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김예훈을 보더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그는 영국 제국의 귀족으로 신분이 아주 고귀했다.‘한국에서 이름도 없는 X끼가 감히 날 무시해?’게다가 정민아와 권연우 두 사람이 김예훈의 양옆에 앉았으니 그는 더 단단히 화가 났다. 두 사람은 모두 그의 옆에 있던 윤제이보다 더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완벽한 얼굴과 몸매는 물론, 청순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윤제이는 얼굴이 예쁘긴 하지만 깨끗한 매력이 없었다. 그냥 보면 충분히 미인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정민아와 권연우와 비교를 하니 바로 그 단점이 보였다.에디의 눈빛을 본 사람들은 오늘 밤 일이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종유는 차가운 얼굴로 김예훈을 바라봤다.‘이 녀석이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나? 여기에서 자기가 신분도 지위도 가장 낮다는 걸 모르나? 그러면서 감히 에디를 도발해? 정말 등신이 따로 없군.’에디 옆에 서 있던 윤제이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피식 코웃음을 쳤다.“자기야, 저 사람 정말 건방지다. 자기랑 라벤더 재단이 안중에도 없나 봐?”그 말을 들은 에디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사람들은 어디서든 감히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어. 그런데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나를 도발해?’에디가 손을 휘두르자 사람들 속에 숨어 있었던 우람한 열댓 명의 경호원들이 걸어 나오더니 살기가 담긴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에디 씨 경호원들은 모두 영국 제국 신전기사단에서 제대한 기사들이래!”“엄청 대단한 사람들이야, 모두 전쟁터에 나갔던 무서운 존재들이라고!”“김예훈 이제 끝장났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에 모두 숨을 죽였다.그들은 심지어 싸대기를 맞는 김예훈의 모습이 예상되는 것 같았다.이때, 정민아도 다급한 나머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볼지 몰라도 저쪽으로 가는 게 어떻겠어?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들이잖아.”그러더니 그녀는 또 에디에게 사과했다.“에디 씨,
정민아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시선을 계약서에 옮긴 그녀는 미간을 구겼다.그는 최근 들어 로열 가든 그룹을 인수하려는 두 번째 사람이었다.전에 부산 견씨 가문에서 이미 그녀에게 큰 압박을 줬었다. 하지만 지금의 라벤더 재단은 그녀에게 더 큰 압박을 주었다.“고민할 시간을 3분 줄게요. 계약서에 사인할지 말지는 정 대표님 선택이에요! 하지만 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는다면 우리 라벤더 재단에 수모를 안겨준 거나 다름없기에 우리 라벤더 재단에서는 반드시 끝까지 추궁할 겁니다!”에디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에게 맞춰주려는 듯, 경호원들은 차가운 얼굴과 살기가 어린 눈으로 김예훈 쪽으로 다가갔다. 그냥 다가가기만 했는데도 분위기는 살벌했다.이때, 장내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고,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라벤더 재단을 도발하면 절대 좋은 결과가 기다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새하얗긴 정민하를 바라보고 있었다.오직 권연우만이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김예훈이 자기 여자가 당하는 걸 이대로 지켜보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정민아가 테이블에 있는 계약서에 사인하려던 그때, 김예훈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 계약서를 잡고는 ‘쫙’ 찢어버렸다. 그리고 쓰레기 버리듯이 바닥에 내던지더니 웃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는 로열 가든 그룹을 매각할 생각이 없거든요.”“좋아! 아주 좋아!”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디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은 물론이고, 전설의 김세자라도 라벤더 재단의 계약서를 찢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그만큼 라벤더 재단이 안중에도 없다는 걸 설명하기 때문이다.에디를 비롯한 라벤더 재단 사람은 절대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보잘것없는 김예훈이 계약서를 찢었으니 말이다.“이제는 당신이 무릎 꿇는다고 해도 난 당신을 죽여버릴 거야!”에디가 표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윤제이가 갑자기 나서더니 샴페인을
김예훈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는 자기 옷을 보며 말했다.“이 옷은 여보가 선물한 거라서 참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야. 나 지금 화났으니까 기회를 한 번 줄게. 영국 제국 대사가 내 앞에서 무릎 꿇게 한다면 이 일은 넘어가 줄 수 있어. 아니면 끝까지 이 일을 추궁할 거야!”“뭐? 영국 제국의 대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장내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김예훈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지 무려 10초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김예훈 씨, 미쳤어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영국 제국의 대사가 사과를 하면 그 사과를 받아줄 거예요? 그런 말이 밖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곧바로 외교분쟁이 일어날 거예요!”“미쳤군, 저 사람 제대로 미쳤군!”“데릴사위 주제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김세자 님이라도 그럴 자격은 없을 거예요!”종유를 비롯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종유는 후회가 밀려왔다.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알았으면 그는 절대 2억을 받으려고 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일은 커질 대로 커졌고, 그는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조차도 자칫하면 잘려 나갈 것이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민아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김예훈에이 뒷배가 있고, 또 김세자와도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국 제국 대사가 무릎 꿇고 사과하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인 듯했다.‘정말 미친 거 아니야?’정민아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에디는 영국 제국 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김예훈의 말을 듣고 피가 거꾸로 솟아올랐다.“건방진 한국 놈이! 우리 영국 제국의 대사가 어떤 분이신 줄 알고! 우리 제국의 자작이시라고! 자작님을 모욕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 만약 우리 영국 제국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이제 끝장날 줄 알아!”말하는 사이에 에디가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냥 서서 보기만 해? 우리 영국 제국의 자작님을 모함한
