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현은 정지용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보다 똑똑할까요? 성남시 온 지 고작 며칠 만에 남의 손을 빌릴 줄 알다니?”정지용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아닙니다. 성남시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죠. 전 저의 뒤를 봐줄 분을 찾아야 합니다.”“이번 기회에 복씨 가문과 인연이 닿게 되어 영광입니다!”“앞으로 복현 도련님의 명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복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족도 배신하는 사람을 내가 어떻게 믿나요? 그들은 당신과 피를 나눈 가족 아닙니까!”정지용은 웃으며 답했다. “복현 도련님, 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익을 추구하는 건 본성입니다!”“제가 설 자리가 없는 정씨 일가는 저한테 아무 의미 없습니다!”“게다가, 일단 일이 성공하면 도련님께서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셋째 삼촌 댁의 그 두 자매를 어느 남자가 갖고 싶어 하지 않겠나요?”복현은 피식 웃더니 소파에 기대어 담담하게 말했다. “명심해요, 일단 일이 실패하면 이 일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는 겁니다.”정지용은 꼭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을 보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가봐요!”...정씨 일가가 임시로 머무는 별장은 주택단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고급 주택 단지 아니라서 몇몇 별장을 제외하고는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다.성남시에서 유명한 가문은 절대 이런 곳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하지만 정씨 일가는 이제 곧 시작하는 단계라 이런 곳에 살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했다.정동철은 쇠로 만든 왕좌를 오늘 방금 남해시에서 이곳으로 가져왔다.그는 이 의자를 로비의 가장 중간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거기에 긴 책상을 가져다 놓으니 제법 남해시에서의 그 모습이 갖추어졌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씨 일가는 성남시로 온 그날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호락호락하지 않은 성남시에서 정씨 일가가 자리를 잡으려면 아마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지금 정씨 일가는 파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고 CY그룹으로부터 추가 투자도 받게 되었다
정동철의 명을 듣고 정씨 일가의 한 사람이 교만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다가가 재벌 2세들을 가로막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이곳은 사적인 공간이니 함부로 침입할 수 없습니다.”“정씨 일가? 남해시의 정씨 일가?”덩치가 큰 재벌 2세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 정씨 일가의 사람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습니다. 남해시의 정씨 일가입니다. CY그룹에 속해있는 기업이죠. 저희 회장님을 만나고 싶다면 예약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아마도...”“철썩-”정씨 일가의 사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앞에 있던 그 재벌 2세가 뺨을 한 대 때렸다. 뺨을 맞은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재벌 2세는 뺨을 치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다. “재미있는 집안이군요. 외지에서 온 별 볼 일 없는 가문이 이리도 잘난 척하며 우리 앞에서 우쭐대다니. 하하하...”다른 재벌 2세들도 차갑게 웃었다.이들은 지금은 가문의 기업이 모두 파산에 직면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다들 무서워하는 존재들이었다.오늘은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어찌 정씨 일가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겠는가?정동철은 줄곧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사람이었다. 지금 이 순간 재벌 2세들이 하나같이 흉악한 모습을 하고 있자 그는 오금이 저렸다.이때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랫사람이 실례를 범했네요. 우리 가문은 성남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분을 몰라뵈었습니다. 그러니 화를 푸시지요. 안으로...”말을 하고 정동철은 먼저 로비로 들어왔다.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서로 마주 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이 사람들의 차와 옷차림을 보면 분명 다들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다!그리고 그들의 태도를 보면 분명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었다.하지만 정씨 일가도 CY그룹의 인정을 받았으니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들 하나같이 정동철이 명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정동철은 자리에 앉은 후 다들 앉으라
정 씨 어르신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은 정 씨 가문의 대표이고 가문의 뒤에는 CY 그룹도 있다. 복 씨 가문과 선우 가문하고도 손을 잡고 있어 어느 방향으로 보나 정 씨 가문의 위치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이태강이 자신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대체 무슨 뜻일까?정 씨 어르신의 기세가 조금 사그러 들어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씨 가문의 도련님 맞으시죠? 우리 정 씨 가문에서는 손님 접대를 진심을 담아하고 있어요. 여러분들께서 좋은 뜻으로 오신 거라면 저희 정 씨 가문에서도 진심으로 접대를 하겠습니다.”“하지만 여러분들이 예의를 지키지 않으신다면 그만 돌아가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돌아가요?”이태강이 피식 웃었다.“오늘 이 일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저희 쪽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성남 시에 발을 붙이기는 매우 어려울 거예요!”“우리가 얼마나 비신사적인 사람들인지 똑똑히 보여줄게요!”