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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네? 거절하라고요?”

사무실 직원들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왜 거절해야 하는 거죠?”

공짜로 고급스러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자기 입으로 직접 거절하라고 하니 내심 언짢기도 했다.

하지만 최현아 비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없어서 완곡하게 에둘러 말했다.

“저희 마케팅 5팀이 좀 바쁘잖아요. 다들 열심히 일하시면 앞으로 그 돈으로 얼마든지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직원들은 그 말을 듣고서 마침내 풀이 죽고 말았다.

마케팅 5팀은 담당자가 최현아로 바뀌고 난 뒤로 실적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마땅히 줘야 할 인셉티브까지 주려고 하지 않았다.

호산 그룹의 오래된 직원으로 일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았더라면, 책임져야 할 식솔이 없었더라면 다들 그만두고 갔을 것이다.

“지금 인셉티브로는 호텔 요리가 아니라 평범한 한식당으로 가서 밥 한 끼 먹기도 부담스러워요.”

마음 편히 외식 한 번 하기 어려운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마케팅 5팀이다.

비서 역시 같은 직원으로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나 최현아가 결정한 일이니 번복할 자격도 없었다.

자기 속도 말이 아닌데 직원들의 푸념을 그대로 듣고 소화해야만 했다.

한편 최현아는 자기 이미지와 신념이 점점 바닥을 치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마케팅 총담당자 자리에 오르려고 머리를 짜고 있다.

지금은 단지 마케팅 5팀의 작은 담당자로 실적도 가장 낮은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이게 다 그 노인네 때문이야! 남우는 본사 대표 자리에 앉혀 놓고 우리 성혁을 지사로 보낸 바람에 내가 고작 이런 자리에 있는 거라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최현아는 유난히 화가 났다.

점심시간이 되고 다들 오전에 주문한 대로 음식을 받게 되었다.

호산 그룹 근처에 있는 호텔 전체가 힘을 합쳐 5천 명의 점심을 준비한 것이었다.

마케팅 5팀만 제외하고 다른 부서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점심을 즐기게 되었다.

그리고 최현아의 팀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케팅 5팀 직원들은 배달 음식을 시켜서 먹을 수밖에 없었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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