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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박민정은 간병인이 보내준 주소대로 차를 몰고 목적지로 향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민기에게 함께 따라와 달라고 부탁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도착할 때쯤, 박민정은 환자복을 입은 한수민이 엉클어진 머리를 한 채 초췌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허둥지둥거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잣집 사모님의 도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많이 아파 보였다.

박민정은 주위를 살펴보았는데, 이곳은 정씨 가문의 계열 회사였다.

‘왜 여기로 오신 걸까?’

박민정은 간병인에게 도착했다고 알리지 않고 핸드폰 네트워크도 잠시 꺼두었다.

그렇게 하면 한쪽 곁에 있는 간병인은 박민정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된다.

모든 걸 마치고 박민정은 차에서 내려 제법 은밀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한수민은 여기 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비원에게 가로막혀 버렸다.

자기 앞길을 막고 있는 경비원에게 한수민은 언성을 높였다.

“정수미보고 당장 나오라고 해!”

경비원은 자기 회사 대표의 이름 석 자를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큰 소리로 부르고 있는 한수민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렸다.

“누구십니까? 누구시길래 감히 우리 정 대표님 이름 석 자를 부르시면서 언성을 높이시는 거죠?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꺼지시기 바랍니다.”

밀려드는 통증으로 이마에 땀이 흥건해진 한수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회사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정수미한테 한수민이 찾아왔다고 전해. 내 이름을 듣게 되면 무조건 나오게 되어 있어.”

하지만 경비원은 그 말을 전해주려고 하지 않았다.

“당장 꺼져! 확 밖으로 던져버리기 전에!”

간병인 역시 한수민을 말리기 시작했다.

“사모님, 그만 하세요. 왜 여기까지 찾아오셔서 이러시는 거예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경비원들도 하나둘씩 다가와 한수민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간병인은 슬슬 두렵기 시작했지만, 한수민은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나한테 손대도 상관없어. 근데 그거 알아? 나 암 말기 환자야. 앞으로 콩밥 먹고 살고 싶으면 얼마든지 덤벼.”

그 말에 경비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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