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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

갑자기 걸려 온 고영란의 전화에 박민정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이때 고영란은 몹시나 언짢아하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

“현아랑 내기했다면서? 어떻게 함부로 그런 내기를 할 수 있어? 네가 회사로 들어간지 이제 얼마나 됐다고 그러는 거야? 현아 걔가 회사에 몇 년이나 있었는지 알기나 해? 넌 호산 그룹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IM 그룹에 대해서는 더더욱 백지상태잖아.”

“현아가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알아? 며칠 뒤에 나도 네 할아버지도 모두 회사로 불러들여서 대놓고 널 무참하게 굴 생각이래.”

고영란은 박민정을 좋아하는 축이 아니지만 결국 자기 가족이니 팔을 안으로 굽히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박민정은 자기 며느리이니 절대 최현아에게 당하는 꼴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요? 처음 듣는 말이긴 하네요.”

최현아가 이미 유명훈과 고영란까지 찾아갔었다는 말을 박민정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얼추 두 가지로 예측된다.

첫째, 혹시나 박민정이 계약을 무를까 봐.

둘째,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박민정을 호되게 모욕하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박민정의 대답에 고영란은 순간 더 짜증이 났다.

“회사 경영은 네가 하는 작곡이란 전혀 다른 개념이야. 하물며 넌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우리 남준이 아내잖아. 만약 이대로 현아한테 지게 된다면 우리 남준이 체면은 어떻게 할 건데?”

한바탕 야단을 치고 난 뒤 고영란은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IM 그룹 공급업체를 빼앗아 올 생각이라면서? 너한테 돈 줄 테니 가서 돈으로 해결하도록 해.”

그 말인즉슨, 밑지는 장사라고 하더라도 체면부터 챙기라는 것이다.

공급업체에 거액의 돈을 건네면서 호산 그룹과의 합작 관계를 유지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아니에요. 어머님, 저한테 다 계획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남준 씨 체면도 어머님 체면도 제가 지켜드릴 거예요.”

박민정은 잠시 멈칫거리다가 다시 덧붙였다.

“그래도 고마워요. 마음만 받고 별일 없으시면 그만 일 보러 갈게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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