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도천후를 베어버리던 그 시각 경기대학교 입구. 정소현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김예훈의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형부 점점 너무하네! 내 전화도 안 받아?!”정소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와 같이 학교를 돌아보기로 했으면서 아직 오지 않는다니. “안녕하세요, 혹시 정소현 학생입니까?”이때, 키가 훤칠하고 깨끗하게 생긴 남자가 정소현 곁으로 와서 예의 있게 입을 열었다.“네, 그런데 그쪽은...”“아, 저는 경기대학교의 학생입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정소현 양을 데리고 학교를 돌아보라고 했습니다.”남자는 웃으면서 얘기했다.정소현은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남자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웃으며 얘기했다.“이건 추천서입니다. 보시면 알 겁니다.”정소현은 그 추천서를 보기 위해 고개를 내밀었다. 하지만 남자가 바로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더니 바로 정소현의 얼굴을 막아버렸다. 머리가 어지러워진 정소현은 온몸에 힘이 풀려 말도 나오지 않았다.남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홱 저었다. 그러자 토요타 한 대가 그 앞에 와서 섰고 그들은 이내 정소현을 차에 태웠다. 뒤에서 정소현의 담임인 이예운이 마침 교문에서 나오며 그 장면을 보맀고 너무 놀라 몸이 흠칫 굳은 그녀는 이내 소리를 지르며 물었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야! 지금 뭐 하는 거야!”하지만 그 차량은 전혀 그녀를 개의치 않고 자리에서 유턴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성남의 교외. 담담한 표정의 김예훈 앞에는 시체 한 구가 있었다.박인철은 당도를 거두어들이고 허리를 굽히며 김예훈에게 얘기했다. “김 대표님, 이 사람들의 신분은 이미 조사했습니다. 다 인도에서 온 퇴역 군인들입니다.”“알겠다.”김예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천천히 안재석에게 손을 쓰려고 했지만, 안재석이 계속해서 김예훈을 건드리며 선을 넘으려고 하니 김예훈도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었다.이
성남의 강중구 별장.이곳은 개발된 지 꽤 오래된 별장 단지였다. 안에는 별장이 딱 한 채 있었는데 반도에 우뚝 솟아올랐고 주변의 지세들이 험악했기에 마치 보루 속의 궁전 같았다. 별장 밖은 기다란 담장이 있었고 담장 밖에는 철조망까지 있어 딱 봐도 경비가 삼엄해 보였다.입구에는 열댓 명이 지키고 있었는데 다 덩치가 크고 건장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같이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인도에서 퇴역한 군인들 같았다.차는 별장 문 앞에 멈춰 섰다. 김예훈과 박인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외투를 차에 벗어두었다. 오늘 밤 이곳은 피로 물들 것이니 깨끗한 옷 한 벌쯤은 남겨둬야 하지 않는가. 박인철은 칼집마저 차에다 두고 한 손으로 칼을 들고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뒤를 따랐다. 오늘 박인철은 마치 총사령관을 따라 유라시아 전쟁터를 누비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의 그는 당도 부대의 대장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군인이었다. “이곳은 사유지다. 침입하는 자는 모두 죽여버린다!”앞에서 네 명의 남자가 기세등등하게 나타났다.“이곳은 우리 인도의 영지다. 꺼져!”“하.”박인철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당도로 그들을 베었다. 하지만 검날이 아닌 검날의 반대 면으로 베었을 뿐이었다.쿨럭.네 명의 그림자가 그대로 날아가더니 강철로 된 대문에 부딪혀서 쓰러졌다.“미친, 죽으려고 작정했어?!”몇 명이 소리를 지르며 더 나왔다.박인철은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꽉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인도의 고수들 얼굴에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 드러났다. 이윽고 그들은 그 표정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게 되었다.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인도의 정예라고 하는 사람들이 박인철 앞에서 일격에 쓰러지다니.“뭐 하는 사람이냐!”밖의 움직임을 들은 사람들이 별장 안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과 망가진 대문을 보고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바로 허리춤의 총을 꺼내 들었다.“악!”그 사람들이 총을 쏘기
