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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유남우 사무실에서 나온 홍주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을 즐기고 있는 동료들을 보게 되었다.

잠깐 흠칫거리더니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도착한 배달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때 배달 음식을 먹고 있는 홍주영을 보고서 박민정은 이상하기만 했다.

‘어찌 된 상황이지?’

“혹시 호텔 측에서 깜빡하고 홍 비서님께 주문을 받지 않았나요?”

그 말에 동료들이 서로 맞장구를 치면서 기다리다시피 비아냥거렸다.

“그럴 리가요. 아무리 잘해준다고 한들 절대 민정 씨 마음 몰라줄 거예요.”

“워낙 혼자에 익숙해진 사람이라 늘 저런 식이에요. 저렇게 해야만 대표님 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굳이 홍 비서님 때문에 민정 씨 기분까지 망치지 말고요.”

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은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점심을 먹었다.

산모인 박민정을 위해서 야심 차게 준비한 점심을 말이야.

박민정은 갈수록 홍주영에 대한 호기심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홍주영은 결코 다른 사람의 호의를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어제 디저트를 건네주었을 때도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은 홍주영이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직접 주문한 배달 음식에만 집중했다.

다만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때 누군가가 홍주영 옆으로 다가왔다.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니 박민정이었다.

홍주영은 곧바로 차갑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그러자 호텔에서 여부로 보내온 음식을 홍주영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는 박민정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왔다.

“배달 음식 자주 드시면 안 좋아요. 저 혼자서 먹기에는 좀 과분한 양이라 괜찮으시면 이거 드세요.”

실은 속으로 거절을 당하게 될까 봐 살짝 걱정하면서 뱉은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호산 그룹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 본다면 홍주영은 깊이 사귈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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