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뿐만이 아니다.김예훈은 지금 남문호가 어쩌다가 죽음을 선택하게 된 건지 알고 싶었다.이 사건에 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들이 연루된 걸까?모두 확실히 조사할 생각이었다.곧이어 그들은 무척 호화로운 개인 저택에 도착했다.하은혜가 미리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김예훈은 그곳이 사설탐정사무소라는 걸 믿지 않았을 터다.문 앞에 서자 경비원이 다가와 차 안에 앉아있던 사람들을 차에서 내리게 한 뒤 검사를 받게 했다. 그것은 규칙이었다.하은혜가 작게 말했다.“대표님, 전 대표님 신분을 밝히지 않았어요!”“그래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차문을 열고 내렸다.뒤이어 경비원 여럿이 침착하게 걸어왔다. 퇴역한 군인들 같았는데 그들의 몸에서 살기가 은은히 느껴졌다.김예훈과 하은혜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리자 잠시 뒤 여자 경호원이 나왔다.그들은 자세히 몸을 수색하기 시작했고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두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그들의 차는 밖에 세워둬야 했다.정원에 들어선 뒤 누군가 그들을 지하통로로 안내했고 잠시 뒤 그들은 지하실의 큰 회의실 같은 곳에 도착했다.자단목으로 조각해 만든 클래식한 소파 맞은편에 한 중년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의 앞에는 잔 대신 찻주전자가 놓여 있었다. 그는 홀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의 냉담한 눈빛에서 그들이 고용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대표님, 이분이 바로 사설탐정사무소의 사장님이십니다. 이 사설탐정사무소는 이름이 없지만 이분은 공진해 씨라고 아주 유명하십니다. 많은 스타와 재벌들도 이분을 두려워하십니다!”하은혜가 김예훈의 옆에서 말했다.김예훈은 공진해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공진해는 담배 한 모금을 쭉 빨아들인 뒤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씨, 정씨 가문의 데릴사위이자 그분의 대변인이죠. 성남시에서 당신은 꽤 실력 있는 편이네요. 중요한 건 당신이 능력 없는 사람인 척하면서 줄곧
“천억? 비싸네요. 내가 알기론 당신의 그 영상은 그만한 가치가 없을 텐데요.”김예훈이 웃었다.“제가 당시 이 영상을 찍을 때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썼는지 아세요? 그리고 전 다른 증거와 자료들도 줄 수 있어요... 이 배후에 연루된 건 엄청나요. 두 가문뿐만이 아니에요. 이 영상이 유출된다면 여러 가문에서 날 없애려고 할 거예요... 천억이면 비싼 편은 아니에요.”공진해는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지만 동시에 그는 정보를 알려줬다. 이 일에 참여한 게 복씨 가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있다는 걸 말이다.그리고 그의 손에는 다른 자료도 있다고 했다.그의 말에 김예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공진해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그렇게 많은 걸 알고 있고 그걸 뒷받침할 자료까지 있다면 우연히 찍은 건 아니겠네요? 당시 그걸 찍었다는 건 사람을 구할 수 있었거나 혹은 당신도 거기에 참여했다는 걸 의미하겠죠...”말을 마친 뒤 김예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몸에서 살기가 내뿜어졌다.“끼기긱...”공진해 뒤에 서 있던 두 경호원이 동시에 앞으로 나서며 매서운 살기를 뿜어댔다.공진해가 명령을 내리면 곧바로 김예훈을 죽일 생각인 듯했다.공진해는 덤덤한 표정으로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당신은 그 사람의 대변인이죠. 당신의 뒤에 있는 사람은 엄청난 거물이라 저도 당신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무슨 짓을 할 생각이라면 난 당신을 죽이고 당신 뒤에 있는 사람과 얘기를 나눌 거예요. 그 사람은 아주 강하지만 이미 성남시에서 떠난 지 오래잖아요. 아닌가요?”공진해는 자신감이 넘쳤다.전설 속 그 사람을 꺼리기는 했으나 두려워하지는 않았다.김예훈은 공진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공진해는 김세자의 일을 거론할 때도 기백이 넘쳤다.공진해가 정말 실력이 있거나 아니면 정말 멍청하다는 걸 의미했다.하지만 아무리 봐도 멍청한 사람 같지는 않았기에 분명 실력이 대단할 것이다.김예훈은 자리에 앉은 뒤 차를 따라 한 모금 마셨다
