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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부남진의 눈빛은 순간 싸늘해졌고 손으로 컵을 꽉 쥐었다.

지아는 당장이라도 부남진이 폭발했던 같다는 느낌에 그의 손등을 톡톡 치며 말했다.

“각하, 일단 물부터 마시세요.”

방금 그 순간 부남진은 하마터면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미셸의 얼굴에 던진 뻔했다.

그는 차오르는 분노를 겨우 억누르고 자신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그래서 혼전임신이 자랑스럽기라도 한 거야?”

“은사님, 탓하시려면 저를...”

쨍그랑-

부남진은 손에 쥐고 있던 컵을 하용의 발 밀으로 뿌리며 말했다.

“설아는 철이 없다고 쳐도 하용 너까지 생각이 없는 거야? 아니면 일부러 내 기를 채우려고 이러는 거니?”

“혼전임신이라는 게 외부에 소문이라도 나면 사람들이 우리 부씨 가문을 어떻게 생각 하겠어?”

“아빠, 그 고지식한 생각 좀 버려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는데요! 게다가 저와 하용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요.”

“심지어 아빠도 오빠한테 빨리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고 재촉도 했잖아요. 마침 저에게 애가 생겼고 손자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거 좋은 일 아닌가요?”

그러자 부남진이 냉소하며 말했다.

“한 달 전만 해도 도윤이 아니면 평생 결혼은 하지 않겠다더니 이젠 또 하용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네 진심이 너무 값 떨어진다는 생각 안 들어?”

“전에는 제가 멍청해서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했던 것뿐이예요.”

“그럼 지금은 멍청하지 않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니?”

부남진의 말에 미셸은 할 말을 잃었고 민연주에게 도움을 바랬다.

“엄마, 빨리 나 대신 말 좀 해줘. 내가 임신한 게 나쁜 일도 아닌데 아빠는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시는 거야?”

하지만 민연주도 이번엔 미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 정말 미쳤구나? 네 아버지가 무슨 신분이고 넌 또 무슨 신분인지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거니?”

“이게 만일 소문이라도 나면 네 아빠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겠어?”

그러자 미셸이 투덜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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