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에 대한 무책임한 소문이 완전히 사라졌다.그러니 정민아에게도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하하하하. 우리 지용이 말이 맞아. 경쟁상대가 한명 줄어들었어!”“김예훈! 넌 역시 우리 정 씨 가문의 제일 좋은 사위야!”“고마워. 내가 정 씨 가문을 대표로 고맙다는 인사를 할게. 누가 너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내가 나서줄게!”김예훈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가 부탁하지 않은 일이고, 하은혜가 혼자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김 씨 가문에서 자신의 동의를 거치치 않고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김병욱?그는 인성이 바르고 마음이 깊으며 모든 신중하게 행동했으며 책사 역할을 해오기 때문에그는 절대 이런 수법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사람이 아니다.그러면 쌍둥이?아니야, 쌍둥이는 항상 조용해. 김 씨 가문에서 존재감이 아주 미약해.김 씨 사걸 호칭은 사용하고 있지만 김 씨 가문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김병천이다.그렇다면 제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여자.도무지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 여자.예쁘장한 얼굴이 김예훈의 머리에 스쳤다.그는 그녀가 조금 꺼려졌다.김 씨 가문에서 그가 제일 꺼려 하는 사람은 바로 김청미이다.김청미는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워낙 이상한 짓만 벌이는 사람이었기에 상대방이 자신의 목적을 알아맞히기 힘들게 한다.환심을 사려는 걸까?아니면 단순히 김 씨 가문과 정 씨 가문의 사이를 좁히려고?김예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도저히 꿰뚫어 볼 수 없는 사람이다!이 여자 너무 위험해!...“그만해! 이 물건들은 내가 먼저 보관하도록 할게. 김세자가 나타나면 우리 정 씨 가문의 어떤 여식을 마음에 들어 했는지 물어볼게. 확인되면 이 예물들을 그녀에게 줄 것이야.”정 씨 어르신이 호언장담했다.별장에 관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별장이 마음에 들었으니 당분간 이곳에 살아도 괜찮겠지?정 씨 어르신은 제일 먼저 이사 준비를 계획했다.김세자가 청혼을 하는 여식이 대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누구
정군의 안색이 조금 새까맣게 변했다. 그가 가지고 온 큰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고 딸의 기본협정은 다른 사람이 체결했다. 지금 다른 정씨 가문의 딸들이 모두 재벌집에 시집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니 그의 마음은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이제 보니 김예훈 이 바보새끼와 민아를 이혼시키는 일을 반드시 서둘러야지. 이 재수없는 놈이 있으면 우리의 처지가 더 비참해질 거야!” 임은숙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정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아? 방금 떠날 때 아버지가 이미 나에게 경고하셨어. 곧 정씨 가문의 경사의 날인데 만약 무슨 불길한 사달이 나면 나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아버지는 민아가 나설까 봐 두려워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민아가 이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실 거야!" 임은숙은 정군의 뺨을 한 대 때리고 매섭게 말했다. "정군, 어르신이 말씀하시는 대로 할 거야? 조금이라도 자기 주관이 있으면 안 돼?" "먼저는 복세자, 그 다음은 김세자!" "만약 우리 딸이 그 바보에게 시집가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게 우리 것일 수도 있었는데!" "이제 우리 딸은 아무런 이득도 없이, 고생해서 얻은 것까지 모두 남에게 넘겨줘야 돼!" "이게 공평해?" 정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도 불공평하다는 걸 알아. 근데…" "근데 뭐. 이 일이 잠잠해지면 민아와 그 바보를 반드시 이혼시켜야 해. 이번에는 더 이상 질질 끌게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임은숙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전에 자신이 너무 마음이 약했다고 생각했다. 늘 이혼하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졌으며 반드시 그들을 이혼시킬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딸이 김세자와 결혼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경기도의 끝판왕이다! 진정한 최고의 가문이다! 