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임의 눈빛이 어딘가 이상했다. 그녀는 썩 달갑지 않아 보였지만 곧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지환씨가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그녀도 사실 우지환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심지어 변우진과 가깝게 지내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 격투기 챔피언이라고 불리는 변우진도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비교해 보면 오히려 자기를 위해 많은 것을 헌신한 우지환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그래서 우지환이 오늘 밤 열리는 답례 파티의 초대장을 가지고 집에 왔을 때, 조효임은 이미연의 부추김에 못 이겨 그를 받아들이려 했다.김예훈은 조효임의 눈에 들지도 않았다.이 녀석은 예전에는 하은혜에게 빌붙어 살더니 이제 아내가 돌아오자마자 쫓겨나지 않았는가.이런 녀석을 어떻게 우지환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닌가?우지환은 담배를 다 피운 뒤,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의기양양해서 말했다.“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효임 씨도 마음에 둘 필요 없어요. 어차피 우리 앞으로 한 식구잖아요!”“식구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죠. 전 최선을 다해서 효임 씨를 도울 거예요. 최고의 인플루언서로 만들 거라고요!”“예를 들어, 오늘 밤 라이브 방송을 켜는 거예요. 답례 파티 현장을 라이브로 방송하면 분명 조회수가 폭발할 거예요!”“효임 씨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드린 초대장은 최고 레벨이에요. 그곳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는 건 분명 문제없어요!”우지환이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모습을 본 김예훈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역시 우씨 집안 사람이네. 이 정도로 뻔뻔하다니.’‘허풍을 떠는 모습을 보니, 아마 우충식도 너처럼 허풍을 떨지는 못할 거야.’김예훈은 잔에 담긴 차를 다 마시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우지환을 보며 말했다.“지환 씨, 그 초대장은 당신이 조씨 가문을 도와서 가져온 게 확실해?”“그리고 당신이 그 건물주가 확실해? 휴대폰을 나한테 보여줄 수 있어?”“김예훈, 건방지게 감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미연이 김예훈을 노려보
이미연이 실눈을 뜨고 김예훈을 보며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예훈아, 너 설마 네가 부산 용문당 회장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우리한테 초대장도 주고? 네가 그런 자격이 있기는 해?”“그리고 네가 건물주라고? 지환이가 효임이 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알기나 해?”“40억이야!”“네가 평생을 일해도 벌지 못할 돈이야, 그런데 네가 건물주라니!”“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충고 하나 할 게. 앞으로 잘 모르거나 자기가 한 일이 아니면 아는 척하지 마!”“우리 집과 너희 집이 비록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왔지만 너 때문에 멀어진 지 오래됐어!”“하나만 말할게. 앞으로 넌 우리 조씨 가문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닌 거야, 넌 그럴자격 없어!”조인국은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이미연의 말이 다 틀린 건 아니었다. 김예훈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좋아하고 체면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공을 자신의 것으로 돌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만약 이런 사람이 자기와 자신의 딸과 가까이한다면, 소중한 딸의 인생을 망치는 격이었다!조인국은 애초에 김예훈을 좋게 보았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기에 지금 실망도 크다.“됐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오늘 너를 부른 건 몇 가지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야.”이미연은 쓸데없는 말 대신 실눈을 뜨고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첫째, 너를 부산으로 부른 일은 우리가 잘못했어. 사과의 의미로 여기 2,000만 원 가져가. 우리 조씨 가문의 마음이라고 생각해 줘.”말을 마친 이미연은 핸드백에서 현금 뭉치를 꺼내서 김예훈 앞에 놓았다.“둘째, 전에 아저씨와 너의 부모님과 했던 결혼 약속에 대해서 명확히 할게!”“그건 그저 취해서 한 말일 뿐이니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도 말고 마음에 담지도 마!”이미연의 말을 들은 우지환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한마디로, 아주머니는 말씀은 앞으로 효임 씨를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이야!”“두꺼비 주제에 천사 같은 오리의 고기를 먹으려 하다니.”“꿩이 봉황한테 어울
