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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작가: 윤지
박민정은 말을 마친 후 약간의 고민을 하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지 못한다면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 말을 하면서 그녀는 유남준이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가 갑자기 정서가 하락하였다고 생각하여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남준 씨와 나는 분명 다를 거예요. 남준 씨가 지금 보지는 못해도 많은 정상인보다 훨씬 뛰어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남준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응, 계속 일하도록 해.”

그가 말했습니다.

“그래요.”

박민정은 그가 헛된 걱정을 하지 않도록 말을 덧붙였다.

“걱정 마요,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착하지.”

전화를 끊고 난 후에도 유남준은 여전히 휴대전화를 꽉 쥐고 있었다.

박민정이 장난스럽게 말한 ‘착하지’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착하지?'

유남준은 마음속이 복잡했다.

다른 쪽에서는 박민정이 휴대전화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유남준이 시각을 잃은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처럼 유남준의 입으로부터 완곡한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박민정은 오늘 일찍 퇴근하여 유남준을 만나러 가기로 결심했다.

그가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가 볼 수 있든 아니든 자신과 두 아이는 그를 절대 멀리하지 않을 거다.

결정을 내린 후 박민정은 오늘의 임무를 신속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최현아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회의를 진행할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위층에게 말했다.

“어제의 계약은 박민정 비서의 공헌이 큽니다.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우리와 천인 그룹의 합작이 이토록 순조롭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두가 감탄하는 시선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최현아가 말을 꺼냈다.

“박민정 비서, 당신의 능력이 뛰어나서 그러는데, IM 그룹 본사를 한 번 방문해 줄 수 있을까요?”

IM 그룹...

이 몇 글자가 나오자, 모든 사람의 얼굴색이 어두워졌고 유남우의 눈 밑에도 어두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한때 유엔 케이 그룹은 진주시에서 적수가 없었지만,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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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gens.l
무슨 비서한테 대표도 못하고 빈손으로 오는 일을 자꾸 맡기나요? 입증시켜서 대표 시킬 것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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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정도 이번만큼은 그녀의 손을 피하지 않았다.그렇게 정수미는 드디어 박민정의 얼굴을 만져볼 수 있었고 뜨거운 촉감은 그녀가 지금 꿈꾸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줬다.그리고 어느새 누가가 빨개진 채 계속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민정아, 민정아...”“네, 저 여기 있어요.”“내가 지금 꿈꾸는 게 아니라 진짜 우리 민정이구나. 난 네가 또, 또 사라지는 줄 알았어.”정수미는 아주 기나긴 악몽을 꾸게 되었는데 꿈속에서 누군가가 자기 딸을 데려갔고, 또 나중에 박민정을 만났는데 꿈속의 그녀는 절대 정수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차갑게 말했다.박민정은 그런 정수미의 모습을 보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유남준이 마침 마실 물을 가져왔고 박민정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먹여줬다.의사도 와서 다시 한번 정밀 검사를 해줬다.모든 검사가 끝난 뒤 의사는 병실 밖에서 그들에게 결과를 말해줬다.길연서도 인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정 대표님께서 혹시 깨어나셨나요?” 그녀가 묻자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깨어나셨어요.”길연서는 빠르게 핸드폰을 꺼냈다.“지금 당장 큰 아가씨한테 알릴게요.”막 통화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의사가 길연서 더러 먼저 병실 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전했다.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던 정수미는 그녀를 보자마자 귓가에 무언가 말해줬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길연서는 다시 핸드폰을 끄더니 이후에도 윤소현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박민정과 유남준은 밖에서 기다리다가 길연서의 부름에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정수미가 한껏 기운 없는 목소리로 박민정을 불렀고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갔다.그러자 정수미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민정아, 괜히 나 때문에 온 밤 고생했어. 이제 괜찮으니까 너도 빨리 돌아가서 쉬어.”“네.”박민정은 가볍게 대답만 했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그녀가 깨어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두 사람을 떠나보내자마자 정수미는 갑자기 침대에 털썩하고 쓰러지더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84화

