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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작가: 낭아감자
선우정택이 웃으면서 말했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다니.”

그렇게 얘기하며 그는 김예훈 앞에 와서 허리를 숙여 90도 경례를 했다.

“김 씨 어르신, 저번에 남해시에서 만난 후 오랫동안 못 만났군요! 어젯밤 회장님이 분부하셨습니다. 이 서류를 꼭 직접 가져다드리라고요.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이 별장은 이제 김 씨 어르신의 것이 됩니다.”

이럴 수가.

선우정택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이명재의 귀에는 청천벽력이었다.

이명재는 금방이라도 충격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김예훈이라니!

진짜 김예훈이라니!

어젯밤 그는 진짜 선우 가문을 통해 별장을 손에 넣었다.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에 선우 가문의 최고 권위자 중 하나인 선우정택이 오늘 아침에 직접 와서 계약서를 가져온다니.

이이이이...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드라마 각본도 이렇게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이 아니던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 따위가 이런 힘이 있다고?

정민아도 그저 놀라서 입만 딱 벌렸다.

김예훈이 선우건이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자주 연락이 오고 갔으니까.

하지만 정민아는 선우 가문에서 김예훈을 이렇게 생각해 줄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예훈은 웃으며 얘기했다.

“계약서는 내 아내한테 사인하라고 하지. 아내 명의로 돌리면 되거든. 그리고 지금 이 별장은 내가 관리하는 것이 맞지?”

“네!”

선우정택이 공경하게 얘기했다.

“그럼 이 사람들도 다 내가 관리하는 거지?”

김예훈이 보안요원들을 보며 얘기했다.

“당연하죠. 저들의 월급이나 해고 여부도 모두 김 씨 어르신 한마디면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만 하시면 저들이 다시는 이곳에 발을 못 붙이게 블랙리스트에 올려서 영원히 일을 못 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는 선우정택이지만 그는 두뇌 회전이 빨라 김예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좋아.”

김예훈은 테이블의 커피를 들고 한입 마시더니 차갑게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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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가 왜 김예훈한테 차갑게 대하는 것인지, 선우정택은 바로 알았다. 그의 등으로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정민아가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선우 가문 전체가 이 일로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털썩.이명재는 바로 바닥에 꿇어앉았다. 그는 자기가 끝장났음을 알고 있었다. 그가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김예훈 씨, 민아야, 제발 살려만 주십쇼!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정민아가 이명재를 보는 시선은 마치 쓰레기를 보는 듯했다. 여자의 눈에 이명재는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예훈은 옆에서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그대로 흐지부지 끝날 일이 아니었다. 선우정택이 차갑게 얘기했다. “와서 이놈의 사지를 끊어버려라.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도록.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솔직하게 다 말하게 해라!”이명재는 몇몇 보안요원들한테 끌려 나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법의 심판이었다. 아마도 남은 인생은 감옥에서 썩어가야 할 듯했다. 이 사건은 이렇게 종료되었다. 금상 별장도 정민아의 명의로 돌려놓았다. 정민아는 계속 거절했지만 선우정택도 끈질겼다. 게다가 김예훈과 정민아 덕분에 선우 가문 기업에 숨어든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었으니. 작은 감사의 표시라고 말하니 받지 않을 수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정민아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녀도 어이가 없었다. 그저 금상 별장에 와서 하룻밤 묵은 것뿐인데 하루아침에 이 별장이 그녀의 것이 되었다. 이별장의 시가가 적어도 몇천억은 될 텐데. 그러니까 정민아가 하루아침에 또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예훈을 쳐다보는 정민아의 눈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자기의 남편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인지. 왜 전화 한 통으로 선우 가문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인지. 진짜 그 보물을 감별하는 그 능력 덕분인가?정민아는 항상 김예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