이때 별장 건물 안의 정예들도 수상한 움직임을 읽었다. 그들은 사방에서 나타나 총과 칼을 꺼내 들고 사이렌을 울렸다.스윽.박인철은 차가운 얼굴로 먼저 나서서 달빛 아래 빛나는 검을 휘둘렀다. 총으로 김예훈을 조준하려던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1분 후, 김예훈과 박인철 옆에는 거의 50명 정도의 사람들이 쓰러졌다.시체가 땅을 뒤덮었고 피가 강처럼 흘러내렸다.3분 후, 김예훈과 박인철은 건물의 입구에 도착했다.이때 별장 안에 있던 고수들이 모두 뛰쳐나왔다. 수많은 총과 검이 김예훈과 박인철을 노리고 있었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안재석, 나오라고 해.”“감히, 네까짓 게 안재석 님을 함부로 불러?”도복을 입은 남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김예훈을 향해 호통을 쳤다.“감히 우리 청별 그룹의 구역에 와서 난동을 피우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짝.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뺨을 후려쳤다.남자의 표정이 확 변했고 몸은 뒤로 날아가 버렸다.그가 반응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었다.김예훈의 손바닥은 바로 남자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남자의 머리는 퍽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게 되었다.그는 8대 천왕 중 전설 속 철두공을 수련한 강민상이었다. 그의 머리는 매우 단단해서 벽을 부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김예훈에 뺨을 맞고 바로 쓰러져 버렸다.김예훈은 그런 강민상을 쳐다도 보지 않고 담담하게 얘기했다.“다시 한번 얘기한다. 안재석 나오라고 해.”그러자 또 다른 사내가 도복을 입은 채 나타났다. 그의 머리는 매우 길었는데 조선시대의 선비 같은 느낌이 물씬 났다. 그는 바로 많은 사람을 뛰어넘고 자신만만하게 김예훈 앞에 나섰다. 미간을 살짝 찡그린 박인철은 이미 상대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내 이름은 호종윤이다. 8대 천왕 중 두번째로 센 사람이지.”호
뺨 몇 대에 인도 8대 천왕의 리더이자 최고 실력자인 천용선은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는 천용선이었다.그녀는 8대 천왕 중의 최고로서 인도에서도 막 나가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뺨을 맞고 그대로 죽어버리다니.그 모습을 본 인도의 정예 인원들은 모두 낯빛이 잿빛으로 변했다.김예훈 앞에서 무기를 들 용기조차 잃어버렸다.김예훈은 담담하게 휴지를 꺼내 손을 닦으며 얘기했다.“마지막으로 얘기한다. 안재석, 나와. 그렇지 않으면 여기 사람들 다 죽게 될 거야!”장내는 적막만이 남았다.그들은 성남에서 감히 그들의 별장에 쳐들어와 일방적인 살인 같은 대학살을 하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게다가 들어와서 안재석을 부르며 나오라고 하지 않는가!별장 안의 분위기는 삽시에 얼어붙었다.누군가는 놀랐고 누군가는 마음이 무거웠으며 누군가는 이를 갈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입을 열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안재석을 부른다면 그들은 상대방이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안재석은 인도 태권도 일인자인 박용진의 직속 제자이고 또 인도 청별 그룹 한국 지사의 부사장이니까. 이런 사람은 지위가 높아서 기관의 일인자가 그를 만날 때도 예의를 차리는 편이었다.눈앞의 김예훈 같은 자식이 아무렇게나 껄떡대도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별장을 지키던 8대 천왕 중의 세 명이 바로 죽었다. 그것도 뺨을 맞고 죽었다. 그래서 이들은 김예훈에게 이렇게 나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 사람들은 지나가는 개가 아니라 인도의 천왕 들이다! 인도에서도 손에 꼽히는 고수들이란 말이다! 하지만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니 정예 인원들이 멘붕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나 놀라운가! “이래도 안 나온다고? 그럼 내가 직접 들어가지. 너희 인도인들은 항상 이래. 평소에는 떵떵거리며 살다가 중요할 때는 또 겁쟁이처럼 숨어있지. 그러고도 태권도 일인자의 직속 제자라고? 박용진이 뭘 가르친 거야? 숨는
말을 마친 안재석이 가볍게 손뼉을 치자 별장 주변에 숨어있던 백여 명의 인도 정예 인원들이 뛰쳐나왔다. 이들은 모두 안재석의 수행 경호원이었는데 하나 같이 태권도 고수처럼 도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숙련된 동작으로 안재석을 중앙에 보호했다. 그리고 총을 든 인도 정예 인원들이 살기등등하게 뛰쳐나왔다. 그들은 이미 안전장치를 해제한 채 바로 총을 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곧이어 검은 태권도 도복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별장에서 나왔다. 그 남자는 한 손에 붕대를 쥔 채 걸어오면서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동시에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는데 말로 하기 어려운 진중함이 있었다. 그는 바로 인도 태권도 3 대장 중의 박세형이었다. 그리고 김예훈과 박인철의 등 뒤에도 똑같은 도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손이 매우 크고 거칠었는데 손에 양주를 들고 껄렁거리며 등장했다.하지만 그에게서도 똑같은 살기가 느껴졌다.이는 인도 태권도 3 대장 중의 정원기였다.두 사람은 태권도 실력으로 말하자면 신과도 같은 존재로서 다들 무신 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런 사람들이 앞뒤로 압박해 오니 얼마나 두려울까!자리에 굳어있는 김예훈과 박인철을 본 안재석은 마음속으로 웃으며 차갑게 김예훈을 노려보았다.“김세자, 정말 경기도가 네 구역이라고 생각해? 다 네 뜻대로 될 거로 생각하는 거야? 전에 투자 유치 대회의 일도 아직 복수하지 못했는데 네가 알아서 찾아올 줄이야. 청별 그룹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안재석은 차가운 표정으로 호통을 치듯 얘기했다.김예훈은 마찬가지로 차갑게 대답했다.“안재석, 쓸데없는 말은 그만 해. 쓸모없잖아. 오늘 밤 죽고 싶지 않으면 정소현을 풀어줘. 만약 정소현의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이곳의 모든 사람은 다 죽어야 할 거야.”김예훈의 시선은 날카로웠다.“정소현?”안재석은 잠시 멈칫거리고 이내 크게 웃었다.“그렇군, 정소현을 찾으러 온 거였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일인걸. 내가 아무렇게나 납치한 여자가 그 대단
