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서를 따라 나온 직원들은 거의 다 그녀의 호구들이었다.임윤서가 김예훈을 대하는 태도를 본 그들은 바로 한 줄로 서서 김예훈을 향해 비웃음을 흘렸다.손을 저은 임윤서가 차갑게 웃고 얘기했다.“아니요, 우리는 계속 시찰을 이어갈 겁니다. 우리는 부산대학교를 대표해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정식적인 절차는 밟아야죠. 그렇지 않으면 학교로 돌아가 어떻게 얘기할 겁니까.”임윤서의 말에 호구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역시 임윤서가 한수 앞을 내다본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돌아간 후 고발을 당하거나 책임을 추궁당할 것이다.하지만 정식적인 절차대로 해나간다면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김예훈 씨, 준비해 주세요. 곧 시찰을 정식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김예훈은 임윤서가 더럽게 느껴질 정도로 싫었지만 정소현을 위해 잠시라도 성질을 참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장인어른과 장모님한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기록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카메라 세팅을 준비시킨 임윤서는 빠르게 정신을 되잡았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 여자는 성격이 더러워도 꽤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적어도 입학본부의 일이 잘 맞는 성격이었다.그녀는 일할 때의 억지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김예훈 씨는 정소현 학생의 학부모로서 이번 부산대학교의 시찰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맞습니까?”김예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네.”“좋아요, 그러면 여기서 다시 한번 신분을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괜찮으시죠?”임윤서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김예훈은 임윤서가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습니다.”“들어보니 정씨 가문의 데릴사위라고 하던데요, 맞습니까?”김예훈이 여전히 동요하지 않고 대답했다.“네.”“데릴사위가 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아내분의 손도 잡지 못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임윤서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살짝 미간을 찌푸린 김예훈이 대답했다.“네.”“세상에 이렇게까지 쓸모없는 남자는 처음이네요. 그렇다면 김예훈 씨가 정씨
“김예훈 씨, 똑똑히 들어요. 당신은 항상 자기 분수도 모르고 날뛰어! 내가 널 좋게 봐서 기회를 줬는데 그 기회를 거절한 것도 모자라 날 쫓아낼 생각을 해?! 하지만 결국에는 소용없었잖아. 나처럼 실력 있는 사람은 결국 높은 자리에 올라오게 되어있어! 게다가 지금 네 처제의 입학 여부가 내 손에 달려있어. 내 말 한마디에 당신 처제의 인생이 변할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덧붙이자면 내 말 한마디로 당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임윤서는 김예훈을 내리깔아 보며 오만하게 얘기했다.작게 웃은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글쎄요, 자기 몸을 던져 올라온 자리는 결국 다른 사람에 의해 대체될 겁니다. 몇 년이 더 지나고 늙어서도 그 자리에 있을 자신 있으면 내 앞에 나서보세요.”딱 봐도 남자들의 품에 자기를 던져 이곳까지 올라온 임윤서였다. 그걸 김예훈이 알아차리지 못할 리도 없었다.“하, 그래? 이제 몇 년인데, 난 아직도 상승세야. 하나 더 알려주자면, 난 곧 부산대학교의 주임교수가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나의 인맥은 더욱 넓어지고 만나는 남자들도 더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겠지, 너 같은 쓰레기가 아니라!”임윤서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기가 걸어온 길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은 김예훈이 얘기했다.“부산대학교의 주임교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임윤서가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 “아직도 자기가 재벌 2세인 줄 알아? 그저 데릴사위인 주제에, 당신이 내게 뭘 할 수 있어?! 걱정은 너나 하지 마! 복수할 기회조차 없을 거니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이번에는 무조건 널 죽일 거야. 꼭 기대해.”말을 마친 임윤서가 자신만만하게 돌아서서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성남시를 완전히 떠난 건 아니었다. 부산대학교의 입학본부 선생님인 그녀는 성남의 여러 교육 부문을 돌아다녔다. 성남시 교육국의 2인자 왕태호와 교육청 1인자 주현강, 2인자 천일강까지 모두 임윤서가 만나볼
