천여 명의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실로 어마어마했다.같은 길을 걷고 있는 윤 씨 가문과 선우가문도 이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성남시에서 이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가문은 김 씨 가문 밖에 없을 것이다.복 씨 가문에서도 이런 장면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복 씨 가문은 자신만만하게 가문 경호원과 사이가 좋은 조직폭력배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복 씨 가문의 사람들만 하여도 500명 가까이 되었다. 거기에 이일도와 그의 부하들을 합치면 2000명은 족히 될 것이다.압도적인 광경에 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을 것 같았다. 누군가는 다리를 바르르 떨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싸움을 하지?박도윤 부부도 깜짝 놀랐다.까마득하게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을 본 이일도가 말했다.“복세자, 작은 일에 너
“빨리 무릎을 꿇어!”“미쳤어? 미천한 실력으로 감히 우리 형님 앞에서 고개를 쳐들어?”“주제도 모르는 놈들!”홍자 언니, 아기 귀신이 말했다.그들의 눈에 도적 구자와 오정범 공상철은 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잠깐 시선을 맞추고 이일도를 보며 말했다.“일도 형님, 형님은 성남시의 제일 큰 형님입니다. 저희도 형님을 많이 존경합니다!”“하지만 저희는 오늘 다른 주인을 모셨습니다. 그러니 제대로 붙어봅시다!”“네! 오늘이 바로 그날인 것 같습니다!”“그래, 모두 저 데릴사위를 따르겠다는 게로구나!”이일도가 말했다.“나 진짜 모르겠어. 도대체 얼마나 좋기에 너희들이 목숨까지 내던지는지!”공상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형님,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제가 기회를 드리겠습니다!”“형님도 제가 어떤 놈인지 알 겁니다!”“제가 아무 사람이나 모시는 것을 보셨습니까?”“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광경을 맞닥뜨릴지 영원히 모르실 겁니다!”“하하하하하하...”공상철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배를 끌어안고 웃음을 터뜨렸다.“공상철, 네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다고 해서 여기서 이러면 안 돼!”“내가 미리 알아보았지. 그저 데릴사위였어!”“그리고, 다른 사람의 신분을 대신하는 아주 하찮은 사람이지.”“너희들 설마 진짜 귀인의 줄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이일도가 연신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공상철의 말을 그들에게 아주 우스운 유머가 되었다.“하하하하하...”하지만 이번엔 공상철과 도적 구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 모습을 이일도가 아주 이상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너희들은 아무것도 몰라! 이 사람의 신분은 당신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라고!”“그의 존재는 당신들이 우러러보아야 되는 그런 존재야!”공상철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말은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김예훈의 상황은 일찌감치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 씨 가문에서 쫓겨난 데릴사위.며칠 만에 좋은 동아줄을
“맞아! 너 같은 놈이 무슨 자격이 있어 형님과 대화를 해?”“데릴사위 주제에 거들먹거리지 마!”“빨리 무릎을 꿇고 빌어! 그러면 목숨을 살려둘게!”한무리의 사람들이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데릴사위가 너무 주제를 몰라!이런 사람은 차라리 죽여버리는 것이 좋겠어. 김예훈이 싱긋 웃으며 복률을 쳐다보고 말했다.“복 씨 가문, 성남시에서 로열 패밀리에 속하지. 과거 로열패밀리에서 실력도 중위권이었는데...”“하지만 요즘 다들 복 씨 가문이 성남시에서 서열 1위라고 했어!”“나도 복 씨 가문이 퍼뜨린 소문이거나 다른 배후를 등에 업었다고 생각했어..”“이제 보니 복 씨 가문 실력이 대단하네. 인맥이든 재력이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하네!”김예훈의 얼굴에 탄복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복 씨 가문은 김병욱의 충실한 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로열패밀리는 어쩔 수 없는 로열패밀리다. 실력이 꽤나 대단했다.복률, 자신을 세자라고 부르는 그에게도 조금 실력이 있는 것 같다.“하하, 어때? 이제 우리 복 씨 가문이 대단해 보여?”“김예훈, 데릴사위인 네가 감히 우리 복 씨 가문을 무시해?”“내가 말해줄게! 지금 네가 무릎을 꿇는다면 기회는 있을 것이야!”“실력도 없으면서 우리 복 씨 가문에 도전장을 내밀어? 친구가 죽었을 뿐이야, 왜 너도 따라 죽으려고 그래?”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 말했다.김예훈은 자신을 원숭이처럼 구경하는 사람들을 훑어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너희들에게 3일의 시간을 줬어. 너희들이 어떤 준비를 하던 나는 전혀 무섭지가 않아...”“복 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 멍청했던가? 너희들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어?”“바로 내가 어떤 용기로 너희들한테 도전장을 내밀었을까?”“너와 박문호는 친구 사이였지. 예전의 박문호는 그 사람의 대리인이야!”“소문에 그 사람이 지금 성남시에 돌아왔다고 했지.”“이기회에 친구라는 명목으로 라인을 타려는 거야?”“데릴사위 이제 보니 아무것도 아니네!”“너의 와이프가 그 사람
