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남해호텔.오늘은 남해시의 중요한 날이다. 왜냐하면 오늘은 일류 가문인 선우 가문이 남해시에서 상류사회의 성대한 행사골동품 감정회를 개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선우 가문은 골동품 감정회을 쉽게 개최하지 않고, 매번 열릴 때마다 진귀한 물건이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골동품 감정회의 커트라인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절대로 참가할 수 없다.이번 골동품 감정회를 위해 남해호텔은 3일 전부터 손님 접대를 중단하고 최선을 다해 이 골동품 감정회를 준비했다.그리고 오늘 초청받은 가문, 기업 외에는 아무나 남해호텔에 올 수 없다.호텔 종업원들까지 꼼꼼히 골라야 해서 이번 감정회가 남해시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남해 호텔 주차장에 럭셔리 세단이 줄이어 도착했다. 호텔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남해시 정부, 재계의 거물급 인물이었다.정씨 일행도 특별히 벤츠 S클래스를 몰고 왔다. 정민택, 정지용, 정가을 외에 정민아도 왔다.그리고 다른 사람은 모두 정씨 가문의 고위직 핵심인물이었다. 어르신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는 감격이 넘쳤다.그는 몸소 보관하던 청첩장을 벨보이에게 직접 건네주고 그들이 꼼꼼히 살펴본 뒤에야 종업원이 이들을 남해호텔 최대의 연회장으로 안내했다.이번 골동품 감정회는 골동품을 감정하는 외에 또 하나의 대형 만찬회였다. 정씨 가문 열 명이 마침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고, 단상과 그리 멀지 않아 다른 외부인이 없었다. 이것은 선우 가문이 그들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이 장면을 보고 어르신은 감동에 겨웠다. 정씨 가문에서 이런 대우를 받는다니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연회장의 좌석 배열을 보면 단상에 가까울수록 선우 가문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정씨 가문은 이류 가문이지만 이번에 한 테이블을 차지했고, 단상 가까이에 있어 위상이 확실히 올라갔다.심지어 일부 일류 가문들도 정씨 가문의 뒷자석에 있어 어르신은 더 의기양양했다.“우리 정씨 가문에도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그
“민아! 그 사람이 아무리 그래도 네 남편이야. 네가 앞으로 김예훈이 지용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옆에서 귀띔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연루되어 너희 둘이 함께 쫓겨나면 어떡해?” 정가을은 ‘좋은 마음’으로 정민아를 귀띔했다.정민아는 차갑게 말했다. “그가 오든 말든 나와 무슨 상관이야?”“벌써 관계를 끊어? 정민아, 매니저가 되기 전에는 안 그랬잖아. 지금은 신분과 지위가 다르니까 너도 창피하는 걸 아나봐? 아니면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남편이 못난 놈이란 게 습관이 안됐어?” 정지용은 비웃었다. “하지만 이혼할 생각 하지 마. 너와 그의 혼약은 증조할아버지께서 살아 계실 때 정한 것이야. 증조할아버지의 유지를 따르지 않으면 정씨 가문 전체를 무시하는 거야.요 며칠 정지용은 어떻게 해서든 김예훈과 정민아가 이혼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이 병신새끼가 정민아의 발목을 잡는 한 정민아는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 수 없어.“지용, 나 방금 생각해 봤는데, 그 병신새끼를 매일 무릎 꿇게 하는 건 재미없어, 회사 직원들 앞에서 부부 둘이 무릎 한 번 꿇게 하고 그냥 넘어갈까?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때?” 정가을은 아주 다정한 표정으로 악랄하게 말했다.정지용이 멍하니 있다가 크게 웃었다. “그래, 정민아, 네 남편이니 내가 너희 부부에게 기회를 줄게. 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정지용은 의기양양했다. 정가을의 이 아이디어는 정말 좋다. 만약 정민아가 김예훈과 함께 전체 직원 앞에서 그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앞으로 그녀에게 무슨 위신이 있겠는가? “참! 김예훈이 개띠 아니었나?”“그렇겠지. 그렇지 않으면 왜 사람을 만날 때 마다 무릎을 꿇겠어?”“여자가 시집가면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옛말이 있어. 부부니까 그래도 괜찮은 것 같은데?”“그래도 개가 꼬리를 흔드는 거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정지용, 차라리 두 부부가 함께 꼬리를 흔들고 정지용을 주인님으로 삼은 건 어때?”다른 정씨 가족들도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정민아가 요즘 그들의 이익을