딸이 김세자에게 시집가게 된다면 자신은 진정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최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 그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야 김예훈은 문을 열고 들어갔으며 손에 고기와 야채를 조금 들고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방금 제가 전통시장을 지나다가 세일하는 것을 봤어요. 우리 저녁에 맛있는 거 해먹어요." 정민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 하지만 임은숙과 정군의 눈빛은 매우 이상했으며 지금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 이상 혐오와 어쩔 수 없다는 눈빛이 아니었다. 더 많은 것은 절대적인 실망이었고, 어떤 일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정민아가 이혼하기 싫으면 그녀의 뜻대로 내버려 두기로 하고 어차피 그들도 포기했다. 이때부터 그들은 이미 정소현을 신경쓰기 시작했다. ...... 다음날, 정민아가 회사로 출근할 때 김예훈도 함께 외출했다. 떠나기 전에 임은숙이 당부했다. "민아야, 이틀 후면 추석 연휴인데 네 동생이 여기에 와서 학교 다닌지 얼마되지 않고, 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적응이 되었는지 모르겠어." "그때 가서 네 동생을 집으로 데려와." 임은숙은 이제 완전히 내려놓았다. 큰딸이 아무 소용없으니 막내딸을 키우면 되지. 막내딸만 잘 키울 수 있다면 이번에는 꼭 돈 많은 사위를 찾아야 한다. "알았어, 엄마." 정민아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사실 요 며칠 그녀는 잘 지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정씨 회사의 모든 업무를 성남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 건물의 부지 선정도 완료되었다. CY그룹 쪽에서는 가끔 사람을 보내 시찰하는데 매번 태도가 아주 좋은 것으로 김세자의 관심과 인정을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정민아는 더욱 소외되었다. 원래 정씨 어르신은 그녀에게 한가한 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예 회사의 후방 지원 부서에서 일하게 했다. 이 부서는 듣기만 좋았지 사실 하루 종일 할 일이 없고, 돈도 권리도 없다. 하지만 정민아는 따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 상황에서 따져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묵묵히 버티고 있었다. 김예훈은 이 모든 것을 눈여겨보면서도 아무 말
한참 골동품 롤렉스를 만지작거리다가 김예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한 눈빛으로 김청미를 흘겨보고 말했다. "너 이렇게 대놓고 나를 만나고 김병욱이 알면 너를 죽여버릴까 봐 두렵지 않아?" "이렇게 귀여운 동생이 아까워서 손을 댈 수 있겠어?" 김청미가 방긋 웃었다. "귀여워?" 김예훈의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웃음이 떠올랐다. 눈앞의 이 여자는 계략적인 여자, 팜므 파탈, 냉혈한 미인, 가식적인 여자 등의 형용사로 표현할 수 있어도 유독 귀엽다는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김예훈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전혀 부인하지 않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무기일 뿐만 아니라 흉기이기도 한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해칠 수 있는 흉기이다. "내가 귀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왜 그때 나를 김씨 가문으로 데려 왔어?" 김청미는 담백한 말투로 옛날 일을 회상하고 있었다. "내가 너를 김씨 가문으로 데리고 왔을 때, 겨우 여덟 살이었어. 여덟 살 때 길가에서 주운 세 살짜리 어린 소녀가 십여 년 후에 하마터면 내 목숨을 빼앗아갈 줄 어떻게 알았겠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나도 후회는 안 해.” "과거의 나는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자부심이 강해서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 그리고 다른 세 놈도 나에게 인생수업을 가르쳐줬어. 그런 점에서 너희들에게 감사하지." 김예훈의 입가에 담담한 웃음이 가득했으며 마치 3년 전 김씨 가문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웃음거리 같았다. "오빠, 3년 전에 일어난 일이 오빠에게 매우 불공평하다는 걸 알아. 하지만 그건 할머니의 결정이고 우리는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야." 김청미가 설명하는 것 같았다. "그래? 김청미가 언제 일을 저질러 놓고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어?”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정해. 늙은이의 명령이 없어도 너희들은 나에게 손을 댔을 거야." "나의 존재가 너희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니까." "내가 김씨 가문에 있는
