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강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제가 보여드리죠!”“정 씨 가문의 정민아가 대체 어떤 요망한 수단을 썼기에 정 씨 가문이 파산의 길로 가지 않았는지!”“비록 이건 그녀의 실력이지만, 하지만 상업회는 원칙과 규칙이 있는 곳이에요. 함부로 헤집어 놓을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에요!”“정 씨 가문에서 이런 수단으로 나왔다는 것은 성남 시의 모든 재벌 가문들과 대적하겠다는 뜻이에요!”그의 말을 들은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은 문득 깨닫는 표정을 지었다.정가을이 제일 먼저 말했다.“할아버지, 뭔가 이상해요! 정민아만 있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떳떳하지 못한 수법을 쓴 것이 틀림없어요!”“깨끗하기만 했던 우리 정 씨 가문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나타났을까!”“정민아의 이런 행동이 성남 시 사업회의 원칙을 어긴 것이에요. 이건 우리 정 씨 가문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절벽으로 밀어놓는 행동이에요!”“어르신, 정민아를 정 씨 가문에서 쫓아내길 바랍니다. 이것은 우리 정 씨 가문 모든 일원들의 선택이기도 하죠. 이렇게 하면 모두에게 빚을 지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요!”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이태강과 다른 가문의 자제들의 태도는 이미 아주 명확했다. 그것은 바로 한 가지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정 씨 가문이 정녕 파산의 길로 가야 하나?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정 씨 가문이 파산을 하면 그들은 무엇을 먹고산다는 말인가?제일 명확한 방법은 바로 정민아를 정 씨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이다. 그것으로 보여주면 충분해!정지용의 얼굴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를 쳐다보며 물었다.“할아버지, 우리 가문의 일등 공신을 정 씨 가문에서 좇아내는 것은 .... 아니... 아니라고 생각해요.....”정지용의 말을 들은 이태강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정 씨 가문에서 잘 생각하길 바라요. 우리에게 바른 설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정 씨 어르신은 간곡하게 청하며 한껏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태강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정지용을 힐끔 쳐다보았다.정지용이 그에게 눈짓을 보내며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그러면 안 돼요. 제가 계획한 일이라고 정민아가 오해를 하면 어떡해요!”“하지만...”“하지만?”이태강이 갑자기 실소를 터뜨렸다.“정 대표님이 먼저 말을 꺼냈으니 제가 한 번은 봐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약속을 어기고 정민아가 계속 정 씨 가문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면 정 씨 가문은 그날로 끝나는 거예요!”“가자!”이태강은 그 말만 남기고 먼저 밖으로 나섰다.다른 재벌 가문의 자제들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으면서 이런 결과를 갖고 간다고? 너무 한거 아니야?.....밖으로 나온 사람들 중 한 재벌 2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태강, 끝났어? 우리한테 전혀 좋은 점이 없잖아!”“맞아. 우리의 목적은 우리의 가문이 파산을 하지 않는 거지 다른 사람을 끌어내려는 목적은 없었어!”“죽어도 정 씨 가문과 함께 죽어야지!”재벌 2세들은 오늘에 있은 일들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어떤 좋은 점이 생길까?조금 전의 일들을 회상한 그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의 총받이가 된 느낌을 받았다.이태강이 웃으며 말했다.“정 씨 가문이 왜 파산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봤어? 정 씨 가문을 위해 뭐든 하는 그 여자 때문이잖아.”“하지만 문제는, 누가 밖에 소문을 낼 수 있어?”재벌 2세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이태강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김세자의 소문을 퍼뜨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죽고 싶은 사람이 아니고서야.이태강이 계속하여 말했다.“오늘 이렇게 한 것에 이미 충분히 만족해. 정 씨 가문에서 우리에게 명확한 설명을 해줄 거야.”“우리가 김세자에게 무언의 압박을 한 것과 같아. 너의 일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으나 소문을 내지 않겠다.”“우리가 김세자의 체면을 이렇게 많이 생각해 주는
한편, 김예훈과 정민아는 집에 돌아왔다.정군과 임은숙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어떻게 알아맞혔어? 어르신이 우리 정민아를 직접 데리러 왔어!”“왜냐하면 제가 결정한 일이에요.”김예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정군과 임은숙은 김예훈이 농담을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누구도 김예훈을 비웃는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문제는 정민아가 나서야만 일이 해결된다는 거야. 우리 정 씨 가문이 이렇게 대단했던가?”정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정민아가 김세자의 숨겨둔 애인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았다.만약 사실이라면 김세자가 자신의 남편과 함께 CY 그룹에 가는 것을 눈감아 줬을까?정민아도 너무 궁금했다.“맞다! 오늘 부 주관 님의 태도도 아주 이상했어. 나와 맹수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정민아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제때에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제야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그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예훈을 쳐다보며 그의 설명을 기다렸다.