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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정동철은 차가운 얼굴로 정지용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말한 것을 내가 어찌 모를 수 있겠니?”

“난 진작에 이 점에 대해 생각해봤어!”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이 일은 정민아의 체면을 앞세워 해결한 일이야!”

“만약 계약서를 쓸 때 우리 쪽에서 다른 사람을 보낸다면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어!”

“지용아, 네 생각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반드시 신중해야 해!”

“이건 우리 정씨 일가의 생사존망이 달린 문제야!”

정지용은 입을 벌린 채 더는 뭐라고 대꾸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옳았다. 이번 일은 중대한 사안이라 자신이 제멋대로 투정을 부릴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정말 이대로 정민아가 실권을 잡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정씨 일가에서 자신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설마 성남시에 와서도 정민아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걸까?

지금 이 순간, 정지용은 험상궂은 얼굴을 한 채 머리를 숙이고 있다.

정동철은 그를 한번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렸다.

정지용은 그가 중시하는 사람이고 앞으로 정씨 일가의 가업을 이어받을 후계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상황에서 마냥 그를 감싸고 돌 수는 없었다.

이 일은 정씨 일가의 생사존망이 달린 일이다!

...

정동철이 자리를 뜬 후 정지용과 정가을 두 사람만 남았다.

정지용이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바닥에 던졌다.

“천한 년! 도대체 김세자와 어떤 사이인 거야? 설마 숨겨둔 애인이라도 되는 건가?”

정지용은 이를 악물었다.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앞으로 정씨 일가에서 무슨 수로 정민아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

이때 정가을이 피식 웃었다.

웃음소리를 듣고 정지용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사납게 노려보며 말했다.

“정가을, 왜 웃어? 이게 지금 웃겨?”

“정민아가 정말 김세자의 숨겨둔 여자라면! 그럼 넌 복씨 가문에 시집가도 정민아 상대가 아니야!”

“늘 정민아를 이기고 싶어 했잖아?”

“복씨 가문에 시집가면 정민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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