노인은 남해시 골동품협회의 회장 장성이다. 그의 뒤에 있던 여자는 선우정아고, 남자는 그의 제자인 장용이다.이 사람을 보았을 때 김예훈이 놀라지 않았다, 장성이 남해시 골동품계에서 명성이 높으니 이 골동품 감정회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와 선우건이 사이가 좋아 보인다.또 그 제자 장용은 선우정아에게 관심이 있어보였다. 방에 들어온 이후로 그의 눈길은 선우정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하지만 선우정아가 김예훈을 봤을 때 표정이 달라진 것을 보고 장용이 김예훈을 봤을때, 속으로 경각심이 섰다.선우정아는 누구에게도 다 차갑게 대했지만, 이 젊은이를 보고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서로 소개할 필요도 없이, 장용은 이미 김예훈을 경쟁상대로 삼았다.선우정아는 일어서서 장성과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드디어 오셨군요. 이번에 안 올 줄 알았잖아요.”장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우리 남해시에서 좋은 물건을 몇 가지 구했다고 들었는데, 내가 와서 똑똑히 볼 거야. 만약 선우 사부님이 눈이 삐었으면, 나는 자다가도 웃으며 깨날꺼야.”“퉤퉤,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비록 나이 들어 눈이 안 좋아도 아직 멀지는 않았어.” 선우건이 대꾸했다.김예훈은 이 장면을 보고 골동품 업계에서 유명한 이 두 사람은 정말 절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면 절대 이렇게 농담할 수 없었다.“너가 바로 건이가 좋아하는 그 친구인가? 지난번에 “부춘산거도”를 감정했다면서?” 장성은 김예훈에게 다가가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본 후 웃으며 말했다.그가 보기에 김예훈은 평범한 젊은이일뿐이다. 선우건이 왜 그를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지 모르겠다.김예훈은 얼른 일어났다. 이런 큰 인물에 대해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신분과 상관없이 단지 후배가 윗사람을 존경하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장회장님이시군요, 과찬이십니다. 김예훈이 겸손하게 말했다.“젊은이가 겸손한 것은 좋지만 때로는 지나친 겸손이 오히려 허위적이기도 해.”
이 말을 듣고 김예훈이 약간 놀랬다. 장용이 자신을 매우 적대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선우정아를 쳐다보았다. 이 여자는 참으로 문젯거리야. 김예훈이 자신을 보는 것을 보고 선우정아의 차가운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고 김예훈을 향해 윙크를 하였다.김예훈은 쓴웃음을 짓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옆에 있던 장용은 참지 못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녀석이 자기 앞에서 자기 여신과 눈빛으로 정을 나누다니 더는 참을 수 없다!장성의 젊은이들의 동작을 힐끗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제자가 이 점에서 이 젊은이에게 졌다.하지만 이 세상의 많은 일들은 모두 도리가 있는 쪽을 도와준다. 장성은 장용을 보고 가볍게 호통쳤다. “장용, 내가 평소에 너를 어떻게 가르쳤니? 사람은 겸손해야 해. 능력이 있다고 다른 사람을 얕잡아보면 안 된다. 알겠느냐?”하지만 김예훈은 장성이 비록 장용을 타이르지만, 실은 그를 칭찬한 것을 알았다. 장성이 장용에 대한 중시를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선생님, 저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번 감정 성공했다고 자기가 감정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눈에 거슬릴 뿐이에요! 이런 사람은 사기꾼과 무슨 차이가 있나요? 이런 사람은 우리 업계의 신용을 떨어뜨릴 뿐이에요.” 장용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가 이 말을 하자 김예훈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선우정아가 내키지 않는 듯 나섰다.그녀는 장용을 노려보며 말했다. “장용, 네가 능력이 좀 있다고 사람을 무시하지 마. 넌 김예훈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정아야. 난 네가 속을 까봐 걱정할 뿐이야. 이 사람은…” 장용은 다급히 말했다.“네가 마음대로 날 정아라고 불러?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 선우정아는 싸늘하게 말했다.장용은 오랫동안 그녀에게 구애해 왔고, 또 쌍방의 웃어른들의 사이가 친해, 어르신들도 전에 사이를 맺으려고 애를 써 자기가 잘났는지 착각을 했다.예전에 선우정아는 윗사람의 체면을 봐서 겨우 상대했지만, 요즘은 김예훈에게
