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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결국 빠져나갈 틈은 없었다.

이미 도윤의 바지까지 손이 닿았던 지아는 원망에 찬 도윤의 두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나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도윤은 지아를 덥석 끌어안으며 말했다.

“어떻게 보상해줄 거야?”

“좀 참아. 다음 기회에 다시 봐.”

“그럼 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던 거야? 정말 조금도?”

그쪽으로 욕구가 크게 강하지 않았던 지아는 도윤이 떠난 뒤로 정말 단 한 번도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도윤의 폭풍키스와 유혹에 지아도 조금은 그런 욕구가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

지아는 주동적으로 도윤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먼저 집으로 돌아가 샤워부터 해.”

“밤에 다시 올게.”

이에 지아도 입술을 꽉 깨물며 대답했다.

“알겠어.”

지아는 자신의 옷을 정리하고 불만스러운 도윤의 눈빛을 뒤로 한 채 방에서 나왔다.

시종은 과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지아를 데리고 부남진에게로 향했다.

이때 부남진은 약간 부은 듯한 그녀의 빨간 입술을 발견했고 이에 지아는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비록 지아는 이미 애까지 여럿 낳은 어른이었지만 부남진 앞에서는 몰래 연애하다 들킨 어린 아이처럼 저도 모르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도윤이 오랜만에 저를 만나 대화가 좀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부남진은 찻잔을 들며 대답했다.

“정말 그냥 대화만 했어?”

부남진은 이미 지아를 꿰뚫은 듯 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얘야, 할아버지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도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할아버지, 사실 전...”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지아 스스로도 도윤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용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얘야, 도윤은 인품은 좋은 아이야. 나도 상관으로서 그 점을 꽤 높이 사고 말이야.”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도윤은 한 아내의 남편으로선 자격 미달이야. 그 자식이 너에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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