추문성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동하임까지 데려갔다.진주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동하임을 데려간 것이다. 이로써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말에 힘을 실어 넣을 수 있었다.뒤따르던 김예훈은 눈에 띄지 않으려고 경호원 복장으로 갈아입었다.차량 행렬은 곧 옥루 회관에 도착했다.땅값이 비싼 이곳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시내 중심에서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옥루 회관은 시적인 미적 감각을 보여주었다.이곳은 진주·밀양 권력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로 가난한 자는 절대 들어올 수 없었다.이 사람들 외에도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오가며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추문성은 익숙하게 정차하고 김예훈, 동하임과 함께 입구로 걸어갔다.막 들어가려던 찰나 기모노를 입고있는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죄송한데 이곳은 개인 회관으로서 회원 카드를 제시하셔야 입장이 가능해요.”일본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을 풍기기도 했다.“회원 카드요?”추문성은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추문성이라고 해요. 제가 이곳을 드나드는데 회원 카드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아무리 그래도 밀양 1인자 가문의 도련님인데 예전에 방탕한 생황을 누리고 있을 때는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이 자주 찾아왔다.그때는 이른바 회원 카드도 필요하지 않았다. 얼굴도장만 찍으면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그런데 그런 그에게 회원 카드를 제시하라고 한다고?이것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거나 다름없었다.일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죄송한데 방금 접한 저희 아가씨 명령대로 오늘부로 회원 카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해요. 부잣집 도련님이든 김현민 도련님이 오시든 예외는 없어요. 그리고 개인 출입만 가능하고요.”추문성이 냉랭하게 말했다.“정말 회원 카드가 있어야 하겠어요? 저를 막을 수나 있겠어요?”일본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 임수민은 당연히 추 도련님을 알고 있죠... 그런데 제
김예훈을 추문성에게 전화해서 현장을 처리해달라고 했다.동하임에게도 전화하려고 했지만 여자한테 이런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여주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얼마 후, 주우섭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상처를 치료받았다.추문성은 아까 쓰러진 고서희를 알아본 듯 미간을 찌푸렸다.“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김예훈은 추문성의 표정을 캐치하고 물었다.추문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서희는 옥루 회관 사람이거든요. 옥루 회관은 진주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구역인데 어젯밤 남윤지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옥루 회관까지 건드렸으니 남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남씨 가문?”김예훈은 실성하고 말았다.“남씨 가문이 나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남씨 가문을 건드렸다고 어떻게 확신하는 건데?”추문성은 멈칫하더니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조사해 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강서연 씨가 정말 잡혀갔어?”김예훈이 화제를 돌리자 추문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맞아요. 제가 받은 정보에 의하면 남씨 가문이 화해의 의미로 강서연 씨를 데려갔다고 했는데 사실 반강제로 끌려갔다고 했어요.”“그러면 강준 씨는 이 사실을 알고 있고?”김예훈이 물었다.“강준 씨는 집법부대 사람들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고 있어서 아무도 그와 연락할 수 없었어요. 이 중요한 순간에 강서연 씨가 옥루 회관으로 끌려간 걸 보면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강준 씨는 늘 조심스러운 사람인데 어떻게 갑자기 남씨 가문을 건드렸을까요?”추문성은 어제 사건의 세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의아하기만 했다.“내 편에 서기로 했거든.”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섰다.“겉으로는 남씨 가문이 강씨 가문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나를 노리고 있어. 나랑 함께 옥루 회관에 가보자고. 강서연 씨를 무사히 데려오지 못하면 아마 진주·밀양에서 아무도 나한테 투자하지 않으려고 할 거야.”추문성은 이제야 이해한 표정이었다
