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BMW 대리점에서.사장인 김광수가 시끌벅적한 맞은편 가게를 보며 감개무량한 듯이 말했다.“벤틀리 대리점에 재력가가 또 납셨다고 들었는데 한정판 전시 차량을 바로 구매했네. 참 대단해. 우리 가게에는 언제 저런 재력가가 오셔서 7시리즈를 사갈까?”김광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현재 BMW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 1시리즈로 가격은 2천만 원 정도였는데 2억을 넘는 7시리즈는 꽤 오래전부터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팔리지 않았다. 김광수는 저러다가 녹이라도 쓸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아참, 장효진 씨를 불러와요. 어마어마한 재력가님에게 애마를 뽑은 걸 축하한다고 선물이라도 드리러 가야죠. 나중에 또 우리 가게도 방문해 줄 수도 있으니까요.”김광수는 장사 머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내, 장효진이 들뜬 표정으로 손에 꽃다발까지 들고 나타났으며 벤틀리를 구매하는 재력가와 안면을 틀 수 있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기에 김예훈과 있었던 일은 까맣게 잊어버렸다.한편, 김예훈은 벤틀리 대리점 VIP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으며 다른 직원은 전부 거절한 채, 양정아와 둘이 흥미진진하게 바둑을 두고 있었다.바로 이때, 장효진과 최홍이 김광수를 따라 벤틀리 대리점에 들어섰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장효진은 문득 김예훈이 생각이 나서 중얼거렸다.“그 비렁뱅이는 어디 갔을까요? 안 보이네요?”“벤틀리 대리점에 고객 식당이 잘 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은 공짜 밥을 먹느라 정신없겠죠.”최홍이 웃으며 대답하자 장효진도 웃음을 터트렸다.“최홍 씨 추측을 맞을 거예요. 그 사람은 여기서 저녁밥까지 해결하고 갈 수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은 우리 BMW를 살 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염치도 없이 본인들 배 채우기 바쁘거든요!”이때, 앞에 서 있던 김광수가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그만 하세요! 여긴 벤틀리 대리점이에요. 말조심하세요. 그러다가 재력가 고객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사장님이 화를 내자 장효진과
김예훈의 냉랭한 표정에 깜짝 놀란 김광수가 얼른 말을 돌렸다.“고객님, 저희는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축하하는 마음으로 온 겁니다. 혹시 고객님께 불편을 드렸다면 사과하겠습니다.”김광수가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런 재력가들은 이런 요청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김광수는 혹시라도 자신이 성격이 괴팍한 고객을 만난 건가, 눈치를 보고 있었다.“얼른 와서 고객님에게 사과해요!”이때, 장효진과 최홍이 재빨리 앞으로 다가왔고 재력가 고객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두 사람은 눈앞이 까매진 채,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김예훈이라니! 한정판 벤틀리 차량을 구매한 재력가가 비렁뱅이 취급을 받았던 김예훈이라니!저 사람은 진짜 차를 사러 온 것도 모자라 주저 없이 11억이나 되는 차를 구매하다니!장효진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사장인 김광수도 김예훈 앞에서 쩔쩔매는데 그녀는 조금 전에 김예훈을 BMW 매장에서 쫓아낸 것이다. 그녀는 김광수가 혹시라도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되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식은땀까지 흐르기 시작했다.이때, 김광수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김예훈이 냉랭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BMW 직원들을 쳐다보았으며 마치 더러운 벌레를 쳐다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자신을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한테 저런 표정은 짓지 않을 것이기에 잠시 생각하던 김광수가 옆에 있던 비서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김예훈을 한눈에 알아본 비서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김광수의 귓가에 대고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얘기했으며 비서의 말을 듣고 있던 김광수는 하마터면 뒤로 쓰러질 뻔했다.“뭐라고?”재력가 고객이 그들 대리점에 다녀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장효진에게 쫓겨났다고? 저 빌어먹을!“멍청한 놈!”벌떡 몸을 일으킨 김광수가 장효진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사장님,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팍!”김광수는 장효진의 말에 다시 한번 뺨을 때렸다.“너희들은 우리 가게로 오신 고객님을 욕설로 쫓아냈을 뿐
