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가족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나 집 안에 숨어 그 어디도 나갈 수 없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레가 경기도 국방부 교대 의식이라는 것이다.교대의식 열기로 정민아 가족 일의 열기는 하루 만에 식었다.진주 이씨 가문의 한 저택에서 이장우는 선물들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그리고 이원문을 모셔 와 선물들을 선보였다.“이 수령, 내일 이것들은 총사령관님께 선물해 드리면 어떨 것 같습니까?”이장우는 뒷짐을 지고 말했다.이원문은 물건들을 한번 보더니 말했다.“좋은데요. 총사령관님은 국방부의 사람입니다. 비록 퇴역하셨지만 아마 이것 들을 좋아하실 거예요.”“다행입니다!”이장우는 크게 웃었다.“맞다, 총사령관님께 우리 주례를 서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이원문은 웃으며 말했다.“그 일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미 당도 부대 전쟁의 신 박인철 씨께 연락을 해놨습니다. 박인철 씨가 이미 총사령관님께 여쭤봤고, 문제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이장우는 놀라며 말했다.“박인철 씨? 경기도 일인자이자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와 어깨를 견주는 박인철 씨가 총사령관님께 여쭤봐야 할 필요가 있어요?”이원문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당연하죠. 경기도 국방부 사대 전쟁의 신과 이번에 취임하는 원경훈까지, 저희 모두 총사령관님이 데리고 나온 병사들입니다. 총사령관님이 없었다면 저희도 없습니다. 그러니 이세자, 내일 절대로 총사령관님을 건드리지 않게 주의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 총사령관님의 지위는 말할 것도 없이 가장 높습니다. 총사령관님이 원하신다면 언제든 국방부의 장관이 될 수 있습니다.”“이런 분께 이씨 가문이 절대 폐를 끼치면 당연히 안 되지요!”이장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총사령관이 강하고 권력도 세며 재산도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는 총사령관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이때 이장우는 의심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이 수령, 우리 한 가족이잖아요. 그때 가서 꼭 저를 위해서 몇
임옥희가 이렇게 말하자 일그러진 윤해진의 표정이 조금 돌아왔다.나성군은 웃으며 말했다.“큰 어르신, 내일 준비를 어떻게 계획하고 계십니까?”임옥희가 말했다.“내일 있을 교대 의식은 경기도 기관 대강당에서 진행되고, 새로 취임하는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인 원경훈 말고도 전남산 어르신과 총사령관님이 참여하십니다. 내일 여러분들을 위해 임무경이 자리를 다 배치 해놨습니다. 내일 총사령관님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 분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이 말을 듣자, 나성군과 윤해진 모두 몹시 흥분했다.이들은 총사령관의 전설을 이미 알고 있었다.특히 요 며칠 국방부 사람들한테 수소문한 결과 총사령관의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 깨달았다.이번 기회에 총사령관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나씨, 윤씨, 임씨 가문은 모두 다른 사람 눈치 따위는 안 보면서 살아도 된다.“하. 그때 가면 김씨 가문과 진주 이씨 가문 모두 우리 세 가문한테 짓밟힐 것입니다!”그들은 내일이 빨리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백운산 뒷산에 숨겨져 있는 저택.김병욱과 김만태는 마주 보고 앉아 장기를 두고 있었다.김병욱이 마지막 짝을 두자, 장기판은 검은색 짝으로 뒤덮였다.김만태가 웃으며 말했다.“둘째 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리 두든 저리 두든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버리시다니. 정말 베테랑이십니다. 그런데 이 장기판으로 볼 때 경기도는 아직 둘째 형님 손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김병욱이 담담하게 말했다.“내 손에? 근데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일단 내일 교대 의식이 끝나면 경기도는 완전히 바뀌어 있을 거야.”이 말을 듣자, 김만태의 검은 속내가 튀어나오려 했다. 이들은 김예훈의 진짜 정체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김세자와 총사령관 모두 동일 인물이다.그리고 이것 때문에 김만태가 조금 걱정하고 있다.김병욱이 덤덤하게 말했다.“결코 나쁜 일은 아니야. 자기가 강하다고 생각하면 자기만의 고집이 생기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이들은 내일이 지나면 우
아침 9시.김예훈은 공식적인 옷으로 갈아입고 정민아와 가족들을 깨웠다.“장인어른, 장모님, 민아야. 모두 옷 갈아입으세요. 오늘 제가 기분 전환 해드릴게요.”정민아와 가족들은 의아했지만 지금 출근도 안 하고 갈 곳도 없었다. 그래서 김예훈이 부탁했으니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은 후 차에 올라탔다.빠르게 김예훈의 차는 성남신도시 방향으로 달렸다.성남신도시는 새로 개발된 국제도시로 그곳에는 여러 정부 기관과 대형 쇼핑센터가 있다.정민아는 별 각 없이 김예훈이 쇼핑으로 기분을 풀어주려는 줄 알았다.하지만 곧이어 정민아는 조금 이상한 걸 느꼈다.왜냐하면 여러 길에 완전히 무장한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길에 고급 차도 많이 있었고 군대의 전쟁용 대형 트럭도 있었다.그리고 다들 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혹시 오늘 큰 축제가 있어?”정민아는 매우 궁금했다.“여보, 우리 도대체 어디가?”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무슨 행사가 하나 있는데 들어 보니 성남시 사람들이 대부분 다 참여한대. 우리도 기분 전환도 하고 사람들도 좀 사귀면 앞으로 우리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될 거야.”김예훈은 돌려 말하지 않았고 곧이어 큰 건물 입구에 차를 주차했다.이곳을 보자 정민아와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경기도 기관 대강당?!이곳은 보통 엄청 유명하고 큰 행사가 있을 때만 개방한다.그리고 모든 연회는 소수에게만 초청장을 보낸다.지금 상황을 보니 대강당에 분명히 큰 행사를 하는 것 같다.‘설마 김예훈 이 녀석, 인터넷의 글을 보고 우리 가족을 데리고 온 건 아니겠지?’이때 병사 무리가 달려와 예를 갖춰 경례하고 형식적인 검사를 진행하려 했다.정민아와 가족들은 이 모습을 보고 순간 깜짝 놀랐다.평소에 형사만 봐도 놀라는데 국방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갔다 온 병사들이다.정민아와 가족들은 이 병사들이 초청장을 검사하러 온 줄 알고 이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이들이 볼 때 김예훈은 이곳