“펑!”공진해는 테이블을 세게 치며 벌떡 일어서서 김예훈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요? 감히 날 가지고 노는 겁니까? 오늘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나가요!”“끼익-”순식간에 공진해 뒤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이 허리에 차고 있던 비수를 꺼내 들었다.이와 동시에 지하실의 문이 열렸고 수십 명의 사람들이 들어와서 김예훈과 하은혜 두 사람을 둘러쌌다.이 사람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갔던 용병으로 전투력이 강하고 하나같이 몸에서 살벌한 기운이 넘쳐흘렀다.공진해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김예훈 씨, 어디 나가서 물어봐요, 이 성남시에서 날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당신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고작 대리인 주제에 감히 나한테 이리 날뛰는 거예요? 죽으려고 환장했습니까?!”공진해는 화를 벌컥 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를 거역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너무 터무니없이 값을 부르니 내가 값을 깍는 거 아닙니까!”“그리고 난 성의를 다 보였어요, 보통이라면 이런 물건을 당사자한테 제공하는 건 값을 지불하지 않는 법이죠.”김예훈의 말을 듣고 공진해와 그의 경호원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몇백억짜리 물건을 200원에 가져가겠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공진해는 위아래로 김예훈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진심이에요?”“나 지금 진지해요, 200원 줄게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진지해요. 1000억 주고 이것들 가져가든가 아니면 이 자리에서 손목 발목을 내놓든가, 당신이 선택해요.”“허...” 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하은혜를 보며 말했다. “내 손발을 내놓으라고 하는군요. 이것 참 무섭게 되었습니다!”하은혜는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대표님을 지켜드릴 겁니다.”두 사람의 대화는 공진해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 연약한 여인이 이놈을 보호한다고?공진해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김예훈, 지금 나랑 장난
완벽할 정도로 균형이 잡혀 있는 김예훈의 근육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또한, 그의 몸에는 가로세로로 얽혀있는, 아주 옅어 보이는 흉터가 몇백 개는 더 있었다.흉터는 옅을수록 오래되었다는 것을 뜻하며 일부 흉터는 심지어 10년 전에 생긴 상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흉터들은 아무 이유 없이 생긴 것이 아니라 분명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체력 훈련을 하면서 생겼을 것이다. 용병이라도 몸에 이런 흉터가 열 개 정도 있으면 영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김예훈의 몸에는 이런 옅은 상처가 적어도 수백 개는 되어 보였고 그 결과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웠다. 공진해는 큰돈 들여 고용한 경호원들이 하나같이 꺼려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 하고 있어? 겁먹은 거야?”“데릴사위 따위한테 겁을 먹은 거냐고?”“내가 오늘 너희들한테 밥 안 줬어?!”“저놈을 쓰러뜨리는 사람한테는 2억을 줄 거야!”그의 목소리와 함께 마침내 누군가가 더는 참지 못하고 앞으로 돌격했다. “펑-”김예훈은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한 용병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 용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몸이 공중에 뜨더니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서 벽에 부딪혔고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일어나지 못했다. “영춘권."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공진해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권법을 십여 년간 연마하지 않은 이상 이렇게 큰 위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다 같이 달려들어!”이때, 적수를 만났다고 생각한 다른 경호원들이 모두 달려들었다. “아악-” “커헉-”얼마 지나지 않아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고, 잠시 후 경호원들이 모두 거꾸로 날아와 하나같이 녹초가 되어 땅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했다.멍해진 공진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경기도의 영춘권법...”“소문에 의하면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한테 전해졌다고 하던데...”“당신은 대리인이 아니라...