정민아는 김예훈이 모든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된다고 하는 일은 모두 실현되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싱긋 웃어 보였다.“민아야 너 잊었어? 그날 저녁 우리가 파티에 참석했을 때 하은혜 비서가 어떻게 대해줬는지.”정군이 말했다.“맞아. 하은혜 비서는 CY 그룹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잖아!”“그녀의 말 한마디면 어려운 일들이 모두 해결돼!”“딸아, 너 하은혜 비서와 친하게 지내도록 해. 하은혜 비서만 있다면 우리 정 씨 가문의 자리가 아주 든든하네!”정민아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은혜 언니가 그냥 하는 말인 줄만 알았는데.”“하은혜 비서도 대단한 사람이야. 대단한 사람이 하는 말은 꼭 실현되는 법이야!”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지금 정 씨 가문은 우리 민아가 있어야 돌아가네. 앞으로 우리가 정 씨 가문의 일등공신이야. 정 씨 가문의 권력을 손에 넣는 일도 시간문제야! 가자! 우리 오늘 맛있는
집을 나서기 전, 정민아는 무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김예훈, 우리 그래도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그래도 우리가 정 씨 가문을 대표로 참석하는 자리잖아.”“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CY 그룹에서 너를 책임자로 맡겼잖아. 다른 사람이 가면 소용이 없어.”김예훈이 말했다.“그래도 전화를 하는 게 맞아. 할아버지니까 존중해 드려야지.”정민아는 효심이 깊은 손녀였다.그녀는 할아버지의 휴대폰 번호를 누르며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 할아버지의 애써 연기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래 민아야! 별일 없지?”“할아버지 저 지금 CY 그룹을 대표로 계약 체결을 하러 가요.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어요.”정민아는 아주 공손하게 말했다.“그래그래. 지용이와 가을이 이미 떠났으니까 너는 가지 말거라!”정 씨 어르신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져 있었다. “너는 빨리 출근이나 해. 회사에 너의 사무실을 마련해 두었어.”정 씨 어르신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가만히 쳐다본 정민아는 멍한 표정이었다. 왜 일이 이렇게 되었지?“왜?”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할아버지가 정지용과 정가을을 계약서에 사인하러 보내셨대!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정민아는 도저히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이런 일은 남해 시에서 한번 겪었다. 아직도 이런 짓을 벌이다니. CY 그룹이 두렵지도 않은가?할아버지가 진짜 노망이라도 났나?“무슨 일이 생겼어?”근래 정 씨 가문의 저택에 가지 않은 정민아는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그녀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얼마 전 몇 명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시비를 걸러 왔다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김예훈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말했다.“어떤 일이 발생하던, 어떤 원인이던, 정 씨 가문의 행동이 맞던 틀리던, 이건 네 거야. 누구도 뺏어가지 못해. 누구도 너를 대신할 수 없다고!”김예훈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가 따로 부탁을 하지 않아도 정민아가 가지 않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와 자원이 정 씨 가문의 그룹의 손에 쥐어져 있는지 몰랐다.정 씨 가문의 그룹은 성남 시에 방금 설립된 그룹이었기 때문이다.CY 그룹에서 자신의 생각을 그래도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높은 목소리로 축하를 해주는 말들뿐이었다.현장에 있는 정지용과 정가을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다음, 우리 정 씨 가문의 도련님께서 단상 뒤에 있는 자리에서 사인을 해주겠습니다!”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책임자는 바로 조금 전 행정부의 부 주임이었다.“음? 정민아 아가씨는요?”부 주임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책임자님 안녕하세요. 민아가 다른 일로 참석하지 못하여 제가 대리 참석했습니다!”정지용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가을도 한편에서 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네 주임님. 책임자가 밖에서 이미 결과를 선포했습니다. 어차피 프로젝트는 결국 저희 정 씨 가문의 손에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누가 사인을 하던 같지 않나요?”부 주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네. 민아 아가씨께서 다른 일로 바쁘시면 대신 서명해 주세요. 틀리게 적지 말아 주세요.”“네네. 알겠습니다 주임님!”정지용은 한껏 격동된 목소리로 계약서를 건네받은뒤 정독하더니 사사삭 하며 정지용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적어 넣었다.“일단 앉으세요. 제가 도장을 가져...”부 주임은 계약서를 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정지용과 정가을은 서로 마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었다.“지용 오빠, 저는 조금 전까지도 부 주임이 저희더러 사인을 하지 말라고 할까 봐 걱정했어요. 이제 보니 진짜 우리 정가 그룹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그러니 정민아가 아니어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빨리 할아버지에게 이 소식을 전해야죠.”정가을이 정지용을 부추기며 말했다.정지용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정가을의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처음부터 복현과 손을 잡았다면 지금