“그래. 지금 놔줄게.”김예훈은 그를 힘껏 바닥에 던져버렸다.“푸!”정장남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목구멍이 달아오르고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동시에 입에서 피가 쏟아져나와 그를 절망에 빠뜨렸다.그는 필사적으로 입을 벌려 숨을 쉬고 싶었지만 마치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조여진 것처럼 전혀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었다.김예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 몰랐던 그는 그래도 기절하고 말았다.퍽!김예훈은 정장남을 발로 차서 그녀 앞으로 날려 보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풀어줬어. 이제는 됐어?”이 장면을 지켜보던 주우섭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것이 바로 그가 원하던 결말이었다.“죽여버려!”이때 일곱, 여덟 명의 정장남들이 서로 눈치를 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김예훈을 향해 달려들었다.두목이 쓰러졌는데 김예훈을 죽여버리지 않으면 어떤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지 몰랐다.쨕! 쨕! 쨕!김예훈은 뒤로 물러서지도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가 그들의 뺨을 가차 없이 때렸다.잠시 후, 이들은 모두 저 멀리 날아가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이들은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이 정도로 무서운 존재인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김예훈을 마주했을 때 이 일곱, 여덟 명의 장정들은 반격은커녕 전혀 피할 수조차 없었다.아까 그녀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소리쳤다.“김예훈, 넌 이제 큰일 났어!”쨕!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뺨 한 대로 그녀를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겨우 일어나려고 할 때, 김예훈은 그녀의 머리를 밟아버렸다.“말해. 누가 나를 괴롭히라고 보낸 건지.”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누가 너를 괴롭힌다고 그래? 분명 네가 먼저 우리의 좋은 일을 망쳤잖아. 죽고 싶어?”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멀리 있는 총을 다시 잡으려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다른 한 발로 그녀의 손가락을 부
누군가 호통치는 소리를 듣자 일곱 여덟 명의 장정은 뒤돌아 날카로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아까 그 여자는 피식 웃더니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의 등장이 매우 만족스러운 모양이다.“우리 지금 영화 촬영하고 있는 거 안 보여?”앞장서있던 남자가 김예훈을 잠시 눈여겨본 후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꺼져! 그리고 오늘 본 거 다 잊어버려. 아니면 너도 우리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될 거야.”“이대로 갈수 없겠는데?”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지금 맞고있는 사람이 나랑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거든.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모른는 체할 수는 없잖아? 내 체면을 봐서라도 이대로 풀어주는 거 어때?”김예훈의 말에 상대방은 멈칫하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너 죽고 싶어? 우리가 누군지 알기나 해? 왜 네 체면을 지켜줘야 하는데? 체면이 있기라도 해?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꺼져!”이때 그의 손짓하나에 두 명의 부하가 목을 비틀며 잔인한 표정으로 다가왔다.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더니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났다.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반응할 수 없을 정도였다.아까 그녀는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소리쳤다.“조심해!”정장남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김예훈의 속도를 이길 수가 없었다.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순간, 김예훈은 이미 오른손을 뻗었다.이때 정장남이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다.“이 자식이...”빠직!말도 끝나기 전에 김예훈은 이미 그의 목을 잡고 천천히 들어올렸다.이 장면은 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정장남은 숨을 쉴 수 없어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한순간 죽음의 기운이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그 손 안 놔?”“빨리 내려놔!”“죽고 싶어?”일곱, 여덟 명의 정장남들은 멈칫도 잠시 동시에 총을 들었다.아까 그녀도 차에서 뛰어내려 총알을 장전하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서서히 다가왔다.바로 이때, 공중에 떠 있던 정장남도 충격에서 회복하고 김예훈을 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도련님, 저 지금 해양 공원 야외 주차장에 있어요.”주우섭의 목소리에는 끝없는 두려움이 담겨 있는 듯했다.“지금 컨테이너 뒤에 숨어있는데 계속 저를 찾고 있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어요... 서연이가 잡혀갔다고요. 빨리 와주시면 안 돼요?”“알겠어요. 곧 갈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김예훈은 조급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는 웨이터에게 현금을 건네고는 택시를 잡아 해양 공원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누군가 어두운 구석에서 걸어 나와 무전기를 꺼내 조용히 말했다.“걸려들었어.”...십몇 분 뒤, 김예훈은 해양 공원 주차장 입구에 도착해서 택시요금을 낸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곧 김예훈은 구석 자리를 찾았다.몇몇 정장을 입은 장정들은 입에 시가를 물고 한 남자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이들이 하나같이 호스, 야구방망이 같은 것들을 휘두르는 바람에 구석에 있는 남자를 울부짖게 했다.