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김예훈은 하은혜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가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민아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김예훈한테 당자 공사 현장으로 오라고 했다. 공사 현장에 도착한 김예훈은 놀랍게도 이곳에는 도적구자의 부하들만 일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김예훈은 정민아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정민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침에 CY그룹 쪽에서 전화가 왔어. CY그룹 쪽에서는 회사 대표로 나만 인정할 거라고 했어.”“듣기로는 할아버지께서 그 전화를 받고 엄청 화가 나셔서 바로 시공팀과 직원들을 불러들였대.”“대표는 너야. 그들이 네 말을 안 듣는 거야?”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구의 말을 듣는 게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직원들과 시공팀 사람들은 다 똑똑한 사람들이야. 지금 회사 내부 상황은 아주 혼란스러워. 이 일을 철저히 해결하지 못하면 그들은 출근하지 않을 거야.” 정민아가 한숨을 쉬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해?”김예훈은 직원들이 이해가 됐다. 대가문 내부의 권력 싸움은 종종 피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정 씨 일가의 사람들이 모두 정민아의 편에 섰을 때는 자연히 대표 이사의 말에 따랐다.하지만 지금의 정민아는 정 씨 일가에서 쫓겨난 상태이다. 하지만 CY그룹에서는 여전히 정민아한테 백운 그룹의 대표 이사 자리를 맡겼다. 그렇게 되면 쌍방의 모순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김예훈이 복 씨 가문의 미움을 샀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일반 직원들은 어떻게 두렵지 않겠는가?복 씨 가문과의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민아가 아무리 백운 그룹의 대표라고 해도 아마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예훈은 잠시 고민하는듯 했으나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며칠 후, 자신이 복 씨 가문을 해결한다면 이 사람들은 자연히 돌아오게 될 거라고 믿었다. 공사 현장은 하루 이틀 쉬어도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김예훈이 말을 하지도 않고 태연한 척하는 모습을 보고 정민아
다음 날 밤.내일이면 복 씨 가문과 판가름을 내야 한다.그날 밤, 김예훈은 맛있는 음식들을 차려놓고 고량주도 한 병 꺼냈다.김예훈은 혼자 한 잔을 마시고서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민아야, 정 씨 일가의 사람들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까?” “뭐?” 정민아는 흠칫했다. 김예훈이 무슨 이유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내일이면 복 씨 가문은 끝장날 거야. 그럼 백운 그룹은 완전히 네 손에 들어오게 되겠지. 넌 성남시에서 제일 젊은 여자 대표가 될 거야…”“정 씨 일가의 사람들이 못마땅한 건 사실이지만 어찌 됐든 네 가족들이잖아.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줄까 고민하고 있었어.”“그들이 우리와 함께 복 씨 가문을 상대한다면 그들한테 계속해서 회사 지분 49%를 내줄 수 있을 것 같아.”김예훈이 헛소리하는 걸 보고 정민아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김예훈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애석하게도 그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었다. 첫째, 복 씨 가문과 김세자 사이의 싸움은 김예훈이 함부로 말한 것일 뿐,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둘째, 정 씨 일가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을 위해 복 씨 가문과 대립할 수 있겠는가?정 씨 일가는 복 씨 가문의 도움으로 성남시에 올 수 있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김예훈을 보면서 그녀는 차마 그를 폭로할 수가 없었다. 그냥 기분 좋게 만들어 주자. 내일 만약 김세자가 복 씨 가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은 끝장나게 될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죽기 전에 기쁘게라도 해주지뭐!“그래, 그럼 정 씨 일가에 기회를 한 번 더 줘.” 정민아는 웃었다. 김예훈은 정동철한테 전화를 걸었다. “김예훈, 너 뭐야? 넌 지금 우리 정 씨 일가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야!”전화 맞은편에서 정동철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민아를 봐서 할아버지라고 불러드리죠!”“
그날 저녁, 오정범은 김예훈한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저한테 연락하라고 한 사람들과는 이미 다 연락했습니다! 대표님의 명이라고 전하자 바로 사람들을 준비시켜 통제권을 저한테 넘겨주었습니다.”“수고했어요. 전화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김예훈이 말했다. 김예훈은 고량주 한 병을 들고 가서 박문호의 묘에 뿌렸다.“이 사람은…”“박문호라고, 내 대학교 때 친구였어...” 김예훈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자신이 복 씨 가문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는 것일까?그래서 친구를 보러 이곳으로 온 것일까?생각을 하던 정민아는 한숨을 쉬었고 이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김예훈과 같이 정 씨 일가를 떠날 때,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예훈을 따르기로 마음 먹었었다. 이제는 그와 함께 죽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복 씨 가문에서 아마 김예훈을 제압하려고 손을 쓰고 있을 것이다. 설마 그날이 오늘인가?정민아는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폭스바겐 한 대가 다가왔고 차에서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이 내렸다.