이내 동영상은 큰 TV에 연결되어 재생되었다. 영상 속, 제주도의 황폐한 공사장에 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중 한무리의 사람은 복씨 가문의 사람들이었으며 복률은 그 현장에 없었고 젊은 남녀의 모습도 보였다. 김예훈은 그들을 눈여겨봤지만 이내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고 이내 그중의 한 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윤수인.일류가문인 윤씨 가문의 일원이자 박문호의 여자친구. 박문호는 강가 쪽에 서 있었다. 끝으로 멀리 있는 다리 위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복씨 가문의 사람이 앞으로 나와 돈주머니를 박문호 앞에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박문호, 우리가 알고 싶은 것에 대해 다 털어놓고 이 돈 가지고 여길 떠나든지 아니면 여기서 죽든지 네가 선택해...”“당신들... 내가 여기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박문호는 굳은 표정을 지은채 물었다. “내가 알려준 거야. 문호 씨, 문호씨가 어떻게 복씨 가문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 그리고 복씨 가문에서는 우리한테 돈을 주기로 약속했으니 우리 체면을 세워준 거야. 더는 고집 부리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 윤수인이 박문호를 달랬다. “그래, 문호야,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어?”“우리도 너랑 오랫동안 함께했어, 우리한테 무슨 일 생기는 거 넌 그냥 두고 볼 수 있어?”“복세자는 우리한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어. 모든 게 다 그 폐인이 한 짓이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얼마나 수지가 맞는 거래야!”이 순간, 박문호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의 여자친구와 자신이 제일 믿고 있는 친구들이 그한테 포기하라고 김예훈을 배신하고 설득하고 있다니.“너희들!”박문호는 창백한 얼굴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제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제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게 박문호는 믿을 수가 없었다. “박문호,
“너희들!” 박문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믿었던 친구가 이런 방법을 내세워 자신을 핍박하다니 그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저놈을 잡아라!” 복씨 가문의 사람이 명을 내렸다. 그 순간, 박문호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눈을 감고 강으로 뛰어들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던 그한테 이건 유일한 방법이었다. 동영상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던 김예훈은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펑!김예훈은 주먹으로 옆에 있는 테이블을 내리쳤다!대리석으로 만든 단단한 테이블이 김예훈의 주먹으로 인해 사분오열되어 와르르 부서졌다!김예훈의 살기로 가득 채워진 방안은 상당히 차가웠다.그가 성남시를 떠난 지 사흘 만에 박문호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리고 사람들의 핍박하에 박문호는 그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 공진해는 옆에 있는 김예훈을 보고 몸을 떨었다. 이제 그는 눈앞의 이 사람이 바로 전설 속의 그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 사람이 돌아온 것이다!그 사람의 손짓 한 번에 경기도 전체가 천지개벽할 수도 있다. 생각을 마친 공진해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보시다시피 박문호 씨가 강에 투신할 때 그를 핍박했던 사람은 바로 이 사람들입니다. 복씨 가문의 사람들, 윤수인 그리고 몇몇 사람들...”“저들은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니라서 아마 모르실 겁니다. 다들 박문호 씨 절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박문호 씨가 강에 투신한 후 이 사람들은 복씨 가문의 은혜를 입고 각자 회사를 차렸죠...”“특히 윤수인은 윤씨 가문의 사람으로 제일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공진해는 설명하면서 서류와 신문, 사진 등 증거들을 꺼냈다. “커억-”김예훈이 손에 든 찻잔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본 공진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리석을 부순 것보다 더 놀라웠다!“죽여버릴 거야!”“모두 다 죽여버릴 거야!”김예훈은 이를 갈며 말했다!이때, 너무 놀란 공진해는 무릎을 꿇었다. 화가 난 김예훈이 자신을 죽일까 봐