안재석의 얼굴에는 잔인한 웃음이 드러났다. 그는 인도에서 높은 신분이었고 청별 그룹에서도 심상치 않은 사람이다.하지만 오늘 밤, 김예훈은 계속해서 그의 한계에 도전하듯 선을 넘어버렸다.그가 데려온 천왕들을 해치워 안재석의 체면을 크게 깎아버렸다.이제 그 설욕을 갚아줄 기회가 생겼으니, 안재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정소현은 얼굴을 감싸 쥐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이 사람들이 왜 자신을 납치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던 정소현의 두 눈이 빛났다.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김예훈을 보고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형부!”정소현의 모습을 본 김예훈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김예훈도 아까워서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 정소현을 이런 꼴로 만들어 버리다니. 안재석은 죽어도 쌌다.김예훈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가볍게 얘기했다.“소현아, 괜찮아?”정소현이 애써 웃으면서 얘기했다.“형부, 전 괜찮아요.”김예훈이 정소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큰 상처가 없는 것을 보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아무 일 없으면 돼. 형부랑 같이 돌아가자.”정소현은 겨우 웃음을 짜냈다. 억울하지만 또 기뻤다. 그러자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리고 정소현은 걱정된다는 듯 얘기했다.“형부, 이곳은 위험해요. 오지 말지...”짝짝짝.“보기 좋아, 아주 보기 좋아! 여기서 드라마라도 찍어?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두 사람이 오늘 헤어지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 지켜보는 내가 다 울 것 같네. 그래서 말인데, 두 사람이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안재석은 손뼉을 치며 웃더니 김예훈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정소현의 뺨을 후려쳤다.정소현의 입가에 새빨간 피가 묻으면서 예쁘장한 얼굴에 파랗게 멍이 들었다.김예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안재석, 당신 선 넘었어!”“선을 넘은 걸 이제야 알았어? 난 항상 이렇게 해왔어. 불만이 있으면 와서 날 죽여봐.”안재석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네가 그럴 능력이 있어? 네까짓 게?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안재석은 변태처럼 웃으면서 얘기했다.그의 부하들도 따라서 웃었다.다들 비웃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인원과 안재석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김예훈은 차갑게 얘기했다..“마지막으로 얘기한다. 정소현을 풀어줘.”“퉤.”안재석은 바닥에 침을 뱉고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꿇어. 그리고 깨끗하게 핥아. 생각할 시간을 1분 주지. 바닥을 깨끗하게 핥지 않으면 정소현을 죽일 거다.”말하면서 안재석은 품에서 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풀고 정소현의 머리를 향해 겨누었다. 안재석이 자기 목숨으로 형부를 협박하고 있는 것을 본 정소현은 마음이 아파 눈물만 주르륵 흘렸다.형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이런 치욕을 겪게 하다니!“꿇어!”안재석이 외쳤다.“깨끗하게 핥아!”김예훈의 낯빛은 매우 어두웠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에 정소현이 외쳤다.“형부, 안 돼요, 안돼!”정소현의 눈물이 비처럼 쏟아졌다. 그녀도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 김예훈과 박인철 두 사람은 이곳의 사람들을 압도할 능력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안재석이 그녀로 협박을 할 리가 없었다.하지만 자신을 위해 형부가 이런 치욕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니.정소현의 심장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정소현은 그제야 김예훈이 자신에게 매우 잘해주고 있다고, 자신은 이제 김예훈 없이는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안재석이 뱉은 침 앞까지 걸어왔다.그 모습을 본 안재석은 차갑게 웃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총으로 김예훈의 발 옆을 겨냥하고 바로 총을 쐈다.“좋아, 바로 거기서 꿇어. 그리고 바닥을 깨끗하게 핥아.”안재석의 총은 또 어두운 표정의 박인철을 조준했다. 안재석은 차갑게 얘기했다.“박인철 무신이라고 했지? 그 당도를 버리고 바로 꿇어.”툭.박인철은 바로 손의 당도를 바닥에 떨구었다. 그리고 표정을 굳힌 채 천천히 꿇었다.그 모습을