    기다린 지 벌써 세 시간이 넘었으나 정수미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길연서는 야식을 배달시켰다. “두 분은 이것 좀 드시고 가서 쉬어요. 여기는 제가 있을게요.”윤소현은 진작에 졸려서 죽을 것 같았는데 그녀의 말에 음식을 힐끗 보더니 손을 저으며 답했다.“저는 안 먹을래요. 시간도 늦었고 지금 먹으면 살도 찌고 건강에도 안 좋아요.”말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서며 기지개를 켰다.“그럼 전 이만 쉬러 갈 테니까 제 동생이랑 지키고 있어요. 혼자서 지키면 제가 마음이 안 놓여서요.”사실 윤소현은 다른 계획이 있었다.그러나 박민정은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졸리지도 않았고 이따 유남준이 오기에 그를 기다려야 했다.윤소현이 떠나가자마자 길연서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20년 넘게 키운 수양딸이라고 해도 어떻게 지금껏 헤어져 있었던 친딸보다 더 정이 없는지, 길연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둘째 아가씨, 아니면 저기 간병인 침대에서 잠깐만이라도 눈 좀 붙이세요.”그러나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아직 안 졸려요.”“그럼 뭐라도 좀 드세요.”박민정은 그녀의 말대로 음식을 조금 가져와서 먹은 뒤 계속 앉아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준이 찾아왔는데 가녀린 몸으로 정수미 곁을 지키고 있는 박미정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민정아.”박민정은 지금 유남준을 보기만 해도 무섭고 떨렸다.“왔어요?”원래 유남준에게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기어코 아이들을 재우고 이쪽으로 달려왔다.길연서는 정수미의 사위가 온 모습을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깍듯이 인사했다.“유 대표님.”“안녕하세요.”“그럼 말씀 나누세요.”굳이 부부 사이에 끼기 싫어 길연서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박민정은 원래 그녀를 불러세우려고 했으나 한발 늦은 것 같았다.그렇게 병실 안에는 유남준과 박민정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이때, 박민정이 어색함을 깨려고 먼저 말을 걸었다.“이만 돌아가서 쉬어요. 시간도 늦었고 내일 출근해야 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83화

    어쨌든 정수미는 박민정의 친엄마다.길연서는 박민정의 말을 듣고나서야 안심되었다.그러나 윤소현은 계획이 틀어지자 박민정에게 한껏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민정아, 설마 엄마 유산을 네가 못 받을까 봐 걱정돼서 여기 남겠다는 건 아니지?”박민정은 원래 그녀와 입씨름하기 싫어 그냥 무시하려고 했는데 자꾸 자극하는 윤소현을 더는 봐주기 힘들어 이참에 깔끔하게 인정하기로 했다.“맞아요. 정 대표님은 제 친엄마인데 당연히 제가 유산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더구나 유언장에도 제가 유산 절반을 상속받는다고 되어있고요.”박민정이 살짝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만약 정 대표님께서 진짜 돌아가셨는데 제가 없는 틈에 누군가가 유언장에 손을 대면 어떡해요?”“너!”윤소현이 박민정의 뺨을 때리려고 손을 높게 들자 옆에 서 있던 정민기가 단번에 그녀의 팔목을 잡고 내팽개쳤다.그러다가 윤소현은 뒤로 몇 발짝 휘청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박민정, 엄마가 죽길 바라는 건 내가 아니라 너잖아!”윤소현이 불같은 화를 냈지만 박민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저 수술실 문 쪽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오래 기다린 끝에 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리면서 정수미가 밀려 나오자 윤소현이 빠르게 달려가 의사한테 물었다.“의사 선생님, 저희 엄마는 괜찮나요?”그러자 의사가 대뜸 엄숙한 얼굴로 그들에게 물었다.“혹시 환자분께서 어제저녁이랑 오늘 아침에 뭘 드셨을까요?”순간 윤소현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다.“늘 드시던 음식이었어요.”자신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그녀는 한껏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한 분이 대표로 가서 혹시 환자분이 먹다 남은 음식이 있으면 싸 오세요.”의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길연서는 곧바로 집안 도우미에게 전화하려고 했지만 윤소현이 그녀를 말렸다.“매일 먹다 남긴 음식은 모두 음식물 쓰레기 통에 버리는데 그걸 어떻게 갖고 와요? 의사 선생님, 우리 엄마는 대체 왜 저렇게 된 걸까요?”“일단 응급처치해서 맥박은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여