김예훈은 또 한 번 발차기를 날리더니 그대로 에디의 무릎을 아작냈다.에디는 또 한 번 비명을 질렀고, 순식간에 김예훈 앞에서 무릎을 철썩 꿇었다.“짝!”김예훈은 또 윤제이를 끌어당기더니 그녀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윤제이의 예쁜 얼굴은 그대로 비뚤어지게 되었다.1분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두 사람은 모두 김예훈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김예훈 씨!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요? 영국 제국의 사람을 때리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건가요?”“김예훈 씨, 미쳤어요?”종유와 전정민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를 말리고 싶었으나 함부로 그에게 다가갈 수는 없었다.김예훈은 덤덤한 얼굴로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양주병을 집어 들었다.“퍽!”굉음과 함께 양주병은 터졌고, 에디는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며 몸을 휘청거렸다.“누가 쓸데없는 말 한마디라도 더 하면 이 병으로 머리를 깰 거예요. 이 사람을 더 죽이고 싶다면 계속 말을 해봐요.”김예훈은 감정이 담기지 않은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 입을 떡 벌렸다.정민아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전에 남해에 있을 때도 김예훈은 박동훈과 정지운에게 주먹을 휘둘렀었다.하지만 지금 영국 제국 라벤더 재단의 사람을 마주하고도 전력을 다해 풀스윙을 날렸으니 정민아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 이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이때, 김예훈이 오른손을 내밀어 에디의 오른쪽 뺨을 툭툭 치며 말했다.“얼른 대사한테 사과하라고 해.”에디는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들더니 전화를 걸었다.“대사님, 저, 에디예요! 우리 영국 제국이 당하고 말았어요. 지금 대사님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어요.”상대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휴대폰을 뺏어가고는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당신, 로버트 맞지? 신전기사단의 옛 부단장 말이야. 10분 줄 테니까 얼른 와서 사과해. 내 목소리를 알 텐데 말이야.”김예훈이 그 말을 남기고는 전화
김예훈이 웃으며 물었다.“우리가 왜 도망가야 하는데? 난 영국 제국 대사가 사과하길 기다리고 있어!”정민아는 말문이 막혔다.10분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호텔 대문 앞에는 외교 번호판을 단 고급 차 한 대가 나타났다.곧이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재빨리 3층 룸으로 향했다.밖에서 들려오는 가지런한 구두 소리에 에디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종유, 전정민마저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곧 금발에 푸른 눈, 우람한 몸집의 서양인들이 달려 들어왔다.그들은 모두 옷을 잔뜩 걸쳐 입었고, 어떤 사람은 심지어 머리에 흰색 가발을 쓰고 있었다.앞장선 중년 서양 남자는 누가 봐도 전쟁터에 나갔던 경험이 있는 것 같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었다.그는 바로 영국 제국 대사관의 대사, 로버트 자작이었다.그리고 그에겐 또 다른 신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영국 제국 신전기사단의 옛 부단장이다.다만 그가 전쟁터를 누비고 있을 때, 동양에서 온 한 남자에게 제대로 겁을 먹게 되었다.그 뒤로 다시는 무기를 들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영국 제국의 귀족계층에서는 여전히 전설급의 인물이었다.그런 대단한 사람을 마주하고도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으니,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했다.곧이어 로버트를 비롯한 서양인들은 빠른 걸음으로 룸 안으로 돌진했다.로버트를 보자 에디는 순식간에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존경하는 로버트 자작 각하, 안녕하세요. 저는 이 사람에게 이 험한 꼴을 당했습니다. 제발 저를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윤제이도 한껏 기대한 표정을 보였다.영국 제국의 자작인 로버트는 진정한 귀족이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자작 부인을 꿈꿔왔었다.물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눈앞의 이 남자를 제대로 짓밟는 것이었지만 말이다.그 생각에 윤제이의 삐뚤삐뚤한 얼굴에는 한기가 돌았다.가까워지고 있었다!로버트의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곧이어 로버트가 분노를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꿇고서야 로버트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그는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들어 김예훈을 힐끔 쳐다봤다.김예훈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는 두려움에 다시 고개를 떨궜다.“괜... 괜찮으십니까?”그를 따르던 부하들은 고개를 들어 김예훈을 쳐다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벌벌 떨고 있었다.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별일 없어. 다만 영국 제국이 꽤 날뛰고 있는 모양이군! 감히 내 아내에게 회사를 매각하라고 강요하다니?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옷을 더럽히고 말이야! 영국 제국에서 날 도발하고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아닙니다! 아닙니다! 존경하신 각하, 진정하십시오! 절대로 그런 뜻이 없었습니다!”로버트는 두려움에 연신 고개를 저었다.“이 일은 절대 우리 영국 제국의 뜻이 아닙니다! 