“아니 이게 누구야? 너희 가족이 여기를 왜 왔어?”이때 옆에서 누군가 매우 의아해하며 물어봤다.정민아와 가족들이 몸을 돌리자 빠르게 걸어오는 임씨 가문 사람들이 보였다.임무경은 이곳에 없었지만 이번에 임씨 가문을 데리고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임옥희였다.임옥희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브라운 색으로 염색한 예쁘장한 임효였다.리카 제국으로 유학하러 갔던 임효는 오늘 아침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임씨 가문이 끌고 왔다.임효는 예쁘게 생기긴 했지만, 얇은 입술과 무쌍 눈으로 드세게 생겼다.임효는 웃으며 말했다.“이게 누구야. 정민아잖아? 들어보니 할머니가 너희 가족 치워버렸다며. 그런데 간땡이가 부은 거야? 여기가 어디라고 와? 여기가 너희같이 몰락한 집안이 올 곳이라고 생각해?”이 말을 듣자 임씨 가문은 웃음을 터뜨렸다.일리 있다. 이런 몰락한 집안이 공식적인 자리에 와서 뭘 하겠나.그러나 오늘의 교대 의식은 초청장이 있어야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초청장이 없으면 입구에서부터 저지당한다.임무경이 한 말에 따르면 이 초청장은 일반인은 절대로 받을 수 없다.진주 이씨 가문도 초청장 3개밖에 받지 못했다고 했다.그런데 임씨 가문은 어째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온 걸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교대 의식은 모두 임무경이 계획한 것이다.임무경이 직위를 이용해 뒤에서 빼돌린 거 아니면 이렇게 많은 초청장을 가질 수 없다.그러나 정민아 가족은 모두 다 아는 공공의 적이자 몰락한 집안인데 어떻게 이곳에 왔을까?이때 임씨 가문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말했다.“이번 교대 의식을 위해 이곳에 환경미화원을 불렀다고 하는데, 이 가족들 청소하러 온 거 아니겠지?”이를 듣자, 누구는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지금 바닥에 나앉게 생겼는데 환경미화원이 될 자격도 없어. 빨리 전화해서 쫓아내라 해!”“쟤네 보기만 해도 불쾌해!”화려하게 꾸미고 온 임씨 가문 사람들은 상스럽게 욕을 퍼부었다.이때 정민아와 정군 그리고 임은숙의 표정은 일그러졌다.특히 임은
나성군은 이상하다는 듯 김예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명성은 이전부터 익히 들었습니다. 명성이 정말 자자합니다!”윤해진은 차갑게 김예훈을 쳐다봤다.지금 윤지성은 사지가 다 잘리고 아직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그래서 윤해진은 그날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그저 김예훈이 도망친 것을 보아 누가 뒤에서 봐주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윤해진이 보기에 이 사람이 분명 김세자 같았다. 윤해진은 예전 같으면 두려워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임무경이 다 계획해 놔서 곧 총사령관을 만나기 때문이다.만약 총사령관의 눈에 들면, 김세자는 아무것도 아니다.이때 임옥희가 웃으며 말했다.“두 가문 회장님, 김예훈도 가족을 데리고 교대 의식을 보러 왔답니다.”임옥희가 말을 하자 나성군과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임씨 가문한테 쫓겨난 집안의 일개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허!”나성군과 윤해진은 냉소를 지었다.이들 눈에 김예훈은 아무것도 아니다.비록 김세자의 대리인이라는 신분은 있지만 지금 김세자도 별것이 아닌 상황에서 김예훈은 말할 것도 없다.윤해지는 일부러 들으라고 말했다.“임씨 가문 큰 어르신, 들어보니 이번 교대 의식에 CY그룹 김세자는 초청받지 못했다면 서요?”“맞아요. 경기도 일인자도 참석할 자격이 없었나 봐요.”“들어보니 김세자와 총사령관 사이가 좋지 않아 이번에 총사령관의 병사를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 자리에 앉힌 거래요. 김세자는 이제 끝이에요.”“전설의 김세자가 전설의 총사령관을 만나니 겁먹은 고양이가 따로 없네.”사람들이 웃으며 비아냥거렸다.특히 윤해진은 일부러 김예훈 옆에 와 나지막하게 말했다.“김예훈, 김세자가 너를 한번은 구해도 두 번은 안 구할걸... 교대 의식이 끝나면 김세자의 지위는 경기도에서 바닥까지 내려갈 거니까 그때 보자. 하하하하...”윤해진은 크게 웃으며 김예훈을 부딪치고는 목을 만지며 걸어갔다.그 후 사람들 모두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저들은 지위도 있는 사람들이
김예훈의 말을 들은 정군의 다리는 힘이 풀렸다. 데릴사위인 김예훈이 다른 사람의 운전기사를 하며 좀 나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모시는 사람이 이런 곳에 올 자격도 없다니, 아무런 권력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정군은 더 이상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그리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운전기사주제에 참 능력도 좋다. 아까 가문 회장님들이 다 너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났던데. 어떻게 하면 운전기사 주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원수를 지고 다니는 거냐.”김예훈은 그저 작게 웃었다. “아버님, 그저 쓰레기들일 뿐입니다. 저런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김세자를 만나게 되면 바로 자리에서 무릎 꿇게 될 인간들입니다.”이번에 한 말은 김예훈의 허세가 아닌 것 같았다. 정군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 “김세자가 네 말처럼 대단한 사람이었으면 좋겠구나. 아니라면 일만 복잡해질 테니.”