이들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랭글러 차 보닛 위에는 어떤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몸매 좋은 그녀는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차가운 표정으로 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영락없는 명사수의 모습이었다.김예훈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힐끔 쳐다보더니 곧바로 살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멀리서 총으로 김예훈을 겨냥하면서 저리 꺼지라는 제스처를 했다.한껏 거만한 태도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것도 간파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김예훈이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도대체 누가 자기를 건드리려고 하는지 보고 싶어서였다.김예훈은 그녀를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 구석에서 구타당하고 있는 주우섭을 발견했다.이 순간 그의 얼굴에는 뺨 자국이 가득했고 퉁퉁 부어있었다. 그리고 여러 곳이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전혀 재벌 2세의 모습이 아니었다.게다가 그가 입고있는 정장은 너덜너덜해져 악취가 계속 풍겨 나왔다.앞장서있던 남자는 야구 방망이를 세게 내리쳐 주우섭의 비명을
남윤지의 미세한 표정 변화에 남지훈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동생아, 이제 이 늙은 호랑이가 진주에 돌아와 소란을 피울 때도 된 거야. 그 사람이 이기면 우리 남씨 가문도 다시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야. 어차피 그 사람이 죽어도 앞으로 너의 걱정이 하나 줄어드는 거 아니겠어? 어떤 상황이 전개되든 우리한테는 좋은 일일 거라고.”남윤지는 표정이 확 변했다.“설마 김현민 도련님이랑...”“쉿!”남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김현민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4대 도련님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건데? 예전의 4대 도련님은 이미 그에게 죽임을 당하고 대신 김병욱이 올라섰어. 만약 나랑 곽영현이 이렇게 바보처럼 지내고 있으면 얼마 안 지나 또 다시 물갈이하지 않겠어?”남윤지가 말했다.“그러면 맹승현은...”남지훈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맹승현이 우리의 체면을 되찾아 줄 수 있다면 우리 편에 설 자격이 있는 거지. 아니면 그냥 버려진 존재일 뿐이야. 진주에서는 오직 나랑 곽영현이 힘을 합쳐야만 김현민과 맞설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설마 나랑 곽영현이 계속해서 심부름꾼이나 할거로 생각하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 대장부인데 남에게 짓밟혀 살아야 하겠어?”뒤쪽에서 곽영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의 등장에 남윤지는 멈칫하더니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그녀는 이 두 사람이 손을 잡았을 때 정말 김현민과 힘겨루기를 할 만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김예훈은 앱으로 주변에 있는 딤섬 가게를 찾았다.진주 경찰서와의 약속에 따라 단기간 내에 진주를 떠날 수 없었다.하지만 그래도 그의 자유를 제한할 방법은 없었다.적어도 김예훈은 지금도 동하임이 자신에게 ‘착한 시민상’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밥을 먹고 있는데 김예훈은 어두워진 날씨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주변이 끔찍하게 어두워 하늘이 언제든지 내려앉을 것만 같았
남윤지 뒤에는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남지훈이 카푸치노 한 잔을 즐기고 있었다.남윤지의 화가 거의 가라앉을 때쯤,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왜 이렇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건데? 생각해 봐. 진세은, 김청미, 류서우도 그 사람한테 당했는데 너도 손해 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야? 왜 그 사람을 건드리러 갔는지 자신을 탓해야지. 다른 사람을 보냈어도 되잖아. 내가 몇번을 말해. 우리 남씨 가문은 폭력으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런 건 홍성파에서나 할 짓이지. 우리는 머리를 써야 해.”퍽!남윤지는 남지훈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바닥에 던져버리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안 가게 생겼어? 김현민 도련님이 강서연에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옥루정도 우리 남씨 가문의 재산이고, 내가 안 나서면 누가 나서겠어. 너는 감히 나설 수가 있겠어?”남지훈은 아쉬운 표정으로 바닥에 던져진 커피잔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에르메스에서 20억 원 이상은 소비해야 받을 수 있는 선물인데 이렇게 깨져버리니 너무나도 아쉬웠다.이때 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흥분하지 마. 우리가 비록 손해를 보긴 했지만 그래도 김현민 도련님한테 우리는 언제나 그의 편인 것을 알렸잖아. 그것도 투자나 마찬가지라 좋은 일이지. 도련님께서 이 일을 알게 되면 우리 남씨 가문이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남씨 가문의 충성을 기쁘게 여길 것이야.”남윤지가 냉랭하게 말했다.“너는 당연히 괜찮겠지. 나는 어떨 것 같아? 도련님한테 내가 무능한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어떻게 안방마님이 되라고. 김청미를 겨우 없애고 나한테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 있겠어? 내가 안동 김씨 가문에 시집가면 진주 4대 도련님인 너한테도 좋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머리 아파하는지 모를 리가 없잖아.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여기서 비꼬기만 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이 정도로 흥분할 필요가 없다고. 내가 안
