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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저 말고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모든 것을 듣고 난 유남우가 한수민에게 물었다.

한수민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 질문의 답을 주었다.

“간병인이랑 민정이한테만 얘기했어요. 우리 간병인 좋은 사람이라 여기저기 흘리고 다닐 사람은 더더욱 아니고요.”

유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죽을 때가 되니 제 편이 누군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나지막한 소리로 한수민이 말했다.

하지만 유남우는 그 어떠한 동정심도 없었다.

“어릴 적부터 민정이한테서 그런 얘기 종종 들었었어요. 엄마가 기뻐했으면 좋겠는데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요.”

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한수민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만 같았다.

“그럴 자격이 없는 엄마인데...”

“조금이라도 잘해 주셨으면 적어도 저렇게 자격지심이 강하지 않고 구박도 당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제서야 자기 인생을 살고 있는 민정이가 안쓰러운 건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유남우는 덤덤하게 덧붙였다.

“엄마 사랑을 받지 못한 채 허구한 날 쓴소리만 들었던 민정이가 어떻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겠어요.”

한수민은 뼈만 남은 손으로 이불을 꼭 움켜쥐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도 하염없이 흘러 내려왔다.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얘기를 듣게 되는 순간 또다시 눈물이 흘리게 될 줄은 몰랐다.

“제가 죽고 나면 저 대신 우리 민정이 좀 잘 챙겨주시면 안 될까요? 더 이상 민정이를 볼 자격이 없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유남우는 그 말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앞으로 시간 되면 뵈러 오겠습니다. 민정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시고 싶으시면 아직 시간이 있을 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네.”

감격해 마지 못하는 모습으로 한수민이 말했다.

박민호가 과일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유남우가 이미 떠난 뒤였다.

그는 곧바로 과일을 병실에 두고 한수민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바로 뒤따라갔다.

무정하기 짝이 없는 아들을 묵묵히 바라보면서 한수민은 한심하기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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