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왜 여기로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생각을 바꾸고 자신의 편에 서려고 하는 것인가?뜻밖에도 두 사람은 말도 없이 정민아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놀란 정민아가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뭐 하는 거예요?“방금 소식 들었어! 저 찌질한 인간이 글쎄 편지를 써서 복세자를 도발했다고 해! 오늘 복세자와 죽기 살기로 맞장을 뜰 거라고 했어!”“이 쓸모없는 인간이 죽겠다고 하는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넌 절대 같이 죽으면 안 돼!”“넌 우리 딸이야, 우리랑 같이 가!”정군은 소리를 질렀다. 며칠 동안 정군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적어도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해 들었다.임은숙은 정민아를 꽉 잡고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했다. 정민아는 그제야 김예훈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부모님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를
정민아가 떠나고 멀지 않은 곳에서 오정범이 모습을 나타냈다. 박 씨 부부도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다가왔다.“대표님, 왜 저희한테 사모님을 구해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오정범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떠나는 것도 좋아요. 내가 김 씨 가문을 완전히 해결하기 전까지 나의 신분을 모르는 것도 좋은 일이에요.”김예훈이 말했다.“네, 그러고 알아봐달라고 한 사람들 모두 도착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표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사람들을 통제하는 권력도 저의 손에 있습니다. 도련님..”김예훈이 말했다.“사소한 일은 알아서 맡아주세요. 저의 지시를 기다리시고요.”오정범은 마음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주인님이 자신을 신임했기 때문이다.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옆으로 섰다.10여 분이 지나고 도적 구자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말했다."예훈 도련님, 방금 들은 소식입니다.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그 시각, 복 씨 가문.복률의 선두하에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기대에 가득 찬 표정들이었다.관을 선물로 보낸 사건은 무엇보다 재수 없는 일이어서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복률은 여전히 조선시대 복장 차림을 했다. 왼쪽 손에 끼워진 옥 반지가 조금씩 움직였다.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한참 후, 복현이 다가와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세자,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세자의 말 한마디면 저희는 바로 버르장머리 없는 데릴사위를 해결할 준비가 되었습니다.""그래."복률은 백운산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이른 아침 사람을 시켜 김 씨 가문의 움직임을 살펴보라고도 했다.하지만 김 씨 가문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김 씨 가문에서 이번만큼 가만히 있을 것이다."그래. 내 뜻대로 하고 싶어. 끼어들면 나의 목적이 어떻게 이뤄지겠어?"복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
복률의 다른 이름은 복세자, 자연스럽게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성남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이일도와 비기지 못하지만 복 씨 가문은 돈이 많고 실력이 강대하다.복현은 복률의 명을 받고 이일도를 모시러 가자 흔쾌히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이일도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세자, 약속대로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왔으니 성남시의 땅은 저에게 파셔야 합니다.”“네, 시세에 제일 최저가로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잘해봅시다.”복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가격이 잘나가는 땅이지만 이일도에게 선물로 주면 어떠한가?복 씨 가문이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면 이일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복률의 말은 들은 이일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아요!”복률이 하는 말의 뜻을 빨리 알아차린 이일도였다. 선물로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그 대가로 오늘 복 씨 가문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다 당연히 개의치 않았다.한참 후, 새로운 세단에서 중년의 여자가 내렸다.“성남시의 유흥업소를 쥐락펴락하는 홍자 언니, 성남시에서 실력이 어마어마해..”“이 분은 마약 장사만 하는 아기 귀신, 부하를 많이 두지 않지만 모두 목숨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야...”“이 분은 도박...”“이분은...” 복 씨 가문의 일로 이일도는 충분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성남시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다소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복률은 아예 앞으로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복 씨 가문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조직폭력배와 인사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번 일로 복 씨 가문에서 전화위복으로 큰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기회를 잡아 자신의 발아래에 둔다면 복 씨 가문은 성남시의 유일한 로열패밀리로 남을지도 모른다. 김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데릴사위를 찾으러 가는 길이 너무나도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이었다...“여러분, 오늘 저 복률이 부탁한