이미연은 김예훈이 있는 척 하구 허세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예훈이 힌숨을 내어 쉬고는 조효임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줬다.“효임아, 지난 시간 동안 안 좋은 일들도 많았지만 친구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진짜 그냥 나랑 선을 그으려는 거야? ”조효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랑 나는 원래부터 한길을 걸을 사람이 아니라고. 전에는 아빠가 억지로 너랑 사귀게 한 거라고. 어릴 때 일은 다 지나간 일이니까 더 말하지 마.”김예훈이 말했다.“다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그럼 혼인은 그냥 없는 거로 해.”“보아하니 당신도 눈치는 있는 사람인 거 같네요.”이미연이 말을 이었다.“세 가지 일이 있어요. 오늘부터 우 도련님께서 당신을 자르셨으니 오산그룹에 가서 출근하지 않아도 돼요. 부산에서 자리를 잡고 싶거든 본인 실력으로 해내세요. 저랑 효임이는 더는 돕지 않을 거예요. 우리 집에 오지도 말고 오산그룹에 와서 행패 부리지도 말고요. 전에는 효임이를 봐서 우 도련님께서 봐주셨지만 이제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더는 봐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우지환을 보고 말했다.“우 도련님, 진짜 저를 자르실 건가요.”우지환이 말했다.“자르면 뭐 어쩔 건데요. 오산그룹에 들어오게 했으니 당연히 말 한마디에 차버릴 수도 있는 거죠. 김예훈 씨, 운이 좋아서 계약 몇 건 성사시켰다고 오산그룹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요. 다 효임씨를 봐서 기회를 줬던 거니까요. 고마워하지는 않고 내가 도운 걸 자신의 성과로 생각하고 내 낯을 때리려고 하다니. 이런 사람을 내보내지 않으면 남겨둬서 설에 떡국이라도 해먹으라고요? 그러니까 이 사직서에 사인하시죠.”말을 하는 사이 우지환운 이미 프린트 해놓은 사직서를 테이블에 뿌리고는 김예훈이 사인을 하는 것을 기다렸다.이미연이 고급 만년필을 꺼내 김예훈의 앞에 뿌렸다.“사인 하시죠. 싸인을 하고 나면 우리 오산그룹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는 거예요. 우리 조
“우리 조씨 가문이 당신이랑 아직도 얽히고 싶을 것 같아요? 아까 제가 말했다시피 사직서를 제출하면 두 집은 완전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는 거라고요. 이 2000만 원은 피해보상비로 드리죠. 아직 모르겠죠. 당신의 장모님이 보낸 문자를 보고 꿈에서도 당신이 우리 조씨 가문에 빌붙으려고 할까 봐 두렵다고요. 천외루 같은 작은 곳도 제가 먼저 웨이터하고 말을 해놔야 들어올 수 있다고요. 우리 가문은 오늘 밤 부산 최상층의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거라고요.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데 무슨 낯으로 우리가 당신하고 상관이 없으려고 한다고 하는 건가요. 당신이 우리보다 돈이 많고 권력도 강해서 조씨 가문을 돕기라도 할 수 있다는 듯이 말이에요. 우리 조씨 가문이랑 상관이 있다라니. 생각은 하고 사는 건가요. 우리 인국 씨가 눈이 멀어 당신같은 쓰레기를 끌어들이려고 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우리 집안이랑 얽힐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이 말들은 이미연의 속에 있던 진심이었다. 전에 조인국이 아니었다면 김예훈을 신경 쓸 일이 없었다.이미연의 말을 듣고 동정의 눈빛이 어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만한 자태를 나타냈다.조효임은 곳 핫해질 것이다. 이후 제일 핫한 인플루언서가 되어 고급 차에 멋진 저택에 부귀영화를 누리게 될 것이니 김예훈하고는 다른 길의 사람이다.이렇게 된 이상 단칼에 김예훈의 모든 생각을 잘라내고 이게 김예훈을 위한 일이다.김예훈은 조인국을 봤다. 조인국의 낯빛은 좋지 않았으나 그가 인정하는 눈빛을 알아볼 수 있었다.이 장면은 김예훈의 마음속 생각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한숨을 내어 쉬고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렇게 하죠.말이 끝나고 김예훈은 사직서를 꺼내고 사인을 했다.사인을 하고 난 후, 비싼 만년필이 김예훈에 의해 두 동강이 났다.김예훈은 뒤를 돌고는 떠났다. 시선은 조금도 조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멈추지 않았다.……저녁 7시, 오산 호텔.오산호텔은 오산그룹 아래의 산업이다. 부산 용문당의 자산의 일부분이기도 하다.그러나
아직 파티 시간이 되지 않아 모든 큰 인물들은 도착하지 않았다.평범한 손님들은 기본 상 모두 변두리에 있었다. 담화를 나누기도 했고 기다리고 있었다.김예훈이 금방 들어가 이는 사람이 있는지 둘러보기도 전에 먼저 도착한 조인국 일가와 우지환이 알아봤다.“이 새끼.”“김예훈이 왜 여기에 있어.”이미연의 낯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건가. 우리 조씨 가문을 팔아 파티에 들어왔다는 건가.”조인국은 원래 김예훈에 대해 미안해했으나 지금 그의 눈에는 노여움이 가득했다.“김예훈, 나를 너무 실망하게 하는군.”조인국 그들은 오후에 천외루에서의 담화가 김예훈에게 이 파티를 알게 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그러니 와서 놀려고 하는 것이다.조효임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미안했던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김예훈이 자신을 무시하고 입장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조효임이 앞으로 나가 김예훈의 갈 길을 막았다. “예훈씨, 여긴 무슨 일로 왔어?”