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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두 사람에게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박민정은 경비실로 몸을 숨겼다.

경비원은 갑자기 들이닥친 박민정을 바라보면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사모님, 괜찮으세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네.”

박민정은 그에게 정문에 있는 감시 카메라를 켜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박민정은 화면을 뚫어지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문 앞에서 박민정을 기다리고 있던 서다희는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 추경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다희 오빠.”

추경은은 서다희를 향해 수줍은 듯 종종걸음으로 달아갔고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서다희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걸음 물러서게 되었다.

추경은에게 그 어떠한 호감도 없는 모습으로.

“경은 씨, 그냥 서 비서라고 불러주시죠.”

추경은은 그 말에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왜 그러는 거예요? 그 여자 때문에 나한테 화난 거예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추경은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면서 세상 가녀린 척을 했다.

“미안해요. 그만 화 풀어요. 그 여자한테는 제가 가서 직접 사과할게요.”

“사과는 왜 하는 거죠?”

서다희가 물었다.

그러자 추경은은 우물쭈물하면서 대답했다.

“우리 사이 오해했잖아요... 그래서 사과하려고요...”

서다희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녹음을 털어놓았는데, 지금과는 정반대인 추경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오늘 다희 오빠랑 왜 사적으로 만나려고 하는 지 알아? 꼬리 치려고 그런 거야. 근데 네까짓 게 끼어들 수 있을 것 같아?”

추경은은 순간 사색이 되고 말았다.

서다희는 그런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추경은 씨, 앞으로 그냥 남남으로 지내시죠. 오빠니 뭐니 그런 소리도 하지 말고요. 저한테는 동생이 없거든요.”

그 말에 사색이 되었던 추경은의 얼굴은 화끈 달아오르고 말았다.

그날 민수아와 했던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다.

‘대단한 여자였어! 감히 녹음을 하다니!’

‘앞으로 조심해서 말하고 행동해야겠어!’

이미 까밝혀진 상황임으로 추경은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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