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이내, 점장은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다음 선물 박스를 다시 잘 정리하고 예를 갖추어 말했다. "고객님, 아까는 너무 빨리 가셔서 미처 영수증을 드리지 못했습니다.""그리고, 고객님의 소비 금액이 높은 이유로 본부 쪽에서 고객님께 최고 레벨의 VIP 회원 카드를 발급해드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를 남겨주시겠습니까? 앞으로 전시회나 신제품이 있으면 저희 쪽에서 특별히 연락드릴 것입니다!"뭐라고?영수증?최고 레벨의 VIP 회원?게다가 전시회 초대까지?그러니까... 이 목걸이를 정말 이 자식이 산 거라고?순식간에 사방이 고요해졌다.거의 모든 사람이 입을 크게 벌리고 놀랍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100억!돈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양단아는 멍해졌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말도 안 돼!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100억짜리 목걸이를! 10만 원짜리도 아니고!이때, 양단아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서 영수증을 보았다, 그걸 확인한 그녀는 멍해졌다.영수증에 가격이 똑똑히 적혀있었다, 김예훈이 산 것이 틀림없었다.게다가 점장의 공손한 태도를 보면 절대 거짓일 수 없다.이때, 주위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다들 창피하다고 느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여민수와 양단아를 보고 혀를 차며 손가락질했다.두 사람이 정신이 나간 거지?남이 직접 산 목걸이를 훔쳤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고?멍청한 게 설마 정신 병원에서 뛰쳐나온 인간들 아니야?그리고 저 남자, 롤렉스 시계를 하고 있다고 이리 잘난 척해도 되는 거야? 결국 남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무심하게 핸드폰 번호를 남기고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행사나 신제품이 있으면 문자로 해요, 전화하지 말고.""네, 알겠습니다, 절대 귀찮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어떤 행사든 핸드폰 번호만 제시하시면 뜻대로 다른 분을 모시고 참석할 수 있습니다." 점장은 공손하게 말했다.부자들은 성격이 각자 다
김예훈은 무의식적으로 선우정아를 쳐다보았다.선우정아는 바보가 아니다, 자연히 눈앞에 이 여자가 김예훈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근데 잠시 생각하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전 괜찮아요, 이렇게 귀중한 선물도 받았는데 저녁은 뭐로 해도 좋아요."이 말을 듣고 유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선우정아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김예훈이 이렇게 비싼 물건을 정민아한테 선물했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근데 딱 봐도 시크한 이 여자는 또 누구일까?바로 이때, 유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지도교수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나야, 강천이랑 왜 아직이야? 설마 두 사람 몰래 데이트하러 간 건 아니지?"유나와 강천 두 사람의 교수님도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되어있다.그러나 두 제자가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서 전화를 걸어 농담한 것이다.유나가 점잖은 강천을 힐끗 보고는 대답했다. "교수님, 농담하지 마세요, 우연히 친구를 만났을 뿐이에요, 저와 강천 선배는 곧 도착할 거예요, 그리고 친구 두명을 데리고 갈 생각인데 괜찮으시죠?""당연히 괜찮지, 이번 세미나는 친구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야, 네가 친구를 데리고 온다면 난 환영이야, 빨리 오거라." 지도교수는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유나가 신나서 전화를 끊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선우정아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고 그녀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훈씨, 미안해요, 할아버지 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얼른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식사는 다음에 해요.""데려다줄까요?" 김예훈은 조금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아니요, 할아버지 차가 이미 백화점 앞에 와있어요, 저 혼자 가도 돼요, 예훈씨는 유나씨랑 세미나에 참석해요." 선우정아가 미소를 지었다. "경기도에 오면 꼭 연락하는 거 잊지 말고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선우정아는 도도하게 하이힐을 신고