조효임의 눈에는 의혹이 아닌 따지고 들려는 기색이 가득했다.오늘 밤의 조효임은 이미 지방시의 블랙 드레스로 갈아입고 하얀 팔에는 검은 토시를 하고 긴 다리에는 발렌시아가 검은 스타킹을 신어 그녀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조효임이 하고 있은 메이크업은 아주 예뻤는데 전형적인 화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예뻐 보였다.주위의 눈 부신 불빛 하에 조효임은 선녀 같아 보였다.조효임이 이 자리에 언 원인이 바로 모든 사람의 눈을 끌려고 한 것인듯했다.조효임이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와서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냥 사람 구경이나 하러 온 거야.”“여기가 마구 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이때 이미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당신 같은 사람은 말도 하기 싫어요. 이곳에 있는 거 자체로 파티장의 공기가 더러워지는 것 같잖아요. 내가 알려주죠. 이런 곳은 당신이 오는 곳이 아니에요. 절대로 우리 덕으로 들어가게 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이미연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위아래로 김예훈을 훑어보고 말했다.“어머 우리 김 도련님께서도 부산 용문당 파티에 참석하러 온 거라고요. 데릴 사위가 직업도 없는 사람이 뭐로 참가하는데요. 무슨 자격으로요? 주제 파악이 잘 안되는가 봐요. 여기에서 이렇게 있는 척 한다거 진짜 뭐라도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우리랑 같이 서 있어서 조금이나마 손님처럼 보이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이미 끌려 나갔어요. 우리 말 한마디에 이곳에서 쫓겨날 거라고요.”이미연은 김예훈의 이런 근본 없는 자신감에 반감했다. 아무런 능력도 없으면서 자신이 큰 인물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그럴 자격이 있기는 하는가.조인국은 이미 김예훈을 쳐다보기도 귀찮았다. 이렇게 무서운 게 없는 사람은 사회의 교육을 느껴봐야 한다.조인국은 김예훈은 이미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사회에서 김예훈에게 교육을 하는 것이 김예훈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지신의 아빠와 엄마의 태도를 보고 조효임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예훈씨, 진짜 우리 가족 앞에서 있는 척 안 해도 돼. 그냥 빨리 나가는 걸 추천할게. 그렇지 않으면 보안요원이 보거나 우 도련님께서 심기가 불편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쩔 수가 없다고.”조효임은 김예훈이 억지로라도 상류층에 끼어들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은 주제 파악을 해야 한다. 무엇을 할 자격이 있고 무엇을 할 자격이 없는지 말이다.김예훈은 말에 답을 하기도 귀찮았다. “효임아, 가자. 이 사람하고 멀리해서 우리 덕을 보지 못하기 해야 해. 어제까지 버티는지 봐야겠어.” 이미연이 조효임을 끌고 떠니려고 했을 때 다른 한편에서 정갈한 복장을 입은 몇 명의 남성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제일 앞에 있는 사람은 대머리를 한 청년이었는데 몸에는 하얀색의 슈트를 입었으나 문신이 있어 날라리 같아 보였다.우지환은 그 사람의 뒤를 따르고 있었는데 표정은 차가웠다.김예훈은 차분한 표정으로 이 몇 사람을 바라봤다.“김 도
멀지 않은 곳에서 조인국이 이 모습을 보고 조금 마음이 불편했으나 시선은 빨리 전이됐다.이미연은 재밌어하는 표정으로 웃을 듯 말 듯 하며 이 모습을 쳐다봤다.우지환이 김예훈을 짓밟기로 결정한 이상 누구도 말릴 수 없다.조인국과 이미연이 봤을 때 우지환은 자신의 보배 사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렇다면 어느 편에 줄을 서야 할지는 아주 명확하다.우지환이 손을 쓰지 않고 유광민 이 부산 용문당에서 최산하를 잇따르는 깡패놈이 김예훈을 처리를 하는 건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 아닌가.조효임은 얼굴에는 온통 안타까움이었고 실망하는 기색도 있었다.김예훈, 아무런 배경도 없는 사람이 왜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곳에 비집어 들어가려고 하는 건지.어떤 처지에 처하게 될지,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왜 알지 못하는 건지.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우지환 등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길 좀 비키시죠. 개도 길은 안 막거든요.”“너 이 자식 우 도련님이 말한 것처럼 아주 버릇이 없구나. 우 도련님하고 여자를 뺏으려 하지 않나 심지어 이곳에 마음대로 나타나다니.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참 재밋네. 이러지. 오늘은 우리 부산 용문당의 경사로운 날이니 피를 보고 싶진 않으니까 이 곳에 서서 우 도련님께서 따귀를 때리게 하는 거로 하자고. 속이 후련해질 때까지 때리고 나면 이곳에 나타난 일은 그냥 지나가는 거로. 어때? 나를 거절하지는 마.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누군가 나를 거절하는 거야. 거절을 하게 된다면 그냥 이렇게 간단하게 일이 끝나진 않을 거야. 내가 직접 손을 써서 손발을 끊을지도 몰라.”이때 유광민이 김예훈을 보는 눈에는 멸시가 가득했다. 유광민이 원한다면 김예훈을 죽이는 것도 시간문제다.“만약 기분이 나쁘다면 사람을 불러도 좋아. 근데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아야 할 거야. 이곳에 부간 용문당의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화살 한 발에 천군만마가 오게 된다는 말을 알 거야. 모를 텐데 내 한 마디에 부산 용문당의 십만 자제가 한 사람당 침을 한 번씩 뱉