로얄 스위트룸에서 김청미는 김예훈이 떠나는 쪽을 바라보다가 잠시 후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 우리 큰 오빠가 방금 한 말은 나를 들으라고 한 걸까, 아니면 오빠를 들으라고 한 걸까?" 로얄 스위트룸 안에서 중산복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으며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옥바둑을 만지작거리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나에게 들려주는 것이기도 하고 너에게 들려주는 것이기도 해.” "두렵지 않아?" 김청미가 말했다. “두려울 게 뭐가 있어? 사나운 말을 제압하려면 낙마해서 죽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돼. 김씨 가문도 그렇고 너도 마찬가지…." 김병욱의 눈빛에 옅은 붉은 빛이 스쳐 지나갔으나 그는 곧 평온을 되찾았다. 김청미는 알아들었는지 모르지만 담담하게 말했다. "큰 오빠가 선전포고를 했으니 형수님을 상대로 한 얕은 수작은 그만 할 거야." "맘대로 해……" 김병욱은 로얄 스위트룸을 나왔다. "하지만 내가 충고하는데 적당히 놀아라. 선을 넘으면 나도 너를 구할 수 없어!" 말이 끝나자 그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김청미 얼굴의 미소는 이제야 사라졌으며 그녀는 천장의 조각품을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남자들은 이래서 재미가 없다는 거야…" "너희들은 사소한 문제로 끝내고 싶어하지만, 나는 더 크게 놀고 싶거든. 이번에 큰 형수님이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네…." 다음 순간 그녀는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 다음날, 빅 뉴스가 터져 성남에서 큰 소동을 일으켰다. CY그룹의 고위층 경영진은 며칠 동안 연구를 통해 여러 자원을 통합하여 대기업으로 합병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중 정씨 회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정씨 회사가 이 새로 설립된 회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 새로운 회사는 정씨 회사를 주요 구성원으로 만들었다. 기존 프로젝트와 자산 외에 새로운 회사가 주로 담당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백운 별장이다. 이 대형 프로젝트는 3년 전에 벌써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지만,
이 갑작스러운 일에 정씨 가문의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은 매우 좋아서 난리였고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녀들은 이것이 바로 김세자가 그의 미래의 아내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 새로운 회사의 51% 주식의 권리를 가지는 사람이 진정한 대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정씨 어르신은 바로 교체될 것이다. 이날 정씨 가문의 모든 친척들이 와서 새 회사 건물에서 내부 회의를 열었다. 정씨 어르신은 대표의 자리에 높이 앉아 아래에 있는 정씨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이때 정씨 가족의 남자든 여자든 눈빛에 하나같이 뜨거움과 야망이 가득 차 있었다. 새로운 회사의 대표, 김세자라는 큰 산을 등에 업고 반드시 성남의 일류 가문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자리라면 정씨 가족들을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수 있게 할 수 있다. 정씨 어르신은 다시 한번 무기력을 느꼈다. 정씨 가족들은 성남에 온 후 점점 통제할 수가 없어졌고 늙은이가 김세자 앞에서 그를 상대하기 힘들었다. 상대방의 작은 움직이었지만 벌써 정씨 가족들의 내분을 일으켰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과거의 내분은 그에게 영향을 미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씨 어르신은 예감했다. 만약 그가 직접 물러나지 않고 계속 권력 균형을 잡는다는 수단을 사용한다면 정말 자신이 대체될지도 모른다. 예전에 그는 정지용을 더없이 좋게 보았고 자신의 후계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날 자신이 대체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대표 자리도 잃게 되어 아무 쓸모없는 늙은이가 될 것이다. 지금 정씨 어르신도 좀 당황했다. 하지만 어쨌든 그도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라 지금 이 순간에도 당황한 티를 내지 않았다. 야심만만한 정씨 가족들을 바라보던 정씨 어르신은 심호흡을 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요즘 바깥에서 도는 소식을 다들 들었지." “김세자의 보살핌을 받아 우리 정씨 가문이 대량의 자원을 통합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것이고 게다가 백운 별장의