많이 놀랐던 임은숙도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예훈아, 너, 우리를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니? 저 사람들이 말하는 교대 의식에?”정민아도 의문스러운 표정을 한 채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김예훈이 무슨 수로 그들을 데리고 들어간다는 말인가.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민아야. 제가 왔으니 무조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 병사들과 아는 사이거든요.”“그렇구나!”정군과 임은숙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김예훈이 열심히 운전기사를 하면서 김세자와 함께 이런 곳에 자주 참석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병사들과 아는 사이겠는가. 김예훈은 정민아를 포함한 세 사람들 데리고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길에 한 병사가 공경한 태도로 나서서 세 사람들 데리고 참관했다. 이 광경을 본 임은숙과 정군은 김세자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보아하니 김세자가 나성군 같은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달리 경기도에서는 세력이 꽤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병사가 주변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을 들으며 걷다 서기를 반복했다. 정민아를
대강당 안.초대받은 손님들은 이미 도착해 하나둘 자리에 앉았다. 가장 앞쪽에는 하정민, 공문철, 전남산 등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하정민 옆에는 진주 이씨 가문의 세자 이장우와 하은혜가 있었다. 그 뒤로는 임씨 가문, 나씨 가문, 윤씨 가문 등 명문 가문들이 있었다. 그 외에도 경기도 각 기관의 1인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성남시 1인자 양정국과 2인자 왕태호 등 사람들도 도착했다. 이원문도 도착해 공손하게 앉았다. 모든 사람이 차례로 착석했다. 하지만 첫 줄의 여섯 개의 자리만 비어있었다. 다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새로 부임하는 경기도 국방부 1인자와 총지휘관 원경훈을 제외하고 총사령관과 경기도 4대 무신의 자리였다. 이 사람들은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경기도의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인 총사령관까지 나타나다니. 다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총사령관은 퇴역한 후 인적 드문 곳에서 죽은 듯이 살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그의 진짜 정체를 몰랐다. 소문에 의하면 한국의 대통령도 그를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후에 국방부의 장관 자리를 이어받아 힘써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은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바로 수많은 사람을 자기 밑에 거느리게 될 것이다. 이런 인물을 만나게 될 기회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대통령들을 만나보고 나름대로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는 이장우도 지금은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그의 온몸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이번의 교대 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교대 의식이 끝나면 총사령관이 그의 혼인을 위한 증인이 되어줄 것이다. 이 증인만 있으면 그는 무조건 진주 이씨 가문의 진정한 상속자가 될 것이다. 서울 하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으면 진주 이씨 가문은 10대 제일의 명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주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것이다. 이는 이장우에게 있어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다
하지만 원경훈은 자리에 앉지 않고 회의장의 입구 쪽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 뒤로 군복을 입은 네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앞에 선 것은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의 우두머리라고 불리는 당도 무신 박인철이었다. 그 뒤로는 마도 무신, 횡도 무신, 연도 무신이 이어서 들어왔다. 경기도 국방부의 4대 무신이 연이어 나타나니 원경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서운 기세가 그들을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4대 무신을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하정민 같은 사람도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경기도 국방부는 오랫동안 전쟁터의 전선에서 타국과 피 튀기는 전쟁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도 국방부의 4대 무신은 바로 그 전쟁터 중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다만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 가운데서 당도 무신 박인철의 명성이 가장 두터웠다. 다른 세 무신은 항상 국방부에서 일하며 사람들 앞에 나타난 적이 드물었다. 4대 무신은 원경훈과 마찬가지로 입장하지 않고 원경훈을 향해 경례한 뒤 양쪽으로 갈라져 입구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제야 눈치를 챘다. 이 뒤에 나타날 사람이 더욱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 사람이 곧 등장한다! 다들 자리에 선 채 숨을 죽이고 시선은 회의장 입구에 박아놓은 듯 고정했다. 어떤 사람은 숨을 꾹 참은 채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앞을 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한 사람의 그림자가 회의장 입구 쪽에 나타났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먼 탓에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경례!”