이번 식사 자리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강서연은 대충 몇 입 먹고는 계산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을 떠났다.김예훈은 그녀가 보고하러 갈 거라고 예상하고 막지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 무도관.방석에 앉아있는 강준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강서연이 맞은편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연의 말이 끝나자 강준은 그제야 눈을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잘못 들은 게 아니야? 정말 김현민을 포함한 전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했다고?”강서연은 자세히 기억을 되새겨서야 대답했다.“김예훈 씨가 정말 그렇게 말한 거 맞아요.”“재밌네.”강준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남윤지가 부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단 말이지. 모든 걸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이 와도 상관없었던 거야?”강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떤 경우든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었다.그것은 바로 김예훈이 진주·밀양에서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강서연은 강준의 표정을 보며 조금 망설였다.“할아버지, 저희 남씨 가문을 찾아가서 잘 이야기해 보는 거 어때요? 아니면 김예훈 씨랑 끝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요? 문제는 집법부대가 안동 김씨 가문의 편이잖아요. 김예훈 씨를 따라갔다간 위험해질지도 몰라요.”강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주·밀양에 지금 거대한 폭풍이 일고 있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고. 우리 강씨 가문이 진주·밀양 용문당을 수년간 지배해 오면서 절대적으로 그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잖아. 한쪽은 집법부대고 한쪽은 부산 회장인데 우리도 용문당 사람으로서 더 이상 중립을 지킬 수 없어. 무조건 한쪽을 선택해야 해.”강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할아버지, 그렇다고 지금 당장 누구의 편에 설 필요도 없잖아요.”강준은 고개를 흔들었다.“어쩔 수가 없잖아. 최소한 지금은 선택할 여지가 있잖아.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안동 김씨 가문이랑 엮
김현민까지 이곳에 부를 바에 남윤지는 결국 조용히 있기로 했다.오늘 너무 급하게 온 나머지 너무 경솔하기도 했다.조금만 더 잘 준비하면 김예훈을 죽이기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생각했다.이순간 수많은 음흉한 계획이 남윤지 머릿속에 떠올랐다.다음 순간, 그녀는 복수의 결의를 다지며 강서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강서연 씨, 미안해요. 오늘은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무례한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 옥루정 이익에 관해서는 잘 정리해서 최대한 빨리 보내드릴게요.”“그래요. 사과를 받아들일게요.”강서연은 일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무덤덤하게 말했다.“이제 가보셔도 좋아요.”남윤지는 강서연의 태도에 화가 나서 거의 피를 토할 뻔했지만 결국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과 강서연을 쳐다본 후 사람들과 함께 떠났다.남윤지 일행이 떠나자 주우섭이 가장 먼저 문을 닫았다.그러고는 이상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강서연의 옆으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연 씨, 오늘 일을 크게 벌였는데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남씨 가문은 4대 명문가 중의 하나로서 만약 남윤지 씨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찾아오면 우리가 손해 볼지도 몰라. 아니면 지금 바로 김현민 도련님을 찾으러 가는 건 어때? 직접 사과하고 손해배상도 드리자고.”“맞아! 맞아!”“나도 그 말을 하려고 했어.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절대 건드리면 안 돼.”“우리가 지금은 이겼다고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거야.”아까 남윤지가 있을 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강서연 친구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다.혹시라도 잘못 연루될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이들이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외감 외에도 적대감이 더해졌다.분명 오늘 김예훈의 행동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남씨 가문에서 발끈해서 본격적으로 나서면 그 후과를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