  • 지존 사위   제1164화

    하지만 그가 입을 맞추려고 할 때 김예훈이 끼어들어 오른손으로 정민아의 앞을 막아 나섰다. 그러자 조지는 그대로 멈칫했다. 고개를 들어 차갑게 김예훈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당신은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했군요. 귀족이 손 키스로 인사를 나눌 때 그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영국에서 이런 불경스러운 일이 일어난다면 바로 법정에 끌려가도 할 말이 없습니다!”김예훈은 웃으면서 차갑게 얘기했다. “여기는 한국이지 영국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법을 따라야죠. 아무렇게나 여성의 몸에 손을 대면 경찰서에서 며칠은 구금될 겁니다.”“감히! 감히 예의가 없는 것도 모자라 귀족을 모욕하다니!”조지가 크게 소리쳤다. “오늘 무조건 제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사관을 찾아가 얘기할 테니. 그때가 되면 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겁니다!”말을 마친 조지는 오만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는 한국에 대해 잘 알았다. 한국에서 그가 외국에서 온 귀빈이라고 신분을 밝히면 대다수 한국인들은 한발 물러서거나 허리 숙여 사과했다. 대사관까지 들먹이며 말했으니 이 남자도 눈치 있게 사과하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조지는 영국의 귀족이었으니.김예훈이 뭐라고 얘기하려던 찰나 정민아가 그를 흘겨보더니 조지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존경하는 조지 씨,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제 남편이 영국의 예의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정민아는 김예훈을 생각해서라도 외국인과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빨리 일을 덮으려는 생각으로 사과를 했다. 조지는 정민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오묘한 미소를 띠며 얘기했다. “아리따운 분이 남편과는 다르게 눈치가 빠르군요. 우리 영국에서는 여성분이 결혼해도 다른 남자와 교제할 수 있습니다.”김예훈이 옆에서 물었다. “그렇다면 영국의 남자들은 자존심도 없는 건가요?”“자존심?”조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하지만 옆의 정민아는 오히려 풉하고 웃음을

  • 지존 사위   제1165화

    자리의 한국인들의 낯빛은 하나같이 어두워졌다. 조지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영국의 귀족으로서 이런 외딴곳에 와서 투자를 하다니 몰래 암행을 나가는 황제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국에 있을 때 듣기로는 한국인들이 서양인들을 숭배한다고 했는데 인제와 보니 진짜인 것 같았다. 지금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부호들도 자기를 무서워하고 있지 않은가. 조지는 득의양양하게 정민아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아리따운 레이디, 만약 저랑 교제하게 되면 좋은 점이 무수히 많을 겁니다. 레이디를 데리고 영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해 줄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 정착할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적을 가지는 데 도와줄 수 있습니다.”조지는 이미 이긴 듯한 표정으로 정민아를 바라보았다. 동양의 미녀가 천사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영국에서도 익히 들었다. 오늘 정민아를 보니 그건 과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텔레비전에서 본 연예인보다, 하늘의 천사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신 같았다. 그래서 영국의 전통에 따라 아름다운 레이디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녀의 남편 유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영국의 국적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우리는 관심 없습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정민아를 데리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조지는 그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작게 올렸다. “재밌군요. 고작 한국인 따위가 위대한 영국 귀족을 거절하다니.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요. 이 여자도 꼭 내가 가지게 될 겁니다.”이때 그의 옆에서 누군가가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도련님, 일단은 이곳에 온 이유부터 떠올려 주십쇼. 할아버님께서 분부하셨습니다. 이번에 무조건 로열 가든 그룹을 손에 넣어야 한다고. 영국의 이익과 앞날을 위해서 말입니다!”조지의 얼굴에는 귀찮은 표정이 드러났다. “알겠다고. 경매가 끝나고 나서 저 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바보와 놀아주도록 하지.”사람들은 지정된 위치에 와서 앉았다. 이번 경매의 책임자는 선우정택이었다. 그 외에도 성남시의 기관에서 사람을 파