원경훈이 우렁찬 목소리로 경례했다. 그러자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도 칼집을 손에 쥔 채 다들 경례했다. 그 그림자는 그들의 경례를 받아주고는 회의장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는 중에 4대 무신은 바람도 새어 나가지 못하게 그의 주변을 둘러싸서 보호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가오지도 못할 것이다. 아니, 그냥 고개를 들어 이 사람의 얼굴을 확인할 용기도 없을 것이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저녁 8시, 진주 시내 중심에 있는 한 건물.동씨 가문의 이 건물은 매년 임대료만 해도 엄청났다.건물 꼭대기에는 공중 화원도 있었는데 사계절 푸르른 이곳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곳은 동씨 가문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곳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만남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든,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든 제대로 맞설 자신이 있었다.세단을 타고 건물에 도착한 김예훈은 무심하게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비록 밤이었지만 도로에는 차도 그렇고 사람도 많이 다녔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하임 씨, 여기가 풍수지리가 좋아 재물을 모으기 딱 좋은 곳이네요!”“이런 누추한 곳을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저희 동씨 가문은 여기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검은 드레스를 입고있는 동하임은 지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었다.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져서 짐승처럼 덮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동하임 주위의 만만찮은 기세에 이들은 마음을 완전히 꺾어버렸다.동하임이 공손하게 김예훈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련님, 가시죠. 류서우 씨 일행과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지각해도 상관없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쇼핑을 좋아하시면 아래층에 있는 면세점에 가서 한 바퀴 돌아도 되고요.”동하임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의 팔짱을 감싸고 연약한 여인의 모습을 하면서 건물로 들어갔다.이에 많은 동씨 가문 자제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우리 아가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손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던 거지?’“면세점은 됐어요.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김예훈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류서우 씨도 오는 거예요? 제 앞에 나타날 용기는 있대요?”“못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도련님께서 하루 종일 쉬는 동안 류서우 씨가 용문당 내세우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요. 김현민도 만나고, 집법 부대 부당주님도 모셔 왔잖아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만나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
류서우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항복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더 대단한 사람을 불러와 집법 부대와 맞설 줄 알았는데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집법 부대가 이 상황을 휘어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나오키의 목숨을 살려서 이 증인들을 데리고 간다면 어떻게든 김예훈을 죽여버릴 방법이 많았다.그런데 김예훈이 이 증인들을 직접 황천길로 보내버릴 줄 몰랐다.증인이 없으면 김예훈의 죄를 증명할 수 없고, 또 그를 감옥에 보낼 수도 없으며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핑계도 없었다.김예훈의 이 한 수에 현장에 있던 용문당 집법 부대 자제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이 순간 바람이 불어오자, 류서우를 포함한 사람들은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김예훈의 실력을 봐서는 이들을 죽이려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진세은, 타케이 일가가 지은 죄가 두려워 알아서 복부를 찌른 모습을 보았지? 나의 증인이 되어줄 건가?”진세은은 힘겹게 침을 삼키며 웃고 있는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증인 할게.”“타케이 가문은 홍성파에서 직접 초대한 귀한 손님인데... 홍성파의 귀한 따님께서 타케이 가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면 그 죄목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거지?”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류서우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문당 회장이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집법 부대 제자보다는 위치가 높은 거 아니겠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하실 건데요?”“어떻게 할 거냐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용문당 집법 부대 사람들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이따 시체를 잘 치우고 바닥을 깨끗이 닦으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게. 