강하게 나오는 유광민과 음험한 우지환을 맞서 김예훈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꺼지지 않으면 조금 있다가 당신들 못 나갈지도 몰라요.”이 말을 듣고 모두 놀랐다.조효임을 포함해 그 자리에 있은 모든 사람이 소름이 돋았다. 놀란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봤다.저건 유광민이다.전설 중의 광민 형님이란 말이다.부산 용문당에서 직위기 높고 권력도 강해 사람을 밟는 건 개미를 밟듯이 간단한 사람이다.진정한 미친놈이다.근데 지금 제일 관건적인 것은 유광민이 유명한 원인은 그가 심지어 상류층의 사람들도 감히 밟기 때문이다.싸움을 아주 잘해 우충식이 나서서 지지를 해줄 때가 많다.그러니 유광민은 너무 충동적인 것 하고 어떤 큰 일에 나서는 게 적합하지 않은 것 말고는 다른 결점이 없다는 것이다.그를 건드리는 사람은 반드시 짓밟아 놓는다.“갈 수 없어? ”이때 유광민은 김예훈의 말에 화가 났다.유광민이 비웃으며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말했다.“너 이 자식, 담이 크구나. 지금까지 처음으로 누군가가 나를 위협을 했단 말이지. 담이 있으면 다시 한번 말해봐.”“꺼져.”김예훈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나보고 꺼지라고? 네가 뭔데?”이때 뒤에 사람무리 중에서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 유광민의 따귀를 때렸다. 유광민의 뒤로 날려갔다.땅에 떨어지는 순간 유광민은 세게 넘어져 얼굴에는 흙이 가득했다.유광민이 초라한 모습으로 일어서며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고 낯빛은 아주 좋지 않았다.여긴 부산 용문당의 주전장이란 말이다.이곳에서 감히 자신을 건드리다니.뒤에 산 같은 모습을 돌아보니 유광민의 얼굴색이 변했다.우충식의 제1장군인 송성민이 차가운 얼굴로 유광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광민아, 김 도련님께서 꺼지라고 하면 꺼져야 하는거야.”말이 끝나고 송성민이 앞으로 나가 또 유광민의 따귀를 때렸다.김 도련님?송성민이 김예훈더러 도련님이라고 하다니.모든 사람은 이 모습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 났다.송성민과 유광민은 아주 다르다.송성민의 우충
다음 날 시즌 호텔 로얄 스위트 룸에서 깊이 잠들어 있던 김예훈은 다시 한번 끊임없는 노크 소리에 잠이 깼다.김예훈은 시계를 보고 나서 힘없이 문 열러 갔고 문 앞에 단정하게 차려입은 동하임을 보자 한숨을 쉬며 말했다.“동하임 씨, 지금 아침 9시예요. 나 조금만 더 자게 해줘요!”“좀 푹 쉬게 내버려둬요!”화장한 동하임의 안색이 안 좋았고 그녀는 김예훈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나랑 같이 공항에 누구 좀 데리러 가요!”김예훈은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지만 동하임의 안색이 좋지 않을 걸 보자 침묵을 지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하임의 포로쉐 911은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리다 진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동씨 가문의 사람은 이미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동하임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급히 달려가 주차를 도와주고 한 레스토랑의 위치를 알려주었다.안색이 좋지 않은 동하임은 에르메스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김예훈은 뭔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일단 입을 꾹 다문 채 따라나섰다.그는 도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평소에 냉담한 동하임을 이토록 화나게 하는지 궁금했다.곧 두 사람은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다.거대한 레스토랑은 이미 통째로 예약된 상태라 다른 손님은 없었고 모든 웨이터가 한 테이블 귀빈들한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테이블 중앙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남자는 서울 사람으로 잘생긴 외모에 큰 키를 가지고 있는 듯했고 금색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점잖고 우아한 귀족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영국 제국의 외국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의 외모와 몸매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관건적인 것은 독특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김예훈은 그것이 영국 제국 황족만이 가질 수 있는 기질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차렸다.그녀의 외모는 영국 제국의 장공주과는 조금 차이가 났지만 특유의 기질은 숨길 수 없었다.그러한 사람이 진주 국제 공항에 나타났다는 자체만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듯했다.몇몇 젊은이들이 레스토랑 바깥 구석에 몰래
