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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최현아는 박민정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을 디스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무슨 뜻이죠? 내가 당신을 IM 그룹에 보내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 난 당신 보고 상대 회사에 가서 두 회사 간의 협력 의향을 말하라는 거예요.”

최현아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주변의 다른 고위층들은 그녀의 신경질적인 상태에 익숙해져 있어 아무도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 신입 비서의 처지에 동정을 표했다.

이때 유남우가 입을 열었다.

“최 대표, 박민정 씨는 제 개인 비서로 경쟁 회사와의 조정을 담당하지 않습니다. 인원이 필요하다면 홍보부나 영업부에서 찾아보세요. 그쪽이 더 적합할 겁니다.”

회사의 사장이 말을 하자 최현아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참고 또 참다 한마디 뱉었다.

“방금 박민정 비서와 농담한 것뿐이에요.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 그녀가 대표님의 비서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러곤 박민정을 바라보며 웃었다.

“비서에게 영업과 홍보 업무를 맡기는 것은 확실히 무리이긴 하죠.”

그 뜻인즉슨 박민정이 영업부와 홍보부 직원에 비해 부족하다는 거다.

박민정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유남준을 만나러 가야 했기에 최현아한테 낭비할 시간 따윈 없었다.

회의는 이렇게 끝났다.

회의실을 나서면서 최현아는 박민정의 곁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춰 말하였다.

“남우 도련님이 도와준다고 해서 자기가 대단한 줄 아는 것 같은데. 알려줄게, 능력이 없으면 호산 그룹에서 오래 못 버텨.”

말을 마친 후, 최현아는 박민정의 옆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민정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어제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 본 결과 자신이 영원히 대표 비서로만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현아는 현재 영업부를 담당하는 부장 중 한 명으로서 그녀보다 직위와 권한이 높다는 것을 안다.

같은 유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자신이 최현아보다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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