CY 그룹.30분의 초조한 기다림 끝에 사무실을 나갔던 부 주임이 다시 돌아왔다.그 시각, 부 주임은 미소 띤 얼굴로 정지용의 손을 잡고 악수하며 말했다.“정 부대표님, 정 대표님에게 전해주세요. 이런 업무는 직접 오실 필요가 없어요. 필요하면 저희에게 전화를 걸어주세요. 제 휴대폰 번호가 등록되어 있을 거예요.”“그리고, 이건 저희가 준비한 작은 성의에요. 전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부 주임은 자신의 손에 들린 포장이 완벽한 선물 상자를 정지용에게 건넸다.뭐?CY 그룹의 임원이 우리 정 씨 가문 대표에게 선물을 보내준다고?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정지용은 어질어질하게 선물 상자를 받아들고 CY 그룹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얼빠진 표정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도리어 정가을은 한껏 궁금한 표정으로 선물 상자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말했다.“지용 오빠, 여기에 뭐가 들어있는지 우리 열어 봐요.”정지용도 한껏 궁금한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안돼!”“뭐가 무서워요. 선물을 할아버지께 전달해라고 했지 열어보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열어보지 않으면 무엇인지 어떻게 알아요.”정가을이 말했다.정가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정지용은 아름다운 선물 포장을 바로 열어보았다.선물 상자를 열어본 두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랐다.별장!선물은 바로 개인 별장이었다! 하물며 성남 시 변두리에 있는 부자 동네였다.이 별장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성남 시에서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상류층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다.CY 그룹에서 이렇게 대단한 선물을 보냈을 줄이야.사소한 선물이었다면 정지용과 정가을이 꿀꺽했을 것이다. 하지만 별장은 아마 값어치가 어마어마하겠지?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두 사람은 열쇠를 손에 쥐고 몸을 떨었다.“우리 빨리 할아버지께 전해드리자. 이건 너무 어마어마해...”정지용은 침을 꼴깍 삼켰다.....그 시각, CY 그룹의 꼭대기 사무실.김청미는 표정이 쌀쌀맞은 하은
정 씨 가문.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예훈과 정민아도 불려 왔다.가문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는 전에 살던 별장이 아니라 부자동네에 있는 새로운 별장이었다.집으로 돌아온 정지용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정 씨 어르신은 빨리 가보자고 부추겼다.별장 내부로 들어선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전형적인 서양식 단독 주택으로 부지 면적이 500평에 육박하며 모두 3층 높이였다.이런 별장은 성남 시에서 대단한 별장은 아니었지만 정 씨 가문의 사람들에게는 과분하기도 했다.눈앞의 별장을 바라보는 정 씨 어르신의 눈에는 욕망으로 가득 찼다.정지용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이 별장 진짜 괜찮죠? 하지만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성남 시 로열패밀리는 모두 백운 정상에 살고 있대요.”“김 씨 가문의 사람들도 그곳에 살고 있어요.”“우리 정 씨 가문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언젠간 저희도 그곳에서 살 수 있을 거예요.”정지용은 한껏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방금 그는 정민아에게 번거로운 일을 찾아 주지 않아고 기본 계약을 체결하고 별장의 일을 보고했다.정 씨 어르신도 깜짝 놀라 정민아에게 숨돌릴 시간도 주지 않았다.한참 후, 정 씨 어르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부 주임이 선물했다고 했지만 이 별장의 가격은 몇백억에 달할 거예요. 그가 선물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아니에요.”“그렇구나. CY 그룹이 진짜 우리 정 씨 가문을 잘 봐주고 있어!”“하지만, 왜 그럴까?”정 씨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민아와 하은혜의 사이를 고민해 보고 정민아가 김세자의 숨겨놓은 여자라는 생각도 했다.하지만 자신도 돈이 있는 사람인지라 돈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숨겨놓은 여자를 왜 보여주는 거지?하지만 이 별장은...그때, 정 씨 어르신의 비서가 황급하게 별장으로 들어왔다.“대표님, 누군가 선물을 보냈습니다!”비서의 표정은 거의 경악에 가까웠다.그들이 방금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 선물을 보
정 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들의 얼굴이 발그레 해졌다.정가을이 복 씨 가문의 도련님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들은 질투를 했다.하지만 지금은 말로만 듣던 김세자의 청혼이었다!복 씨 가문이 재벌 가문이라면 김 씨 가문은 로열패밀리였다.소문이 파다한 김세자는 맨땅의 헤딩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혼자의 힘으로 죽어가는 김 씨 가문을 일으켜 세웠다!경기도의 최고봉에서 한국의 최고 상류층에 도달했다.이런 사람은 모든 여자들의 백마 왕자이자 꿈에서만 그리던 사람이다!그녀들은 자신들의 꿈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중 정민아의 안색만 창백했다.소문에 의하면 자신이 바로 김세자가 숨겨둔 여자였기 때문이다. 그녀도 자신에 관한 소문을 들어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 김세자와 자신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김세자의 사람이 어마어마한 예물을 보내왔다는 것은 김세자가 점찍어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유부녀였기 때문이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정가을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녀와 복 씨 가문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기에 그녀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정민아는 완전히 기회가 없다.하물며 정소현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그녀는 완전한 제외 대상이다.“저는 그저 집사일 뿐입니다. 세자의 일은 저도 완전히 모릅니다.”김 집사는 모른다는 말만 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누구도 그가 김예훈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그가 떠난 후,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은 눈앞의 황금빛으로 도배된 금과 노란색 수표를 쳐다보며 침을 흘렸다.잠시 생각을 해보니 자신이 있는 이 별장도 예물의 일부분이었다.이만큼 한 예물 금액은 경기도에서 아직 들어보지 못한 가격이다!자신의 집 딸이 김세자의 마음에 들었다면 그것은 바로 현대판 신데렐라인 것이다!김 씨 가문은 경기도의 유일한 로열패밀리였기 때문이다!“그래서 CY 그룹에서