결국 격하게 맞은 장효진은 이까지 몇 개 빠졌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김광수가 그녀의 무릎을 팍 차더니 장효진은 그대로 김예훈 앞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고객님, 이 버르장머리 없는 직원은 제가 제대로 교육했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김광수는 자신도 무릎을 꿇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런 거물급 인물이 그에게 어떤 파괴적인 타격을 줄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며 만에 하나라도 장효진 저 멍청한 직원 때문에 파산이라도 하게 되면 김광수는 벽에 머리를 박고 죽을 생각이었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과는 받아줄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바빠서 그러는데 길 막지 마세요.”벼락이라도 맞은 듯 깜짝 놀란 김광수가 재빨리 말했다.“고객님, 제가 지금 당장 저 몇몇 직원을 자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절대 이 업계에 발도 못 들이게 블랙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저희 BMW 회사는 물론 성남시의 그 어떤 카센터에서도 절대 저 사람들을 채용하지 못하게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김광수의 말에 장효진 등 직원들은 기절할 뻔했다. 몇 대 맞은 것도 괜찮고 뺨이 퉁퉁 부을 정도로 후려 맞은 것도 참을 수 있었지만 해고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되면 모든 게 끝장나는 셈이다. 이렇게 높은 월급을 주는 회사를 찾기 힘들었기에 앞으로 살아가는 것이 문제며 연봉을 1억 정도 받는 그들은 집 대출과 차 대출도 많이 남았기에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면 큰일 날 것이다.이건 그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벌이었다.이때, 벤틀리 대리점의 사장이 적절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저희 업계는 막말로 물건을 파는 직업입니다. 저희가 사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원칙은 바로 고객님을 왕으로 모시는 겁니다. 이런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고 본인들이 대단하다고 착각하는 그런 사람은 저희 업계에서 일할 자격이 없습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물을 흐릴 수가 없죠! 그러니 전 해고를 찬성합니다!”“저희 포르쉐도 찬성합니다!”“저희
”마음은 감사하지만, 전 택시 타면 됩니다.”정민아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방현이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아가씨,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 전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조금 전에 보니 백운 빌딩에서 나오시던데 전 옆에 있는 로열 빌딩에서 근무하고 있거든요. 전 로열 가든 그룹 프로젝트 부서의 부총관 방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저희가 합작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방현은 지적이고 겸손해 보였으며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정민아에게 건넸다. 방현이 정민아에게 접근한 것은 의도적이었다. 점심때 우연히 정민아를 본 적이 있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눈에 반했으며 이렇게 말을 걸 기회만 내내 엿본 것이다. 심지어 차에서 내리기 전에 친구들에게 길가에 서 있는 정민아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까지 하며 오늘 어떻게든 정민아를 그의 여자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예의상 상대방의 명함을 받은 정민아가 자신의 명함도 방현에게 건넸다. 어찌 됐든 이 바닥에서 일을 하려면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했다.정민아의 명함을 받은 방현이 두 눈을 반짝거렸다.“백운 그룹의 정 대표님이셨네요. 이런 우연이 다 있다니. 저희 로열 가든 그룹도 건축업을 종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업무적으로 교류할 일이 많겠네요. 아참, 이 차는 제가 며칠 전에 새로 뽑은 BMW 7 시리즈로 가격이 2억 정도 되거든요. 제일 중요한 건, 제 조수석에 타본 사람은 아직 없다는 거죠. 정민아 씨가 그 첫 사람이 되면 너무 영광일 것 같습니다.”“괜찮습니다. 제가 이따가 택시 타고 가면 됩니다.”정민아가 예의 바르게 거절하자 방현이 일부러 화난 척하며 말을 이어갔다.“정민아 씨, 뭘 그렇게 경계해요? 설마 제가 정민아 씨를 잡아먹기라도 하겠어요? 제가 좋은 마음으로 바래다 드리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 나오시면 제 체면이 말이 아니죠! 이렇게 합시다. 정민아 씨가 제 차에 타 주시면 고마움 표시로 제가 오늘 저녁 성남 타워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어때요
