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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멀리 서서 지켜보던 박민정은 한수민의 말을 듣고서 그 어떠한 동정심도 느끼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때 간병인이 박민정을 불러세웠다.

“민정 씨 덕분에 이 정도로 끝낼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박민정이 아니었다면 한수민이 강제로 회사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것이라며 생각하고 있는 간병인이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나서 간병인은 한수민의 옷깃을 당기며 그녀 역시 박민정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했으면 했다.

한수민은 고개를 들어 박민정은 바라보았는데, 따뜻한 말이 아니라 심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 이 꼴 된 거 보려고 온 거야? 직접 보니 어때? 마음에 들어?”

박민정은 유난히 덤덤한 모습으로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네, 그러려고 온 거 맞는데, 이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네요.”

한수민은 바로 발버둥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박민정을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 걷지도 못해 뒤로 넘어가려고 했고 간병인이 옆에서 간신히 잡았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한수민을 의사는 간신히 그녀를 염라대왕 손에서 빼앗아 왔다.

“암세포 확산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보호자 분께서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그 말을 듣게 된 박민정은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

덤덤했던 눈빛은 마침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요?”

의사는 박민정의 그 질문을 듣고 한수민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러한 질문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박민정은 지금 다른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얼마나 더 고통 속에서 발버둥 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말이다.

“한 석 달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석 달... 그건 너무 빨리 죽는 건데...’

한수민이 한 짓에 비하면 석 달 살고 죽는 건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 행복한 일이다.

의사가 떠나고 나서 한수민은 다시 병실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아주 긴 시간 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 있었고 깨어날 수 없는 꿈까지 꾸었다.

꿈에 박형식이 찾아와서 그녀가 한 짓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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