백운산의 백운 별원.김집사가 오랜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김병욱한테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복 씨 가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그 사람과 만났나?"김병욱은 머리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네. 그 사람이 제주도에서 일어난 영상으로 복률을 괴롭히고 있답니다.""그리고?""복 씨 가문에서 깡패들을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이일도의 힘도 빌렸다고 합니다. 성남시에 있는 깡패가 절반이나...."순간, 바둑을 쥔 김병욱의 왼쪽 손이 멈칫하다 싱긋 웃으며 말했다."복률이 지금 사람을 시켜 나를 감시하고 있겠지. 내가 움직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야...""아무 사람이나 보내. 만약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지면 나한테 제일 먼저 보고해.""하지만....”김집사가 머뭇거렸다."그 애가 갔나?"김병욱이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네. 아가씨께서 어제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오늘 그곳으로 간 것...""마음대로 하라고 해..."김병욱은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잠깐뿐이었지만 방의 온도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김집사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거렸다.한참 후 김병욱이 말했다."나가 봐.""네..."김집사가 방을 나서고 싸늘했던 김병욱의 얼굴이 더욱 사나워졌다.팍! 하는 소리와 함께 바둑판에 놓인 바둑이 땅에 떨어져 소리를 냈다.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그 사람이 더 좋다는 거야? 마음껏 보게 해줄 게!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봐!""아직도 3년 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의 발자국 소리 하나면 성남시가 들썩거릴 것 같아?""김청미, 너는 나를 너무 많이 실망시켰어...".....그 시각, 정 씨 가문의 저택정 씨 가문에서도 소식을 듣고 모두가 몸을 떨었다."성남시의 두목 이일도가 직접 나섰다면서. 성남시의 깡패 절반이나 넘어갔대. 너무 무서워..."정지용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경험이 많은 정 씨 어르신은 그
"너 못 나가! 오늘 김예훈이 맞아 죽어도 너는 절대 못 나가!"정군과 임은숙이 정민아를 뚫어지게 감시하며 틈을 주지 않았다.집에서 유일하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것은 정소현, 그가 형부에게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녀의 문자를 볼 시간이 없었다. 그녀의 작은 이술이 삐죽 튀어나왔다.......박문호의 묘지 앞. 김예훈이 직접 향에 불을 붙이고 향로에 꽂았다.오정범과 다른 사람들도 존중의 의미로 그와 같은 행동을 했다.그 모습을 본 박도윤 부부가 격동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여 말했다."예훈아, 그만하자!""복 씨 가문이 강해도 너무 강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야. 진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아들을 하나 잃었으니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김예훈이 싱긋 웃으며 박도윤 부부를 위로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복 씨 가문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오정범과 도적 구자도 김예훈을 따라 위로의 말을 전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그 어떤 강한 사람이 와도 저희 도련님 앞에서 얌전히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말을 하는 중에 차의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긴 세단 여러 대가 줄을 지어 나타났다.저택의 마당이 넓지 않았다면 차 여러 대가 주차할 공간은 없었을 것이다.박도윤은 눈앞에 놓인 수백 대의 차를 보고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모두 사람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승합 차들이었다.안에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제일 선두에 있는 고급 외제차에서 복 씨 가문의 사람이 천천히 내렸다.복률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어깨를 펴고 눈을 부라렸다!그들은 오늘 김예훈 데릴사위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에 세력이 제일 강한 복 씨 가문의 힘과 세력을 자랑해야 했다.동시에 김예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과 김 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고 성남시의 서열 1위가 되려고 한다!세상에서 자신들이 제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김예훈과 같은 데릴 사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김예훈