이깟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교훈을 주기 위해 손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손쓰지 않게 해주길 바라.”김예훈이 태연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던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류서우의 편파적인 말투를 들은 나오키가 말했다.“류서우 씨, 제가 증언해 드릴게요. 저 자식이 바로 제 아들딸을 죽이고 한일 관계를 파괴한 놈이에요. 그리고 여기 쓰러져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다 저 자식이 죽였어요. 살인마나 다름없는데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저런 사람이 죽지 않으면 한일 관계도 다시 호전될 수 없다고요.”나오키는 일본의 신성한 사무라이 정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어쩌면 비열한 것이 본모습이라 사무라이 정신은 그저 보여주기식일지도 몰랐다.남들이 믿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절대 믿지 않는 그런 거짓말처럼 말이다.나오키의 진심 어린 호소에 류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나오키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법 부대에서는 법에 따라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 자기 사람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용문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류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 회장님, 정말로 반항할 준비가 되셨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다.“반항? 만약 시비를 가리지 않고,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해 악당을 도와주는 것이 집법 부대의 스타일이라면 반드시 반항해야 하겠는데?”“이런 젠장! 어디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예요! 용문당 집법 부대를 모욕한 죄로 더 큰 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류서우는 뒷짐을 쥔채 거만하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아셔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규칙이든 법도든 하나도 빠짐없이 위반했다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아요?”‘하찮은 회장 주제에 공손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류서우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의 회장들은 류서우를 보면 바로 굽신거렸는데 처음 보는 태도에 더욱 분노를 샀다.이 순간, 류서우는 허리춤에서 활을 꺼내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면서 차갑게 말했다.“손 머리 위로, 무릎 꿇으세요!”“정말 구제 불능이네.”김예훈은 한숨을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랜드크루저가 마당을 뚫고 들어온 순간, 누군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스무 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만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그중 앞장선 사마은 키가 거의 1미터 70이 넘는 긴 생머리 미녀였다.그림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있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왼손에 태블릿을 쥐고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무단으로 부산을 떠나 진주에 와서 살인 방화를 저지르다뇨! 저 류서우는 정말 회장님께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 발로 찾아왔으니 절대 이만 갈 생각하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무기를 내려놓고 무릎부터 꿇으세요. 그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요.”김예훈은 이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누구야?”“용문당 집법 부대인데요?”아주 깔끔한 대답이었다.“저희 당주님께서는 회장님이 부산 용문당의 안위를 무시하고 일본 손님을 도발했다는 신고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진주에까지 와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진주 기관은 당신 같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저희 용문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요!”“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용문당 4대 장로님이 지켜주는 집법 부대? 글쎄 왜 이렇게 거만하게 행동하는가 했네.”김예훈은 용인주의 체면을 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아니면 당주를 하라고 해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도 해도 그의 앞에서 잘난 척할 자격이 없었다.“마침 잘 왔어. 내가 이따 나오키를 죽이면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현장 정리 잘해. 아무리 그래도 진주 호텔인데 사람이 죽으면 너무 불길하잖아.”김예훈을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나오키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결국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목적이었다.“김 회장님!”류서우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다.“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저희 집법 부대는 당주님과 회장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