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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박민정을 보게 된 순간 정수미는 그녀가 홀로 칼을 들고서 자기한테 했었던 말들이 떠 올랐다.

만약 윤소현만 아니었다면 정수미는 박민정이라는 사람을 마음에 들어 했을 것이다.

“너 역시 구경하려고 온 거야?”

정수미는 말하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구경 온 사람들은 회사 직원들이 아니라 회사 앞을 지나가고 있던 행인들이었다.

“당연히 아니죠.”

박민정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서 무엇인가 찾는 듯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덧붙였다.

“아까 저기서 듣자 하니 증거가 필요하다면서요? 한수민 여사님이 윤소현 씨 생모라는 것에 관한 증거 말이에요.”

윤소현은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하지만 박민정은 그녀를 무시해 버리고 핸드폰에서 친자확인 보고서를 찾아 정수미에게 건네주었다.

정수미는 지금 이 상황이 어리둥절하기만 했지만, 일단은 건네받았다.

보고서에는 한수민과 윤소현이 모녀 관계가 확실하면서 적혀 있었다.

윤소현 역시 다가와 들여다보았는데 믿어지지 않았다.

“엄마, 이거 가짜일 거예요.”

“제가 어떻게 저 사람 딸일 수 있단 말이에요.”

할리우드 배우도 울고 갈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윤소현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간병인은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윤소현 씨, 지난번에 사모님 뵈러 왔을 때, 직접 말하시는 거 제가 다 들었어요. 사모님이 윤소현 씨 친엄마라면서 돈을 요구하셨잖아요.”

간병인은 원래 남의 집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지만 자기 생모를 외면하고 오히려 짓밟고 있는 윤소현의 행동에 그럴 수 없었다.

간병인까지 나서자 윤소현은 제대로 터지고 말았다.

“간병인 따위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서로 짜고 치면서 나 엿 먹이려고 하는 거 아니야? 너희들 다 명예 훼손죄로 감방에 처넣을 수도 있어.”

그 말을 듣고서 간병인은 흠칫 놀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옆에 서 있던 정수미는 딸이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보고서 어느 정도 답이 생겼다.

어릴 적부터 윤소현을 직접 챙겨온 정수미는 그녀의 성격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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