도적 구자와 그들이 겁에 질렸다고 해서 김예훈이 겁에 질린 것은 아니다.김예훈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눈앞의 사람들로 인해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다.그 모습을 본 복 씨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너 아직도 네가 어떤 상황을 직면할지 잘 모르나 봐!”복현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모든 눈길이 자신에게 집중되었음에도 김예훈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웃어! 너 아직도 웃음이 나와?”“너의 옆에 있는 그 사람들도 이일도 앞에서는 똘마니일 뿐이야!”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이 아직도 뭐가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았다.이일도의 뒤에서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여러 명의 남자가 식칼을 들고 나타났다.“이... 이 사람은 이일도의 오른팔 조나단! 모두 사람을 죽이는 일에 있어서 거침없는 사람들이야!”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공살철.성남시 소식통인 그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조나단 이외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어마어마했다. 홍자 언니의 부하까지 합치면 천 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듯했다.천여 명의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실로 어마어마했다.같은 길을 걷고 있는 윤 씨 가문과 선우가문도 이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성남시에서 이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가문은 김 씨 가문 밖에 없을 것이다.복 씨 가문에서도 이런 장면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복 씨 가문은 자신만만하게 가문 경호원과 사이가 좋은 조직폭력배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복 씨 가문의 사람들만 하여도 500명 가까이 되었다. 거기에 이일도와 그의 부하들을 합치면 2000명은 족히 될 것이다.압도적인 광경에 도적 구자와 공상철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을 것 같았다. 누군가는 다리를 바르르 떨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싸움을 하지?박도윤 부부도 깜짝 놀랐다.까마득하게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을 본 이일도가 말했다.“복세자, 작은 일에 너
김예훈이 입을 벌리기도 전에 허유주가 먼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김 세자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선재 스님이 제 편을 들어줬다고 불만을 품고 오륜 사찰의 보물을 깨트린 거예요? 화를 내시려면 저한테 내시지, 왜 선재 스님한테 화풀이하는 거예요?”“이 수맥 탐지 봉에 문제가 있어서요.”김예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수맥 탐지 봉의 질량에 문제가 있다고 할까요?”“김 세자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표정이 어두워진 선재 스님은 말투마저 상냥하지 않았다.“근 200년 동안 물려받은 저희 오륜 사찰의 수맥 탐지 봉은 천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보물이라고요. 풍수를 볼 때마다 이 수맥 탐지 봉을 사용했고, 이것으로 저희 오륜 사찰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했는데요. 그런데 질량에 문제가 있다고요? 어디 제대로 말씀해 보시죠!”허유주는 자기 체면을 세워주지 않아 잔뜩 화가 난 생태인데 김예훈이 수맥 탐지 봉마저 망가뜨렸으니 더는 그 화를 참을 수 없었다.“김 도련님, 비록 오륜 사찰이 무술의 성지이긴 하지만 의술이나 풍수, 관상 방면에서도 일반적인 풍수 대가나 의사보다는 훨씬 뛰어납니다. 저도 이 수맥 탐지 봉을 여러 번 보았는데 오륜 사찰의 보물이 맞았습니다.”허순재는 망설이다 결국 나서기로 했다.“아까 김 회장님께서 망가뜨린 수맥 탐지 봉은 확실히 오륜 사찰의 보물이 맞습니다. 잘못 보셔서 실수로 망가뜨린 거라면 제가 대신 배상해 드리죠. 이 기회를 빌어 다 같이 친구로 지내는 거 어떨까요?”김예훈은 바닥에 남은 일부 조각을 주으면서 말했다.“선재 스님, 제가 본것이 맞다면 이 수맥 탐지 봉은 소문으로만 듣던 얼음 형 옥석으로 만들어진 거 맞죠?”선재 스님이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얼음 형 옥석을 알아보시다니 안목이 높으시네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얼음 형 옥석이 얼마나 귀한 건지 알고 있지만 이 수맥 탐지 봉은 그만큼 귀한 물건은 아니에요. 어디서 온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중에 음기가 가
“유주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잘못했으면 인정할 줄 알아야지. 다음부터 너무 흥분해하지 마.”여자 스님은 웃으면서 허유주를 위로해 주었다.허유주는 막무가내의 성격이긴 해도 여자 스님의 말은 잘 들었다.허순재는 더는 허유주를 혼내지 않고 웃으면서 김예훈에게 말했다.“김 회장님, 제가 자식 교육을 잘 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침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오륜 사찰에 계시는 선재 스님이시고, 제 불효자식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유주도 오륜 사찰에서 수행하고 있거든요. 저희 허씨 가문에 일어난 일을 듣고 보러오신 겁니다. 선재 스님, 스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이분은 김 세자님이시자 김 회장님이신 진주·밀양의 귀인이기도 합니다.”허순재가 웃으면서 소개해 주자 김예훈이 먼저 예의 바르게 오른손을 내밀었다.“처음 뵙겠습니다.”하지만 김예훈은 손이 가까워지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륜 사찰에 대해 익히 들은 적이 있었다. 200여 년 전에 지어진 오륜 사찰은 경기도 구역에서 무술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오륜 사찰에서 가장 유명한 영춘권은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오륜 사찰 스님이라니. 글쎄 포스가 일반인들과 다르다 했어.’“김 세자님, 안녕하세요.”선재 스님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김예훈에 대한 첫인상이 안 좋은지 굳이 오래 악수할 생각 없이 바로 손을 거뒀다.선재 스님은 도도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쳐다보았다.“허씨 가문에 벌어진 일을 저희 성녀분께서 아시고 해결하라고 저를 보내셨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무슨 일때문에 하인들이 실종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다른 분들을 이만 보내시는 것이 어떠신지요.”허순재는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성녀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하인은 다 내보내긴 하겠는데 여러분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보디가드 몇 분은 남겨둬도 괜찮지 않을까요?”선재 스님이 담담하게 말했다.“네. 쓸데없는 사람만 나가주시면 됩니다.”선재 스님은 일부러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