백여 명의 인도 정예 인원들을 그대로 뛰어넘었다.중요한 것은, 김예훈의 속도가 너무 빨라 인도의 정예 인원들이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박세형과 정원기, 두 사람은 동시에 외쳤다.“조심하세요!”안재석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김예훈이 이런 시기에 반항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인도 정예 인원들은 다 같이 놀랐지만 그래도 김예훈을 막을 수 없었다.빠르게 방아쇠를 당겼지만, 그들의 손에서 총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박세형의 속도는 꽤 빠른 편이었다. 그는 빠르게 안재석의 앞으로 날아와 김예훈을 막았다.짝.김예훈은 몸을 낮추고 바로 박세형의 뺨을 내쳤다.박세형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주먹을 뻗으려고 할 때, 그는 바로 절망하고 말았다. 김예훈의 속도는 너무 빨랐다. 박세형이 주먹을 뻗으려는 순간, 김예훈은 또 박세형의 뺨을 후려쳤다.쿨럭.이번에는 바로 피를 토해낸 박세형이 바닥에서 구르고 있었다.김예훈은 왼손으로 박세형의 머리를 지그시 누르더니 이내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인도 태권도 3 대장 중 한 명이 눈도 감지 못하고 자리에서 죽어버렸다.김예훈은 또 뛰어올라 안재석을 향해 다가갔다. 놀란 안재석이 바로 총을 정소현의 머리로 갖다대었지만 그의 동작은 김예훈보다 많이 느렸다.김예훈은 이미 왼손으로 그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짝.그리고 김예훈은 또 그의 뺨을 후려쳤다.“감히 내 처제를 납치해?”짝.“그리고 나를 꿇게 해?”짝.“네까짓 게 감히?”짝.주변의 모든 사람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이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것이라 사람들은 제대로 반응하지도 못했다.이렇게 많은 부하들이 놀라서 벌벌 떨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들은 눈 깜빡할 사이에 김예훈이 이렇게 판을 뒤집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게다가 태권도 3 대장 중 박세형이 이렇게 쉽게 죽다니? “안 사장님을 풀어줘.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뒤에서 정원기가 어
김예훈은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그리고 김현민이 일본, 영국과 결탁한 의혹이 있는 것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 김현민이 상속받으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주세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퍼뜨려 주세요. 김현민이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긴장감을 줘야죠. 맨날 집에서 음모와 계략을 연구하는 것도 정신상태에 좋지 않거든요.”김현민이라는 사람은 너무 계산적이고, 자기 보호에 강했다. 그런 그에게 짜증 날 대로 짜증 난 김예훈은 이렇게라도 그를 압박하고 괴롭혀 보기로 했다.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해야 자기가 짜놓은 판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씨 가문은 그래도 진주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어서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김예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했다.김현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너무 의도적으로 계획하면 안 되었다. 너무 티 나게 하면 그가 눈치챌 수 있었다.오히려 이런 무심한 계획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있던 동하임은 갑자기 웃더니 그에게 다가가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도련님께서 저희 동씨 가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마땅히 내놓을 것도 없고 해서 제 몸을 바치는 거 어떨까요?”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 큰 용기를 낸 것이다.김예훈만 원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 분명했다.“하하하.”김예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으로 동하임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하임 씨, 농담도 참. 아무리 그래도 저는 하임 씨 아버지의 친구이자 하임 씨의 삼촌이 되는 사람이에요. 이런 농담으로 저를 화나게 하면 제가 어떤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동하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어요? 그러면 삼촌, 저한테 어떤 벌을 주실 건데요?”김예훈은 갑자기 주제가 잘못된 것 같아 순