제국의 반역자들이 제멋대로 행동한 게 틀림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이 일을 반드시 잘 처리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로버트는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돌리더니 라벤더 재단 사람들을 노려보며 물었다.“누구냐! 누가 감히 존경하신 부인님께 회사를 매각하도록 강요한 것이냐! 또 누가 감히 각하의 옷을 더럽힌 것이냐!”그 뒤에서 같이 무릎을 꿇고 있던 부하들도 어금니를 깨물며 물었다.“누구야?”마치 그 일들을 한 사람들이 대역무도한 죄를 저지른 것처럼 말이다.사람들은 모두 시선을 에디에게로 돌렸다.로버트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그는 겨우 몸을 일으키고는 에디의 목을 잡고 그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내가 라벤더 재단에도 여러 번 말했을 텐데? 한국에 왔으면 한국의 법을 따르라고 말이야! 제국에서 썼던 수법을 여기까지 가져온 거야? 죽으려고 작정했으면 혼자 곱게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짝!”“퍽!”로버트가 주먹과 발을 같이 쓰자, 에디는 목숨만 겨우 부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로버트는 숨을 헐떡이며 멈췄다.바닥에 주저앉은 에디는 몸에서 뼈가 몇 개나 부러졌는지 모른다.지금 그는 믿을 수 없
김예훈의 정체가 도대체 뭐지?왜 라벤더 재단의 회장마저 그를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인가?“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래?”사람들은 김예훈의 정체를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됐어, 가족은 안 건드릴게. 당사자만 잘 처리하면 돼, 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네, 알겠습니다! 꼭 잘 처리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찰스가 몸을 일으키더니 바닥에 누운 에디를 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에디, 어떻게 된 거야? 재단을 위해 힘써주길 바라면서 당신을 라벤더 재단 대표를 시켰던 거야. 이런 사고를 일으키라고 시킨 건 아니라고!”에디는 바닥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이대로 잘못을 인정할 수 없어요. 저 사람의 정체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거예요?”“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고?”찰스가 코웃음을 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저분의 정체를 알 자격도 없어!”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발로 ‘퍽’ 에디의 목을 밟았다.에디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돌더니 잠시 후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는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사람을 죽이다니!찰스가 김예훈을 위해 그대로 에디를 죽여버렸다니!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찰스는 또 김예훈 앞으로 빠르게 걸어가더니 다시 무릎을 철썩 꿇고는 말했다.“존경하신 각하, 우리 영국 제국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라벤더 재단은 지금 이 시각으로부터 정식으로 한국 시장에서 퇴출하겠습니다. 각하께서 살아계시는 동안엔 절대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습니다!”로버트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각하, 영국 제국의 재단과 기업이 성남시에서 정당한 비즈니스만 할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하겠습니다. 누가 감히 함부로 움직인다면 각하께서 나서기도 전에 제가 바로 손을 보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높은 지위의 영국 제국과 기세등등한 라벤더 제국이 김예훈 때문에
곧이어 찰스와 로버트는 빠르게 자리를 떴고 룸 안은 한껏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모두 잔뜩 긴장한 채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그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손쉽게 영국 제국의 사람들을 제압한 김예훈이 또 손쉽게 그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김예훈이 미소를 짓더니 종유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종유 씨가 민아 공사장에 찾아갔다면서요? 트집을 잡으러? 그건 양정국 씨가 특별 허가 내린 재건설 프로젝트예요.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요? 그것도 트집을 잡으려고 하고?”종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그는 재건설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눈앞의 김예훈은 절대 심상치 않은 신분이 있으리라 예상했다.그는 심지어 무릎을 꿇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하지만 그는 기관 사람으로서 절대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되고, 또 끝까지 우겨야만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면 그는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니 말이다.종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김... 김예훈 씨! 당신의 정체가 뭔지 모르지만 우리 기관 사람들은 반드시 법과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공사 허가 증명서를 내놓지 않았는데도 제가 당신들을 들여보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저는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물론 김예훈 씨도 그 뒷감당을 할 수 없겠죠!”김예훈이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날 협박하는 거예요?”“아닙니다! 저는 그저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종유는 아직 가만히 서 있는 김예훈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진정되었다.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규칙을 따진다고 했죠? 그럼 제대로 따져야죠.”말을 마친 김예훈은 곧바로 양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양정국 씨, 거주계통 일인자 좀 보내줘요. 양정국 씨가 전에 특별 허가 내린 재건설 프로젝트가 규칙에 맞는지 한번 물어봐야겠어요.”김예훈이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화 맞은편의 양정국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그의 옆에 있던 왕태호가 물었다.“양공, 왜 그러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