  • 지존 사위   제1166화

    “저 사람이?”김예훈이 웃었다. “라벤더 재단은 영국에서 그저 삼류재단일 뿐이야. 근데 한국에 와서 잘난 척이야.”김예훈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김예훈이 전쟁터에 있었을 때 영국에서는 김예훈한테 잡혀간 귀족을 도로 찾기 위해 영국 대재단의 주권을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이 라벤더 재단은 그중에 없었다. 그러니 라벤더 재단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 재단이었다. 영국에서도 별것 아닌 재단일 게 틀림없었다. 대부호들이 라벤더 재단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김예훈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라벤더 재단이 영국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도 그게 뭐 어때서? 전쟁터에서는 5대 강국 연합도 김예훈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이미 세계 강국이 되었고 더 이상 해외의 다른 세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굴욕당한 역사가 뼛속에 깊이 새겨들어 습관이 된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김예훈은 이런 서양 녀석들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김예훈의 말을 들은 정민아가 옆에서 인정했다. “확실히, 한국에서 외국 기업은 아무것도 아니지. 하지만 저들이 여권을 가지고 왔으니 우대 정책을 받을 거야. 공평한 경쟁이라면 우리나라 기업도 나름대로 상대가 될 텐데. 하지만 이런 얘기는 우리 둘만 있을 때 하는 게 좋아. 다른 사람이 들으면 괜히 시끄러워질 거야.”정민아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김예훈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김예훈이 사고를 잘 치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러다가 영국의 귀족까지 건드리면 진짜 국제적인 사고를 쳐서 더욱 시끄러워질 것이다. 김예훈과 정민아가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주변에서 가격을 올리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경매가는 이미 3천4백억이 되었다. 많은 가문과 대기업 사람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 누구도 더 이상 값을 올리지 않았다. 다들 각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 온 것이니 큰돈을 들였다가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되면 돌아가서 면박을 받을 게 뻔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포기했다. 이때 조지가 일어서더

  • 지존 사위   제1167화

    “역시 영국에서 온 귀족이라 그런지 손이 크네요!”“영국의 귀족은 자본이 많아서 우리의 상대가 아닙니다!”“게다가 외국인이라서 우대정책이 있으니 세금도 많이 낼 필요가 없죠. 이 점에서부터 우리가 진 겁니다.”이런 상황에서 계속 값을 올렸다가는 밑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 로열 가든 그룹의 임원진들도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었다. 만약 라벤더 재단이 낙찰해가면 그들은 외자기업이 될 것이었다. 외자기업은 국내의 기업보다 좋은 정책이 있었다. 임원들은 이미 로열 가든 그룹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자본에 찌들어 나라를 위한 마음 따위는 없고 자기가 잘 사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다.정민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얘기했다. “이렇게 좋은 그룹이 영국인 손에 떨어지다니, 앞으로 성남시의 미래가 좋지 않아... 에휴...”정민아는 이 외자기업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성남시의 시장을 붕괴시킬까 봐 걱정되었다. 자본가들은 큰 손해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심각한 손해였다. 김예훈은 정민아를 보며 호기심에 물었다.“그렇게 걱정돼?”그는 정민아가 착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하는 생각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정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 시민들의 생활 비용이 높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야.”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내 말이 맞네. 그럼 그걸 위해서라도 조지의 뜻대로 되면 안 되겠어.”정민아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우리가 무슨 방법이 있을까.”“간단하지.”김예훈이 작게 웃었다. 그리고 놀란 정민아의 시선 속에서 손을 번쩍 들었다. 놀란 정민아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김예훈이 뭐 하는 거지? 막 나가자는 건가?“여보, 이러지마. 이런 곳에서 훼방을 놓으면 당신도 책임 못 져!”놀란 정민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인제 와서 막아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김예훈이 손을 들 때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적지 않은 대부호들이 김예훈을 볼 때 의문스러운 시선으로 그

