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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설마 소지아와 도윤 저 녀석이 재혼이라고 하려는 건가?’

‘재혼한다고 쳐도 오늘 같은 부씨 가문의 가족 식사 자리에 저 자식 같은 외부인이 낄 필요는 없을 텐데?’

하용은 아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도윤이 부남진에게 상황 회보를 하러 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하용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동시에 차에서 내렸고 비슷한 검은색 코트를 입었으며 기럭지까지 매우 비슷했지만 유독 도윤이 풍기는 기운은 하용보다 더욱 싸늘했다.

다른 사람들이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표면적인 친분조차 유지하려 하지 않았고 냉랭한 얼굴로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동시에 부씨 가문에 발을 들여 놓았고 그들 뒤를 따르던 시종들은 두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마치 차가운 날씨보다 더욱 썰렁하게 느껴졌다.

“오늘 같은 가족 식사 자리에 네가 얼굴을 비추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웃기지도 않네.”

하용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도윤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가족 식사 자리인 걸 알면서 넌 무슨 자격으로 여기 있는 건데? 지난번 일이 쪽팔리지도 않나 봐?”

비록 지아에게 물을 뿌린 건 미셸이었으나 그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한 사람은 하용이었다.

하지만 그가 직접적으로 나서진 않았기에 부남진은 단지 미셸만 집에서 내쫓고 처벌했을 뿐 하용에게 책임을 묻진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판을 짠 사람이 하용임을 뻔히 알고 있었고 부남진 또한 그 일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

이때 하용이 쌀쌀맞게 대답했다.

“설아가 그런 일을 벌인 건 다 각하의 안전을 위한 거였어. 오히려 너와 소지아 그 여자가 뒤에서 농간을 부리고 각하를 속여왔지.”

“그러니 분명 각하도 누가 옳고 그른 건지 잘 알고 계실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은 동시에 식사 자리로 향했고 하용이 나타난 순간 민연주는 미간을 찌푸렸는데 초대하지 않은 손님임이 분명했다.

그녀는 부장경이 다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속상했지만 한 가족의 어른으로서 절대 그 불쾌한 감정을 대놓고 티 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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