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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뭐라고?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셈이야?”

윤석후가 물었다.

“당연히 엄마 말대로 해야죠. 근데 문제는 지금 한수민이 사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윤소현은 모녀 관계를 정리하는 것에 관한 계약서까지 준비해 두었다.

그 말을 듣게 된 윤석훈의 눈빛은 확 달라지면서 차갑기 그지없었다.

“앞으로 우리가 걷게 될 길에서 한수민은 틀림없이 걸림돌처럼 내내 거슬리게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이쯤에서 한 방에 해결하는 게 좋겠어.”

“아빠가 나서서 그 사인 받아줄게. 겸사겸사 이혼 서류도 작성해야겠어.”

“네.”

...

아무리 흉악한 사람이라도 자기 가족은 절대 해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집안만큼은 그 말과 어긋나는 쪽으로 걸으려는 모습이다.

오전에 한창 업무에 몰입하고 있을 때, 간병인으로부터 박민정은 또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민정 씨, 얼른 좀 오세요. 큰일 났어요.”

박민정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한수민의 병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윤석후와 윤소현도 병실 안에 함께 있었는데 한수민에게 강제로 사인을 받고 있었다.

간병인이 밖에서 박민정에게 알려주었다.

“아침 일찍부터 오셨는데, 오자마자 사모님의 손을 잡고 사인을 강요하고 있지 뭐예요. 길 가던 행인이라도 저렇게 무정하게 굴 것 같지 않아요.”

“이혼 서류에 사인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간병인은 박민정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박민정이 나서서 한수민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박미정은 윤석후가 서둘러서 이혼하려는 그 마음을 알고 있다.

한수민과 그 어떠한 관계도 엮이지 않게 빚에 시달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부녀 사이를 끊어버리는 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으나 두 사람이 일단 이혼하게 되면 박민정은 돈을 받을 곳이 없게 된다.

윤씨 가문의 모든 재산도 본래는 박씨 가문의 것이다.

박민정은 핸드폰을 꺼내 들어 정민기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그러던 그때 의사 가운을 입은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박민정을 불렀다.

“박민정 씨?”

박민정은 그 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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