처음 하은혜를 봤을 때, 임윤서는 경계심을 세웠다. 하은혜가 임윤서와 김세자 사이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하은혜가 일어서서 그녀와 악수할 때, 임윤서는 이미 승자의 웃음을 띄었다. 비유를 하자면, 이미 타짜인 임윤서는 하은혜가 초짜라는 것을 보아낸 셈이었다.그러니 하은혜와 김세자는 우정,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이었다.이건 임윤서의 기회였다. 임윤서는 김세자가 분명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은혜는 악수한 후 임윤서의 명함을 보며 얘기했다.“임윤서 씨, 우리 김세자 님은 오늘 시간이 바쁘셔서 안 될 것 같습니다.”하은혜가 보는 임윤서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화장도 진하고 좋지 않은 감이 들었다. 그래서 임윤서와 김예훈이 만나지 못하게 막고 싶었기에 완곡하게 얘기한 것이었다.임윤서도 하은혜가 날을 세우는 것을 느끼고 작게 웃으며 얘기했다.“하 비서님, 그래도 김세자 님께 한번 얘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부산대학교에서 성남에 분교를 만들려고 하거든요. 우리 부산대학교의 지위와 명성은 잘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시찰을 해본 결과 CY그룹은 우리 부산대학교와 합작할 자격이 충분한 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합작한다면 CY그룹에게 얼마나 큰 이득인지,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아실테죠?”임윤서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확실히 이건 큰 프로젝트였다.CY그룹처럼 큰 회사도 이런 기회가 필요했다.잠시 침묵하던 하은혜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이번 일은 제가 김 대표님께 얘기하겠습니다.”확실히,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았다.부산대학교와 합작하는 것은 CY그룹에게도 명망을 높일 기회였다. 이후에 시장에서도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하은혜는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고개를 끄덕이는 하은혜를 보며 임윤서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떠났다. 하지만 홀에서 임윤서는 김예훈을 만났다.“김예훈?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요? 여기가 당신 같은 사람이 올 곳입니까?”김예훈을
전화기 너머의 양정국은 식은땀이 비처럼 쏟아졌다. 물론 이런 사업가들의 싸움은 몰래 하는 피 튀기는 전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마음을 가다듬은 양정국이 화제를 돌려서 물었다.“김 대표님, 직접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요즘 성남시의 상업계가 너무 소란스러워 성남시 시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되어 기관 쪽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투자회를 열어 괜찮은 해외기업과 외자기업의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물론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은 저희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김 대표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통화 중이지만 양정국은 존경하는 마음과 표정으로 전화기 너머의 김예훈과 말하고 있었다.그의 앞에서는 조금의 불경도 저지르지 못한다. 잠깐 고민하던 김예훈이 얘기했다.“그 생각 나쁘지 않군요. 성남의 상업계는 확실히 새로운 자원이 필요합니다. 좋기는 자질이 좋은 기업들이 투자하면 좋겠군요. 이미 회의를 마쳤을 테니 응원하죠.”잠깐 멈칫하던 양정국이 계속 이어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님,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투자회를 열면 참석하는 사람들의 실력이 용호상박일 겁니다. 심지어 전국 10대 명문가에서도 당당하게 사람을 보내올 겁니다. 알다시피 그런 사람들과 달리 저는 신분도, 배경도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김 대표님이 이번 성남 기관의 투자 고문으로 모셔서 투자회의 일을 책임져 줬으면 합니다.”한껏 긴장한 양정국은 김예훈이 거절할까 봐 무서웠다.그는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알기에 이런 큰 인물이 고작 고문을 하기에는 그릇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꺼내는 격이다. 잠깐 생각하던 김예훈이 얘기했다.“지금 성남 상업계가 소란스러운 건 내 탓도 있으니 이 일은 제게 맡기세요.”“알겠습니다. 김 대표님이 나서주시면 저야 시름 놓을 수 있죠.”양정국은 한숨을 돌렸다.투자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들의 세력이 너무 강해 그들을 제압할 수 없다면 성남의 시장은 더욱 난장판이 될 것이다. 총사령관이
