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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이때 유남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화 안 났으니까 걱정하지 마. 안 가도 돼.”

추경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네가 형을 좋아한다면 곁에서 챙겨줘야 하지 않겠어? 만약 두 사람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나게 되면 진심으로 축복해 줄게.”

추경은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진짜?”

“당연하지. 그런데 하나 주의할 게 있어.”

유남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박민정은 건드리지 마. 만약 박민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가 직접 너에게 벌을 줄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추경은은 유남우의 의도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새언니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야. 유씨 가문의 대를 이을 아이를 낳아준 사람이니 늘 고맙게 생각해.”

“앞으로 형과 박민정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나한테 연락해.”

“그렇게 할게.”

추경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유남우는 뒤돌아 나갔고 추경은은 그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 추경은이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유남우와 다시 마주치기 전에 회사를 급급히 빠져나가 택시에 앉았다.

휴대폰 문자 알림음과 함께 문자가 떴다.

“박민정은 지금 박씨 가문 옛 저택에 있어.”

최현아가 보낸 문자였다. 어제 박민정이 별장을 나간 뒤로 종적을 감추었기에 추경은이 진주시에 대해 잘 알고 박민정을 꿰뚫고 있는 최현아한테 알아보라고 부탁한 것이다.

추경은은 운전기사를 재촉했고 차는 저택으로 향했다.

“나한테서 도망갈 생각하지 마.”

한편 박씨 가문 옛 저택.

집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저택 안을 청소하다가 박형식이 쓰던 서재의 문을 열었다. 기억을 더듬으며 서재의 서랍 제일 아래층을 열어 박형식이 아끼던 사진을 찾아냈다.

그것은 네 식구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 한수민이 기어코 박민정을 빼놓고 찍었지만 박형식은 박민정을 달래기 위해 포토샵으로 박민정의 사진을 가족사진에 붙여 넣었다.

박형식은 한수민한테 들키지 않고 매일 가족사진을 보기 위해 서랍의 제일 아래층에 넣어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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