나무 상자 속에는 골동품 롤렉스 시계가 들어있다.이 시계가 아주 오래 된 것으로 보인다. 다이얼이 약간 노랗게 변하여 보기 좋은 ‘열대색’으로 변했으며, 케이스는 좀 오래됐지만 아주 잘 보관한 것 같았다.장용은 의기양양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보물을 감정하기 시작하자 그는 돋보기를 꺼내 열심히 연구하기 시작했다.김예훈은 멀리서 몇 번 보고 표정 변화가 없었다. 김예훈이 더 전문가다웠다.선우건은 고개를 끄덕이고, 선우정아도 감탄했다. 김예훈의 기세가 장용보다 훨씬 강해. 장용은 아무리 봐도 시계 수리공 같다.하지만 한쪽의 장성은 이 장면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허세야.골동품 감정은 진지하고 세심해야 하며 언제든지 조심하고 규칙대로 해야 한다.매너와 기세를 위해 한 번이라도 잘못 보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김예훈은 금방 보아냈지만, 장용은 30분이나 보았다.옆에 있던 선우정아가 눈썹을 찡그리며 재촉했다. “장용, 다 봤어? 안 되면 그만 둬.”장용은 고개를 들어 의아해했지만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 봤어. 하지만 누군 다 봤는지 모르지.”“난 벌써 다 알아냈어.”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자, 그럼 두 분이 먼저 판단을 내리세요.” 선우건이 말했다.“이 시계는 진짜예요. 그것도 아주 비싼 거예요.” 장용이 침착하게 말했다.“가짜예요, 지하철에서 한 4만원 정도 팔거예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의 말을 듣고 장용은 픽 웃었다. “김예훈, 너 역시 감정할 줄 몰라, 설마 롤렉스 로고 밑에 티파니 로고가 있는 것을 보고 이 시계가 가짜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 시계는 딱 봐도 가짜야. 자세히 볼 필요도 없어.”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장용은 코웃음을 쳤다. “계속 아는 척해봐, 이 롤렉스 골동품 시계가 얼마나 비싼지 알아? 어디 따져 보자.”“먼저 롤렉스의 케이스는 샌딩하는 것을 제일 무서워 해. 샌딩한 케이스는 가치가 없어.”“그 다음 1940년 롤렉스 회사가 사용한 코팅이 시간이
"그럼 입맛이 정말 좋았으면 좋겠어." 김예훈은 표정이 냉담했다. "이 시계는 짝퉁이고 게다가 매우 저질이고 무식해. 아무 상식도 없는 사람이 봐도 알 수 있거든. 감정할 필요도 전혀 없어." "당신은 정말 우습게 보일 정도로 무식하네!" 장용은 참지 못하고 김예훈을 가리키며 이 사기꾼이이런 말까지 하다니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김예훈을 바라보는 선우정아의 눈빛도 실망스러웠다. 이런 일로 장용 같은 전문가에게 지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지만 김예훈의 태도는 너무 매너가 없어 보였다. 이때 선우정아는 지금의 김예훈이 왜 이전에 자신에게 준 느낌과 완전히 달라졌는지 의심했다. 자기가 전에 그를 잘못 본 건가? 장성은 가벼운 눈길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젊은 사람이 승부욕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떤 때는 졌으면 인정해야지. 억지로 우겨서는 아무 이득이 없네." 분명히 장성도 이 골동품 시계가 진짜라고 확신했다. "콜록콜록." 선우건은 김예훈을 깊이 쳐다보고 일깨워주었다. "젊은 친구, 만약 자네가 이 골동품 시계가 가짜라고 생각한다면, 한 가지 이유라도 말해줘야지." 김예훈은 선우건이를 한 번 보고 이 교활한 늙은이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 텐데, 이때 자신을 도와 말하지 않고 스스로 말하게 한 것은 분명히 장성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은 것이다.역시 이 여우 같은 늙은이들은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장용이 분석하면서 핵심을 찔러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이 롤렉스 시계에 이렇게 많은 포인트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김예훈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장용은 득의양양한 웃음을 참지 못했으며, 이 사기꾼이 졌다고 인정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김예훈은 미간을 비비며 계속 말했다. "이 안에 시도적인 실수가 있어요. 이 시계가 어떤 모델인지 여러분 알아볼 수 있죠?"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현재 물귀신이라고도 하죠. 이 시계가 물귀신의 원형 모델이예요."