  • 죽기 전엔 못 놔줘   재1682화

    그렇더라도 이상하게 이번이랑 지난번이랑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지난번에는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아무 미련없이 돌아섰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자꾸만 머릿속에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이게 한 사람에게 감정이 있는 거랑 없는 것 차이일 것이다.오후가 되어서야 박민정은 진서연과 에리가 가짜 연인 연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두 사람은 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그녀의 물음에 진서연이 답했다.“에리 씨 아버님이랑 어머님께서 크게 실망하실까 봐요.”“이러다가 나중에 들통나면 오히려 더 불쾌해하실 거야. 그때 가서 했던 말들을 주워 담기에는 이미 늦었고.”“에리 씨가 요 며칠 시간을 이용해서 최대한 빨리 여자 친구를 찾겠대요. 그러면 저는 슬쩍 빠지면 되거든요.”“그래.”박민정은 더 이상 말하기도 뭐했다.저녁 퇴근길에 그녀는 정민기의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급정거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는데 하마터면 앞에 차를 들이받을 뻔했다.정민기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며 그녀에게 연신 사과했다.“정말 죄송합니다.”여태껏 운전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실수를 범했는데 한눈에 봐도 정민기는 지금 온통 진서연과의 일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민기 씨, 혹시 서연이랑 무슨 오해가 생긴 건가요?”박민정의 물음에 정민기는 자기도 모르게 핸들을 꽉 쥐었다.“아니요.”그가 부정하는 모습에 박민정은 원래 진서연과 에리 사이의 일을 솔직하게 말해주려 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보니 정수미 비서인 길연서였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시죠?”“둘째 아가씨,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병원에 한 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정 대표님께서 지금 응급실에 실려 왔거든요.”울먹이면서 말하는 비서의 목소리에 박민정도 순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네, 바로 가겠습니다.”정민기는 그길로 박민정을 병원까지 데려다줬다.도착해보니 응급실 복도에서 윤소현이 안정부절못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사실 그녀는 어제 정수미와 이모 정주보가 통화하는 걸 우연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81화

    에리는 그런 그녀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하늘 아래에 널린 게 남잔데 왜 하필 정민기 씨에요?”그도 정민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아우라를 보고는 분명 평범한 보디가드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에리 씨는 아마 모를 거예요. 저 같은 여자가 그런 남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건 하늘에 별 따기라는 사실을요.”진서연은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정민기는 마치 드라마 속의 여느 멋진 남주처럼 느껴지면서 더욱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에리는 반지를 다시 그녀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아니에요. 이건 제가 드리는 위로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받아요.”에리는 항상 씀씀이가 컸고 더구나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 그로서는 반지를 다시 돌려받는다고 해도 줄 사람이 없었다.진서연은 원래 기뻐해야 할 상황이지만 이상하게 기쁘지 않았다.“싫어요. 이런 반지는 나중에 진짜 저를 사랑해 주는 사람한테서 받을래요.”에리는 난생처음으로 여자에게 준 선물을 거절당했는데 순간 자신이 저따위 보디가드보다 매력이 없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그럼 이렇게 합시다. 어차피 지금 헤어진 마당에 그냥 제 가짜 여자 친구가 되는 건 어때요? 당연히 이에 따르는 보상도 있고요.”에리는 잠깐 뭔가를 고민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아직 그 사람이 신경 쓰이잖아요. 그러면 정민기 씨도 서연 씨가 신경 쓰이게 저를 이용해서 한번 자극해 보는 건 어때요?”“정민기 씨는 자기랑 헤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바로 저 같은 대스타랑 연애한다고 생각하면 분명 배 아파할 겁니다.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오잖아요? 많은 여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남자들한테 자신이 매우 인기가 있다는 걸 느끼게 만들잖아요.”진서연은 어느새 눈물콧물 범벅이 된 채 그에게 물었다.“그래도 될까요?”“어차피 헤어졌는데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그렇게 두 바보는 이상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민수아가 지나가다가 두 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어 박민정의 사무실로 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80화

