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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무척이나 불쌍해 보이는 추경은을 마주하면서도 박민정은 눈빛이 더없이 차가웠다.

“네? 경은 씨, 대체 내가 이상한 거예요. 아니면 경은 씨가 이상한 거예요? 감히 내 남편을 넘본 것으로 부족하여 어쩜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할 수 있죠?”

추경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저 남준 오빠 진심으로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 말에 박민정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말은 왠지 내가 진심이 아니라는 것 같네요.”

“그리고 가장 관건은 남준 씨가 경은 씨 싫어하잖아요. 남자한테 사랑해달라고 강요하고 협박하는 건 좀 별로지 않아요?”

추경은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난...”

박민정은 지금 추경은을 상대할 틈이 없었다.

“별일 없으면 그만 가보시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 데 좀 비켜줄래요?”

박민정에게 도움을 청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추경은은 바로 가면을 벗어던졌다.

“참 인간이 어쩜 그렇게도 융통성이 없어? 하루빨리 회사에서 쫓겨 나가길 바랄게! 그땐 나한테 도와달라고 말 꺼내지도 마.”

이윽고 문을 ‘쾅’ 닫으면서 나갔다.

‘참 곱게 볼 수가 없는 사람이야.’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뇌 구조가 궁금할 정도야.’

박민정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난 뒤 더 이상 이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했다.

추경은 때문에 자기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추경은은 사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최현아에게 알렸다.

“박민정이 지금 회사에 있어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하는 게 없어 보였어요.”

“확실해요?”

최현아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네! 직접 확인해 보았는데, 호산 그룹 회의 자료 그 외에 IM 그룹에 관한 서류는 없었어요.”

추경은은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일부러 관심 얻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만한 실려도 없으면서 말이에요.”

최현아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알았어요. 계속 지켜보고 있어요.”

회사 안에서 최현아와 박민정이 내기한 일은 어느새 유씨 가문 고영란 귀에까지 흘러 들어갔다.

고영란은 소식을 듣자마자 다소 놀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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