“제 기억이 맞다면 전에 손자분이 동씨 가문과 혼약을 맺었었죠?”“명목상으로는 동하임의 약혼자 맞죠?”김현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장현준은 약간 어리둥절해했다가 그 당시 동씨 가문이 아직 집권하지 않았을 때 장씨 가문과 혼약을 맺었던 게 떠올랐다.하지만 그의 손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오만하고 자부심이 강해서 서울 사람들을 경멸했고 오직 영국 제국 황실의 사위가 되기만을 원했다.그래서 그는 영국 제국으로 유학 갔고 황실 방계인 여친을 찾은 후에는 진주로 돌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김현민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장현준은 그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을 거다.김현민은 이어서 말했다.“어르신의 표정을 보니 제가 제대로 기억한 것 같네요.”“오늘 동하임이 현장에서 김예훈을 건드리려면 자신의 시체를 밟고 가라는 둥, 그런 말을 했다고 들었어요.”“그 말이 퍼지게 되면 장씨 가문의 체면이 구겨질 게 뻔해요.”“어쨌든 동하임은 어르신의 손자며느리이고 아직 파혼하지 않았잖아요.”“제가 보기에는 손자분이 돌아와서 동하임을 교육 좀 시켜야한다고 생각해요. 진주에서 누가 더 권력이 있는지 동씨 가문에 단단히 알려야죠!”“고작 동씨 가문 주제에 집권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장씨 가문의 은혜는 싹 다 잊은 거잖아요.”“게다가 동씨 가문을 망가뜨리면 김예훈이 계속해서 큰소리칠 수 있을까요?”“그 사람이 평성에서 아무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주에서는 뿌리 없는 초목일 뿐이에요.”“동씨 가문과의 인연만 끊어버린다면 얼마든지 밟고 올라설 수 있지 않겠어요?”“게다가 그 사람이 이번에 영국 제국을 거듭해서 모욕했는데 어르신 손자분과 황실 여자 친구가 같이 돌아와서 김예훈의 낯짝을 세게 후려갈겨 버리면 얼마나 속 시원하겠어요?”장현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 수장님 역시 명성대로 인재시네요. 직접 나서지 못하는 대신 전략과 배치를 아주 완벽하게 짜놓으셨네요.”“어떻게 체면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참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급한 마
장현준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물었다.“용현성이 김예훈을 제압하지 못할 거란 걸 진작에 예상했던 거예요?”“용현성은 용문당 집법부대의 부당주고 용문당 36개 지회를 총괄하는 사람이에요.”“그런데 김예훈이 어떻게 감히 용현성의 체면을 구길 수 있어요?”김현민은 직접 장현준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면서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간단해요. 김예훈이 부산 용문당 회장 신분만 갖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회장이라는 신분은 그 사람한테 단지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덤일 뿐이에요.”“그 사람의 진짜 정체는 아마 어르신도 들어봤을 거예요.”“경기도 김세자요!”“진주 이씨 가문의 이일메 큰 어르신도 그 사람을 건드렸다가 패배의 쓴맛만 봤어요.”“심지어 경기도 제일의 명문가의 모든 자원이 그 사람의 손에 들어가 있어요.”“그런 사람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죠.”“게다가 용 어르신과 어르신께서 아무런 준비 없이 공격해서 큰 코만 다치게 된거예요.”김현민의 담담한 말투와 달리 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장현준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다가 김현민을 응시하며 약간 화가 난 듯이 말했다.“그럼 왜 우리가 움직이기 전에 얘기하지 않았어요?”“제가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제 말을 안 들으셨잖아요.”“제가 어르신한테 그 사람의 진짜 정체를 미리 말해줬다고 해도 어르신의 성격과 용어르신의 독단성을 감안했을 때 제 말을 들어주고 믿어줬을까요?”김현민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에게 차근차근 미끼를 던졌다.“어르신과 용 어르신께서 정신을 집중하고 힘을 합쳐서 세상 물정 모르는 그놈을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두 분께서 미리 패배의 쓴맛을 맛보는 거예요.”“그래야 두 분께서 그런 놈을 상대하려면 아예 손을 쓰지 않거나 손을 쓴다면 바로 죽여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니깐요.”그 말을 들은 장현준의 표정이 바뀌었고 안색이 많이 누그러졌다.잠시 후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김 수장님은 날 위해서 나설