“아까 김 회장님께서 아빠를 섬라 3대 마승의 손에서 구해주셨어. 그러고도 총으로 쏴 죽이고 싶어? 유주야, 담이 너무 커진 거 아니야? 세상 사람들이 우리 허씨 가문을 배은망덕하다고 수군거려야 속이 시원하겠어? 지금 당장 김 회장님께 사과해! 사과 안 하면 바로 집에서 쫓아낼 거야! 우리 허씨 가문에는 막무가내이자 상황 파악마저 못 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허순재는 허유주가 김예훈한테 무례해서 많이 화난 모양이다.김예훈과 허순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는 허준서 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가 왜 김예훈을 저렇게 감싸고 도는 거지?’허순재의 아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의문에 빠지고 말았다. 김예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허순재가 가장 예뻐하는 허유주가 욕을 먹자 하나같이 고개 숙이고 차만 마실 뿐이다.허유주의 얼굴에는 분노가 사라지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지금까지 허순재가 이 정도로 화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도포를 입은 여자 스님은 평온한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허유주를 뒤에 숨기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유주도 흥분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을 것입니다. 열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무슨 나쁜 마음을 품고 있겠습니까. 이분이 바로 어제 한마디로 진주·밀양 용전 전주를 교체시킨 김 세자님이자 김 회장님이시겠네요? 배포가 넓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여자아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진 않겠죠?”여자 스님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유주야, 얼른 김 세자님께 사과해야지.”허유주는 눈가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 내심 속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김 세자님, 죄송해요.”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허순재가 집안사람들을 교육하든, 허씨 가문이 이 기회를 빌어 허순재의 권력에 도전장을 내밀든, 김예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피도 안 마른 어린애가 앞에서 거들먹거려서 불쾌할 뿐이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살짝 시간을 확인한 김예훈은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도박왕님께서 초대하셨는데 말 나온 김에 오늘 바로 가서 확인하시죠.”“여기서 멀지 않아요. 제가 길을 안내해 드릴게요.”허순재는 차를 부르지 않고 고즈넉한 길로 안내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앞을 내다보았다. 이순간 허순재의 몸에서 왠지 모르게 검은 기운이 뿜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혹은 살기라고 할까......별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몇 분도 안 지나 바로 허씨 가문에 도착하게 되었다.앞장서는 허순재를 본 순간 문을 지키고 있던 보디가드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더니 공손하게 길을 비켜드렸다.“김 회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허씨 가문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김 회장님께 달렸습니다.”...거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김예훈과 일면식이 있는 허성빈, 허도겸, 허준서 등 외에 기껏해 18살로 보이는 소녀가 앉아있었다.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본 허씨 가문 3형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18살짜리 소녀 역시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네가 바로 우리 둘째 오빠의 손을 부러뜨리고, 셋째 오빠의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넷째 오빠 뺨까지 때린 김예훈이야?”이 사람은 딱 봐도 허씨 가문의 다섯째, 허유주로 보였다.그녀의 뒤에는 허준서의 약혼녀인 허영미도 서 있었다.아까 허유주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보니 김예훈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허씨 가문 자녀들 외에 도포를 입고있어도 몸매가 좋아보이는, 얼굴까지 예쁜, 속세를 벗어난 것만 같은 여자 스님이 앉아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신처럼 모시듯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김예훈은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네. 제 이름은 김예훈이 맞습니다.”“이런 젠장!”김예훈이 신분을 인정하자 허유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허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 구역을 침범해? 저 자식을 그냥 총으로 쏴서 죽여버려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