이태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곁에 있는 다른 재벌 가문의 자식들도 비웃으며 말했다.“한낱 정 씨 가문 주제에 감히 성남 시에서 귀족 행세를 해? 우리 성남 시에 작은 가문들이 얼마나 많은데?”“건물주도 정 씨 가문보다 돈이 많겠어. 어떻게 우리 앞에서 허세를 부리지?”“어디부터 때려줄까?”정 씨 어르신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무서울 게 없는 재벌 2세를 앞에서 그는 어쩔 바를 몰랐다.“여러분, 저희 정 씨 가문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요? 우리 정 씨 가문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정확하게 알려주세요.”그때 말소리에 웃음기가 썩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지용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저택으로 들어섰다.그를 발견한 이태강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정 씨 가문의 부 사장 정지용 씨...”“다른 사람은 됐고 나 이태강이 당신에게 기회를 줄게요. 똑바로 말하세요!”“정 씨 가문에 해명할 기회를 드리는
이태강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제가 보여드리죠!”“정 씨 가문의 정민아가 대체 어떤 요망한 수단을 썼기에 정 씨 가문이 파산의 길로 가지 않았는지!”“비록 이건 그녀의 실력이지만, 하지만 상업회는 원칙과 규칙이 있는 곳이에요. 함부로 헤집어 놓을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에요!”“정 씨 가문에서 이런 수단으로 나왔다는 것은 성남 시의 모든 재벌 가문들과 대적하겠다는 뜻이에요!”그의 말을 들은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은 문득 깨닫는 표정을 지었다.정가을이 제일 먼저 말했다.“할아버지, 뭔가 이상해요! 정민아만 있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떳떳하지 못한 수법을 쓴 것이 틀림없어요!”“깨끗하기만 했던 우리 정 씨 가문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나타났을까!”“정민아의 이런 행동이 성남 시 사업회의 원칙을 어긴 것이에요. 이건 우리 정 씨 가문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절벽으로 밀어놓는 행동이에요!”“어르신, 정민아를 정 씨 가문에서 쫓아내길 바랍니다. 이것은 우리 정 씨 가문 모든 일원들의 선택이기도 하죠. 이렇게 하면 모두에게 빚을 지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요!”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이태강과 다른 가문의 자제들의 태도는 이미 아주 명확했다. 그것은 바로 한 가지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정 씨 가문이 정녕 파산의 길로 가야 하나?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정 씨 가문이 파산을 하면 그들은 무엇을 먹고산다는 말인가?제일 명확한 방법은 바로 정민아를 정 씨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이다. 그것으로 보여주면 충분해!정지용의 얼굴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를 쳐다보며 물었다.“할아버지, 우리 가문의 일등 공신을 정 씨 가문에서 좇아내는 것은 .... 아니... 아니라고 생각해요.....”정지용의 말을 들은 이태강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정 씨 가문에서 잘 생각하길 바라요. 우리에게 바른 설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정 씨 어르신은 간곡하게 청하며 한껏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태강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정지용을 힐끔 쳐다보았다.정지용이 그에게 눈짓을 보내며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그러면 안 돼요. 제가 계획한 일이라고 정민아가 오해를 하면 어떡해요!”“하지만...”“하지만?”이태강이 갑자기 실소를 터뜨렸다.“정 대표님이 먼저 말을 꺼냈으니 제가 한 번은 봐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약속을 어기고 정민아가 계속 정 씨 가문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면 정 씨 가문은 그날로 끝나는 거예요!”“가자!”이태강은 그 말만 남기고 먼저 밖으로 나섰다.다른 재벌 가문의 자제들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으면서 이런 결과를 갖고 간다고? 너무 한거 아니야?.....밖으로 나온 사람들 중 한 재벌 2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태강, 끝났어? 우리한테 전혀 좋은 점이 없잖아!”“맞아. 우리의 목적은 우리의 가문이 파산을 하지 않는 거지 다른 사람을 끌어내려는 목적은 없었어!”“죽어도 정 씨 가문과 함께 죽어야지!”재벌 2세들은 오늘에 있은 일들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어떤 좋은 점이 생길까?조금 전의 일들을 회상한 그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의 총받이가 된 느낌을 받았다.이태강이 웃으며 말했다.“정 씨 가문이 왜 파산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봤어? 정 씨 가문을 위해 뭐든 하는 그 여자 때문이잖아.”“하지만 문제는, 누가 밖에 소문을 낼 수 있어?”재벌 2세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이태강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김세자의 소문을 퍼뜨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죽고 싶은 사람이 아니고서야.이태강이 계속하여 말했다.“오늘 이렇게 한 것에 이미 충분히 만족해. 정 씨 가문에서 우리에게 명확한 설명을 해줄 거야.”“우리가 김세자에게 무언의 압박을 한 것과 같아. 너의 일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으나 소문을 내지 않겠다.”“우리가 김세자의 체면을 이렇게 많이 생각해 주는
