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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방으로 돌아온 지아의 마음은 여전히 전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도윤은 여러가지 일로 다소 산만해 보였다.

“오빠 소식은 아직 없는 거야?”

도윤은 뒤늦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라고 했어?”

지아는 그의 손을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 한대경 안 좋아해. 조금도 그런 마음 없어.”

지아의 확고한 눈빛을 마주한 도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아, 난 그냥...”

도윤은 그저 불안할 뿐이었다. 도윤은 지아를 처음 봤던 그날부터, 지아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느꼈다.

지아는 마치 작은 태양과 같았다. 그녀가 어디에 있든지 그녀가 내뿜는 빛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윤은 그 빛을 오래전부터 자신의 집 안에 가두고 싶었다. ‘이 빛나는 작은 태양’을 자신의 곁에 두고 아무도 지아의 빛을 보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자신만의 태양이길 원했다.

하지만 작은 태양 같던 지아는 점차 그 빛을 잃어갔지만 도윤은 개의치 않고, 그녀가 그저 진주처럼 그의 소유물로 남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지아는 도윤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 지아가 다시 도윤의 세계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예전의 지아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고 눈부신 존재가 되어 있었다.

도윤은 이제 더 이상 그녀의 빛을 감출 수 없음을 깨달았다. 지아의 빛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렬했고, 도윤도 그녀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제 도윤의 마음속엔 오직 하나의 진실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지아의 빛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 지아의 빛은 그 어떤 감옥에도 가둘 수 없는 것이었다.

지아도 도윤의 강한 소유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설명했다.

“오늘은 묘소에 할머니랑 아빠를 뵈러 간 거야. 한대경이 올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거야. 한대경이 내 차 키를 뺏고 억지로 자기 차에 태운 거야.”

도윤은 지아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무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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