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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김예훈의 걱정스러운 말에 하은혜는 멍해 있다가 한참 뒤에야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

“대표님, 방금 같은 말씀은 그분 앞에서는 절대 하지 마세요. 저를 죽이라고 할 수도 있어서 겁나네요.”

김예훈은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정민아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글쎄요.”

하은혜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여자는 여자가 제일 잘 알아요. 모든 일에는 지나치면 안 되는 도라는 게 있잖아요. 내 남자라면 방금 건 누구라도 못 참아요.”

하은혜의 말에 김예훈은 사레가 들렸고 머쓱한지 손으로 코를 만지작거렸다. 사람 참 무안하게 굳이 말해도 꼭 진짜 뭐가 있는 것처럼 말하니까 머쓱했다.

통화 중이던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분위기가 참 어색했다. 한참 정적이 흐른 뒤하은혜가 불현듯 뭐가 생각났던지 그 침묵을 먼저 깼다.

“대표님, 머지않아 저는 먼 길을 떠나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가면 아마 서너 달은 걸릴 것 같습니다... 업무는 걱정하지 마세요. 미리 부대표님에게 인계 해놓겠습니다. 회사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겁니다.”

김예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먼 길? 어디로 가는데요?”

하은혜는 웃으며 답했다.

“일신상의 사유입니다. 최대한 빨리 복귀하겠습니다. 대표님께서 저 없다고 제 생각 할까 봐 미리 말씀드려요.”

말을 마친 하은혜는 가볍게 웃어 보이며 빠르게 통화를 끊어버렸다.

통화를 마친 하은혜는 눈앞의 빨간 편지를 쳐다보았고 아리따운 그녀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표정은 조소가 엿보였다.

핸드폰을 들고 있던 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오늘따라 하은혜가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도대체 뭐가 잘못됐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쾅쾅!”

그때 겨울밤의 연막 아래 천둥 같은 폭음소리가 크게 울렸고 성남의 밤은 순식간에 번쩍였다. 다음날, 김예훈은 변함없이 늘 하던 대로 행동했다. 여전히 정민아가 출근을 한 뒤에야 집을 나섰다. 저녁 무렵, 그는 새로 임명된 보안 팀장을 곁에 두고 밖으로 향했다.

어느 외진 골목에 다다랐을 때, 김예훈의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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