김예훈이 여기 있었다면, 지금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김리정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경기도에서 대단한 인물인 김리정은 지금 창백한 얼굴에 땀이 뚝뚝 떨어져 정교한 메이크업이 지워졌다.10m도 채 안 되는 앞에서 당복 차림에 준수해 보이는 25세 미만의 남자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그는 바둑판 위에서 검은 돌과 하얀 돌을 동시에 두었다.텅 빈 홀에서는 바둑을 두는 소리만 간간이 울렸다. 김리정은 벌벌 떨고 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30분 후 '탁'하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한 수가 떨어지자 옥으로 된 바둑판이 깨져 감미로운 소리가 났다.'퉁'하는 소리와 함께 김리정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지만 여전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홀에서 소리가 다 사라지고 나서야 김리정은 이마를 땅에 대고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제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으니 벌을 내려주십시오!” 침대에 앉아 있던 남자는 일어나 왼손을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 만났어요?”“네!”김리정이 대답했다.“어땠어요?”“아주 능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김리정은 한참을 고민하고 천천히 말했다.“능력이 있다고요? 고모한테서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경기도에서 많지 않은데…” 남자는 빙긋 웃었다. “그럼 나보다 어때요?”김리정은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말했다. “개미가 어떻게 용과 비하겠습니까?”“뺨 때려요.” 남자가 담담하게 말했다.김리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스로 “짝짝”하며 자기 따귀를 때렸다. 남자가 멈춰라 하기 전에 멈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잠시 후 남자는 김리정에게 동작을 멈추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웃으며 물었다. “존경하는 고모님, 제가 왜 따귀를 때려라고 하는지 아세요?”“모르겠습니다.” 김리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은 여튼 우리 경기도 김씨 가문의 혈맥이고, 나 김병욱의 형인데, 그가 개미라고 하면 나도 개미라는 것이 아닙니까?”김병욱은 담담하게 말했다.“절대
김병욱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득했고 눈을 가늘게 뜨고 문의 입구를 바라보았다.긴 무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마치 그림 속 사람 같은 여자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만약 선우정아가 얼음의 여왕이라면, 그녀는 인간 세상에 없을 선녀다. 그녀를 한 번 더 보기만 해도 그녀의 카리스마에 매혹될 것이다.부들부들 떨고 있던 김리정은 더 심하게 떨고 있다.김청미다.그녀는 김씨 가문에서 다섯 째, 유일한 여성이다.그녀가 김씨 가문의 혈통이 아니라 더 무섭고 오래된 가문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아무도 이 일의 진위를 모른다.김청미는 담담하게 김병욱을 보며 말했다. “그 사람의 무서움을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잖아요.” “그의 능력은 우릴 십여 년 동안 제압해 왔고, 3년 전 사람들이 계획하고 그가 안되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아마 김씨 가문에서 우리의 지위는 없없을거예요.”“이런 사람을 상대하는데, 둘째 오빠가 아직도 김예훈을 얕보다면 어렵게 쌓아온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예요.”김병욱은 여전히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쳐다보며 손금을 자세히 응시하였다. 그는 한참 후에야 손바닥을 내려놓으며 웃는 듯 말 듯 말했다. “그럼 네가 나설 셈이냐? 그렇다면 내가 좋은 구경을 볼 수 있겠구나.”“군자는 인자해야 한다는 이치를 오빤 몰라요?” 김청미는 담담하게 말했다. “둘째 오빠 밑에 유능한 사람이 무수히 많은데, 이런 작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해요?”“안타깝게도 남해시는 양성이 아니야. 비록 내가 이 판국에 가담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아. 하지만 네가 좋은 수가 많으니 나를 도와준다면 내가 아주 기쁠거야.”김병욱이 웃으며 말했다.“남해시에서 하기 어려우면 김예훈을 다시 양성에 돌아가게 하면 된다는 이치를 오빠가 모른다구요?”김청미는 돌아서서 말했다.“셋째, 넷째 오빠가 모두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날 손을 댄 사람은 둘째 오빠니까…”“그 사람이 복수를 하려면 둘째 오빠가 가장 큰 타겟이에요.