한편, 김예훈과 정민아는 집에 돌아왔다.정군과 임은숙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어떻게 알아맞혔어? 어르신이 우리 정민아를 직접 데리러 왔어!”“왜냐하면 제가 결정한 일이에요.”김예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정군과 임은숙은 김예훈이 농담을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누구도 김예훈을 비웃는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문제는 정민아가 나서야만 일이 해결된다는 거야. 우리 정 씨 가문이 이렇게 대단했던가?”정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정민아가 김세자의 숨겨둔 애인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았다.만약 사실이라면 김세자가 자신의 남편과 함께 CY 그룹에 가는 것을 눈감아 줬을까?정민아도 너무 궁금했다.“맞다! 오늘 부 주관 님의 태도도 아주 이상했어. 나와 맹수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정민아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제때에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제야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그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예훈을 쳐다보며 그의 설명을 기다렸다.정민아는 김예훈이 모든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된다고 하는 일은 모두 실현되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싱긋 웃어 보였다.“민아야 너 잊었어? 그날 저녁 우리가 파티에 참석했을 때 하은혜 비서가 어떻게 대해줬는지.”정군이 말했다.“맞아. 하은혜 비서는 CY 그룹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잖아!”“그녀의 말 한마디면 어려운 일들이 모두 해결돼!”“딸아, 너 하은혜 비서와 친하게 지내도록 해. 하은혜 비서만 있다면 우리 정 씨 가문의 자리가 아주 든든하네!”정민아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은혜 언니가 그냥 하는 말인 줄만 알았는데.”“하은혜 비서도 대단한 사람이야. 대단한 사람이 하는 말은 꼭 실현되는 법이야!”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지금 정 씨 가문은 우리 민아가 있어야 돌아가네. 앞으로 우리가 정 씨 가문의 일등공신이야. 정 씨 가문의 권력을 손에 넣는 일도 시간문제야! 가자! 우리 오늘 맛있는
집을 나서기 전, 정민아는 무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김예훈, 우리 그래도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그래도 우리가 정 씨 가문을 대표로 참석하는 자리잖아.”“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CY 그룹에서 너를 책임자로 맡겼잖아. 다른 사람이 가면 소용이 없어.”김예훈이 말했다.“그래도 전화를 하는 게 맞아. 할아버지니까 존중해 드려야지.”정민아는 효심이 깊은 손녀였다.그녀는 할아버지의 휴대폰 번호를 누르며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 할아버지의 애써 연기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래 민아야! 별일 없지?”“할아버지 저 지금 CY 그룹을 대표로 계약 체결을 하러 가요.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어요.”정민아는 아주 공손하게 말했다.“그래그래. 지용이와 가을이 이미 떠났으니까 너는 가지 말거라!”정 씨 어르신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져 있었다. “너는 빨리 출근이나 해. 회사에 너의 사무실을 마련해 두었어.”정 씨 어르신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가만히 쳐다본 정민아는 멍한 표정이었다. 왜 일이 이렇게 되었지?“왜?”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할아버지가 정지용과 정가을을 계약서에 사인하러 보내셨대!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정민아는 도저히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이런 일은 남해 시에서 한번 겪었다. 아직도 이런 짓을 벌이다니. CY 그룹이 두렵지도 않은가?할아버지가 진짜 노망이라도 났나?“무슨 일이 생겼어?”근래 정 씨 가문의 저택에 가지 않은 정민아는 정 씨 가문의 사람들이 그녀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얼마 전 몇 명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시비를 걸러 왔다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김예훈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말했다.“어떤 일이 발생하던, 어떤 원인이던, 정 씨 가문의 행동이 맞던 틀리던, 이건 네 거야. 누구도 뺏어가지 못해. 누구도 너를 대신할 수 없다고!”김예훈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가 따로 부탁을 하지 않아도 정민아가 가지 않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와 자원이 정 씨 가문의 그룹의 손에 쥐어져 있는지 몰랐다.정 씨 가문의 그룹은 성남 시에 방금 설립된 그룹이었기 때문이다.CY 그룹에서 자신의 생각을 그래도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높은 목소리로 축하를 해주는 말들뿐이었다.현장에 있는 정지용과 정가을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다음, 우리 정 씨 가문의 도련님께서 단상 뒤에 있는 자리에서 사인을 해주겠습니다!”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책임자는 바로 조금 전 행정부의 부 주임이었다.“음? 정민아 아가씨는요?”부 주임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책임자님 안녕하세요. 민아가 다른 일로 참석하지 못하여 제가 대리 참석했습니다!”정지용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가을도 한편에서 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네 주임님. 책임자가 밖에서 이미 결과를 선포했습니다. 어차피 프로젝트는 결국 저희 정 씨 가문의 손에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누가 사인을 하던 같지 않나요?”부 주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네. 민아 아가씨께서 다른 일로 바쁘시면 대신 서명해 주세요. 틀리게 적지 말아 주세요.”“네네. 알겠습니다 주임님!”정지용은 한껏 격동된 목소리로 계약서를 건네받은뒤 정독하더니 사사삭 하며 정지용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적어 넣었다.“일단 앉으세요. 제가 도장을 가져...”부 주임은 계약서를 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정지용과 정가을은 서로 마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었다.“지용 오빠, 저는 조금 전까지도 부 주임이 저희더러 사인을 하지 말라고 할까 봐 걱정했어요. 이제 보니 진짜 우리 정가 그룹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그러니 정민아가 아니어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빨리 할아버지에게 이 소식을 전해야죠.”정가을이 정지용을 부추기며 말했다.정지용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정가을의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처음부터 복현과 손을 잡았다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