  • 지존 사위   제11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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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가격을 부른 조지는 따가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7천억이라는 가격은 라벤더 재단이 부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금액이었다. 성남시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일부분의 자금을 남겨놓아 다른 일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조지는 김예훈이 계속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만약 김예훈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로열 가든 그룹은 자연스럽게 라벤더 재단 손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김예훈이 가격을 더 올린다면 그는 더 가격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때가 되면 이 거지 같은 하층민이 어떻게 7천억을 준비하는지 구경이나 할 셈이었다. 이때 모두의 시선이 김예훈에게로 집중되었다. 옆의 정민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다들 조지의 표정에서 그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아냈다. 그래서 모두 김예훈이 어떻게 나올 예정인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생각지 못하게, 김예훈은 조지를 보며 웃더니 손을 들고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8천억.”가볍게 뱉어낸 몇 글자는 회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몸이 굳어버리게 만들었다. “뭐라고?!”“8천억?!”이 경매가를 들은 모든 사람의 표정이 구겨져 버렸다. 또 1원만 더 보태는 줄 알았는데, 입을 열자마자 천억을 더 보태다니!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이때 조지와 라벤더 재단의 사람들은 모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들은 김예훈이 그들을 도발하기 위해서 가격을 올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천억씩이나 올리는 것을 보면 장난은 아닌 모양이었다. 정민아는 이미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8천억?김예훈이 장난하고 있는 걸까?그렇게 많은 돈이 있을 리가 없었다. 성남시 기관에서 온 사람들도 이상한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그가 과연 8천억을 가져올 수 있을 건인가. 그저 선우정택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다른 분이 나타나지 않으시면 로열 가든 그룹은 8천억의 가격으로 김예훈 씨한테 돌아갑니다.”이

  • 지존 사위   제11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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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555화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 지존 사위   제2554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 지존 사위   제2553화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 지존 사위   제2552화

    저녁 8시, 진주 시내 중심에 있는 한 건물.동씨 가문의 이 건물은 매년 임대료만 해도 엄청났다.건물 꼭대기에는 공중 화원도 있었는데 사계절 푸르른 이곳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곳은 동씨 가문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곳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만남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든,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든 제대로 맞설 자신이 있었다.세단을 타고 건물에 도착한 김예훈은 무심하게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비록 밤이었지만 도로에는 차도 그렇고 사람도 많이 다녔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하임 씨, 여기가 풍수지리가 좋아 재물을 모으기 딱 좋은 곳이네요!”“이런 누추한 곳을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저희 동씨 가문은 여기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검은 드레스를 입고있는 동하임은 지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었다.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져서 짐승처럼 덮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동하임 주위의 만만찮은 기세에 이들은 마음을 완전히 꺾어버렸다.동하임이 공손하게 김예훈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련님, 가시죠. 류서우 씨 일행과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지각해도 상관없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쇼핑을 좋아하시면 아래층에 있는 면세점에 가서 한 바퀴 돌아도 되고요.”동하임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의 팔짱을 감싸고 연약한 여인의 모습을 하면서 건물로 들어갔다.이에 많은 동씨 가문 자제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우리 아가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손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던 거지?’“면세점은 됐어요.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김예훈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류서우 씨도 오는 거예요? 제 앞에 나타날 용기는 있대요?”“못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도련님께서 하루 종일 쉬는 동안 류서우 씨가 용문당 내세우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요. 김현민도 만나고, 집법 부대 부당주님도 모셔 왔잖아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만나