정지용의 말을 듣고 모든 가족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다들 욕심은 있지만. 문제는 정씨 어르신이 정씨 가문을 이렇게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는 권력을 계속 장악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감히 대놓고 거역할 수 있을까? “아버지,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가 계속 대표를 할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정민택이 제일 먼저 일어나 정지용을 지지했다. "맞아요! 어르신이 계속 대표를 한다면 새 회사의 이름이 무엇이든지 여전히 우리 정씨 가문의 것이예요!” "할아버지, 우리 정씨 가문을 오늘까지 이끌어 주셨는데 할아버지의 인솔하에 정씨 가문을 성남의 일류 가문으로 만드는 것은 곧 이루어질 일이예요!" 이런 말을 듣고 사람들이 조금의 진심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정씨 어르신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들이…” "이 늙은이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늘 은퇴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싶거든." "그런데 자네들을 보면 지용이 말고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안 돼!" "만약 자네들이 정씨 가문을 대표해서 성남에서 발전한다면! 김세자를 놓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우리 정씨 가문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리는 것이 큰일이야!" "됐어. 됐어. 정씨 가문을 위해 내 이 늙은이가 몇 년만 더 고생해야겠네!" "내가 미리 말하는데 몇 년 후에 은퇴할 때 나를 더 이상 막으면 안 돼!" 정씨 어르신은 마지못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의기양양을 감출 수 없었다. 어쨌든 이 상황을 보았을 때 그는 여전히 정씨 가문을 계속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정씨 어르신은 결심했다. 자신이 죽지 않는 한! 이 권력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정지용을 포함해서! 만약 자신이 운이 좋다면 20년을 더 살아도 문제없을 텐데 왜 그렇게 빨리 권력을 내놓아야 할까? 만약 정씨 가문을 성남의 일류 가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은 몇 년을 더
"맞아요! 밖에 그런 소문이 도는 것 같았어!" “김세자가 찾는 새로운 대표는 젊은 사람이어야 맞아!” "김세자가 무슨 새로운 인물, 새로운 분위기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것은 정씨 가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야. 정씨 가문이 스스로 오해하지 말아야지." "우리 모두 할아버지를 많이 지지하지만 이렇게 김세자를 무시하는 것이 정말 괜찮을까?" "김세자는 우리 주식의 51%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현재나 미래나 그분이 우리 회사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우리가 지금 여기서 대표를 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 아닌가?!" “......” 정씨 가족들은 모두 난처한 표정이었으며 마치 그들의 양심에 어긋나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사실 그들은 하나같이 입이 삐뚤어질 정도로 웃고 있었다. 어르신이 계속 권력을 장악하면 그들에게 어디 기회가 있겠는가? 지금 이 데릴 사위가 튀어나와 일을 저질렀으니 당연히 그에게 맞장구 쳐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에게도 대표가 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 데릴 사위가 대표가 될 수는 없지 않는가? 철왕좌에 앉은 정씨 어르신은 보기 안 좋은 얼굴로 정지용과 눈을 마주쳤다. 정지용도 안색이 보기 안 좋았지만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정씨 가족의 사람이고 정씨 가족의 이익을 대표하는데, 어떻게 남에게 이간질 당할 수 있어요!" "정씨 회사는 지금이나 앞으로나 어르신만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어요!” "지용아, 나는 이 데릴 사위 말이 맞다고 생각해. 우리 젊은 사람을 뽑자!" "어르신이 가능하다면 김세자는 대표를 다시 선출할 신호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야!" "아니면 지용이 네가 할래? 우리는 오히려 네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어떤 사람이 나쁜 속마음을 책하면서 웃음을 머금고 제안했다. 이 말을 들은 정지용은 얼굴이 새까맣게 질렸다. 맞다. 그는 이 새로운 회사의 대표가 되고 싶었다. 문제는 그는 자신이 그런 기회가