남윤지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김현민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리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애초에 그 두 늙은이를 내보낸 건 단지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였잖아요.”“첫 번째 목적은 이 기회를 빌려 용문당이 김예훈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 그 한계를 알아내기 위해서였고요.”“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이 김예훈 측과의 싸움에서 패배돼서 이번에는 영국 제국의 힘을 빌려서 그놈을 죽이려고 했잖아요.”“이제 그 두 늙은이는 도련님이 예상했던 대로 쓸모가 없어졌고 마침 저희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잘된 거 아니에요?”김현민은 담담하게 말했다.“계획은 그렇긴 한데 안타깝게도 변수가 생겼어.”“어떤 사람들은 자기 주제도 모르고 아직도 자신이 권력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단 말이지.”김현민의 얼굴에 비웃음이 번졌다.“어떤 사람들이요?”남윤지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 문 앞에서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코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얼굴이 부어오른 장현준이 거실 문을 열고 김현민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의 얼굴은 끊임없이 일그러지면서 변화하는 동시에 원한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 수장님, 김예훈 그놈 뭐예요?”“고작 용문당 회장 주제에!”“어떻게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요!”“게다가 날 서양 놈들의 개라고까지 했어요!”“그놈을 당장 죽여버려요! 김 수장님, 내 원한을 꼭 갚아줘요!”“별거 아닌 놈이 감히 전임 총독의 얼굴을 때리다니!”“그놈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진주·밀양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또 어떻게 영국 제국 황실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겠어요?”장현준은 자신과 김현민의 신분 차이를 잊은 채 붉게 부어오른 얼굴에는 증오와 사나움만 가득했다.이어서 장현준은 그의 부하들 앞으로 다가가서 그들의 얼굴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쓸모없는 것들! 이 쓸모없는 것들아!”“날 보호하지 않고 뭘 했던 거야?”“영국 제국의 퇴역 기사라면
김예훈은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그리고 김현민이 일본, 영국과 결탁한 의혹이 있는 것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 김현민이 상속받으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주세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퍼뜨려 주세요. 김현민이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긴장감을 줘야죠. 맨날 집에서 음모와 계략을 연구하는 것도 정신상태에 좋지 않거든요.”김현민이라는 사람은 너무 계산적이고, 자기 보호에 강했다. 그런 그에게 짜증 날 대로 짜증 난 김예훈은 이렇게라도 그를 압박하고 괴롭혀 보기로 했다.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해야 자기가 짜놓은 판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씨 가문은 그래도 진주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어서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김예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했다.김현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너무 의도적으로 계획하면 안 되었다. 너무 티 나게 하면 그가 눈치챌 수 있었다.오히려 이런 무심한 계획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있던 동하임은 갑자기 웃더니 그에게 다가가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도련님께서 저희 동씨 가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마땅히 내놓을 것도 없고 해서 제 몸을 바치는 거 어떨까요?”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 큰 용기를 낸 것이다.김예훈만 원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 분명했다.“하하하.”김예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으로 동하임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하임 씨, 농담도 참. 아무리 그래도 저는 하임 씨 아버지의 친구이자 하임 씨의 삼촌이 되는 사람이에요. 이런 농담으로 저를 화나게 하면 제가 어떤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동하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어요? 그러면 삼촌, 저한테 어떤 벌을 주실 건데요?”김예훈은 갑자기 주제가 잘못된 것 같아 순
