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24화

장효진을 아래위로 훑어보던 김예훈은 그제야 어렴풋이 생각나는 듯했다. 장효진은 몇 년 전에 김 씨 가문에서 일하던 하인이었으며 화장실 청소나 그릇을 닦는 일을 했었다.

그때 당시 나대는 성격이 아니었던 김예훈은 가끔가다가 백운 병원에 나타났었고 장효진은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 정확히는 몰랐지만, 그가 김 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었으며 그를 만날 때마다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났다.

김예훈은 안 본 사이에 장효진이 BMW 대리점의 대리가 되어 있었을 줄은 몰랐으며 그래도 꽤 충실하게 살고 있는 듯했다.

“아, 장효진 씨, 오랜만이네요. 근데 부하 직원들 관리를 좀 더 신경 써야겠네요. 제가 고객이고 차를 사러 왔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건 말도 안 되죠.”

김예훈이 웃으며 말하자, 장효진이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도련님, 제 생각엔 직원들 행동에 문제가 없는 거 같은데요! 제가 뉴스도 안 보고 사는 줄 알아요? 김 씨 가문은 얼마 전에 파산해서 자금이 CY 그룹에 전부 넘어갔잖아요. 우리 김 씨 가문의 도련님은 예전에 명품만 입으셨는데 이제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을 전부 합쳐도 2만 원은 못 넘네요. 딱 봐도 차를 살 능력이 없는데 저희 직원이 안내할 필요가 전혀 없잖아요? 저희는 1분 사이에도 몇백만 원씩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라 시간이 곧 돈이거든요!”

상대방의 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김예훈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굳어 있다가 옛정을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너무 치밀어 올랐기에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차를 살 돈이 없다고 누가 그래요? 제가 원하기만 하면 이 대리점까지 살 수 있어요.”

“풉!”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린 장효진이 말을 이어갔다.

“그만 해요, 도련님, 제 앞에서는 허세를 안 부려도 돼요. 당신네 김 씨 가문이 어떤 상황인지 제가 모를까 봐요? 그리고 우리 도련님은 지금 데릴사위 노릇까지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먹고 자고 입는 것까지 아내 돈으로 살고 있는데 좋게 말해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