“아까 김 회장님께서 아빠를 섬라 3대 마승의 손에서 구해주셨어. 그러고도 총으로 쏴 죽이고 싶어? 유주야, 담이 너무 커진 거 아니야? 세상 사람들이 우리 허씨 가문을 배은망덕하다고 수군거려야 속이 시원하겠어? 지금 당장 김 회장님께 사과해! 사과 안 하면 바로 집에서 쫓아낼 거야! 우리 허씨 가문에는 막무가내이자 상황 파악마저 못 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허순재는 허유주가 김예훈한테 무례해서 많이 화난 모양이다.김예훈과 허순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는 허준서 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가 왜 김예훈을 저렇게 감싸고 도는 거지?’허순재의 아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의문에 빠지고 말았다. 김예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허순재가 가장 예뻐하는 허유주가 욕을 먹자 하나같이 고개 숙이고 차만 마실 뿐이다.허유주의 얼굴에는 분노가 사라지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지금까지 허순재가 이 정도로 화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도포를 입은 여자 스님은 평온한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허유주를 뒤에 숨기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유주도 흥분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을 것입니다. 열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무슨 나쁜 마음을 품고 있겠습니까. 이분이 바로 어제 한마디로 진주·밀양 용전 전주를 교체시킨 김 세자님이자 김 회장님이시겠네요? 배포가 넓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여자아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진 않겠죠?”여자 스님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유주야, 얼른 김 세자님께 사과해야지.”허유주는 눈가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 내심 속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김 세자님, 죄송해요.”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허순재가 집안사람들을 교육하든, 허씨 가문이 이 기회를 빌어 허순재의 권력에 도전장을 내밀든, 김예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피도 안 마른 어린애가 앞에서 거들먹거려서 불쾌할 뿐이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살짝 시간을 확인한 김예훈은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도박왕님께서 초대하셨는데 말 나온 김에 오늘 바로 가서 확인하시죠.”“여기서 멀지 않아요. 제가 길을 안내해 드릴게요.”허순재는 차를 부르지 않고 고즈넉한 길로 안내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앞을 내다보았다. 이순간 허순재의 몸에서 왠지 모르게 검은 기운이 뿜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혹은 살기라고 할까......별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몇 분도 안 지나 바로 허씨 가문에 도착하게 되었다.앞장서는 허순재를 본 순간 문을 지키고 있던 보디가드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더니 공손하게 길을 비켜드렸다.“김 회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허씨 가문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김 회장님께 달렸습니다.”...거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김예훈과 일면식이 있는 허성빈, 허도겸, 허준서 등 외에 기껏해 18살로 보이는 소녀가 앉아있었다.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본 허씨 가문 3형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18살짜리 소녀 역시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네가 바로 우리 둘째 오빠의 손을 부러뜨리고, 셋째 오빠의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넷째 오빠 뺨까지 때린 김예훈이야?”이 사람은 딱 봐도 허씨 가문의 다섯째, 허유주로 보였다.그녀의 뒤에는 허준서의 약혼녀인 허영미도 서 있었다.아까 허유주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보니 김예훈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허씨 가문 자녀들 외에 도포를 입고있어도 몸매가 좋아보이는, 얼굴까지 예쁜, 속세를 벗어난 것만 같은 여자 스님이 앉아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신처럼 모시듯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김예훈은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네. 제 이름은 김예훈이 맞습니다.”“이런 젠장!”김예훈이 신분을 인정하자 허유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허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 구역을 침범해? 저 자식을 그냥 총으로 쏴서 죽여버려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