“그렇다면 덕망 높은 두 분의 끊임없는 호소 끝에 김현민은 반드시 전략을 바꿔야겠죠. 만약 도련님께서 상대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멀리 놓고 봤을 때 저 두 사람은 김현민이 자신을 위해 분풀이를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이 김현민의 마음을 흔들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 단단한 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김현민이 오늘 일때문에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선다면 계획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그중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겠죠. 어쩌면 도련님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도련님은 이 건물에 들어선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어요.”동하임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김예훈에게 건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예훈이 흥분한 나머지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아버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언을 듣고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의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중한 움직임이었고, 걸음마다 김현민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비록 김예훈과 김현민이 아직 정식으로 붙지 않았지만, 신경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현재 파악된 상황을 봤을 때 적어도 김현민은 김예훈에게서 그 어떠한 이득도 본 적이 없었다.이로써 동하임은 왜 아버지가 진주·밀양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김예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동하임은 김예훈이 미혼일 때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이때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끔 쳐다보았다.비록 동태원의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사람은 조금만 더 가르쳐주면 곧 큰 인물이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인정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다.“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사람을 때렸을 뿐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아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영국 사람을 등에 업으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어르신처럼 외국인을 언급하면 바로 무릎 꿇을 줄 알았어요?”쨕!말할수록 화가 난 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정신이 혼미해진 장현준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김예훈이 또다시 접근해 오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사과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오늘 갈 생각도 하지 마세요. 내년 오늘이 어르신과 부당주님의 기일일 줄 아세요.”“너...”장현준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얼굴을 부여잡은 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하고싶은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대에서는 권력, 힘, 돈, 인맥이 모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먹이 강한 사람이 승자였다.용현성이 이미 김예훈에게 짓밟힌 것도 모자라 장현준도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장현준은 지금껏 의지해 온 영국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자 더 이상 김예훈과 맞서지도 못했다.이 순간, 장현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미안하네.”쨕!“그렇게 사과하는 거 맞아요?”쨕!“영국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던가요?”쨕!“사과는 존중의 의미로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연이은 뺨에 장현준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그는 분노의 극치에 도달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손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떨리는 몸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김 회장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장현준 같은 사람은 무릎 꿇는 것이 그렇게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인식 속에서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외국인은 김예훈에게 무릎 꿇을 자격이 없었다.“어르신같이 비겁한 자가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아무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거든요.”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가보세요. 다음부터 저를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