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96화

이런 한대경을 바라보며 지아는 침착하게 말했다.

“저는 지금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한대경은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만약 지아 아가씨가 모르신다면, 이 세상에 아는 분은 없겠죠. 제 요구는 간단합니다. 그저 아가씨께서 저에게 약을 발라주기만 하면 이번 일은 농담으로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대경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해 사태를 크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지아는 이도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도윤 씨, 나에게 줘.”

“지아야...”

도윤은 한대경의 속셈을 알기에 지아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염려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아는 이미 부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그녀는 가족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다. 부남진이 지아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라카에 갔던 것처럼, 이제는 지아도 부씨 가문을 위해 할 일이 있었다.

‘단지 약 좀을 발라주는 거지, 별일 아니야.’

지아는 도윤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를 안심시켰다.

“금방 끝날 거야.”

도윤은 망설였지만, 결국 지아의 결심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는 무겁게 숨을 내쉬며 약을 지아의 손에 건네주었다.

지아는 약을 받아 들고 한대경에게 다가갔다.

한대경은 여전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지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아에게 한대경은 그저 또 다른 환자일 뿐이었다.

도윤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비록 단순히 약을 바르는 일이었지만, 도윤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는 과거 자신이 백채원에게로 떠나갔을 때, 지아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인과응보, 결국 이런 식으로 벌을 받게 되는구나.’

한대경은 도윤을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 수고 좀 부탁드립니다.”

도윤은 손가락에 핏기가 사라지고 흰색으로 변할 정도로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지아를 향한 걱정과 한대경을 향한 분노가 뒤섞여 마음이 복잡했지만 차분하게 말했다.

“과한 말씀입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