  • 지존 사위   제2551화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

  • 지존 사위   제2550화

    류서우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항복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더 대단한 사람을 불러와 집법 부대와 맞설 줄 알았는데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집법 부대가 이 상황을 휘어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나오키의 목숨을 살려서 이 증인들을 데리고 간다면 어떻게든 김예훈을 죽여버릴 방법이 많았다.그런데 김예훈이 이 증인들을 직접 황천길로 보내버릴 줄 몰랐다.증인이 없으면 김예훈의 죄를 증명할 수 없고, 또 그를 감옥에 보낼 수도 없으며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핑계도 없었다.김예훈의 이 한 수에 현장에 있던 용문당 집법 부대 자제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이 순간 바람이 불어오자, 류서우를 포함한 사람들은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김예훈의 실력을 봐서는 이들을 죽이려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진세은, 타케이 일가가 지은 죄가 두려워 알아서 복부를 찌른 모습을 보았지? 나의 증인이 되어줄 건가?”진세은은 힘겹게 침을 삼키며 웃고 있는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증인 할게.”“타케이 가문은 홍성파에서 직접 초대한 귀한 손님인데... 홍성파의 귀한 따님께서 타케이 가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면 그 죄목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거지?”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류서우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문당 회장이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집법 부대 제자보다는 위치가 높은 거 아니겠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하실 건데요?”“어떻게 할 거냐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용문당 집법 부대 사람들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이따 시체를 잘 치우고 바닥을 깨끗이 닦으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게. 이깟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교훈을 주기 위해 손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손쓰지 않게 해주길 바라.”김예훈이 태연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던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 지존 사위   제2549화

    류서우의 편파적인 말투를 들은 나오키가 말했다.“류서우 씨, 제가 증언해 드릴게요. 저 자식이 바로 제 아들딸을 죽이고 한일 관계를 파괴한 놈이에요. 그리고 여기 쓰러져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다 저 자식이 죽였어요. 살인마나 다름없는데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저런 사람이 죽지 않으면 한일 관계도 다시 호전될 수 없다고요.”나오키는 일본의 신성한 사무라이 정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어쩌면 비열한 것이 본모습이라 사무라이 정신은 그저 보여주기식일지도 몰랐다.남들이 믿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절대 믿지 않는 그런 거짓말처럼 말이다.나오키의 진심 어린 호소에 류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나오키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법 부대에서는 법에 따라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 자기 사람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용문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류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 회장님, 정말로 반항할 준비가 되셨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다.“반항? 만약 시비를 가리지 않고,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해 악당을 도와주는 것이 집법 부대의 스타일이라면 반드시 반항해야 하겠는데?”“이런 젠장! 어디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예요! 용문당 집법 부대를 모욕한 죄로 더 큰 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류서우는 뒷짐을 쥔채 거만하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아셔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규칙이든 법도든 하나도 빠짐없이 위반했다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아요?”‘하찮은 회장 주제에 공손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류서우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의 회장들은 류서우를 보면 바로 굽신거렸는데 처음 보는 태도에 더욱 분노를 샀다.이 순간, 류서우는 허리춤에서 활을 꺼내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면서 차갑게 말했다.“손 머리 위로, 무릎 꿇으세요!”“정말 구제 불능이네.”김예훈은 한숨을

  • 지존 사위   제2548화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 지존 사위   제2547화

    랜드크루저가 마당을 뚫고 들어온 순간, 누군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스무 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만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그중 앞장선 사마은 키가 거의 1미터 70이 넘는 긴 생머리 미녀였다.그림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있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왼손에 태블릿을 쥐고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무단으로 부산을 떠나 진주에 와서 살인 방화를 저지르다뇨! 저 류서우는 정말 회장님께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 발로 찾아왔으니 절대 이만 갈 생각하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무기를 내려놓고 무릎부터 꿇으세요. 그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요.”김예훈은 이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누구야?”“용문당 집법 부대인데요?”아주 깔끔한 대답이었다.“저희 당주님께서는 회장님이 부산 용문당의 안위를 무시하고 일본 손님을 도발했다는 신고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진주에까지 와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진주 기관은 당신 같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저희 용문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요!”“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용문당 4대 장로님이 지켜주는 집법 부대? 글쎄 왜 이렇게 거만하게 행동하는가 했네.”김예훈은 용인주의 체면을 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아니면 당주를 하라고 해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도 해도 그의 앞에서 잘난 척할 자격이 없었다.“마침 잘 왔어. 내가 이따 나오키를 죽이면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현장 정리 잘해. 아무리 그래도 진주 호텔인데 사람이 죽으면 너무 불길하잖아.”김예훈을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나오키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결국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목적이었다.“김 회장님!”류서우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다.“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저희 집법 부대는 당주님과 회장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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