김예훈은 방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정민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여보, 얼른 타, 집에 가자.”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정민아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김예훈 차에 탔으며 방현은 고급 벤틀리 차량을 보며 정민아의 남편이 저 정도로 부자인가 감탄하고 있었다.그런데 들은 바에 의하면, 정민아의 남편이 데릴사위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저 차는 정민아 차라는 얘기인가?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방현의 눈빛이 탐욕스럽게 변했다. 조금 전까지는 그저 정민아와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어 김예훈을 제치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다. 방현의 실력과 외모로 정민아에게 접근할 기회만 생긴다면 저 여자와 그녀가 갖고 있는 자산들은 전부 그의 소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한편, 차 안에서. 정민아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포르쉐보다 비싼 벤틀리를 그녀도 처음 타보는 것이며 그녀는 김예훈이 이런 차를 살 능력이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예훈아, 어디서 빌려온 차야? 시간이 되기 전에 얼른 돌려줘!”“여보, 당신에게 주려고 산 거야. 요즘 많이 바빠서 편리한 교통수단이 필요하잖아. 이 차가 여보 신분에 딱 어울리는 거 같아서 샀어.”김예훈이 웃으며 대답하자 정민아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뭐? 정말이야? 무슨 돈으로 샀어?”김예훈은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차량 등록증을 정민아에게 건넸고 자신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는 등록증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11억이나 되는 차가 갑자기 그녀의 소유가 되다니.집으로 돌아온 정민아는 식사 자리에서 정군과 임은숙, 그리고 정소현에게 벤틀리 차에 대해 얘기했고 정소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실실 웃으며 김예훈에게 말했다.“형부, 언니에게 차를 사줬으면 저도 사줘야죠. 전 페라리 488로 사주세요.”“그래, 너 명문대에 붙으면 그때 사줄게.”김예훈이 정소현을 힐끔 쳐다보며 대답하자 기분이 좋아진 정소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예훈의 목을 끌어안으며 볼에 뽀뽀했다.“고마워요, 형부!”정민아도 크게
"뭐라고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임은숙이 궁금한 듯 묻자, 정민아가 누군가가 건물 10년 임대료로 별장 한 채를 바꾼 얘기를 해주었고 고개를 돌려 김예훈을 보며 물었다.“예훈아, 저 별장은 그분에게 공짜로 드리는 거라고 했잖아? 너 설마 그분에게서 돈을 받은 거야?”“물어볼 필요도 없어. 무조건 돈 받았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만 원도 없는 놈이 11억짜리 차를 어떻게 사?”임은숙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고 화가 나서 김예훈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정민아의 체면을 봐서 참은 것이다.정민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이마를 꾹꾹 눌렀다. 김예훈이 상대방에게 돈을 받았다고 해도 상대방은 개의치 않겠지만 정민아가 이번 기회를 빌려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그녀는 자기 남편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왠지 모르게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김예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지금 계속 설명을 이어가면 그녀가 더욱 실망할 거로 생각했기에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튿날,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은 정민아는 김예훈에게 말도 걸지 않고 홀로 회사로 향했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공사 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문자를 받았다.공사를 제시간에 끝내기 위해 백운 별장 프로젝트 현장은 24시간 동안 잔업을 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정민아가 직원들의 잔업 수당까지 어마어마하게 챙겨줬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기다니.해당 부서에서 현장을 검사하러 왔는데 공정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백운 별장 프로젝트에 엄청난 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통보받았다.“그럴 리가 없어요! 국내에서 가장 실력이 강한 공사팀을 불렀고 전문 설계 기관까지 모셔 왔어요. 심지어 원자재도 최고급만 고집했습니다!”“우리는 최상급 별장을 목표로 만들었는데 문제가 생길 리가 없잖아요?”“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거죠?”소식을 접한 백운 그룹 직원들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너도나도 말을 보탰고 이마를 꾹꾹 누르던 정민아가 이내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누군가가
