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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순식간에 이도윤을 향해 바라보았다.

백채원은 여전히 그곳에서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어르신의 목소리도 차갑게 들려왔다.

“망설일 필요가 어딨다고. 얼른 채원을 선택하겠다고 말해라.”

백정일은 이도윤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 일은 자네가 스스로 결정해. 누구를 선택하든 난 자네를 탓하지 않을 거야.”

판다 인형은 모래시계를 하나 꺼냈다.

“1분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겠어요. 만약 그때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내가 당신을 대신해서 선택할 거예요.”

모래시계 속의 모래는 빠르게 내려갔고, 마치 지금 흘러가는 시간과 같았다.

도윤은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백채원은 끊임없이 구조를 요청했지만 반대로 지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방금 변진희가 입을 열었을 때 지아는 적어도 몇 마디 했는데, 지금은 자신에게 할 말이 하나도 없단 말인가?

도윤의 눈앞에는 1년 전의 겨울이 떠올랐다. 그날 밤, 하늘에서 함박눈이 내려왔다.

지아와 백채원은 동시에 바다에 떨어졌는데, 도윤은 즉시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 전림을 떠올렸다.

백채원의 뱃속에는 심지어 전림의 아이가 있었다.

게다가 진환도 따라서 뛰어내렸기에 도윤은 지아가 무사할 것이라 확신하며 즉시 백채원을 구하러 갔다.

그러나 도윤은 지아의 발이 그물에 걸릴 줄 몰랐고, 구조 받을 가장 좋은 시기를 놓쳐 조산을 초래할 줄은 더욱 몰랐다.

이것들은 모두 그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도윤은 지금까지 지아에게 한 마디라도 설명한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 지아뿐이란 것을.

그러나 오늘의 상황은 그때와 달랐고, 이 세상에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없었다.

두 눈을 감으면, 도윤은 여전히 피가 멈추지 않는 전림이 자신을 보고 웃으며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울, 울지 마. 대장은…… 죽을 수 없어. 난 널 대신해서 죽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해.”

“내…… 내 아내와 아이는 너에게 부탁할게.”

말을 마치자 전림은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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