“맞다, 그리고 이번 투자회의 모든 권력은 성남 기관에서 요청해 온 고문의 손에 있다고 하니까 이 고문만 손에 넣으면 앞으로 우리 부산대학교가 성남에서 투자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다 성공한다고 할 수 있어! 윤서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연구원도 있고 돈도 있잖아. 이 프로젝트만 있다면 우린 떼돈을 벌 수 있을 거야!”임윤서는 전화기 너머에서 애교를 부렸다.“오빠, 그건 시러용!”“윤서야, 이번 일만 성공하면 주임교수가 되는 건 순식간이야!”그 말을 들은 임윤서의 얼굴에 미소가 드러났다. 그녀가 기다리던 말이었다....집에 돌아와 보니 정소현과 정민아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돌아온 김예훈을 본 정민아가 물었다.“선생님이랑은 잘 얘기했어?”“문제없을 거야.”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민아는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럼 다행이네. 소현이가 부산대학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공부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애가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는데, 내가 언니로서 응원해 주고 부산대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정소현이 옆에서 작게 얘기했다.“고마워요, 형부.”두 사람의 태도를 본 김예훈은 부드럽게 얘기했다.“괜찮아, 별문제 없을 거야.”물론 임윤서가 무슨 꿍꿍이를 계획하고 있을지는 몰랐지만 괜찮았다.정 문제가 생기면 부산 쪽에 전화 한 통만 하면 될 일이었다. 입학이 무슨 대수라고, 김예훈의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일이다.이때 정소현이 웃으면서 얘기했다. “아빠, 엄마, 언니, 그리고 형부! 부산대학교에서 이번에 시찰이 끝나면 결과를 인터넷에 올린대. 오늘 밤이면 통과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어.”그 말을 들은 정민아가 얘기했다.“정말 좋네.”정군도 웃으며 얘기했다.“소현이는 문제없을 거야. 부산대학교 따위, 네가 입학하지 못하면 누가 해?”임은숙은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큰딸은 로열 가든 그룹의 대표 겸 회장이고, 작은딸은 부산대학교에 입학했으니 이게 바로 진정한 승리가 아닌가. 임은숙은 그동안 묵혀왔던 한숨을 훅 뱉었다. 그날
“이번에 경기도에 와서 훌륭한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제가 방문한 모든 가정마다 다 만족스럽더라고요. 경기도의 가정 교육 분위기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영상 속의 임윤서는 전문가처럼 말을 잘했다. 하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더니 그녀의 말투도 차갑게 변했다.“그러나 이번에 10명의 학부모를 시찰하던 중,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학부모가 있었습니다. 그분의 태도는 학생의 가정 교육에 문제가 있지 않나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학생이 과연 우리 부산대학교의 학생이 될 자격이 있을까요.”그 말에 정군과 임은숙 다 굳어버렸다. 이건 정소현의 시찰 기록이 아닌가.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인지 몰랐다.두 사람 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평소였다면 학생과 학부모를 폭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부산대학교의 건교 100년이 되었고 매 학생을 책임지는 태도에서 우리는 치부를 감추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이런 학부모를 폭로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가정이 우리 학교를 얕잡아 볼 수 없게 할 것입니다. 이 학부모의 이름은 김예훈으로, 이번 시찰 대상 정소현의 데릴 형부입니다!”“뭐?!”그 말을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숨을 헉 들이켰다.모두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오늘의 시찰은 별문제 없을 거라더니?정소현이 부산대학교에 붙을 수 있을 거라더니? 그럼 지금 이 영상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김예훈은 해명을 하지 않았고 표정은 차갑게 굳었다. 임윤서의 담이 크기도 컸다.입학이 걸린 자리에서 날조하고 찌라시를 퍼뜨리다니. 죽어도 쌌다.정소현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굳어버렸다.김예훈을 믿었기에 학부모의 자격으로 시찰을 책임져달라고 한 것이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정민아는 영상의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영상이 너무 김예훈을 노리고 만든 영상 같았다.하지만 권위가 높은 부산대학교의 입학본부의 선생님이, 뭐가 부족해서 김예훈을 노리고 영상을 올린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때 임윤서가 영상