"이건……." 옆에 있던 장성도 어리둥절해했으며 그도 이 시계가 진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짝퉁 시계가 이 정도까지 정교할 줄은 몰랐고, 이 순간에 그의 안색도 매우 좋지 않았다. 이때 장성은 자신과 장용이 너무 자만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감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지 않으면 실수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까는 내가 직접 감정하지 않아서 그런 건데, 이런 걸 나보고 감정하라면 1분도 안 걸려서 진위여부를 감정할 수 있어!" 장용은 이때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고, 승복하지 않는 얼굴로 자신이 졌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번에 진 것은 선우건이 설정한 전제조건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짝퉁을 어떻게 알아볼 수 없었을까? 김예훈 이 놈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완전히 운이 좋았던 것이고 심지어 선우건이가 일부러 그의 편에 서서 자신을 속이려고 했던 것이다. “한 판만 더 하면 내가 정말 질 거라고는 믿지 않아!” 장용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그는 반드시 선우정아 앞에서 자신이 그녀의 진정한 백마 탄 왕자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그래야만 그녀에게 어울릴 수 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은 그저 불량배일 뿐이다. "좀 더 놀아도 되는데 이거 먼저 먹어야 하지 않겠어?" 김예훈은 웃었다. 이 장용은 들어오면서부터 줄곧 그를 겨냥하고 있었다. 궁지에 든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데 하물며 그는? "너…" 장용은 한동안 말문이 막혔으며 이걸 어떻게 먹어? 지금 그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고 있다. 자신이 방금 왜 입이 가벼웠을까? "자, 젊은 사람들끼리 한 번 겨루어 보면서 즐기는 건데 너무 진지하게 받아드릴 필요는 없어. 오늘 이 골동품 품평회는 내가 주최한 것인데 만약 내가 나서지 않는다면, 이 젊은 친구들이 조급해할 거잖아." 선우건은 적절한 타이밍에 입을 열어 장용의 체면을 세워줬다. 장성은 김예훈을 깊이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 때 이기고
"제가 왜 예술품 감정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어야 합니까?"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저를 두렵게 하려고요? 저분이 자격이나 있을까요?" 김예훈이 당당하게 말했다. 감정은 그에게 정말 취미일 뿐이고 이걸로 먹고 살지도 않는데 실수로 업계 권위에 미움을 샀다고 두려워할 일인가? 선우건의 눈빛이 살짝 굳어졌으며 예전에 김예훈이 그의 초대를 거절한 후, 그는 특별히 김예훈의 이력을 찾아보았는데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것은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첫째, 김예훈은 정말 평범한 사람이다. 둘째, 김예훈의 이력도 매우 평범하지 않고 심지어 선우씨 가문도 그의 정체를 조사할 자격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선우건은 김예훈 같은 사람이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두 번째 가능성밖에 없다."김씨, 경기도 김씨 가문인가? 그런데 문제는 김씨 가문에 이런 일인자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선우건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도 정상이다. 3년 전 김씨 가문에서 쫓겨난 이후로 김씨 가문에서 김예훈이 남긴 흔적을 완전히 지웠으니, 선우건이는 외부인으로서 당연히 김예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자 선우건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따가 사람들에게 감정으로 내놓을 골동품은 모두 평범한 물건이 아니니 조심해야 해. 만약 사람들 앞에서 지면, 저 늙은이의 심성대로라면 틀림없이 자네를 세게 밟을 것이야.” 김예훈은 눈을 부릅뜨고, 이 일이 내 문제인가? 만약 당신의 귀한 손녀딸이 아니었다면, 저 스승과 자제 두 사람이 나를 미워할 수 있을까? "참, 자네, 내가 장회장을 좀 설득해 볼까? 더 이상 자네를 겨냥하지 말라고 하면 자네도 망신당하지 않을 거야." 선우건은 호의적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제가 저 두 사람을 이길 승산이 얼마나 있는지 아세요?” "얼만데?" 선우건이는 눈앞의 젊은 친구가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