“맏형은 그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야.”다른 한 사람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 둘은 아니지. 어부지리야.”“그래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청미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정원에 나타났다.두 사람은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다.김씨 사걸은 오늘 한 사람 때문에 백운별원에 모였다....남해시 보행로의 한 오피스텔 꼭대기 층에서 비공개 의학강좌가 열린다.유나는 거절하기 어려웠고, 김예훈은 지금 할 일도 없어서 그녀와 함께 왔다.기분이 좋지 않았던 유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김예훈에게 계속 말을 건넸다.뒤따라오던 강천의 얼굴은 어두워졌다.이 녀석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강천도 이 자식에게 유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자기랑 있을 때는 그냥 몇 마디 대꾸하는데, 얘 앞에서 곅속 말을 건네다니.이 여자가 진짜 대학 시절 남자들이 말 걸지 못했던 의대 여신인가?심기가 불편했지만 강천은 매너스럽게 유나의 왼쪽편에서 걸으며 몇 마디씩 건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오피스텔의 꼭대기 층에 사람이 너무 많은 편은 아니다.사실 이 의학 강좌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경기도 의학계에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유나는 원래 참석 자격이 없었지만 최근 남해시병원 부원장으로 발탁돼 자연스럽게 참석할 수 있게 됐다.그리고 강천도 성 인민병원의 주임 의사이다. 그의 의술이 뛰어나고, 집안 배경이 좋아 그가 참석하는 것도 정상이다.김예훈 일행이 로비에 왔을 때 로비는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특히 유나를 보고 적지 않은 사람의 눈이 번쩍였다.남해시의 의학계에는 같은 대학 출신이 적지 않고 스승과 제자, 동문 사이인 경우가 많아 유나를 아는 사람도 적지 않다.젊은 남자 의사들도 유나를 보고 심쿵했다.의학계에는 미녀가 많지 않다. 의사가 되는 건 매우 고되기 때문에 미녀는 웬만하면 오지 않는다.그래서 유나 같은 여자는 의학계에서의 여신이다. 그녀는 의술과 의덕이 뛰어나고, 몸매가 날씬하며, 얼굴도 사랑스러웠다.세상 물정에 밝은 의사라
유나는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전혀 듣지 않고 김예훈과 작은 목소리로 말을 나눴다.“예훈씨, 이 의학 강좌는 의학 상식을 보급하는 그런 강좌가 아니예요. 우리 경기도 의학계에 중대한 발견이 있어 이 의학 강좌에서 발표한다더라구요.”유나는 김예훈이 의학 강좌가 왜 열렸는지 모를까봐 작은 소리로 설명했다.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단상 자리를 올려다보았다.단상 뒤쪽에는 거대한 스크린이 있었다. 스크린에는 한 줄의 글자가 있다.“세포 재생으로 심근 손상을 치유 가능.”그리고 아래 서명은 동청산과 강천이다.김예훈은 의학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심근 손상이 보통 심근염을 가리킨 걸 알고 있다.이런 병은 고치기 어렵다. 경증은 평소에 주의하고 잘 휴식하면 저절로 낫지만 중증은 치료하기 힘들고 자칫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중증 심근염은 전통적으로 수술 치료를 한다.하지만 이런 수술은 숙련된 외과의사만 할 수 있다.그리고 많은 중증 환자들은 전문 의사가 적기에 치료도 못하고 서거한다.소개를 보고 김예훈의 눈이 번쩍였다.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모양이다.이 세포 재생 치료법은 수술하지 않고 세포의 재생 능력만으로 중증 심근염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다.김예훈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하지만 그는 이 의학 강좌에 초대받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변의 의학계 인사들의 눈에는 하나같이 설렘으로 가득 찼다.이번 의학 강좌에 참가하게 되어 정말 보람이 있다!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의학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이고, 이들은 역사의 견증인이 될 것이다.이때, 동청산은 강단 위에서 내려와 강천 곁으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의학 강좌가 시작되기 전에 여러분께 설명드릴 일이 있습니다!”“이번 심근 손상에 대한 최신 치료법은 제가 발명한 것이 아니라 제자인 강천이 열심히 연구해 수천 수만 번의 실험을 거쳐 내린 결론입니다!”“말하기 부끄럽지만, 지도교수로써 제가 이 일에 많이 도와주지