아침 열 시가 되자 주택 관리 부서와 생산 안전 부서가 동시에 출동했고 두 부서의 최고 담당자가 직접 부하들을 거느리고 백운 별장 프로젝트 현장의 작업을 중지시켰으며 공사팀의 대리 몇 명이 조사 협조로 경찰서에 끌려갔다. 심지어 백운 그룹의 모든 자격증과 문서를 취소하고 영업 정지를 시킨다는 소문도 파다했다.소문이 퍼지자, 백운 그룹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정민아가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던 그때, 회의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경기도 경찰청 감사관인 문준남이 사람들을 거느리고 기세가 등등하게 나타났다.“담당자는 저희와 함께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경기도 중점 부서들로 이루어진 특별 행동 팀이고 당신들 회사에 생긴 사고를 조사하러 왔습니다.”문준남의 곁에는 경기도 주택 관리 담당자와 생산 안전 담당자가 서 있었으며 모든 사람이 각 영역의 최고로 전문적인 담당자들이었다.백운 별장 프로젝트는 너무 많은 사람의 이익과 연관되어 있었으며 심지어 서울의 일부 전설 인물들까지 알게 모르게 구매 자격을 얻었고 계약금까지 지불한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큰 사건이 터진 이상, 그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했기에 경기도 시청에서는 어쩔 수 없이 특별 행동 팀을 보낸 것이다.“제가 백운 그룹의 대표 정민아입니다.”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던 정민아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고 문준남은 공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저는 이번 특별 행동 팀의 팀장을 맡은 경기도 경찰청 감사관 문준남입니다. 백운 그룹이 완공 시간을 지키고 최대의 이익을 남기기 위해 질 떨어진 원자재를 사용하여 중대 사고가 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아닙니다! 저희가 사용한 원자재는 최상급 원자재입니다!”정민아가 부인하자 문준남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냉랭한 태도로 물었다.“최상급이요? 그런데 현장이 왜 무너진 겁니까? 누가 일부러 무너트리기라도 한 겁니까?”“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외삼촌 임무경의 체면을 봐서 저에게 시간을 좀 주실
"그래요? 당신 회사에서 사용한 모든 원자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신해요? 그 공사 현장에 매일 사용하는 원자재는 10톤을 넘어요! 대표인 당신은 매일 현장에서 지켜봤나요? 전남산 어르신이 별장을 구매하셔서 판매가 전혀 걱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예산을 낮춘 거 아닌가요? 당신들 별장을 구매한 유명 인사들이 많아요. 이번 조사로 별장에 질적인 문제가 확실히 존재하면 당신은 끝장난 거예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코털을 건드리고 앞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줄 알아요?”문준남이 코웃음 치며 연이어 말을 하자 정민아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으며 공사 현장에 문제가 발생한 건 사실이기에 이 상황에서 모든 변명이 무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바로 이때, 성남시 경찰서 사람들까지 찾아왔다.“여기 담당자가 누굽니까? 조금 전에 백운 그룹에 인명 사고가 났다고 익명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백운 그룹에서 공정 퀄리티 문제를 덮기 위해 피해자 가족에게 2억 원을 줬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명확한 위법 행위입니다!”“뭐라고요?”경찰의 말에 정민아는 정신이 혼미했다. 그녀가 언제 피해자 가족에게 돈을 보냈단 말인가?“어이가 없네요! 공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한 이유가 있었네요! 벌써 피해자를 매수했을 줄은 몰랐네요! 이건 사실 은폐입니다!”곁에 있던 문준남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하자, 정민아가 다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아닙니다! 저희는 돈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돈 보낸 사람이 누구죠?”성남 경찰서 직원이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틀었고 영상 속의 누군가가 병상에 누워있는 피해자에게 돈 봉투를 건넸으며 영상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정민아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한동안 말이 없었다.임은숙이었다!피해자에게 돈을 건넨 사람이 그녀의 어머니였기에 정민아는 입이 백 개여도 반박할 말이 없었다. 임은숙이 소문을 듣고 정민아 대신 이 일을 해결하려고 한 행동인 건 알지만 문제는 누군가에게 찍혔고 그 영상이 지금 명백한 증거로 변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