“그렇다면 덕망 높은 두 분의 끊임없는 호소 끝에 김현민은 반드시 전략을 바꿔야겠죠. 만약 도련님께서 상대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멀리 놓고 봤을 때 저 두 사람은 김현민이 자신을 위해 분풀이를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이 김현민의 마음을 흔들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 단단한 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김현민이 오늘 일때문에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선다면 계획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그중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겠죠. 어쩌면 도련님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도련님은 이 건물에 들어선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어요.”동하임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김예훈에게 건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예훈이 흥분한 나머지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아버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언을 듣고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의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중한 움직임이었고, 걸음마다 김현민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비록 김예훈과 김현민이 아직 정식으로 붙지 않았지만, 신경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현재 파악된 상황을 봤을 때 적어도 김현민은 김예훈에게서 그 어떠한 이득도 본 적이 없었다.이로써 동하임은 왜 아버지가 진주·밀양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김예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동하임은 김예훈이 미혼일 때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이때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끔 쳐다보았다.비록 동태원의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사람은 조금만 더 가르쳐주면 곧 큰 인물이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인정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다.“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사람을 때렸을 뿐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아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영국 사람을 등에 업으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어르신처럼 외국인을 언급하면 바로 무릎 꿇을 줄 알았어요?”쨕!말할수록 화가 난 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정신이 혼미해진 장현준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김예훈이 또다시 접근해 오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사과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오늘 갈 생각도 하지 마세요. 내년 오늘이 어르신과 부당주님의 기일일 줄 아세요.”“너...”장현준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얼굴을 부여잡은 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하고싶은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대에서는 권력, 힘, 돈, 인맥이 모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먹이 강한 사람이 승자였다.용현성이 이미 김예훈에게 짓밟힌 것도 모자라 장현준도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장현준은 지금껏 의지해 온 영국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자 더 이상 김예훈과 맞서지도 못했다.이 순간, 장현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미안하네.”쨕!“그렇게 사과하는 거 맞아요?”쨕!“영국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던가요?”쨕!“사과는 존중의 의미로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연이은 뺨에 장현준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그는 분노의 극치에 도달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손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떨리는 몸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김 회장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장현준 같은 사람은 무릎 꿇는 것이 그렇게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인식 속에서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외국인은 김예훈에게 무릎 꿇을 자격이 없었다.“어르신같이 비겁한 자가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아무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거든요.”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가보세요. 다음부터 저를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