“아까 김 회장님께서 아빠를 섬라 3대 마승의 손에서 구해주셨어. 그러고도 총으로 쏴 죽이고 싶어? 유주야, 담이 너무 커진 거 아니야? 세상 사람들이 우리 허씨 가문을 배은망덕하다고 수군거려야 속이 시원하겠어? 지금 당장 김 회장님께 사과해! 사과 안 하면 바로 집에서 쫓아낼 거야! 우리 허씨 가문에는 막무가내이자 상황 파악마저 못 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허순재는 허유주가 김예훈한테 무례해서 많이 화난 모양이다.김예훈과 허순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는 허준서 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가 왜 김예훈을 저렇게 감싸고 도는 거지?’허순재의 아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의문에 빠지고 말았다. 김예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허순재가 가장 예뻐하는 허유주가 욕을 먹자 하나같이 고개 숙이고 차만 마실 뿐이다.허유주의 얼굴에는 분노가 사라지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지금까지 허순재가 이 정도로 화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도포를 입은 여자 스님은 평온한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허유주를 뒤에 숨기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유주도 흥분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을 것입니다. 열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무슨 나쁜 마음을 품고 있겠습니까. 이분이 바로 어제 한마디로 진주·밀양 용전 전주를 교체시킨 김 세자님이자 김 회장님이시겠네요? 배포가 넓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여자아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진 않겠죠?”여자 스님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유주야, 얼른 김 세자님께 사과해야지.”허유주는 눈가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 내심 속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김 세자님, 죄송해요.”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허순재가 집안사람들을 교육하든, 허씨 가문이 이 기회를 빌어 허순재의 권력에 도전장을 내밀든, 김예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피도 안 마른 어린애가 앞에서 거들먹거려서 불쾌할 뿐이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살짝 시간을 확인한 김예훈은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도박왕님께서 초대하셨는데 말 나온 김에 오늘 바로 가서 확인하시죠.”“여기서 멀지 않아요. 제가 길을 안내해 드릴게요.”허순재는 차를 부르지 않고 고즈넉한 길로 안내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앞을 내다보았다. 이순간 허순재의 몸에서 왠지 모르게 검은 기운이 뿜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혹은 살기라고 할까......별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몇 분도 안 지나 바로 허씨 가문에 도착하게 되었다.앞장서는 허순재를 본 순간 문을 지키고 있던 보디가드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더니 공손하게 길을 비켜드렸다.“김 회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허씨 가문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김 회장님께 달렸습니다.”...거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김예훈과 일면식이 있는 허성빈, 허도겸, 허준서 등 외에 기껏해 18살로 보이는 소녀가 앉아있었다.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본 허씨 가문 3형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18살짜리 소녀 역시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네가 바로 우리 둘째 오빠의 손을 부러뜨리고, 셋째 오빠의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넷째 오빠 뺨까지 때린 김예훈이야?”이 사람은 딱 봐도 허씨 가문의 다섯째, 허유주로 보였다.그녀의 뒤에는 허준서의 약혼녀인 허영미도 서 있었다.아까 허유주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보니 김예훈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허씨 가문 자녀들 외에 도포를 입고있어도 몸매가 좋아보이는, 얼굴까지 예쁜, 속세를 벗어난 것만 같은 여자 스님이 앉아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신처럼 모시듯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김예훈은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네. 제 이름은 김예훈이 맞습니다.”“이런 젠장!”김예훈이 신분을 인정하자 허유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허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 구역을 침범해? 저 자식을 그냥 총으로 쏴서 죽여버려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