다음 날. 김예훈은 아침 일찍 Y 미디어 회사로 왔다. 회사 로비에 들어서자 윤수인의 거대한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포스터 안의 윤수인은 여신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고작 윤씨 일가의 사람 따위가, 그때 당시 무명에 가까운 연예인이었던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르다니. 대단하긴 하군...”“근데 이게 다 남자친구를 배신하고 얻은 것이 아닌가...”김예훈은 위쪽 포스터를 들여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옆에 있던 하은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사전에 윤수인 씨와 약속을 잡았습니다. 곧 저희 차례일 것입니다.”“그래요.”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윤수인을 만나러 왔으니 그녀의 룰에 따르기로 했다. 어차피 김예훈은 급한 것이 없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 한 명이 걸어 나왔다. “김예훈 씨, 당신 차례입니다. 따라오시죠...”최고층에 위치한 대표이사 사무실. 문 앞에는 경호원 몇 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김예훈과 하은혜의 몸을 수색한 뒤 그들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보아하니 윤수인은 되게 조심스러운 사람인 것 같다. 대표이사 사무실에 들어가자 업무를 보고 있는 윤수인의 모습이 보였다.인기척이 들리자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김예훈 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끝납니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윤수인, 너 아주 성공했구나.”“네?!”이 말을 들은 윤수인은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윤수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김예훈을 본 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김예훈?!”두 사람은 대학교 동창이었으니 당연히 아는 사이였다. 하지만 윤수인은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모르고 있었다. 그냥 김예훈도 박문호와 같이 전설 속의 그 사람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당시 박문호의 연인이었고 그의 죽음은 그녀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었다. 그녀는 박문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김예훈을 보자 왠지 모르게
“이럴리가 없어! 이 동영상은 가짜야! 내가 어떻게 문호 씨를 해치겠어!” 윤수인은 바로 부정했다. 김예훈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나 먼저 갈게. 너 후회하지 마!”“잠깐만, 네 요구를 말해봐!”윤수인은 이내 입을 열었다. “내가 한 짓이라고 인정하면 뭐 어쩔 건데?”“근데 너도 피차일반이야! 이런 동영상을 경찰에 제출하지 않고 날 찾아와서 협박하는 거 보면 너도 똑같은 인간이라고!”윤수인은 김예훈이 이 동영상을 빌미로 그녀한테서 돈을 뜯어낼 심산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김예훈이 그 당시 박문호가 죽기 직전 느꼈던 고통을 그녀한테 되돌려 줄 거라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천억!”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라고? 2천억? 너 미쳤어? 복씨 가문에는 왜 협박하지 않는데?”윤수인 화를 벌컥 냈다.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리면 복씨 가문에서는 해결 방법이 있겠지. 근데 넌 있어?”“넌 누구한테 의지할 건데? 윤씨 가문?”“윤씨 가문에서 널 상대해 줄까?”“나...”윤수인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윤씨 가문에서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었다. 근데 윤씨 가문에서 그녀를 위해 나설 리가 있나?만약 그때 윤씨 가문에서 그녀를 중시했다면 그녀가 복씨 가문과 손을 잡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얼굴이 창백해진 윤수인이 입을 열었다. “2천억은 너무 많아,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야.”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영상 속에는 네 사람이 있어! 근데 2천억을 못 모은다고?”“하루 시간 줄게, 네 친구들이랑 잘 의논해 봐!”“내일까지 돈 마련하지 못하면 이 동영상 퍼뜨릴 거야.”“아참, 핸드폰은 선물이야. 기념으로 가지고 있어!”김예훈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많은 사본을 보관하고 있으니, 돈을 내지 못하면 언제든지 공개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내일 봐, 우리 여신님...”김예훈은 사무실을 걸어 나왔다. “털썩-”윤수인은 소파에 주저앉아 절망적인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