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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게 된 순간 한수민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 남준?”

유남준과 똑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보다 눈빛이 훨씬 선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바로 그때 뒤에 있던 박민호가 고개를 빼곡 내밀고 소리를 냈다.

“엄마, 이분은 매형이 아니라 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셔.”

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란 바로 유남우를 가리킨다.

전에 박민정이 착각할 만할 정도로 너무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이다.

박민호의 말을 듣고 난 뒤 한수민은 바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았다.

“어머, 미안해요. 하도 닮아서 실수했네요.”

간병인은 눈짓 하나 동작 하나에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유남우를 보자마자 그의 신분과 지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사모님과 무슨 사이지?’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유남우의 정체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다.

행동거지가 겸손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고 유남우는 우러러봐야 할 것 같은 느낌도 안겨다 주고 있었다.

그런 그와 간병인은 감히 눈빛조차 마주칠 용기가 없었다.

유남우가 병실로 들어오자, 박민호도 잇달아 들어왔다.

박민호 역시 못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유남우라는 대조 물이 바로 옆에 있으므로 그 기질이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나가세요.”

유남우는 간병인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 간병인은 마지못해 자리를 비켜주었다.

간병인이 병실에서 나가자마자 박민호는 ‘펑’하고 문을 확 닫아버렸다.

병실 안은 온통 소독수 냄새로 진동을 했고 박민호는 유남우의 요구만 아니었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수민을 찾으려고 오겠다고 한 유남우의 의도는 알 수 없었으나 그는 박민정과 통화하는 것을 듣고 오자고 박민호에게 ‘부탁’을 했었다.

“어서 앉으세요.”

한수민이 말했다.

유남우는 의자에 앉아서 입을 열었다.

“몸은 좀 어떠세요?”

갑작스러운 그의 관심에 한수민은 살짝 흠칫거렸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괜찮아 보아야 마지막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한수민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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