    박민정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왜?”그러자 진서연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저도 모르겠어요.”어제 집에 돌아간 뒤, 진서연이 막 자려고 누웠는데 정민기가 갑자기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하여 진서연은 두 사람 사이에 드디어 진전이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오는 건 정민기의 이별 선고였다.그리고 그녀는 지금까지 멍한 상태였다.낮에는 별말이 없었다가 왜 저녁에 갑자기 헤어지자고 했는지 알 수 없었다.“이유가 뭔지 물어봤어?”“우리 두 사람은 안 어울린대요.”진서연은 어느새 눈가가 빨개져서는 겨우 말을 이었다.“그러면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말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안 어울린다고 할까요? 설마 밖에 다른 여자가 생긴 건 아니겠죠?”“설마.”박민정은 정민기가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면 왜 그럴까요? 갑자기 저한테 흥미가 떨어졌을까요?”진서연은 박민정의 품에서 벗어나더니 다시 중얼거렸다.“내가 못 생겨서 질렸나?”진서연은 진심으로 정민기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니 자꾸 이상한 생각만 들면서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분명 무슨 오해가 있다고 생각해.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내가 기회를 봐서 민기 씨한테 물어볼게.”“네.”진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걱정스레 말했다.“혹시 물어보실 때 절대 제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가볍게 원인만 물어봐 주시면 돼요. 네?”비록 헤어졌지만 자존감은 지키고 싶었고 정민기한테 집착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래, 알겠어.”박민정은 먼저 진서연을 회사로 보낸 뒤 곧바로 씻으러 갔다.“민정아, 왜 날 피해?”유남준이 언제부터 화장실 문 어구에 서 있었는지 박민정은 그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하마터면 양치하던 물을 삼킬 뻔했다.“설마요. 제가 왜 남준 씨를 피하겠어요?”유남준은 그녀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진짜 일부러 피한 게 아니라고?”그가 들어오면서 순간 화장실이 좁아졌는데 박민정은 숨을 한번 깊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79화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진서연은 볼록해진 배와 트림까지 하더니 대뜸 감탄하기 시작했다.“에리 씨는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랐을 텐데 너무 행복했겠어요.”“서연 씨는 식성이 좋아서 뭐든 다 맛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그녀의 말대로 에리는 어렸을 때부터 산해진미를 먹고 자라서 오늘 요리에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그게 복인 줄도 모르고.”진서연은 투덜거리다가 아까 받았던 돈봉투를 에리에게 돌려줬다.“자, 이건 돌려줄게요.”어차피 가짜 여자 친구인데 밥 한 끼 정도는 먹어줄 수 있어도 이 돈은 받을 수 없었다.그러자 에리가 덤덤하게 답했다.“하루 일당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받아요.”“맛있는 밥도 얻어먹었는데 돈은 당연히 돌려줘야죠.”“제가 그 돈이 아쉬운 사람처럼 보여요?”에리의 물음에 진서연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사람한테는 이깟 돈이 아무것도 아니다.“그럼 사양하지 않고 받을게요. 고마워요.”비록 봉투 안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께를 만져보니 적지 않은 돈인 것 같은데 문득 출근하는 것보다 수입이 짭짤하다고 생각되었다.“별말씀을요. 저희는 친구잖아요.”에리는 그길로 진서연을 박씨 가문 옛 저택까지 데려다줬다.도착해보니 저택 밖은 이미 어둠이 내려져 있었다.진서연은 차에서 내린 뒤 에리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그러나 누군가가 어두운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진서연은 집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봉투를 열어보았는데 역시나 5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 있었다.이때 갑자기 봉투에서 무언가가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는데 줍고 나서야 그게 커다란 다이아몬드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대박, 너무 예뻐!”진서연은 그들이 여기에 다이아몬드까지 넣어줄 줄은 몰랐다.이렇게 큰 사이즈면 분명 몇천만 원도 넘을 것이다.첫 만남에 50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런 다이아몬드는 당연히 받을 수 없었다.하여 진서연은 내일 아침 일찍 회사에 가자마자 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78화

    결국 진서연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의 말을 들어줬다.그리고 자기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정민기에게 오늘은 안 될 것 같으니 내일 같이 밥 먹자고 문자를 보냈다.이 시각, 정민기는 문자를 보자마자 혹시나 진서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러나 원래 많이 물어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는 비록 궁금하긴 하지만 애써 참고 메시지에 답장했다.“네.”저녁때쯤, 에리는 진서연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갔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정민기가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따라오던 그의 부하가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보스, 오늘 형수님 만난다고 하지 않았어요?”“일 있대.”“헐, 저거 엄청 비싼 차인데!”그의 말에 정민기가 고개를 돌려보니 두 사람은 값비싼 슈퍼 카를 타고 자리를 떴다.부하들은 원래 정민기를 무서워했지만 같이 지낸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이제는 많이 편해진 것 같았다.“보스, 형수님은 왜 갑자기 저런 차를 타고 갈까요?”정민기는 원래 몇십억짜리 자동차 따위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했지만 부하가 대놓고 물어보니 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나도 몰라.”그리고 퉁명스럽게 대답한 뒤 다시 자기 차에 올라탔다.지금 그가 타고 다는 차는 고작 몇천만짜리였고 길거리에 몰고 나가도 눈길 한 번을 안 줄 그런 차였다.그저 박민정의 보디가드로서 너무 좋은 차를 끌고 다녀 굳이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정민기가 말없이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본 부하들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설마 형수님이랑 다툰 건가?” “아까 그 차는 한눈에 봐도 엄청 비싼 차일 것 같은데 설마 형수님께서 마음을 바꾼 건 아니겠지? 우리 보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어떻게...”“대단하면 뭐 해? 지금 시대는 돈이 제일 쓸모가 있단 걸 몰라?”“하긴 요즘 사람들은 너무 현실적이야.”부하들의 말을 정민기는 차 안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핸들을 꽉 쥐었다.그러나 지금은 퇴근한 박민정을 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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