김예훈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그는 자기가 이딴 여자한테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이 영상이 부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왔으니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다. 이 영상은 김예훈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정소현이 대학에 다니기에는 힘들 것이었다.부산대학교는 둘째치고 국내의 다른 학교들도 그녀를 받아줄지 몰랐다.정군과 임은숙도 거기까지 생각하고 표정을 굳혔다.왜 김예훈을 믿었을까, 후회하고 있었다.이번 시찰은 부모인 두 사람이 직접 갔어야 했다.정민아는 그들 중에서 그나마 침착한 사람이었다. 미간을 찌푸린 그녀가 얘기했다.“부모님, 그리고 소현아, 조급해 하지 말아요. 제가 봤을 때 이 영상은 문제가 있어요. 너무 김예훈만 잡고 늘어지고 있거든요. 예훈아, 너 이 여자 알아? 두 사람 사이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니?”정민아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을 본 김예훈은 다행이라는 웃음을 짓고 해명했다.“이 여자는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 조교였는데 나를 유혹하는 걸 학교에 고발했다가 결국 쫓겨났었어. 그 일 때문에 복수를 하려는 것일 거야.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겠지.”김예훈의 해명을 들은 사람들은 다 이해했다. 하지만 정민아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얘기했다.“그런데 이 일은 해결하기 어렵네. 아무래도 부산대학교 입학본부의 선생님이니까 권력도 있고. 소현이는 부산대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게 꿈인데 저 사람이 이런 영상을 올려서 소현이의 앞길을 아예 막아놨어. 잘못 해결하면 소현이는 앞으로 대학 진학이 어려울 거야.”그 말을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마음이 조급해졌다.긴장한 정소현도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형부, 제발 어떻게 좀 해봐요. 방법이 있을 거 아니에요.”정소현이 얘기했다. 정민아도 미간을 좁힌 채 얘기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아직 영상이 퍼지지 않은 틈을 타서 부산대학교 관계자를 찾아서 빨리 이 영상을 내리게 한 다음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는 거야. 마침 부산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연
부산대학교는 부산에서 지위가 너무 높았다.그저 조금 잘난 사람들은 부산대학교의 일에 간섭하기 어려웠다.정민아가 입학본부를 거론하자 많은 친구들은 고개를 저으며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정민아는 김예훈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가 처리하기 어렵다면 정민아는 집을 거덜 내서라도 교육 자금을 지원해 줘야 했다. 게다가 지원했다고 해도 제대로 일이 해결될 수 있을지 몰랐다.하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다. ...정민아가 전화를 돌리고 있을 때 김예훈도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아보니 임윤서가 걸어온 것이었다.“김예훈 씨,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 잘 보셨겠죠? 지금은 저녁이라 보는 사람이 적을지 모르겠지만 내일 아침이면 전국에 보도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때가 되면 당신이나 당신 처제나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거예요. 국내의 학교는 절대 당신의 처제를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다 당신 때문이라는 걸 알아둬요!”전화기 너머로 임윤서의 떨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남자의 시중을 들고나서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전화를 걸어온 모양이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임윤서 씨. 이게 뭐라고 으스대요? 전혀 타격이 없습니다만.”“풉, 김예훈 씨, 아직도 센 척이에요? 당신 때문에 당신 처제의 인생이 망가졌어요, 알겠어요? 게다가 내 친구들 중에 기자도 있어서, 내일이면 편집한 영상을 내보낼 거예요. 그러면 당신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겁니다. 그것도 전국이 다 아는 스타요. 이미 별명까지 다 생각해 놨어요. 성남 기생오라비, 어때요? 하하하. 물론 이 일을 해결하고 싶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난 지금 성남 호텔에 있어요. 당신이 호텔 문 앞에서 개처럼 엎드려서 짖으면 생각해 보죠. 그렇지 않으면 성남을 비롯해서, 한국에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해줄게요. 그리고 당신 처제도 마찬가지예요. 하하하.”몸이 얇은 임윤서는 몸이 덜덜 떨릴 때까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권력을 휘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