강천은 손을 내밀고 사람들이 조용해진 뒤 웃으며 말했다. “심근염의 가장 큰 원인은 심근이 손상됐기 때문입니다.”“심근염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보통 염증이 생긴 심근을 잘라 심장 우회술을 해왔습니다!”“하지만 이 수술의 리스크가 큽니다.”“한편으로 환자가 엄청난 금전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의사들의 기술에도 큰 시련입니다!”“많은 외과계의 뛰어난 분들이 비슷한 수술이 너무 많아 많은 중증 환자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병사하였는데 이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강천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사람입니다. 우리 의사들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하루 24시간 수술을 해도, 구할 수 있는 환자는 아주 적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이를 듣고 의사들이 하나같이 공감하였다.어느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를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정말 역부족이다!많은 의사들이 주말과 휴일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강천 주임이 젊은 나이에 이를 헤아리다니 이미 많은 의사들을 능가하였다.대다수의 의사들은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몇몇 의학계의 대가는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강씨 가문의 사람, 역시 동명의의 제자.이 대가들은 모두 의술이 뛰어나고 의학계에서 다년간 연구했지만, 어느 누구도 획기적인 연구를 해내지 못했다.눈앞의 이 젊은이가 오히려 이렇게 중대한 연구를 해냈다니!대단해! 정말 대단해!강천의 말을 듣고 동청산도 흐뭇하였다.하하! 역시 제자를 잘 뒀어! 자신의 의술을 빠짐없이 강천에게 전수하는 것은 과연 옳은 선택이였다!그는 의술뿐만 아니라 의덕마저 이렇게 출중하다니!화타가 환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마지막 제자 유나와 정말 천생연분이다.이 둘이 부부가 된다면 현국의 의학계에 얼마나 큰 공헌이 되겠는가!강천의 말을 잘 듣지 않던 유나도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선배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의학계의 사람만이 그가 이런 획기
동청산은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젊은이 일은 자기들끼리 해결하도록 하고. 물론 이 일이 성사되면 저도 매우 기쁠 겁니다!”“그래도, 의학 강좌니까 본론으로 들어갑시다.”“자! 강 주임님의 연설 부탁드리겠습니다!”“이런 의학계의 역사적 순간에 우리가 참가하게 되어 참으로 영광입니다.”“...”환호 속에 강천은 단상 한가운데로 가 동영상을 재생하였다.그는 설명했다. “의학계 선배님들, 저의 실험과 기술적인 수단을 통해 심근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면 새 세포가 낡은 세포를 대체함으로써 심근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괴사한 피부를 잘라내고 다시 자라게 하는 것과 같은 도리입니다.”“물론 심장에 관계되는 수술이니 더 정교한 기술과 더 효과가 좋은 약품을 사용해야 됩니다…”“여러분 앞에 자료가 있으니 한번 훑어보시면 저의 이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모두 앞에 놓인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읽어보면 볼수록 탄성이 터진다!천재! 이 젊은이는 천재다!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니!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냈다니! 정말 청출어람이다.이 젊은이의 의학에서의 조예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보다 뛰어났다!일부 심장병 분야의 권위자들도 모두 찬탄했다.심장병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가 이 아이디어를 제기하고 연구해낸다면 그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강천은 겨우 몇 살인가? 그는 의대를 졸업한 지 5년도 되지 않았다!5년 만에 이런 성과를 해낸 것은 유례가 없었다.한 심장병의 권위자가 앞으로 다가가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강주임, 심장병 환자들을 대신해 감사드리겠소. 당신의 발견은 의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오! 올해 노벨 의학상은 꼭 당신것이오.”“그래그래, 올해 우리가 함께 너를 추천할 거야!”강천은 웃으며 말했다. “정말 과찬이십니다.”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거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노벨 의학상? 그가 정말 이 상을 받을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